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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걸어가기! | 기본 카테고리 2020-12-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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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 진

이동은,정이용 글,그림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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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쓸 때 책의 외양이나 주인공이 예쁘다는 칭찬하게 된다. 뭐든지 좋게 써줘야 한다는 강박이다. 이동은이 쓰고 정이용이 그린 <진,진>이라는 책은 그런 사탕발림은 못한다. 그림의 톤이 밝지 않기 때문에 예쁘다고 하기 힘들다. 만화로 표현된 주인공 진아와 수진의 외모는 연예인 수준이 아니다. 이 책에 실장님이나 재벌 3세는 나오지 않으며, 진아와 수진이 그런 이들과 사랑에 빠지는 일 잘하는 비서일 리가 없다. 그런 이야기는 미디어에서나 볼 수 있는 환타지다. 이 만화도 미디어이지만 환타지가 아닌 현실에 가깝다.

진아와 수진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대, 40대 여성의 모습이다. 외모도 직업도 환경도 그러하다. 진아는 고시원에서 지내며 닥치는대로 일하는데 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무연고로 사망했던 아버지의 사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동생이 지원하려는 입시 전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에 가서 사망신고서를 떼려고 하니 백만원이 넘는 밀린 병원비라고 한다. 비빌 언덕은커녕 죽은 아버지 조차 도움이 안된다. 그럼에도 진아는 밝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정이다.

수진의 이야기는 갱년기 치료를 받으려고 산부인과에 갔다가 임신 사실을 듣고 당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는 언니와 같이 하는 식당의 단골 손님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였다. 6살 연상인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는 아들이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임신! 보살피던 길고양이도 만삭! 모든 새 생명이 축복받는 건 아니다. 또한 그 생명이 태어난 이후의 삶도 꽃길은 아니다. 아니, 태어나지 못할 생명도 있다.

이 책에서 진아와 수진이 만나지는 않는다. 나이와 처지가 다른 두 여성이 부딪힐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얼굴들이다. 내 친구일수도 친구의 엄마일 수도 있다. 부잣집 딸이 등록금 걱정없이 대학을 다니고, 늦둥이가 임신해도 축복받는 이야기는 환타지 드라마에나 나오는 것이고, 진아와 수진 같은 처지는 우리 주위,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아들이 장가갈 나이에 임신을 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책을 읽는 동안 갑갑함이 밀려왔고,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외면하고 싶었다. 그러나 진아와 수진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꿋꿋이 감당한다.

 

 

 

 

‘다할 진’과 ‘나아갈 진’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무리 구질구질해도 그들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다 한다. 방금 이 문장을 쓰면서 ‘할 수 있는 한’ 뒤에 최선을 다 한다는 문구가 자동완성처럼 따라왔는데 일부러 쓰지 않았다. 꼭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가? 그냥 하면 안 되나? 최선을 다한다는 말에는 최상의 결과가 따라와야만 할 것 같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지 않나? 그러면서 멈추지 않는 것! 계속 나아가면 된다. 왜냐하면 삶은 계속 되어야 하니까! 내가 중단시키지 않는 한 삶은 계속 된다.

진아와 수진의 이야기가 밝고 희망차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중단시킬 것 같지는 않았다. 진아에게 아버지 사망신고를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고, 수진은 며느리 될 지원에게 책임감 때문에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한다. 아무리 세상이 무심한 것 같아도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고부관계의 감정이 꼭 적대적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 연대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수진이 붓글씨 교실에서 쓴 진과 진을 보며 두 여성이 걸어갈 길이 부디 컴컴하지 않길 빌어본다. 꽃길까지는 아니어도, 아마 비바람이 몰아칠 때도 있을 것이나, 너무 어둡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따스하고 밝은 해가 그들의 길을 비추어 주길... 가끔 먹구름이 해를 가릴 때가 있어도 해가 영영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길!!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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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꿈을 따라서~~ | 기본 카테고리 2020-12-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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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이케이도 준 저/김은모 역
인플루엔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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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의 소설 <변두리 로켓> 1편의 목표는 로켓 쏘아올리기였다. 그것을 실현하려는 주인공은 변두리 중소기업 쓰쿠다 제작소의 사장 쓰쿠다이다.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는 로켓 발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밸브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꿈과 장인 정신이 있어도 대기업의 횡포와 자금압박, 아무리 중소기업이지만 회사를 잘 꾸려나가고 직원들을 독려해야하는 것 등등 헤쳐나가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독자로서 주인공이 성공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다행인건 해피엔딩이라는 거~~ 쓰쿠다 제작소에 닥쳤던 일들이 하나하나 해결되고 드디어 로켓 발사의 꿈도 이루게 되면서 1편이 끝났다.

