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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 기자의 기록『돈 맥컬린』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 본질 카테고리 2014-09-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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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IDF2014 - 돈맥컬린

2012 / 영국 / / 12세이상관람가
감독 :
주연 :
개봉일 : 2014년 08월

EBS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지난주 있었는데한 작품을 찾아 감상하였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인 사진작가 이야기여서 바로 빠져들며 보았다. 바로 이 즈음 작년 EDIF에서 우연찮게 본 작품 또한 지금은 고인인 팀 워더링턴의 인생과 사진을 담은 <전선으로 가는 길>이었고 그와 동일한 이야기여서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다.

마흔 무렵에 시리아 내전에서 사망한 팀 워더링톤 얘기에 감명을 받고 펑펑 울었었다.

그래선지 <돈 맥컬린>에서는 좀 마음이 단단해져서

숱한 전쟁 얘기와, 충격적인 사진들에 최대한 이성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75세를 맞으신 포토그래퍼 돈 맥클런은 젊었을 때부터 은퇴하기 전까지 세계 곳곳의 위험한 분쟁지역, 전쟁터를 취재했다. 종전기자였는데 옵저버(Oberver)지에서 4, 이후 선데이 타임스에서 18년간 사진 기자로 있다가 프리랜서로 이력을 마감했다. 다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정말 이 분이 살아 남아서 이렇게 다큐의 주인공으로 촬영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었다.

총알이 난무하고 박격포가 오가고, 공중에서 폭격이 있는 수많은 전쟁터에서, 진실을 알리려는 사명감 하나로 사진을 찍어온 맥클린. 이 작품은 그의 사진 인생의 거의 전부를 길지 않은 시간 속에 압축해 보여주는데, 사진에 미쳤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그의 이야기가 일견 동조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그의 눈에서 그가 목격한 잔인한 전쟁의 참상들의 흔적을 엿보면서 인간적인 연민이 들었다.

 

언젠가 SNS 이웃이 이런 한 줄을 남긴 적이 있었다. 영국 유학생이었는데 영국에는 창의적인 돌**가 정말 많다. 나는 그런 점 때문에 영국을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순화하면 괴짜가 많다는 것인데, 다큐 <돈 맥컬린>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와 살짝 웃었다. 영국인인 맥컬린도 그런 말을 하면서 그런 괴짜 영국인들 사진이 같이 나오는데, 한국과 정서 차이는 확실하지만 정말 웃음이 터져나온다. ㅎㅎ

대사로

영국에서 여름이면 별의별 희한한 인간들이 쏟아 나온다. 괴짜들이 이렇게 많은 나라도 없다. 그래서 영국이 좋다.”던 맥클런씨.

어쩌면 그래서일까, 전쟁중독증을 안고, 지인들을 불안에 떨게 하면서도 최전방으로 사진기를 들고 훌쩍 가는 종군기자 중에 유독 영국 남성들이 많은 것은. 팀 워더링턴 작가 얘기를 보고도 느꼈지만, 그런 영국 남자들을 완벽히 이해할 순 없으면서도, 이런 다큐를 꼭 찾아보고 있는 나는 이미 그들을 또 비방할 순 없었다.

 

<뱅뱅클럽>이란 영화를 보면 그닥 호감이 안 가는 사진가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목숨을 담보로 하고 최전선으로 향하는 그들은 정말 사진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어떤 정부도, 언론도 알려주지 않는 진실을 직접 보고, 그것을 외부에 알려야겠다는 목적의식이 있다. 그들을 비난한다면 사람이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호기심, 숨겨진 진상을 알려야만 한다는 책임감 그 자체를 정죄해야 하리라.

그렇긴 해도 맥클런씨는 위험한 데를 다녀도 너무 많이 다녔다.

 

아프리카 내전국가들, 베트남 전쟁, 캄보디아 전쟁, 레바논 내전까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봤기에 아프리카의 기아에 비참한 아이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잔인하게 죽은 병사의 시신들, 레바논에서 눈 앞에서 처형당하는 학살극까지 똑바로 직시했다.

맥클런의 사진들과 당시 실제 동영상들이 교차되는 연출은 무척 안정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사실 그런 장면들도 안 잔인한 게 아니었지만, 그동안 다큐멘터리와 영화들을 꽤 봐서인지 면역이 생긴 듯도 했다.

