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언 강이 숨트는 새벽
http://blog.yes24.com/yuelb17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2018-01 의 전체보기
그것이 계속되게 하라는 주문서같은 ' 상속 ' | 읽겠습니다 2018-01-02 14:5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08142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상속

김성중,권여선,기준영,김연수,김희선,박민정,조해진,최윤 공저
현대문학 | 2017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A 상 속 ㅡ 김성중 , 2018년 제 63 회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

정말로 지독한 일을 겪으면 그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
마찬가지로 진영 또한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함구했다 . 시시콜콜 일상을 털어놓던 아이가 입도 떼기 싫을 만큼 끔찍했구나 , 짐작할 뿐이다 .


" 이렇게까지 힘든데 고통이 글자로 변하지 않아서 화가나요 . "
진영은 여전히 책 속 문장처럼 말하는 버릇이 있다 .


" 불행한 건 괜찮아요 . 고통스러운 인간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생각에 매달리는 법이니까 . 저는 언제나 불행을 숭상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 어릴 때는 불행이 모자란 것 같아 불행했을 정도로 . "
" 그만큼 네가 평탄하게 살아왔다는 소리지 . "
" 막상 내 처지가 되고 보니 그런 개소리는 집어치우게 되더라고요 . "
(본문 13 쪽 )

요즘의 문제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 분노는 분노로 된 생각일 때가 많았고 , 생각을 파고들다 보면 화가 치밀거나 눈물이 흘러나와 중단된다고 했다 . 이렇게 정신없이 상태가 변하는 통에 그럴싸한 표현하나 걸려들지 않고 , 그저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는 나날이라는 것이다 .
진영은 불행을 극복하기보다 거기에서 뭔가를 얻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 빌어먹게도 작가인 것이다 . 작가로 변해버린 것이다 . 이 애는 여전히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
(본문 14 쪽 )

" 어떤 책을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어 . ' 여기서는 안전해 . ' 그러니까 왈칵 좋은 거야 . ' 안전 ' 이라는 말이 너무 정확해서 .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든 책을 펼치고 문을 닫으면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어 . "
(본문 17 쪽 )

선생님이나 기주 언니 같은 사람들에게 재능은 왜 있는 것일까 ?
선생님은 주목받는 유망주였지만 첫 책을 낸 지 2년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 가슴에 품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밖으로 나갈 기회를 못 찾은 새들처럼 선생님과 함께 영원히 봉인되어버렸다 . 기주 언니의 재능은 분명했지만 나이도 환경도 받쳐주지 않았다 . 선생님이 돌아가신 이듬해 가출한 딸이 돌아와 보상을 요구했고 ,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날들이 시작됐으니까 . 이륙하는 데 성공한 언니의 비행기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영원히 허공에서 맴돌고 있다 .

참으로 잔인하고 신비로운 일이 아닌가 . 아무리 참담한 슬럼가에도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아이들이 태어난다 . 인구가 많으면 그중 몇퍼센트에게는 반드시 예술적 재능이 발현된다 . 재능이 삶을 낫게 만들어주지도 않고 , 삶 쪽에서는 재능을 펼칠 기회를 주지도 않으면서 퍼부어주는 것이다 . 이런 재능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 ?
(본문 27 쪽 )

발밑에 채는 무수한 파편들 , 사금파리의 연약한 미광 , 빛은 거기에서도 나왔다 . 일찍 죽은 천재가 쓰지 못한 다음 책 , 세월을 통과하지 못한 새태소설 , 잔업에 지친 회사원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야근' 이라는 제목의 소설과 대학생 습작품 속 뜻밖의 좋은 두 문장 , 요컨대 성공을 거두지 못한 모든 소설의 잔해가 거기 있었다 . 모래보다 작고 반딧불보다 약한 빛의 입자가 대지 위에 빛무리를 이루었다 .
(본문 35 쪽 )




KBS라디오 문학관으로 단편들을 듣는다 . 책을 몇권이나 쌓아 놓고 활자에 집중이 안되는 며칠이 이어진다 . 헛손질이나 헛발질처럼 텅 비어 있는 곳을 할퀴는 느낌 . 세 권의 책을 들쑤시다가 포기했다 . 억지로 읽은 책도 있었지만 그런 상태로는 읽은 맥락조차 정리를 못한다 . 왜 이렇게 방황하나 싶다 .