 

2가우디 프로젝트1편보다 더 복잡해졌다. 1편에선 로켓 핵심 부품을 완성하고 납품하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직진했다면 가우디 프로젝트는 협업이다. 1편에서 회사를 떠났던 마노가 인공심장판막을 만드는 가우디 프로젝트로 쓰쿠다 제작소에 협업을 요청해 온다. 이번엔 로켓 기술로 생명을 구하는 프로젝트가 된 것이다. 이번 책이 복잡하다고 한 이유는 의료진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공심장판막을 수술하는 명의로 이치무라 교수가 나오고 선배이자 권위의식에 찌든 기후네 교수가 나오는데 라이벌 관계이다. 이 둘의 사이와 병원 내 권력 관계는 <하얀 거탑>을 연상시킨다. 쓰쿠다는 당연히 이치무라 교수쪽이다. ‘니혼클라인에서 납품받은 인공판막의 불량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기후네 교수는 그것을 숨기려고 한다. 그 사건은 내부고발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의료와 협업을 하게 되니 쓰쿠다 제작소와 병원, 두 축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여기에 내부고발까지 더해지므로 1편보다는 복잡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1편에서 4년이 지난 시점이니 쓰쿠다 제작소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진화했을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대기업의 횡포에 속수무책이다. 1편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시작부터 대기업에게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기업 니혼클라인은 어디에 쓰일 부품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시제품을 만들라고 해놓고 단가 후려치기를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경쟁 업체까지 등장하는데 시야마 제작소이다. 나사(NASA)출신의 시나라는 사람이 사장인데 쓰쿠다와 정반대의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경쟁자이자 빌런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사출신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쓰쿠다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뒷구멍으로 못된 짓만 한다. 쓰쿠다의 인공판막 핵심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직원 나카자토를 스카웃 명목으로 데려온다. 대기업 로비는 물론 데이터 조작도 서슴지 않고 스쿠다를 이기기 위한 온갖 방법들을 동원한다. 이번에도 데이코쿠 중공업에 납품 건이 나오는데 자이젠 부장(데이코쿠에서 그나마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인물)외엔 또 모두 시야마 제작소 편이다

 

여전한 대기업의 횡포, 더해진 의료계 상황과 내부고발까지 1편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해진 구도이다. 여기서 또 빠지면 서운한 게 있다. 쓰쿠다 제작소의 투덜이들! 쓰쿠다는 꿈이 있는 우직한 사장이다. 츤데레까지는 아니지만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아낀다. 이 책 초반에 쓰쿠다에게 가우디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 마노는 1편에서 쓰쿠다의 방식에 반기를 들고 회사를 떠난 사람이다. 그랬던 옛 직원이 일과 관련된 제안을 떠난 회사의 사장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쓰쿠다가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는 마노보다 더한 직원이 나오는데 시야마 제작소로 옮긴 나카자토이다.

 

나카자토가 쓰쿠다 제작소를 떠날 때 이렇게 말했다.

