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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빈치북스 조선남자 보도자료 | 읽을거리 2014-12-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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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 책소개

루벤스(Rubens)의〈조선남자(Korean Man)〉, 

또는 〈한복 입은 남자(Man in Korean Costume)〉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조선인 초상화!

루벤스 그림의 숨은 비밀은 무엇인가?


“나는 조선에서 왔다”


시기: 1607~1610년경

장소: 조선, 유구, 중국 복건성, 인도네시아 자바, 네덜란드 남부와 북부 지방의 경계인 젤란트주(州) 블리싱겐, 미델부르흐, 안트베르펜 등

사건: 조선에서 말하는 ‘양귀(洋鬼)’의 땅. 동방으로 향하는 수많은 범선이 들락거리는 이 항구도시에 어느 날 한 조선인 남자와 유구국 상인 일행이 범선을 이끌고 들어오면서 이 장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선남자는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까지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그는 왜 저 먼 유럽인 네덜란드에까지 오게 된 것일까? 항구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엔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알 수 없는 항해 목적이 읽혀진다. 


16세기 말, 7년간의 임진왜란 광풍이 휩쓸고 간 피맺힌 조선 강토. 길고 긴 전란은 끝났으나 조선의 위정자들 사이에서는 강토에 깊게 밴 치욕을 씻어내려는 것도, 앞날에 대한 대비책도 이미 물 건너 가버린 지 오래다. 


온몸으로 전란을 치른 조선의 무관으로서 나라와 식솔을 지켜내지 못한 조선남자는, 왜국의 강력한 화력이 어디서 연유했던 것인지 그 근본을 파고들어 예비함으로써 전란의 근원을 끓고자 한다. 그는 무기를 만들 ‘무구(武具)의 본(本)’을 찾아 양귀의 땅으로 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미지의 결행에 나선다.


한양에서 부산포를 거쳐 유구국의 나하항과 여기서 다시 중국의 복건항, 그리고 현재의 인도네시아 자바섬(조와섬)까지 동양에서의 항해 이후에, 조선남자는 흑귀의 대륙인 아프리카를 에돌아 마침내 유럽에 있는 네덜란드까지 가게 된다. 


그는 대항해 중 수많은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고, 네덜란드에 도착해서는 끝내 운명적인  여주인공 다나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운명은 숨 가쁘게 엮여져 당시 네덜란드를 뒤흔들었던 가톨릭과 신교 간의 치열한 음모의 현장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게 된다. 


한편 조선남자는 배가 항구에 들어갈 즈음부터 낯선 화가의 알 수 없는 요청을 받게 되는데, 그로 인해 미술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만남의 끝에는 인간의 욕망과 배신을 축으로 하는 악의 요소와, 사랑과 우정과 신성(神性)을 또 다른 축으로 하고 있는 선의 요소가 맞부딪치며 소설 속 사건은 네덜란드 한가운데를 가르는 스헬데 강처럼 거대한 역사적 담론을 향해 거침없이 흘러간다. 


무구의 본을 얻으러 갔으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 조선남자, 과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무구의 본을 구해 조선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이 모든 이야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반전에 반전을 담고 있다. 


서스펜스와 모험, 음모와 배신, 사랑과 우정의 대서사시가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진다. 

끝없는 대양과 높은 태양, 그 아래 욕망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는 조선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구원 문제와 역사의 질곡을 짚어본다. 조선남자는 말한다.



“나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저자소개

전경일


1964년생. 1999년 《세계의 문학》 겨울 호에 시 〈눈 내리는 날이면〉 외 2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그간 문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정수를 담아 30여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인문학적 글쓰기로 삶의 깊이에 천착해 온 작가는 이제 이 소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문학세계로 진입하며 자신의 창작 영역을 무한 확장해 내고 있다. 인문적 통찰이 번뜩이는 신작 《이끌림의 인문학》과, 베스트셀러 에세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 외에, 조선 화가의 삶과 예술 혼을 그린 《그리메 그린다》와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를 총정리한 《남왜공정》, 역사경영서인 《창조의 CEO 세종》, 《이순신, 경제전쟁에 승리하라》 등의 저서가 있다. 작가는 오래도록 구상하고 연구하는 타입으로 두터운 글감하에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조선남자》는 장장 7년간에 걸친 구상과 기획, 집필의 결과물이다. 10회에 걸친 라디오 방송 낭송회, 1년-116회에 걸친 온라인 연재 등 수없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 나온 산고의 산물이다. 또한 놀라운 상상력과 깊은 사유로 세계를 새로이 인식하는 관점을 제시하며, 철저하고 방대한 고증을 통해 역사적 시공간을 1610년경 동아시아와 네덜란드 세계로 확장해 내고 있다. 이 소설은 영원한 주제인 인간과 세계, 구원의 문제를 아우르는 문학적 지평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선보이고 있다. 나아가 한반도의 모순을 세계사적 문제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문학적 통찰을 보여 주고 있다. 단언컨대, 한국 문학의 판을 바꾸는 일대 전기가 될 작품으로 평가되며 나아가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으로 도약해 갈 문학사상 금자탑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차례