E-BOOK 에서 팟캐스트로 , 별 관심도 없던 TV 종영 드라마로 공간을 떠돌 뿐이다 . 그러다 지난 해 말에 라디오 문학관에 올라온 김성중 작가의 < 상속 >을 기억해 내곤 듣기 모드로 전환했다 . 몸은 일상의 일로 도피하면서도 귀는 그쪽으로 열어 둘 수 있어서 마지못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

마침내 < 상속 > 한 편이 끝나고 잠시 숨을 골랐다 . 지금은 책 속 문장과 라디오문학관의 단편들 속 문장을 퍼즐처럼 맞춰보는 시간 . 라디오 문학관은 말그대로 단편을 연속극처럼 재연하기에 문장과 똑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 . 행간을 건너 뛰고 , 열과 줄을 바꾼 글의 짝을 맞춰 찾듯이 그런 시간을 갖느라 겨우 책장 속에 눈을 박아둘 수 있었다 .

소설 속에선 기주 언니와 선생님이 화음처럼 들리도록 다자이 오사무의 ' 사양 ' 속 문장에 겹쳐 긋던 밑줄처럼 나는 라디오 문학관의 상속과 내 책 속의 상속을 고르고 펴는 일을 하는 중인 셈이랄까 . 그렇지만 내가 앓고 있는 이 허무를 상속이 뭔가 채워주진 못한다 . 더 반짝이는 '상속'으로 다음 선을 잇지도 못한다 . 하지만 겨우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대체로 신이 의미도 모르게 낭비처럼 퍼부어주는 재능에 대한 의문문만은 어쩐지 내가 익숙하게 알던 세상의 것이었다는 작은 깨달음이다 . 그것만이 유구한 진실의 낱말처럼 혀 밑에 사파이어로 자리한다 . 아릿하고 투명하게 .

소설에서 기주 언니였다가 나 ' 진영 ' 이었다가 결국은 작가 김성중이 말하는 읽고 쓰는 인간에 대한 고찰이 그들이 보낸 찬란하고 아름답던 여름나기로 독백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 작가는 어느 날에 익숙하고 가깝던 이들을 떠나보내고서야 다음 문장으로 마침내 이륙할 수 있었을까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하루의 끝 ㅡ나윤권 노래 | 외딴 방에서 2018-01-02 10:46
http://blog.yes24.com/document/1008088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하루의 끝 ㅡ 나윤권

 

https://youtu.be/kD2u3aB5KTE

https://youtu.be/jHZstKWq7Js

 

 

 

하루종일 달려도

제자리만 같은
익숙한 이 거리엔

텅 비어 버린 마음
바람에 흩어져
아쉬움만 더 커진 것 같아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때면
어떻게 견뎌야할지

잠시라도 좋을거야
지쳐있는 그대
내 어깨에 기대어 준다면

두 눈을 감아 나를 감싸 안아
포근한 햇살에 모두 녹아내리듯

잘 지내고 싶은 그런 마음뿐이야
버거웠던 마음도 편히 내려놓고서

서러웠었던 너무 힘들었던
나혼자 몰래 눈물 흘렸던 시간

고단한 하루의 끝 밤하늘 가득
지켜내고 있는 별처럼
너의 곁에 있을게

두 눈을 감아 나를 감싸 안아
포근한 햇살에 모두 녹아내리듯

잘 지내고 싶은 그런 마음뿐이야
버거웠던 마음도 편히 내려놓고서

그늘진 거리 낯선 골목길
또 어딘가에서 헤매이고 있어도

기다린 하루끝에 뒤돌아 보면
행복해 하는 니 모습에
나도 따라 웃을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3        
너 , 없이 희망과 함께 ㅡ 허수경 詩 | 어떤 날 2018-01-02 08:0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08066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너 , 없이 희망과 함께

 

 

    너는 왔고 이 세기의 어느 비닐영혼인 나는 말한

다 , 빌딩 유리 벽면은 낮이면 소금사막처럼 희고 밤

이면 소금이 든 입처럼 침묵했다 심장의 지도로 위

장한 스카이라인 위로 식욕을 잃어버린 바람은 날아

갔다

 

   너는 왔고 이 세기의 모든 비닐영혼은 말한다 , 너 ,

없이 나는 찻집에 앉아 일금 3유로 20센트의 희망

한 잔을 마셨다 , 구겨진 비닐영혼은 나부꼈다 , 축축

한 반쯤의 태양 속으로

 

   너는 왔는데도 없구나 , 새롭고도 낡은 세계 속으

로 나는 이미 잃어버린 것을 다시 잃었고 아버지의

기일에 돋는 태양은 너무나 무서웠다

 

   너는 왔고 이 세기의 비닐영혼은 말한다 , 네 손에

서는 손금이 비처럼 내렸지 네가 왔을 때 왜 나는 그

때 주먹을 쥐지 않았을까 , 손가락 관절 마디마다 돋

아드는 그림자로 저 완강한 손금비를 후려치지 않았

을까

 

   너는 왔고 이 세기에 생존한 비닐영혼은 손금에서

내리는 비를 피하려 우산을 편다 너 , 없이 희망이여

몇백 년 동안 되풀이된 항의였던 희망이여 비닐영혼

은 억울하다 ,

 

   너 , 없이 희망과 함께

 

(본문 116 , 117 쪽 )

 

허수경 시집 <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중에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 손금같은 비가 내렸다길래 내 손금의 무늬를

들여다 본다 .