까놓고 말해 쓰쿠다 제작소의 앞날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요전에 니혼클라인과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세요. 기술력과 열정이 있으면 뭐합니까. 그걸 살리질 못하는데. 지금까지 이 회사를 믿고 열심히 해왔지만, 보답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계속 회유해도 소용이 없자 쓰쿠다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 나카자토, 어딜 가도 편하지만은 않아. 힘들 때가 반드시 찾아와. 그럴 때는 엇나가거나 달아나지마. 남 탓도 하지 말고. 그리고 …… 꿈을 가져. 내가 자네에게 해줄 말은 이 정도 뿐이군.”

 

쓰쿠다에서는 희망이 없다며 시야마로 간 나카자토는 그 곳의 더러운 민낯을 보게 된다. 당장 그곳을 버리고 떠나거나 비굴하게 쓰쿠다에게 다시 받아달라고 돌아올 것 같았지만 나카자토는 그러지 않는다. 위에 쓰쿠다가 했던 말처럼 그는 책임있는 행동을 한다. 어쩌면 쓰쿠다의 바보같은 믿음이 내편 네편을 떠나 한 인간을 성장시킨 셈이다.

 

쓰쿠다의 아래 대사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카자토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터전을 선택한 거야. 우리 기술을 빼돌린다거나 그런 악랄한 짓을 할 녀석은 아니야. 만약 그런 것도 모르는 녀석이라면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내 생각은 그래.”

 

그후 나카자토가 한 짓이 밝혀졌지만 쓰쿠다는 그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 떠날 때 했던 말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헤쳐나가길 빌어준다.

 

쓰쿠다의 인생 철학을 따르는 직원들은 그의 마인드에 동화되었다. 직원 야마자키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세상에는 벽이 수없이 많아. 편하게 잘 풀리는 일은 드물지. 그렇다고 도망치면 실적이고 평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쓰쿠다 고헤이라는 사람이야.”

 

사장으로서 쓰쿠다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한다. 기계의 부품처럼 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늘 하는 말,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이번 책에서 직원들을 통해 실현된다. 가우디 프로젝트를 실현시켜야 하는 이유, 인공판막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2권에서 그들의 꿈은 생명을 살리는 것! 로켓 발사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이라는 꿈이었다면 가우디 프로젝트는 내 옆에서 죽어가는 생명,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하는 것이다. 그런 꿈을 실현하는데 부실한 공정과 데이터 조작은 있을 수 없다. 장인 정신의 쓰쿠다 제작소에서 만든 제품이 명의 이치무라의 손에 의해 꺼져가는 생명에 불을 밝혀주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초반부에 촤르륵 펼쳐놓은 고난들을 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

그러나 쓰쿠다는 1편에 닥쳤던 난관들 그대로~ 받고! 2편에서는 거의 따따블로 기다리고 있는 것들에게 콜을 외쳤다! 그리고 하나씩 도장깨기 들어간다. 그럴 줄 알았지만 나가떨어지는 인간들 보니 통쾌했다.!ㅎㅎ 400쪽이 넘는 분량이 순삭이었다. 쓰쿠다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가우디 프로젝트가 어떻게 성공할지, 숨죽이며 페이지를 넘겼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었다는데 한번 보고 싶다. 일드 거의 안보지만 2권까지 읽고 보니 쓰쿠다 사장 역할을 누가 했을지 궁금하다. 읽을수록 쓰쿠다라는 인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꿈을 향해 멈추지 않는 그의 도전이 아름답다!

 

품질 하면 쓰쿠다, 쓰쿠다 프라이드

위 구호처럼 쓰쿠다에게는 그 어떤 프로젝트가 맡겨져도 다 해낼 거지만 말이다.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엉킨 실타래에서 한 가닥 뽑아내어 새로운 작품을 한땀한땀 직조해내는 작가의 실력을 보고 있으면 독자로서 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변두리 로켓:가우디 프로젝트>는 이번 편 단독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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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을 때 웃음 처방 한 권! | 기본 카테고리 2020-12-2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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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꼰대 신부 홍성남의 웃음처방전

홍성남 저
아니무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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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신부 홍성남의 웃음처방전>을 쓴 홍성남 신부님은 자신을 대놓고 꼰대라고 한다. 일단 본인을 자빠뜨리고 가는 유머는 재밌다. 스스로 낮추기에 듣는 사람 맘을 해제시키는 거다. 반대로 스스로를 높이고(거의 자뻑 수준으로) 다른 신부나 교인을 까는데 나는 이게 더 재미있었다. 요즘처럼 웃을 일 없는 시대에 이런 유머 책으로 한 번 웃어보자!