제1권


독자의 글

작가의 말

주요등장인물


소문 | 부두 | 술집 | 그해 가을 | 약조 | 채찍질 | 시장 | 광녀 | 세 사람 | 화실면대 | 환쟁이 | 부산포 | 뱃놈 | 생강가루 | 해구들 | 물사마귀 | 전란 | 흑치 | 우려 | 장사꾼들 | 방문객 | 소환 | 다나 일행 | 총관 | 숨은 비밀 | 유구국 | 고미 | 파초 | 타진 | 꿍꿍이속 | 목사 | 공작 | 편지 | 두통 | 관여 | 부탁 | 별리 | 자중 | 복건행 | 화형 | 병 | 첩보 | 대상 | 흥정 | 장권래 | 문병 | 다랑 | 해후 | 창기 | 조건 | 동승 | 투합 | 밀명 | 프랑코 주교 | 사제들 | 개종 제의 | 조와행 | 장례 | 개종과 눈물 | 조와 상관 | 셈법 | 연회장 인사들 | 경계심 | 다른 입장 | 야심 | 화승총 공장 | 묘한 감정 | 밀회 


제2권


원주민 | 장귀 | 협상 | 복귀 | 제안 | 의견 | 논란 | 무풍대 | 집단 개종 | 긴 항해 | 노예선 | 금괴 | 부랑자들 | 폭동 | 수습 | 밀담 | 고별 | 후속선 | 인도 | 술책 | 연계  | 헹크 | 함정 | 감금 | 묵은 꿈 | 유혹 | 재판장 | 역학 | 이해관계자들 | 원탁회의 | 야합 |  어떤 회동 | 재판 | 집행 | 재개종 | 감옥 | 계략(1) | 계략(2) | 탈옥 | 선택 | 운명 | 화가 | 처형·두 사람 | 추방 | 모자 | 초상화 | <여적> 표류자 | 봄볕 

작품에 등장하는 역사적 도구 및 사실들

작품과 관련된 루벤스의 그림들

작품 관련 연표


#. 책 속으로


제1권


● 나는 조선에서 왔다.


배가 도착하기 전부터 카피탄은 항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자가 있다고 전해 왔다. 양귀의 땅에 닿을 무렵, 내가 들은 첫 소식도 이것이었다. 근해에 접어들며 카피탄은 항구로 빠른 배를 띄웠는데, 이틀 후 비선은 한 척의 양선을 인솔해 돌아왔다. (…)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자는 어떤 환쟁이라 하였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는 나의 본을 뜨고 싶다고 하였다.  ---15p.


● 나는 급히 몸을 돌려 품속의 단검을 빼서는 뱃놈의 허벅지를 찔렀다. 놈이 어이쿠,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다. 이어 달려오는 놈들을 하나씩 상대했다. 뱃놈이 악을 쓰는 동안, 놈들은 나를 포박하기 위해 그물을 던졌고, 다시 이어 수 개의 갈고리를 던졌다. 놈들의 행태가 무뢰한인 것은 알겠으나, 무예로 정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첫 합 만에 꿰뚫어 보았다. 오합지졸인 바에야, 적의 수괴의 목을 따는 것으로 기세를 잡아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92p.


● 전란 중, 생사가 엇갈린 다음에야 나는 아내를 찾았다. 수많은 시신을 참나무 가지에서 거두어 내릴 때에는, 오히려 담담했다. 생애에 불운의 전란을 맞은 것도, 안사람을 지켜 내지 못한 것도 다 내 탓이다.

하얀 무명에 시신을 싸서 어둔 땅속으로 내릴 때, 아내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셋, 다섯 살 배기 어린 것들은 뒤엉겨 볕 바른 둔덕에서 울어 대고, 술을 뿌리는 일가식솔의 곡은 그치질 않았다. 죽는다는 건 무엇인가? 아내의 죽음은 뭇 동리 여인들의 죽음처럼 실감 나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내의 무능과 비겁이 한순간 비수처럼 내 심장을 찔렀다. 노모는 집안에 한 점 부끄러움 없게 어서 덮으라고 했지만, 나는 오랫동안 아내의 관을 감쌌다.  ---40~41p.


