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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 의 전체보기
[이신연재] 5화 | 읽을거리 2014-06-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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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屍帳(검안보고서)을 읽어오리까?”

형조참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시장이라는 말에 편전이 어수선해졌다.

“시장이라니? 누가 죽기라도 했소?”

등청이 늦은 우의정이 큰 소리로 물었다. 홍원범은 인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우의정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대답해줄 누군가를 찾았다. 그러다 영의정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는지 기침을 삼키고 똑바로 앉았다.

“그럼 아침에 돌던 소문이 사실인가?”

“서, 설마 기, 김대감이…….”

“형조참의는 정사공신의 시장을 읽으시게!”

홍원범이 주변의 소란을 잠재우듯 명했다. 일순간 편전이 조용해졌다.

“사인死因만 간략히 아뢰라.”

좌의정 최명길이 나섰다. 죽은 김흥진의 아비가 영상이고, 그가 함께 앉아 있는 자리에서 아들의 죽음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따진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더구나 충신의 변고에 대해 경청할 주상이 나오지 않은 터라 구체적인 사인을 밝힐 필요는 없었다. 사실 사대부를 검안했다는 것 자체가 예삿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김흥진은 돌멩이처럼 발에 차이는 왕가의 자식에 불과했던 임금을 군왕으로 세운 반정공신이 아닌가. 비록 강화도에서 망나니짓을 했다고 하나 그는 임금이 혈족처럼 아끼던 신하였다.

“아직 정확한 검안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실히 알 수 없사옵니다. 하지만 검시관이 급하게 올린 초안에 따르면 자진인 듯하옵니다.”

형조참의가 검시관을 닦달해 받아온 시장인 모양이었다. 다시 편전이 술렁였다. 우의정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주변의 눈치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김흥진의 죄악은 무거우나 그는 임금과 함께 왕가의 인륜을 바로 세운 충신 중의 한 사람이오. 그러하니, 예에 맞게 장례를 치러 자식을 잃은 영상의 심정을 달래주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홍원범이 조정 신료들을 보면서 말했다. 김흥진의 죽음을 전해들은 후 준비한 말이었다.

“전하께서도 예장을 명하셨고, 어명으로 자진했다고 알려 그의 명예를 지켜주라고 하셨사옵니다.” 

도승지였다.

“전하, 망극하옵니다. 불충한 소자의 아들은 죽어서도 성은에 감격할 것이옵니다.”

영의정 김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머리를 바닥에 찧을 것처럼 조아렸다. 용좌에 임금이 앉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참으로 지당하신 분부십니다.”

홍원범은 흡족한 표정으로 도승지를 향해 말했다. 김환이 고마운 듯 홍원범을 보았다.

홍원범은 김환과 매제 사이였고, 함께 반정을 도모한 공신이었지만, 계해년 이후 사사건건 부딪쳤다. 홍원범은 훈신들의 작은 잘못도 용서하지 않았으며 특히 손위 처남인 김환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반정공신들의 전횡과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홍원범은 목청을 높여 ‘이럴 바에야 거의를 왜 했습니까’라는 말로 반정 자체를 회의하는 발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폭포수처럼 거침없는 그의 말에 임금도 가끔 얼굴을 찡그렸고, 일등공신들은 편전에 들기가 민망할 정도라 반발도 거셌다. 홍원범이 지방관으로 쫓겨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정확히 말하면 임금이 삼전도에서 머리를 조아린 굴욕이 있은 후로 홍원범의 입이 한없이 무거워졌다. 사실 그는 남한산성에서도 척화를 주장하지 않았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청의 위세도 언젠가는 꺾일 거라는 척화파들의 말이 있을 때마다 허한 눈을 허공으로 던질 뿐이었다. 최명길이 청나라와 화친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면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정도였다. 예전처럼 공신들에게 호된 꾸지람을 하지 않았다. 조정의 신료들뿐만 아니라 초야에 묻혀 사는 뜻 있는 선비들조차 홍원범에게서 예전의 기상이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세상과 맞서지 않고 말이 순해진 것을 보니 필시 죽을 때가 된 것 같다고 수군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은밀한 말들은 개울의 물처럼 흐르고 흘러 홍원범의 귀에도 들어갔으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홍원범은 변했고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영의정과 이견이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환향녀還鄕女 문제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환향녀 문제는 사대부들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현안이었다. 예禮와 절節을 최고의 가치로 숭상해온 조선의 사대부들은 오랑캐와 몸을 섞고 돌아온 부인과는 절대로 함께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을 쳤다. 그들은 이혼을 허락해달라고 끊임없이 주청을 올렸지만 임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환향녀를 만든 것이 조정인데, 이제 와서 그들에게 정절을 버렸다고 집에서 내쫓는 것은 인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홍원범은 최명길과 대전회의에서 목청을 높였다. 백 번 지당한 말이었으나 사대부들은 홍원범의 등 뒤에서 ‘네 마누라가 청나라에서 살아 돌아와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를 갈았다.