 

이상한 신부내용 일부를 맛보기로 한 번 보시라~~

 

어떤 자매가 상담을 청해서 긴 시간 상담해 주었더니

그년과 무슨 관계냐고 수군댄다.

.

 

시어머니의 시집살이가 심해 화병 든 며느리에게

화병 나으려면 베개에 시어머니 이름 써놓고 욕하라라고 했더니

이상한 신부라고 도망갔다.

 

남편이 외도해서 속상하다는 자매의 하소연에

버리고 새것으로 교환하라라고 했더니 사람이 물건이냐며 지랄한다.

그럼 왜 물어보는겨?

 

 

좀 읽다가 '이 신부님 진짜 웃기네, 어떻게 생기셨대?' 하면서 유튜브에서 찾아봤더니, 역시 강독 영상이 있었다. , 내 취향이다! 저음의 중후한 목소리~~ 이렇게 영성특강 하시면서 책에는 신자들과 다른 신부들 욕한다. 물론 유머지만~ 아무래도 종교인이 하니까 모순되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 같다

 

 

"인생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게 신부님 소신이라고 하면서 심오한 것들과 거리 두고 화투멤버들과 동고동락중이라 한다. 종교를 음식이라고도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람들이 왜 맛없어 하는지 고민 없이 불량 식품을 비판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게으름이요, 세상은 달라져 가는데 구버전으로 연명하려는 구태의연함에 불과하다.”

 

예전에는 유머책이 꽤 인기있었다. 참새시리즈, 최불암시리즈등등 유머시리즈가 책으로 나왔고 그것을 읽으며 재미있어 했고 자랑하듯이 친구들 앞에서 얘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개그콘서트 같은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유머책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언제부턴가 예전 유머시리즈를 읊는 사람들더러 아재개그 한다고 폄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따라붙는 단어, 꼰대! 그런데 홍성남 신부님은 용감하게 두 가지를 다 하신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유머시리즈를 부활시키려는 빅픽처이신 듯하다!

 

하지만 신부님이기에 마냥 허무개그로 끝나지는 않는다. 내용을 읽다보면 누구에게나 해당될 법한 내용들이 있는데 내 얘기하는 것 같아 찔리기도 했다. “새 신부에게 조언에서 뒷말 무성하게 지어내는 사람들을 돌려까기 한다.

 

조언3

자매님들이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하거든 무조건 반가운 얼굴 하거라. 자칫 새 신부란 넘이 예쁜 년들만 좋아한다고 소문난다.

 

조언7

옷 사주고 싶다는 사람을 조심해라. 자기가 좋아하는 거 사다 주고 입었나 안 입었나 항상 감시하느니라. 왕 피곤이다.

 

조언10

만남은 반드시 약속하라. 누군가가 자유로이 사제관을 드나들면 필시 사달이 나느니라.

남녀 불문 작은 권력을 행사하려 드나니. 극 조심.

 

 

영성특강의 내용처럼 말과 행동, 나아가 자신의 생각까지 반성하도록 하는 내용들도 있다. 그래서 제목에 처방전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 같다.

열등감이 만든 괴물읽으면서는 뜨끔했다. 열등감은 자기 비하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밑바닥에는 자기에 대한 과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난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왜 이것밖에 안 되는 거야?’ 그래서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눌러 놓은 분노가 많고, 무리수로 자기 입지를 높이려 하며 심지어 사이비 교주나 정치 사기꾼, 경제 사범 등이 되는 것이다.