● 로라의 옷을 벗긴 집행관들이 알 수 없는 금형 깔때기를 그녀의 입에 꽂고는 펄펄 끓인 쇳물을 들이붓기 시작했다. 아아악-. 그와 동시에 로라는 숨을 헐떡거리며 소리쳤으나, 곧 어떤 소리도 지를 수 없게 되었다. 쇳물은 그녀의 입을 넘기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밖으로 넘쳐흘렀다. (…)

-나와라, 악마야! 나와라, 악마야!

군중들은 로라의 입에서 뜨거운 쇳물을 견디지 못하고 악마가 뛰쳐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듯 소리쳤다. 군중들의 고함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236p.


● -생각해 봐요. 당신이 여기에 온 데에는, 당신이 찾는 그 무기라는 걸 얻는 것 말고도 반드시 다른 까닭이 있을 거예요. 신은 때로 우리를 의도치 않은 곳으로 인도하곤 하시죠. 우리 남매의 이런 처지도 마찬가지구요. 당신은 그걸 알아야만 해요! 신이 여기까지 당신을 인도한 이유가 뭔지 말이에요!  ---310p.


● 찢기고 베이고 아문 상처들은 고스란히 무인으로서 나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녀가 멈칫, 놀라더니 손끝으로 나의 상흔들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알싸한 소름이 돋아났다. 다나가 얼굴을 들고 말했다.

-당신은 상처가 무척 많군요?

-그렇소. 나는 무인이오. 

-안 보이는 상처일수록 더 아프고 오래가는 법이죠. 나는 당신이 내게 그렇게 남게 될까 봐 두려워요.  ---471p.



제2권


● 파도가 쳐서 배가 크게 기울 때 그는 십자를 높이 치켜들고 이렇게 소리쳤던 것이다.

-폭풍우를 피하려면 요한복음을 읽어라! 읽어라! 주가 우리를 구할 것이다, 아멘!

검은 옷을 걸친 신부가 돛대 위에 올라가 소리치거나, 비바람을 맞으며 신들린 듯 기도하는 양이면, 그 광경을 지켜보는 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귀신의 형상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신부의 그런 행동에는 엄숙해지곤 하는 것이었다.  ---39p.


● 그날, 나는 지옥을 보았다. 

배 밑에 내려가자, 욱, 하고 즉시 토할 것만 같은 썩은 내가 진동했다. 썩은 쌀죽인지, 똥낸지 분간할 수 없는 냄새의 막을 열어젖히자, 배 가운데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괴물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서른 여 개의 노 젓는 자리마다 짐승 같은 몰골을 한 양귀, 흑귀들이 뒤섞여 각기 세 명씩 쇠고랑에 묶인 채 노대에 붙어 있었다. 그들은 쉬는 틈을 타 몸을 꺼꾸러뜨리고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98p.


● 놀란 말들은 발을 추켜올려 기염을 토하더니 갑자기 군중 속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앞의 말에 이어 뒤의 말과 마차도 요동치며 군중 속을 내달렸다. 그 틈에 여기저기서 마차 바퀴 속으로 쓸려 들어가며 비명을 지르는 자들과 말을 피하려는 군중들이 뒤엉켰다. 나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어느새 나는 말고삐를 힘껏 부여잡고 있었다. 나는 손바닥이 파이고 발이 파묻힐 정도로 말고삐를 온몸으로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성난 양마는 불꽃을 내뿜듯 입김을 뿜어 댔다. 원을 그리던 말과 마차가 공작과 카피탄 쪽으로 내달리며 말발굽으로 내려치려는 순간, 나는 말의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세게 후려갈겼다.  ---125p.


● -당신은 신을 그린다는 얘길 들었소.

내 말에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음-. 정확히 말하면, 신만 그리는 건 아니지. 그림 속에는 죄인들, 악마들, 이방인들…… 모든 게 다 들어가니까. 나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은데, 성화만을 그려 달라고 독촉해서 죽을 지경이야. 언젠가는 내 주변 사람들을 그려 볼 생각이오. 당신 같은. 그러고 보면 당신은…… 내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어.  ---154p.