바로 그때 영의정 김환이 역관 출신의 동지사 정명수에게 엄청난 돈을 주고 강화도로 피란 갔다가 심양으로 끌려간 첩과 딸을 환속시켜 데리고 오면서, 그의 여동생, 즉 홍원범의 처와 딸까지 함께 데려왔다. 강화도 앞바다로 뛰어내린 줄 알았던 홍원범의 아내와 딸이 살아 돌아온 것이었다.

홍원범에게 불만을 품었던 사대부들은 숨을 죽이고 그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귀를 기울였다. 어떤 이는 청에서 살아 돌아온 처와 딸을 보고 홍원범이 쓰러졌다는 말을 전하며 은밀히 키득거렸다. 그들 모두 홍원범의 처와 딸이 영의정 김환의 집으로 쫓겨가는 꼴을 보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온 아내와 딸을 집으로 들이고 예전처럼 한 집에서 살았다. 홍원범이 모녀를 내쫓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에게 불만을 가진 사대부들은, 명문가의 종손이고 일국의 대신인 자가 환향녀를 정부인으로 데리고 산다며 담 너머로 돌을 던졌다.

“대감.”

병조참판 한복진이 입을 열었다.

“주상께서 공신을 아끼는 마음은 누군들 감격하지 않겠사옵니까. 하오나 역시 공신이었다가 왕명으로 자진한 장신의 예를 볼 때, 예장禮葬은 부당하옵니다.”

한복진은 병자년 패전의 책임자는 영의정 김환이라며 왕 앞에서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하고 그를 벌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신료였다. 김환은 전쟁 전에는 강력히 척화斥和를 주장하다가, 남한산성에 거위 알만 한 홍이포 포탄이 떨어지자 슬그머니 주화主和로 돌아섰다. 사직이 무너지면 그대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 임금이 따져 물은 직후였다.

김환의 잘못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청나라가 만주족이라 수군이 없다고 주장하며 청이 함선을 만들 기술과 홍이포를 보유한 것도 파악하지 못했고, 그런 상태에서 미련하게 강화도를 금성탕지金城湯池라며 파천을 강행하였다. 따지고 보면 그 많은 포로들을 만든 것도 모두 김환의 책임이었다.

한복진은 바로 이 점을 따져 물었다. 나라와 백성의 운명을 책임진 자리에 앉은 영상이라는 자가 무엇을 했느냐고 매섭게 몰아세웠다. 능력이 없던 탓이라면 당연히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능력이 있음에도 그리하였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한복진의 논리였다. 그러자 훈신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김환의 잘못이 아니라고 언설을 늘어놓았고, 그에 비례해 김환에 대해 반기를 든 세력 또한 늘어났다.

“병조참판의 말이 온당하옵니다. 김흥진의 죽음은 슬픈 일이나, 그의 죄가 너무나 무겁습니다. 김흥진의 실책으로 청나라 군대에 잡혀간 사대부와 그 식솔이 얼마이옵니까? 그가 자기 식솔의 짐 보따리와 노복들을 실어 나르느라 배를 독점하는 바람에 강화도로 들어가지 못해 나루터에서 물속으로 몸을 던진 사대부의 아낙네는 얼마입니까? 그뿐이옵니까? 섬으로 들어가서는 적에 대한 최소한의 경계도 하지 않고 술만 마시다가 막상 청나라 군대가 들어오자 검찰사라는 자가 가장 먼저 도망해버렸습니다. 그날, 김흥진이 피란민을 버리고 도망친 그 바다 위에는 물에 뛰어들어 자결한 여인들의 머릿수건으로 뒤덮혔다 합니다.” 