 

그러다 레바논에서 종교적 갈등으로 벌어졌던 전쟁 이야기에서 멈칫 하게 되었다. 맥컬린이 갔던 전쟁지였는데, 얼마전 <바시르와 왈츠를>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해진 이야기였다.

사진 일을 하면서 온갖 끔찍한 현장을 많이 본 맥컬린씨였지만 그 때만큼 충격받고 패닉이 된 적이 없다고 화면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샤틸라 어린이 소아정신병동의 이야기였는데, 누군가 맥클런에게 제보를 해서 그가 갔다. 여전히 혼란스런 전투가 계속 되고 있었는데, 거기서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신도 피신하지 않고 5일간 병원을 지킨 용감한 간호사가 계셨다.

 

그런데 거기는 어린이 중에 중증 정신 질환을 앓는 아이들 병동인데, 그 얘기와 사진들이 정말 너무 쇼킹한 것이었다. 병원을 나가면 아이들이 위험하니까 간호사가 아이들을 침대에 끈으로 묶어 놓았다. 아이들에게 치료되어야 할 장비나 인력이 뚝 끊겼기에, 아이들은 자신들의 배설물을 그대로 배설하고, 며칠이 지나서 그 똥들 위에 범벅이 되어 손이 묶인 채 있는 광경. 순간 숨이 턱 막혔다가, 바로 토해지면서, 큰 숨소리에 내가 놀라서, 참고 있는 눈물이 왈칵 났다.

 

맥컬린 씨가, 살면서 그런 충격이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사진작가로 자신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도 혼란스럽고 앞으로 계속 해야하나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가 이제는 위험한 데는 더 이상 다니지 않지만 여전히 사진 작업은 한다. 다행인 것은 그가 고국 영국에서 위안을 얻고 있었고, 자신에게 영국의 풍경은 천국과도 같다면서 앞으로는 풍경 사진만 찍을 계획이라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당연한 지 모르지만) 그에게 트라우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고향 전원마을에서 사진을 찍다가 어디서 전기톱의 요란한 소리가 나면 어느 나무가 또 죽겠구나한다는 그. 누군가 사냥총 쏘는 소리를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전쟁터에서 바로 옆에서 일상처럼 들었던 총 소리가 무시로 떠오르며 몸서리치기도 한다고 한다.

그의 지인이자 전직 선데이 타임즈 편집장이 중간중간 등장하면서 맥컬린에 대해 이야기 하는 씬들이 인상깊었다. 물론 맥컬린은 오해도 많이 받았다. 가족에게서조차도.

왜 그런 괜한 고생을 자처하냐는 질문을 받거나, 몽상가라는 비아냥을 듣고 살았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누군가도 그런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돈 맥컬린>은 반 평생을 종군 사진 작가로 살면서 이제는 노년을 맞은 한 인간의 깊은 내면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전쟁의 참상을 직시하게끔 하는 수작이었다.

전쟁은 늘상 반복되기에 그 아이러니함에 다를 점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맥클린의 다큐를 보며 전쟁에 대해 깨달은 것은, 전쟁은 변함없는 게 아니라, 거듭될수록 그 속의 인간도 더욱 잔인해 진다는 사실이었다.

 

70~80년대 인터뷰의 영상 속에서 맥클런은 자신의 사진들이 젊은 층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대답했다. 기성 세대는 거의 무관심한데 젊은이들은 편지를 보내면서 왜 이런 전쟁이 일어난 것인지를 늘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맥클런은 힘주어 말했다.

우리 어른들은 전쟁이란 불가피한 거라고 치부하고 말지만, 청년들은 이걸 막을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한 작품 <돈 맥클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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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Don McCllin)

 

기억나는 장면&대사들

 

언제나 전쟁에서 가장 호되게 당하는 것은 극빈층이에요.