● 내가 말하기도 전에 앉아 있던 다나가 소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한눈에도 그녀는 뒤로 결박되어 있었다. 

-크리스토퍼, 함정이에요! 어서 도망쳐요!

 두 팔이 묶인 채로 흐트러진 머리를 흔들며 나를 쳐다보는 다나에 나는 그만 깜짝 놀라 멈추어 섰다. 그녀의 눈은 공포로 짓눌려 있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요?  ---216p. 



● -루벤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우릴 도와주는 거죠? 

그 말에 환쟁이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당신들을 기다리는 동안 생각해 본 게 있소. 그림은 말이오. 그림은…… 어떤 경우라도 빛을 그리는 거요. 화가는 빛을 찾는 자인 거지. 나는 너무나 번연한 사실을 저 아이를 감옥에 보내 놓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소. 누구든 어둠만으론 진실을 드러낼 수 없소. 나는 이제부터 하느님과 인간 앞에서 좀 더 떳떳한 지지를 받고 싶소.  ---399~400p.


#. 출판사 리뷰

이 소설은 무게감부터 다르다!

100만에 나올 법한〈레미제라블〉급 한국 소설!

거장의 솜씨로 조탁된 대작!!


어렸을 때 많은 어린이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잡아 놓았던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 〈프란다스의 개〉가 있다. 이 만화영화에서 우유를 배달하는 주인공 네로와 파트라슈가 어느 추운 겨울날, 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성화는 지금의 벨기에 안트베르펜 대성당에 있는 루벤스의〈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이다. 


이 만화영화 상영 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어 명물이 되었다. 그런데 이 안트베르펜 대성당을 다시 찾을 일이 생길 것 같다. 이 성당과 함께 루벤스가 그린 3장의 그림이 다시 우리 곁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소설로 부활해 우뚝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애니메이션이나 진부한 팩션류가 아니다. 세계문학사에 등재해도 손색없을 거대한 리얼리티 작품이다. 


최근 출판계의 주된 경향은 장르소설이나 사소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문학적 성취에 대한 다른 관점이 개입되어 있는 것 같다. 간명하게 언급하자면, ‘클래식의 부활’로 볼 수 있다. 

역사물만을 따져보자면, 역사에서 리얼리티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 공허한 공상 밖에는 없을 것이다. 또한 요즘 유행인 사소설처럼 극히 사적인 얘기를 하는 게 문학의 본령일까? 이것이 출판 트랜드이고, 독자의 콘텐츠 소비 성향이기 때문에 한국문학은 하루키 류의 사소설 일색인 것일까? 


물론 이런 독서 경향은 가볍게 읽는 것을 선호하는 스마트폰 세대를 반영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꼽자면, 역사·인간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룰 역량 있는 거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신변잡기를 다룬 잡다한 소품 따위가 문학 전반을 메뚜기 떼처럼 뒤덮고 있다. 이 소설은 그에 대한 클래식의 반격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소재 면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난다. 문학작품은 누가 어떻게 특정 소재를 다루느냐에 따라 비유하자면, 단순한 살인사건과 창녀 이야기가 될지 인간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죄와 벌〉과 같은 대작이 될지 결정된다. 또한 단순히 한 도둑의 도피행각과 자선행위가 될지 인간의 선성을 밝히는 궁극적인 인간 승리를 그려낸〈레미제라블〉이 될지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에게 이런 거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 않은 이유는 역사적 인식과 글의 토대를 하나의 사상 괴로서, 인간학으로서 반석 위에 확고히 올려놓는 작가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사에 남는 작가는 세계의 금기를 깨고 거대한 사상의 지평을 열어젖히는 선각자라는 것을 우리는 이 작품〈조선남자〉를 통해 재삼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 이 작품의 세계성이 있다. 


독자들은 몇 번은 팩션 형태로 다루어진 같은 소재가 어떻게 문학사적 위상을 획득하고 있는지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된다. 비유하자면, 저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에 쓰인 대리석은 원래 1464년에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에게, 8년 뒤에는 안토니오 로셀리노에게 갔지만, 이 두 서툰 조각가가 망쳐놓은 돌을 예술사상 가장 탁월한 조각품으로 탄생시켜 낸 것은 미켈란젤로였다. 다비드 상의 탄생 비화다. 


이 소설의 매개체가 된다고 할 수 있는 루벤스의 그림 〈조선남자〉또는 〈한복 입은 남자〉도 비유컨대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한다. 결국 위대한 문학은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거장의 솜씨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팩션류의 장르 소설과 본격 문학의 차이를 획연히 구분 짓고 싶다. 