 

열등감 식히는 방법으로 기도를 권하면서 무릎 꿇고 고개 숙여 기도하는 자세가 마음을 진정으로 겸허하게 해 준다고 하셨다. ... 나는 교인이 아니라서 그렇게까지는 못 할 것 같고, 신부님 말씀을 읽으며 감화받는 것으로 대신해야겠다.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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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말하기기의 기본은 경청! | 기본 카테고리 2020-12-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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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익을 내는 사장은 말투가 다르다

요시다 유키히로 저/김정환 역
센시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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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내는 사장은 말투가 다르다>는 일본에서 리더십 코치이자 인재육성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요시다 유키히로’의 신간이다. 제목을 봤을 때 사장의 말투를 고치면 회사가 이익이 날 거라는 내용인 것 같다. 내가 받은 느낌은 그랬는데 직원에게 말을 곱고 예쁘게, 혹은 칭찬을 잘 하라는 내용으로 책 한 권을 어떻게 썼을지 의문이 일었다.

 

 

제목에 ‘말투’라는 단어를 썼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화법’이 더 적당해 보인다. 말하는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

아래 목차를 보면 가늠이 될 것이다.

 

 

1장 이익을 내는 ‘사장의 말투’는 따로 있다

2장 직원의 잦은 실수가 고민이라면 이런 말투가 절실하다

3장 사장이 어떻게 말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4장 사장이 이렇게 말하면 직원의 능력이 2배 올라간다

5장 골치 썩이는 직원에겐 이런 말투를 권함

6장 사장은 칭찬을 이렇게 해야 한다

7장 지금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면 어떻게 질책했는지 돌아보라

8장 입을 꾹 다문 직원, 말문 터지게 하는 방법

 

 

저자는 한 때 잘나가는 영업본부장이었지만 어느 순간 팀원들은 떠나고 자신도 강등되어 부서이동까지 당했던 적이 있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혔다. 그 때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잘못을 깨닫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다시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할 수 있었고 관리직으로 복귀했다. 그는 자신이 공부하고 적용했던 노하우들을 이 책에 다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장과 예비사장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슬기로운 사장 생활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책은 대표적인 사례들을 먼저 보여주고 잘못된 점을 지적한 후 개선하는 화법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사례들을 보면서 잘못 말했던 경험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었다면 저자의 코칭대로 꼭 해보아야 변화가 있을 것이다. 회사의 실적 문제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장이라면 이런 책을 읽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선택한 사장이라면 분명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실습은 필수다. 평소 말투가 잘못됐다는 걸 확인했다면 바로 고치면 좋겠지만 말 습관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수정되는 게 아니다. 그럴 때 책의 사례를 시나리오처럼 그대로 소리내어 읽어보면서 연습을 하거나 거울을 보면서 해봐도 좋다. 직원 역할을 해줄 친구가 있어서 같이 주고 받는 연습을 해본다면 더욱 좋겠지만.

 

 

이 책은 목적이 명확하다. 이 책을 고른 독자도 목적이 분명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책은 읽은 후 자신의 문제를 아는 것을 너머 실제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의 희망처럼 독자의 말투가 변하여 회사의 이익 상승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이 책은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이 리뷰에서 사례 별 내용들을 모두 요악할 수는 없다. 그러면 책을 사볼 이유가 없으므로 사장 또는 관리자가 직원에게 업무지시를 할 때 유의할 것들을 뽑아 간추려 보았다.

 

 

1. 두괄식과 미괄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라!

1-1. 지시할 때는 두괄식으로, 번호를 매겨서 말하라!

“OO씨에게 부탁할 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다음 주에 광주로 출장을 가야 하는데 OO씨에게 그 준비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부탁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KTX 티켓 예매, 둘째는 호텔 예약, 셋째는 광주 지점의 C씨에게 연락하기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부탁에 대해 OO씨가 조금 신경 써 줬으면 하는 점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2. 업무맥락과 공감을 원한다면 미괄식으로 말하라!

"A시와 하게 된 온천 협업 사업이 있다."

