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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 모든 것을 설명하는 생명의 언어》 진화를 인정하지 않는 대가는 결코 작지 않다 | 리뷰 2018-12-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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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화

칼 짐머 저/이창희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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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인터넷 검색창에 '진화론과 창조론'을 검색했다가 의외로 많은 한국인들이 창조론을 믿는 걸 알고 크게 놀랐다. 화성으로 탐사선을 보내고,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신이 6일 만에 세상을 창조했다,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일 리 없다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니 경악스럽다. 한편으로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할 때 느꼈을 두려움과 불안함을 손톱만큼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만 해도 죄가 되던 시대에 인류 최초로 '진화'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그는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을까.


과학 저술가 칼 짐머의 <진화 : 모든 것을 설명하는 생명의 언어>는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부터 최근 개발 중인 진화 컴퓨팅까지 진화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책이다. 인류 최초로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은 의사인 아버지와 도자기로 유명한 웨지우드 집안의 딸인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의학을 공부하기를 바랐지만 다윈은 의학 공부보다 자연 탐구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런 그를 비글호의 선장 로버트 피츠로이가 눈여겨봤고 말벗 역할로 항해에 데려갔다. 비글호에 탑승한 다윈은 영국에서 출발해 남아메리카 대륙과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대륙 등을 방문했고, 지질학, 고생물학, 생태학 등의 다양한 자료를 축적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많은 과학자들이 앞다투어 다윈의 주장을 배격했다. 1870년대에 이르러서야 영국의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진화론을 받아들였고, 다윈은 생전에 과학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았다. 문제는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는 일반인들과 이를 조장하는 종교 지도자들이다. 이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미국이다. 일부 보수적인 개신교 신자들은 진화론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이 자연선택의 산물에 불과하다면 우리가 어떻게 신의 특별한 피조물이란 말인가? 신의 특별한 피조물이 아니라면 성서를 믿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반론은 이렇다. '왜 인간만이 신의 특별한 피조물이란 말인가? 성서를 반드시 믿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심지어 미국 캔자스주 교육위원회는 학생들이 진화와 판구조론, 지구의 나이, 대폭발 같은 것을 배우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는 대가는 결코 작지 않다. 진화론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직업들을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나 광물을 탐사하려면 생명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진화는 생명공학에서 더욱 중요하다. 진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새로운 약을 만들거나 투약 방법을 올바르게 결정하기 어렵다. 백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서열을 밝히는 작업도 그렇다. 우수한 인재들이 올바른 과학 교육, 의학 교육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그 나라의 과학과 의학 수준은 뒤떨어질 것이다. 다윈을 비롯한 진화론자들이 그러했듯이, 상식을 의심하고, 합리적인 증거를 찾고, 타당한 추론을 하는 태도는 자연 과학뿐 아니라 인문 사회 분야에서도 꼭 필요한 자세다. 


무엇보다도 삼라만상을 그저 신의 섭리로 이해하는 태도는 인간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와 능력을 부정하는 태도로 이어지기 쉽다. 지진과 태풍이 신의 뜻이라면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건 신의 뜻에 거역하는 행위란 말인가. 인간의 삶과 죽음이 정해진 팔자라면 아프지 않으려고 운동을 하고 식이 조절을 하고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건 쓸모없는 짓이 아닌가. 허황되고 나약한 소리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과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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