운명선보다 오래 내린 비 .

생명선보다 오래 내린 비 .

자잘한 실금들 위로 어지럽게 내리는 빗금들을 얼굴에 파묻는다 .

나보다는 오래 내렸을 비 .

내가 없이는 아무 의미 없을 비 .

내가 보지 않아도 내리고 있을 비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레 몬 ㅡ 허수경 詩 | 어떤 날 2018-01-01 06:35
http://blog.yes24.com/document/1007844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레몬처럼 시고 신 새해가 밝았네 ...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레 몬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 당신과 나는 한 번

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

 

   시퍼런 빛들이 무작위로 내 이마를 짓이겼다 그리

고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잠을 포옹하지 못했다 다만

더운 김을 뿜으며 비가 지나가고 천둥도 가끔 와서

냇물은 사랑니 나던 청춘처럼 앓았다

 

   가난하고도 즐거워 오랫동안 마음의 파랑 같을 점

심 식사를 나누던 빛 속 , 누군가 그 점심에 우리의

불우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린 살짝 웃으며 대답했

다 , 우린 그냥 우리의 가슴이에요

 

   불우해도 우리의 식사는 언제나 가득했다 예언은

개나 물어가라지 , 우리의 현재는 나비처럼 충분했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곧 사라질 만큼

아름다웠다

 

   레몬이 태양 아래 푸르른 잎 사이에서 익어가던

여름은 아주 짧았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 아니다 , 생

각하던 무참한 때였다 , 짧았다 , 는 내 진술은 순간의

의심에 불과했다 길어서 우리는 충분히 울었다

 

   마음속을 걸어가던 달이었을까 , 구름 속에 마음을

다 내주던 새의 한 철을 보내던 달이었을까 , 대답하

지 않는 달은 더 빛난다 즐겁다

 

   숨죽인 밤구름 바깥으로 상쾌한 달빛이 나들이를

나온다 그 빛은 당신이 나에게 보내는 휘파람 같다

그때면 춤추던 마을 아가씨들이 얼굴을 멈추고 레

몬의 아린 살을 입안에서 굴리며 잠잘 방으로 들어

온다

 

   저 여름이 손바닥처럼 구겨지며 몰락해갈 때 아 ,

당신이 먼 풀의 영혼처럼 보인다 빛의 휘파람이 내

눈썹을 스쳐서 나는 아리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 온 여름에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수

줍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후회한다

 

  지난여름 속의 당신의 눈 , 그 깊은 어느 모서리에서

자란 달에 레몬 냄새가 나서 내 볼은 떨린다 , 레몬꽃

이 바람 속에 흥얼거리던 멜로디처럼 눈물 같은 흰

빛 뒤안에서 작은 레몬 멍울이 열리던 것처럼 내 볼

은 떨린다

 

   달이 뜬 당신의 눈 속을 걸어가고 싶을 때마다 검

은 눈을 가진 올빼미들이 레몬을 물고 향이 거미줄

처럼 엉킨 여름밤 속에서 사랑을 한다 당신 보고 싶

다 , 라는 아주 짤막한 생애의 편지만을 자연에게 띄

우고 싶던 여름이었다

 

( 본문 32 , 33 , 34 , 35 쪽 )

 

허수경 시집 <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중에 .

 

 


 

 

너무 빠르게 고속 회전 시킨 밤하늘 , 멀미가 나서 레몬이 필요하다

중심은 고요한데 주변은 늘 어지럽게 돈다 . 돌리는 사람들이 있지 .

원판을 돌리듯 하늘도 돌리는 사람들 . 같이 그들도 어지러울까 아님

저 자신은 무얼 돌리는지 몰라서 괜찮을까 , 빛무리만 난무하는 밤 .

그 밤을 지나서 레몬처럼 시고 신 새 해가 뜬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1 2 3 4 5 6 7 8 9
언강이숨트는새벽
언 강이 숨트는 새벽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0·11·12·14기 책

15기 영화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2월 스타지수 : 별30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억하고 싶은 페이지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들
윤"과 함께 볼것
스크랩+이벤트
외딴 방에서
따옴표 수첩
[]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어떤 날
스치듯이
낡은 서랍
읽겠습니다
보겠습니다
듣겠습니다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문학과 지성사
문학동네
창작과 비평사
태그
페미사이드 다시만나다 악몽일기 가족인연 길음역 과탄산소다 좋았던7년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새싹뽑기_어린짐승쏘기 모동섹
2018 / 0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트랙백이 달린 글
내용이 없습니다.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많이 본 글
오늘 13 | 전체 398330
2014-10-08 개설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