이 프로젝트의 결론을 먼저 말하는 게 아니라 관련 해 이미 일어났던 일들을 시간 순으로 스토리텔링해서 이야기한 후 마지막에,

“젊은 사원들이 이렇게 애썼으니 A시의 온천 상품을 팔아보고 싶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앞으로 상황을 어떻게 바꿔 나갈 수 있을지, 우리의 힘을 한 번 쏟아 볼 만하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2. 직원에게 지시를 전달한 후에는 반드시 확인하라!

2-1. 직접 다시 말해 보게 한다. 질문을 던진다.

2-2. 경청하라!

 

3. 직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여 대처하라!

3-1. 작업을 구체화해서 말한다.

3-2. 업무를 최소단위로 구분해서 지시한다.

3-3. 연상 직원의 강점이나 장점을 인정한다.

 

 

이 책은 사장이 직원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은가에 대한 방법들이지만 일반적인 화법 내용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역지사지’는 화법을 넘어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이며, 경청은 상급자의 자질 중 기본이다. 이처럼 흔히 기본이라 부르는 것들을 지키는 것으로도 회사 운영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꼭 사장이 아니더라도 평소 대화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장이 부하직원의 직무 능력을 북돋울 수 있도록 하는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평소 대화를 할 때 뭔가 매끄럽지 않다거나 대화의 흐름이 뚝뚝 끊기거나 자신이 말만 하면 분위기 싸해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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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사후세계관의 연원을 찾아서1 | 기본 카테고리 2020-12-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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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렵고 황홀한 역사

바트 어만 저/허형은 역
갈라파고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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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천국, 불신지옥!”

 

 

요즘은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예전에는 길에서, 지하철에서 들을 수 있는 외침이 있었다.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겁박하던 그 사람들은 아직 교회를 잘 다니고 있을까? 이름조차 거론하기 싫은 이상한 목사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종교를 믿어본 적이 없다. 어릴 때 친구따라 여름성경학교나 성탄절 예배에 가서 뭔가를 얻어먹은 기억은 있지만 교회를 다니지는 않았다. 그 때 전도를 위한 어떤 액션이 들어왔을텐데 지속적으로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걸 보면 당시 그 교회의 전도력보다 엄마의 교회불신력이 더 강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에 버금가는 엄마의 슬로건은 교회는 예배당이 아니라 연애당!”이었다. 엄마의 말에 세뇌당한건지, 내가 연애고자라서 그랬는진 모르겠으나 교회도 안 갔고 연애도 안 했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사후세계를 인정하는 워딩이라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동안 예수님을 잘 믿어야 천국 가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질거라는 협박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죽어서도 잘 먹고 잘 살고 싶지 않냐는 유혹의 의미도 들어 있다. 그러니 예수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며 그러려면 교회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는 말로 연결된다. 나는 이 모든 말들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무신론자라면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만, 나는 사람이 죽으면 그걸로 끝이지죽은 후에 다른 세상이 있다는 말은 당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교회를 다니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성경도 읽어본 적이 없으며 창세기의 줄거리 정도는 상식 수준으로 알고 있었다.

 

가장 논쟁적인 성서학자로 불리는 바트 어만의 신간 <두렵고 황홀한 역사>의 홍보를 보게 되었다. 무신론자이지만 부제 죽음의 심판, 천국과 지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보니 흥미가 일었다. 예전부터 궁금했다. 진짜 성경에 그렇게(예수님 안 믿으면 지옥간다고) 적혀있는 건지, 예수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직접 한 건지, 아니라면 누가 만들어 퍼트린건지? 사람들은 왜 저런 (내 상식으론)얼토당토않은 말을 믿는 건지! 궁금했다. 그래서 서평단에 신청해서 읽게 되었다.

 

저자 바트 어만은 기독교인인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그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 자신이 의구심을 품었던 것에 점점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진보적 성향의 교파로 옮겨서 공부하면서도 사후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사후 세계 연구를 계속 하면서 기독교가 어떻게 이렇게 영향력이 큰 종교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된다.