그리고 거기에 동감할 수 밖에 없는 건 나도 빈곤층 출신이어서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진실되면, 그 사진도 진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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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안젤루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 Basic 2014-09-0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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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저/김욱동 역
문예출판사 | 2009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새 개정판이 (예스에) 미등록이네요. 그 버전 표지(cover)가 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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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파란만장의 기록 

 

미국 대중매체에서 흑백간의 갈등과 화합을 다룬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니 열광하기까지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헬프>까지 모두 그 여운이 적게는 몇 일, 길게는 몇 개월을 간직하게 하였다. 그런데 얼마전 작고한 흑인 작가 마야 안젤루(Maya Angelou)의 이 책을 읽는 것은 또 다른 감동과 충격을 선사했다. 가만히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것은 흑인 자신의 입장에서 쓰여진 작품이어서란 걸 알았다.

 

가끔 우리말에 감동이란 말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 언젠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 중계영상을 보는데, 골인 장면을 놓고 어찌나 다양한 형용사로 감탄하던지 웃었던 기억이 난다. 번역하면 뛰어나다’ ‘아름답다정도일텐데 Brilliant, Exellent, Amazing, Awesome, Great, Beautiful, Unbelievable. 쇼킹까지 있었다.

굳이 영국 축구 얘기를 한 건 외국의 새롭고 경이로운 작품을 읽고났을 때 그저 감동적이었단 한 마디로 넘어가긴 미진하다는 느낌이 늘 있어서다.

흑인이자 여성, 문화계 다방면에서 활동한 마야 안젤루의 자서전을 읽은 후를 표현하기 쉽지 않다. 문화 충격이란 말도 해당할 것 같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안젤루가 어렸을 때 기억을 세세하게 표현하는 것부터 우선 놀라웠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이하 새장에 갇힌 새)1969년작인데 마흔두살에 아주 어렸을 때의 경험들을 생생하게 되살려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928년에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마야 안젤루는 오빠와 함께 세 살 때 아칸소 주 스탬프스의 친할머니에게 보내진다. 부모가 이혼하면서 남부의 시골로 보내진 마야 남매는 부모님의 얼굴을 모른 채 강인하고 신앙심깊은 할머니 슬하에서 자라고 몇 년이 흐른다.

 

여덟살에 어머니 가족에게 보내져 마야는 꿈같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는다. 비열하고 무서운 그 남자는 마야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오빠 베일리를 죽일거라고 위협해서 어린 마야는 숨기려고 했지만 엄마가 알아내게 되어 프레드는 재판에 회부된다.

재판 전후에 벌어지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충격적이고 가슴 아팠다.

 

1930년대와 40년대의 미국 흑인들의 처지는 정말 형편없었다. 비극적인 일을 당한 여덟살 마야가 온 몸으로 부딛힌 세상이 너무나 잔혹하고 야만스러웠음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가족이 똘똘뭉쳐 마야를 지켜내고 사랑으로 최대한 보살피는 것에 그나마 안도했다. 세인트루이스로부터 다시 1년만에 스탬프스로 돌아가 할머니 마마의 품에서 지내는 마야가 1년동안 실어증을 앓는 모습이 애달팠다.

 

그런데 할머니의 지인인 플라워즈 부인의 따뜻한 위로로 첫 말을 내뱉은 장면에서 전율이 돋았다. 여리고 상처받은 소녀의 마음을 헤아리며, 강제하지 않으면서 자기 삶을 오픈하면서 천천히 마음 문을 노크하는 그 부인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겨우 아픔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마야 안젤루의 삶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역의 백인 집에 가정부로 들어가서 겪은 차별은 또 다른 차원의 부조리였다. 하지만 마야가 이전에 엄청난 시련을 통과한 일반적이지는 않은 사람이어선지, 굴복하지 않고, 지혜롭게 상황을 타개해나간다. 그것도 물론 남부 주에서 횡행하는 인종차별의 테두리 안에서긴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 과정이 무척 현명해보였다.

 

이후의 안젤루의 인생 여정들도 파란만장에 가까웠다. 그녀는 자신과 주변의 일들을 때로는 현미경처럼 깊숙이 들어갔다가, 빠져나와서는 망원경으로 백인들 사회도 돌아보면서 객관적으로 담담히 묘사해나간다.