이 그림은 지금까지 몇 번은 문학류로 다루어진 소재지만,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문학적 지평을 열어젖힌〈조선남자〉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메시지 면에서 확고히〈레미제라블〉급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감히 이 소설을 사(私)소설 일변도의 한국 소설의 경향을 뒤바꾸어 버릴 작품이자, 한국 문학이 새롭게 태어나는 이정표가 될 작품으로 보고자 한다. 

한국 문학은 이 소설〈조선남자〉와 더불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것이 이 소설이 지닌 문학작품으로의 가치이다. 확언하건대, 독자들은 이 작품을 훗날 세계문학전집의 서가에서 반드시 찾게 될 것이다. 


동서양을 오가는 대항해, 거대한 스펙터클!

조선남자, 그가 소설로 돌아왔다!


지난 3년간 주요 포털 등에 연재되며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바로 그 소설!    


한 장의 그림에 얽힌

사랑과 배신, 선과 악, 욕망과 구원의 대서사시!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조선인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루벤스의 드로잉〈조선남자〉, 또는 〈한복 입은 남자〉는 크기로만 보면 소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그림이 지닌 무게감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세계적인 거장이 언제, 무슨 이유로 이 남자를 만나 이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인지, 그 이유와 목적은 숫한 고증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한국에는 한 때 이탈리아 남부 알비(Albi)라는 마을에 코레아라는 성씨들이 살고 있어 그들이 이 남자의 후손이라는 근거를 찾기 힘든 이야기가 뉴스로 전해진 후로 여러 팩션들이 출간되며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작가는 새로운 추론으로 이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 작가는 이 그림과 관련되어 몇 가지 지금까지 확정적으로 밝혀진 바를 우선 점검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그림 속 인물은 누가 봐도 확실히 조선인이라고 확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얼굴만 자세히 봐도 굵고 선명하게 파인 눈과 코를 잊는 선은 전형적인 서구인의 모습 그대로이다. 더구나 루벤스가 그린 다른 그림인〈성 프란체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에 등장하는 조선인과도 생김이 전혀 다르다.

둘째, 얼굴 특징 중 광대뼈나 불거져 나온 모습은 코카서스인의 윤곽보다는 동양인 내지 한국인적 특색을 띠고 있다.

셋째, 누구나 인정하듯, 조선복장인 철릭을 입고 관모를 쓴 점은 조선인과의 연관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 점은 조선과의 연계성 면에서 거의 확정적 요소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넷째, 이 인물이 루벤스를 만나 그림의 모델이 되어 주었다면 그것은 루벤스의 활동과 연혁을 살펴 보건데, 루벤스가 1608년 이탈리아에서 안트베르펜으로 돌아온 그 다음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시기는 동방과 가장 강력한 교역을 했었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활약 시기와 대체로 맞물린다. 

다섯째, 이 인물 바로 옆에는 이 사람이 타고 왔을 것으로 짐작되는 배가 보인다. 이 배는  도상학 관점에서 이 남자를 설명하는 주요 장치임에 틀림없다. 

여섯째,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동방 무역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와, 획득된 부의 편재로 인한 빈곤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함께, 종교·이념적으로 신구교간 갈등과 투쟁이 격화되어 있었고, 특히 네덜란드는 강대국들의 이해가 첨예화되어 오랜 전쟁과 그에 따른 잠정적 휴전이 선언되는 격변기에 놓여 있었다. 이 점은 주인공이 맞닥뜨린 세계가 엄청난 소용돌이 일 것으로 예견되는 점과 전적으로 일치한다. 작품은 바로 이런 격변 시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물론 그 저변에 각 세력에 의해 찢어지는 네덜란드의 운명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드러내듯, 작품 속 조선남자가 네덜란드 북부 지방 젤란트 블리싱겐 항구에 도착하는 시기, 네덜란드는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스헬데 강을 기점으로 가톨릭과 신교 간 치열하게 치러 온 80년 전쟁이 잠시 멈추고 휴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전쟁은 1568년부터 1648년에 걸쳐 일어난 네덜란드의 대(對) 스페인 전쟁을 말하는 바, 가톨릭은 스헬데 강의 남쪽에서 스페인을 지지했고 신교는 북쪽에서 네덜란드 독립을 위해 싸웠다. 조선남자는 12년 휴전이 시작된 폭풍전야의 1609년에 도착해 당시의 이 엄청난 상황과 전면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한반도의 이념적 대결은

17세기 초 극심한 신구교간 종교적 갈등을 겪은 네덜란드의 데자뷰인가?