 

그가 책의 제목을 <천국과 지옥 : 사후 세계의 역사(Heaven and Hell:A History of the Afterlifr)>로 정하자 주위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거나 더러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천국과 지옥 자체가 역사적 변화를 거쳤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개념들을 누군가 만들어 낸 것이며 세월이 흐르면서 이렇게 저렇게 변해 왔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나는 독자 여러분에게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으라고도 믿지 말라고도 종용하지 않을 참이다. 대신 나는 그 개념들이 서구의 지배적 문화인 기독교 내부의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심을 두었다. 기독교가 당시 세계의 이교 종교들 가운데, 구체적으로는 유대교에서 발생했기에 특히 더 흥미롭다. 나는 사후 세계관들이 어떻게 생겨났고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수정되고 변모했는지, 어떻게 믿음으로 자리 잡고, 의심을 사고, 믿음을 잃었는지 알고 싶다.

 

 

저자는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연구했고, 그것을 이 책에서 하나하나 정리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경과 신화와 역사서를 정말이지 꼼꼼하게 훑어나간다처음에 책을 받아 두께와 크기를 보고, ‘들어가는 말을 읽고, 걱정이 좀 되었다. 나는 성경도 아예 모르고, 배경지식이 없는데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기우였다. 저자의 설명이 어렵지 않았고, 성경 내용은 어차피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도로 인용을 했는지 잘 따라가면 됐다. 그리고 성경 뿐 아니라 길가메시 서사시, 일리아드, 오디세이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논증의 예시로 든다. 예상보다는 어렵지 않았다.

 

나처럼 무신론자이면서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 읽기엔 어렵지 않았다는 뜻이다. 독실한 기독교인, 이른바 모태신앙인 사람들이 읽기엔 어떨지 모르겠다. 그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믿어온 것이 저자에 의해 부정당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불쾌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책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얼음장 같았던 자신의 믿음에 도끼가 날아와도 기꺼이 맞을 각오를 하는 사람은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 도끼가 자신의 생각애 쨍!하고 균열을 낸다면, 제목처럼 두려워서 다가가기 힘들었던 것의 황홀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책 내용 전체를 요약하기는 힘들고, 목차의 순서대로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1장 천국과 지옥으로의 여정  에서는 네 편의 사후 세계 일화를 옛이야기 하듯 들려준다. 이 일화들은 사람들에게 죽음 이후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지금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안내한다. 기독교의 창시자는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천국 또는 지옥에 간다고 믿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그 믿음의 시작은 어디였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성경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보다 앞선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장 두려운 죽음  에서 길가메시 서사시와 소크라테스, 플라톤으로 죽음에 관한 사유들을 설명한다. 저자가 찾아낸 공통점은 죽음을 겁에 질려 맞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3장 사후 세계 이전의 사후 세계 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플라톤에 이르러 지옥과 천국의 개념이 대중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죽음 이후 심판관 앞에 서면, 악한 자는 대가를 치르고 옳은 이를 행한 자는 상을 받게 된다는 것!

 

4장 정의의 실현: 사후 상벌 개념의 부상 에서 저자는 플라톤의 사후 상벌 개념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천국과 지옥 개념을 낳게 한 것은 플라톤이라고 주장한다.

 

이 장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설명이다. 철학조차 사회시간에 짧게 주입식 교육으로 받은 내 머릿속엔 에피쿠로스=쾌락주의자라는 등식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 쾌락이 육체적 쾌락을 중시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자에 의하면 그런 등식은 에피쿠로스의 견지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에피쿠로스가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즐기는 삶을 가장 행복한 삶으로 간주한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강렬한 쾌락은 고통을 야기할 뿐이며 이는 인간의 경험이 충분히 증명해준다고 부연했다. 그러므로 소박한 쾌락, 이를테면 적당한 음식과 술, 마음 맞는 친구들, 중대하고 흥미를 끄는 주제로 나누는 지적 토론 등을 장려했다. 에피쿠로스가 남긴 문장들을 정리하자면 죽음은 두려워할 게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어차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테고, 자신이 아무것도 못 느낀다는 것을 알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이 장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전해 내려오는 유물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비문이라고 하면서 감동받았다는 비문을 소개한다. 오늘날 “R.I.P.(Rest In Peace:고이 잠드소서)”라는 뜻으로 고대에서 쓰인 라틴어 약어다. “n.f.f.n.s.n.c.” 해석하면 “non fui, fui, non sum, non curo.:나는 없었다. 나는 있었다. 나는 이제 없다. 개의치 않는다