 

 

어떤 답을 정해놓고 읽게될까봐 안젤루에 대해 세세하게 조사하고 읽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열일곱살의 시점에 예고없이 뚝 끝나는 책의 결말에 당황이 됐다. 한편으론 돌이켜보니 대여섯살에서 시작하여 십대로 10년 남짓의 세월을,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자신의 삶을 기록한 작가가 역시 대단하고 그 점에서만큼은 존경스러웠다.

 

흑인이면서, 여성이고 빈곤층 출신에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평균 이하의 외모였던 한 소녀가 미혼모로 아이를 낳으면서 끝나는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형식이 독특하면서도, 안젤루가 살아냈던 시대고스란히 드러나는 굉장한 문학이다.

흑인들만이 쓴다는 제3의 언어 이야기(슬랭이 아니다)를 처음 들어서 신기했고, 남부의 살벌했던 인종차별의 현실을 직시함과 동시에, 자기 동족들의 심리를 뼛속까지 드러내어 밝히는 작가의 문장들에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1930년대와 2차대전을 거친 1940년대에 아칸소 주, 샌프란시스코의 사회상을 마야 안젤루의 눈으로 정확하고, 때론 짜릿하며 유머가 넘치게 표현하는 부분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비록 그녀가 호기심 하나로 무작정 허술하게 남자애에게 접근해 열여섯에 임신을 하는 부분은 황당하고 정서 차이가 크게 느껴졌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슴 저릿하게 다가오는 부분들은 정작 따로 있어서 곳곳에서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안젤루가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졸업식을 준비하는 모습들은 30년대에 비록 가난하고 차별받는 남부 흑인 동네지만, 잃어버린 풋풋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작가가 섬세하고 위트있게 표현한 덕분에 더욱 벅찬 감정을 갖는 상황인데, 자칭 백인 지도자들이 와서 무자비하게 졸업식의 분위기를 망가트리는 대목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안젤루가 자서전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일화라고 생각한다.

 

흔히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 하면 60년대와 70년대의 급진 액티비즘 같은 걸 연상해왔는데, 그보다 몇십년 전에 그저 한 소녀가 성장하면서 몸소 겪었던 자신의 일들을 통해서 더욱 사실적으로 당시 흑인-백인간의 엄혹했던 시절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마야 안젤루 자신이 어쩌면 숨기고 싶었을 치부들을 숨기지도 빠트리지도 않고, 때로 덤덤한 듯이 토로하고, 경악스런 순간들도 외면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말하는 그녀의 화법에 처음엔 거리감이 두어졌다. 어쩌면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평범한시기라고는 하나도 없었는지 읽다보면 리뷰어인 필자가 겪었던 인생의 역경들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대가 지금과 동떨어져있고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어린 시절에 험악하고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주위에서 살벌한 소식들을 일상처럼 전해들은 경험을 한 작가의 삶은 애환의 연속이다. 자신이 겪은 삶을,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발표한 <새장에 갇힌 새>2014년의 내게,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면서 안젤루의 눈을 통해 한 가족의 초상을 사실적이고 예리하게 묘파한 작품으로 다가왔다.

 

책이 처음 발표된 때엔 얼마나 더 뜨겁고 논쟁적으로 이 책이 여겨졌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어떤 주()들에선 <앵무새 죽이기>와 더불어 학교에서 금서(禁書)로 정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작가가 고발하는 현실의 처참한 실상이 누군가에게는 위협적인 서술로 받아들여졌으리라. 그렇다고 선동적이지만 않아서 수려한 표현법들에 가슴이 먹먹해지게 하는 부분들 또한 적지 않았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이후 미국 사회에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린 안젤루는 이후에 연기자로 뮤지컬과 영화에도 출연하고, 세계 곳곳에서 강연을 하고, 교수, 인권 운동가, 시인으로 왕성히 활동하면서 가려진 흑인들의 역사를 밝혀 전하는 일에 헌신했다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였고,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반기문 UN사무총장까지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인물 마야 안젤루.

 

국내에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레테르와 수식어가 아닌 진짜 인간의 모습으로써의 안젤루의 삶의 일부를 전해들어서 귀한 독서였다.

이론 서적과 여러 편의 픽션보다도, 진솔하고 양심있는 사람이 직접 써내려간 한 편의 자서전을 통해 시대상까지 배울 수 있는 놀라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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