신∙구교간의 이념 갈등, 남과 북의 극단적 대립, 

강대국의 개입과 휴전 그리고 분단, 

동인도회사의 탐욕과 신자유주의의 광풍,

그 어느 것 하나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팩션이 아닌, 거대한 리얼리티를 이 소설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더구나 극적인 무대로, 대주교와 신부, 사제들로 대변되는 가톨릭 세력과 목사와 재판장, 공작으로 대변되는 신교 세력이 등장하며 종교문제가 국토문제로까지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 점에서, 같은 소재라고할지도 누가 어떻게 손을 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이 나온다는 걸 장편소설〈조선남자〉는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사상과 국가, 그리고 인간 군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 모든 극적 장치들을 작가는 필요로 했던 것이다. 즉 거대한 역사를 하나의 대리석으로 보고 거기서 매우 튼튼하고 중요한 담론을 문학 작품 형식을 빌려 끄집어낸 것이다. 여기에 이 작품의 위대성이 있다.  

더구나 저 먼 17세기 초 네덜란드를 빌려 오늘날 한반도 문제를 에둘러치는 기법은 거장다운 솜씨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애당초 이와 같은 목적을 지닌 듯, 짧게 밝힌 작가의 말에서 간명하고 뚜렷하게 이 작품을 쓴 동기를 선언 차원에서 밝히고 있다. 



 “나는 강철같이 뚜렷한 집필 목적을 밝힐 수 있다. 세계악이 판치는 이 지상에서, 고뇌에 차 말하자면, 이 한반도에서, 위대한 인간 존재를 그리고자 하였다. 신과 인간, 인간의 신성을 그리고자 하였다. 이야기의 무대를 1610년경 네덜란드 격변기로 끌고 간 것은 지금의 한반도 모순을 세계사적 문제로 에돌아 확장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이 쓰여진 후 미발표 초고 형태로 대중들에게 처음 소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이었다. 작품의 가치를 알아본 EBS 라디오〈소설마당 판〉에서 10회 낭송회를 가졌고, Yes24에서는 마련한 공식 블로그에는 1년간 116여 회에 걸쳐 연재를 하였고, 포털 다음〈문학 속 세상〉에도 동시에 연재되었다. 오랜 기간 각고의 조탁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오랜 기다림과 수많은 성원에 힘입어〈조선남자〉는 드디어 우리 곁에 왔다. 

 

미술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긴 루벤스가 조선인을 모델로 하였다는 한 폭의 스케치에서 출발한 저자의 상상력은, 한 남자의 대양을 가로지르는 일대기를 넘어 오늘날 한반도의 문제, 나아가 인간과 종교 문제에의 성찰의 분야를 뻗어 나간다. 


독자들은 이 장대한 이야기 속에서 역사소설이나 여행기를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 그리고 가슴 깊은 곳을 타고 넘는 끝없는 감동의 순간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간 이 책의 출간에 기대하고 성원해 주신 독자 제현의 평을 간략히 추려 싣는다. 



출간 전 최초로 EBS 책 읽는 라디오 <소설마당 판> 낭송, 다음 <문학 속 세상>, YES24 공식 블로그 연재를 통해 본 독자평



나는 이 소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스케일이 큰 작품! 

∙ 작가의 문제 제기와 세상을 보는 눈에 깊이 동감한다!

∙ 영화를 보는 듯하다!

∙ 그림 속 남자가 내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

∙ 장면이 눈에 보일 듯 탁월한 묘사!

∙ 고즈넉하고 우아한 문장과 스토리!

∙ 임란과 그 후의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세세히 느껴진다!

∙ 한 장의 그림에 얽힌 사랑과 배신, 선과 악, 욕망과 구원의 대서사시!

∙ 한국 소설의 판을 바꿀 기대작!

∙ 꼭 소장하고 싶은 몇 안 되는 작품!



한국 문학이 세계의 문학으로 발돋움하는데, 전경일의 장편소설〈조선남자〉는 뚜렷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 더불어 2권 말미의〈여적〉은 영화의 다음 편을 기대하는 예고편과 같이 여겨지는 바, 속편의 계획이 있는지 우리는 독자로서 아 작품을 읽고 기대해 볼 일이다.


조선남자, 세계의 소설로 우뚝 서다! 



조선남자 1

전경일 저
다빈치북스 | 2014년 12월


 

조선남자 2

전경일 저
다빈치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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