호조참의 남백중이었다. 그는 반정공신들과 연고가 없었음에도 처가 덕에 참의에 올랐다. 그는 훈신들의 무능과 안일을 비판하다 좌천되었으나 천신만고 끝에 다시 당상관이 되었다. 임금이 그를 다시 부른 것이 병자년 초였다.

삼전도에서 돌아온 임금은 훈신들만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척화신들을 대부분 몰아냈지만 일부를 남겨 반정공신들을 견제하고자 했다. 남백중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앞뒤 재지 않고 오직 임금과 사직만을 걱정하는 충신이었다.

“그뿐 아니옵니다. 김흥진은 어미의 복服을 핑계로 세자들이 심양으로 떠날 때, 질자質子로 따라가지도 않았습니다. 허나 김흥진이 왜 상복을 입었으며, 그에게 상복을 입힌 자가 누구입니까.”

청은 배를 만들 수 없다는 조정신료들의 호언장담을 깨고 청나라 군인들은 강화도로 들어가는 나루터의 민가를 헐어 뗏목뿐만 아니라 함선까지 만들어 화포를 싣고 섬으로 진격했다. 그들이 홍의포를 쏘면서 강화도에 상륙하자 그곳에 도피해 있던 김흥진의 아들 김진수가, 절개를 훼손당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어미와 할머니에게 자진을 종용한 것 또한 꼬맹이들의 입방아에도 오르내리는 패륜이었다. 이런 마당에 초상을 핑계로 김흥진이 소현 세자를 따라 심양으로 가야 하는 질자마저 거부했으니 염치 같은 것은 애초 따질 사안이 아니었다.

김환이 끙 하고 신음하며 눈을 감았다. 신료들은 일제히 남백중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 옆에 앉은 예조참의 최현수와 눈이 마주치자 모두들 허겁지겁 고개를 숙이거나 시선을 돌리면서 딴전을 피웠다. 최현수는 황제의 칙사인 이신이 대전에 심어둔 첩자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모두들 그렇게 믿고 있었다. 사실 영의정이나 그의 아들 김흥진을 두둔한 사실이 칙사의 귀에 들어간다고 해서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닐 텐데도 모두들 자라처럼 목을 움츠렸다. 최현수의 입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칙사의 귀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고 싫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신은 무서운 존재였다.

“어미와 조모를 자결하도록 겁박한 김진수를 참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역죄를 저지른 김자점, 심기원도 응당한 죄를 물어야 합니다.”

남백중은 목청을 높였다.

“말씀이 지나치시오. 공신들을 다 죽이잔 말이오.”

최명길이 다시 나섰다.

“김흥진이 자진하였으니, 강화도 수비의 책임이 있는 강진흔 역시 참해야 합니다. 그자는 청군이 강화도로 들어오자 전함과 군사들을 버리고 도망간 자입니다.”

한복진이 맞장구를 쳤다. 그는 예조참의 최현수와 눈이 마주쳤지만 놀라는 기색이 없이 도리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최현수를 노려보았다. 그의 매서운 눈길에 움찔 놀라 고개를 숙인 사람은 도리어 최현수였다. 네놈이 칙사에게 무엇을 보고하는지는 몰라도 칙사가 저지른 일을 다 알고 있다. 한복진의 눈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칙사와 함께 조선에 머물고 있는 역관 정명수의 행패는 생각만 해도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임금이 종이품 동지중추부사 벼슬을 내렸다고 하나, 실상은 노비 출신이며 역관에 불과한 정명수가 종로 길바닥에서 반청 행위를 했다는 명분으로 사대부들을 찢어 죽인 만행은 일찍이 왕조의 역사에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한복진은 정명수의 만행이 정명수 혼자만의 돌출행동일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정명수는 칙사 이신의 그림자일 뿐이다. 한복진은 그렇게 믿으며 주먹을 꾹 쥐었다. 끓어오르는 증오도 입안으로 조용히 삼켰다.