 

마지막, ‘개의치 않는다에서 조르바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두렵지도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길 바랐던 카잔차키스의 묘비명과 함께

 

5장 히브리 성경과 죽음 후의 죽음

6장 되살아난 시체들: 고대 이스라엘의 부활 개념

7장 왜 부활을 기다리는가: 죽음 직후의 사후 세계

8장 예수와 사후 세계

 

5장부터 8장까지는 유대교의 사후세계관에서 시작해 성경과 예수의 사후세계관을 다룬다. 8장의 마지막 챕터에서 기독교인들에게 논쟁적 화두를 던질 내용이 나온다. 누가복음 16, 요한복음 3장과 11장을 왜 빼놓고 말하느냐는 비판을 저자는 예상했다. 그것은 다음 장에서 다룰 것이며 초창기 예수의 말을 후대 기독교도들이 지어냈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9장 예수 사후의 사후 세계관: 사도 바울

10장 수정된 예수의 사후 세계관: 후대의 복음서들

11장 요한계시록과 사후 세계의 신비

12장 육신으로 사는 영생

13장 기독교 사후 세계의 황홀경과 고문

 

9장부터 13장에서 다루는 성경은 모두 처음 듣는 내용이라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13장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도 처음 듣는 책! 아우구스티누스가 하나님을 우러르면 영원한 지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한다.

 

14장 연옥, 윤회, 그리고 모두를 위한 구원 에서는 연옥이라는 어원 시작과 기독교에서 윤회 사상, 그리고 모두가 궁극적으로 구원받다는 내용이다.

 

아래 나가는 말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현대 사회의 많은 이가 사후 세계에 대한 특정 믿음(예를 들면 천국의 영광과 지옥의 불)을 워낙에 자주 접하며 자라서, 그런 상벌의 장소가 아예 지당하다고 느낀다. 천국과 지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이래로, 그런 장소들이 존재하는 걸 언제나 알고 있었다고 느낄 정도다. 이러한 믿음은 감정, 특히 그 어떤 감정보다 더 강력한 희망과 두려움으로 더욱 강화된다. 내가 아는 누구보다 합리적인 사람 몇몇은 만족스럽고 충만한, 심지어 기쁨이 넘치는 사후 세계를 맞기를 희망하며, 영원히 지옥 같은 고문을 당할 가능성을 떠올리면 두려움에 미간을 접는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그런 관점을 원시적이고 말이 안 되는 것으로 치부한다.

 

이러한 관점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 특히 지배적인데) 구약성경이나 역사적 인물 예수의 가르침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흥미롭다. 후대에 생긴 관점들이라 그렇다. 그러나 그런 관점들이 어째서 서구 문화를 1900년 남짓 지속적으로 지배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내 추측은 우리가 각자 영위한 삶의 질에 따라, 혹은 각자의 신앙적 헌신에 따라 개별적으로 상과 벌을 받는다는 개념이 인간의 매우 뿌리 깊은 요구와 염원을 충족시켰기에 그렇다는 거다. 도덕적 존재인 우리는 이 세상이 말이 된다고, 결국에는 정의가 이루어지며 선이 궁극에는 악을 이길 거라고 믿으며, 그렇게 믿어야만 하고, 또한 그렇게 믿고자 한다.

 

 

 

이 책은 새로운 지식과 만나는 것에 주저하지 않고 논쟁적 사안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라면 종교와 무관하게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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