“변이척도 참형에 처해야 합니다.”

또 다른 신료가 뒤를 이었다.

“조정 신료들의 뜻이 그렇다면 강진흔과 변이척을 참해도 좋다는 어명이 있었사옵니다.”

도승지의 말에 편전이 잠시 술렁거렸다.

“그럼 김자점, 심기원을 먼저 참해야 합니다!”

“어험!”

좌의정 최명길이 큰 기침을 했다. 그들은 일등공신이라 참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실사 임금이라고 해도 공신의 핵심인 그들을 마음대로 죽일 수는 없는 일. 계해년 반정은 임금 혼자서 한 일이 아니었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임금은 선조대왕의 피가 한두 방울 몸에 튀었다는 이유만으로 얼떨결에 용좌를 차지한 것이다. 논의가 부담스러운 듯 홍원범이 상참을 끝내자고 제의했다.

“도승지가 신료들의 말을 충분히 들었으니 주상전하께 전할 것이오. 그러니 오늘은 이만들 하시지요.”  

영의정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영상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신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깊이 숙였고, 걸음걸이 역시 평소와 딴판으로 아주 조심스러웠다. 홍원범은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일었다. 요사이 영상을 볼 때마다 부쩍 착잡해지는 그였다. 이제 영상은 만인지상의 영광을 누리기 힘들 것이다. 아들이 자진했다면 스스로 죄인인 것을 실토한 셈이고, 죄인의 아버지가 영상의 자리에 있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아들의 죽음만으로 일이 마무리된다면 다행이지만 그 또한 무망해 보였다. 어쩌면 손자까지 제물로 내놓아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임금조차 아들 둘을 볼모로 보내지 않았는가. 그것도 부족해 임금 자신이 직접 심양으로 가야 할지 모른다.

홍원범은 영의정이 편전을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도승지에게 다가가 임금의 건강을 물었다. 도승지는 내의원에서 ‘전하가 미령하시니 시약청侍藥廳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청을 올렸다고 했다. 말을 마친 도승지는 인사를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임금은 미령하다면서 왜 밤에 미행을 다니는 것일까. 정말 궐에 떠도는 소문처럼 주상은 제정신이 아닌 것인가. 홍원범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채 편전을 나왔다. 한복진이 먼저 나와 한쪽 구석에서 내관을 붙잡고 은밀히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한복진은 홍원범을 보자 황급히 내관을 보내고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를 찾고 있었네.”

홍원범은 어두운 표정으로 다가오는 한복진에게 말을 꺼냈다.

“혹시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모필가 때문에 그러시는지요.” 

“맞아. 자네가 일러준 그 운종가의 환쟁이한테 사람을 보내 글씨를 받아보았지만 솜씨가 영 시원찮았네.”  

“그자는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선심을 보여야만 제대로 된 모필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허허, 참. 환쟁이가 선심을…….” 

“그만큼 대단한 솜씨라는 거지요. 제가 본 그자의 모필은 원본과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습니다.”

“참판처럼 눈이 밝은 사람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이오.”

“그러합니다.”

“자네가 구별 못할 정도라면…….”

“그런데 대감…….”

한복진은 조심스레 주위를 살폈다. 대신들이 다 빠져나간 편전 주변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대감, 주상께서 칙사 이신을 불렀다고 합니다.”

한복진이 홍원범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칙사를? 이유가 뭐라던가?”

“아직 모른다 합니다. 허나 이상하지 않습니까? 은밀히 침전으로 부르셨다니 말입니다.”

 

 

잠시 동안 홍원범의 미간이 깊은 골짜기를 이루더니, 그 모양이 묘하게 일그러진 채 화살처럼 날카로운 얼굴에 긴장이 어렸다. 한복진이 그를 똑바로 응시하자 잡혔던 주름이 금세 펴지면서 고목 같은 얼굴로 되돌아왔다. 홍원범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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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강희진 저
비채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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