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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못함"은 결국 스스로 만드는 지옥이다. | 나의리뷰 2016-07-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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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농담

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민음사 | 199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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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루츠키 만세!"

 

농담이었다. 루드빅에게 있어서 그건 단지 농담이었다.
장난기가 많고 원래 농담을 좋아하는 20살의 루드빅은 19살의 동료 마르게타(너무 진지해서 모든 걸 진지하게만 받아들이는)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루드빅의 마음을 몰라주는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48년 2월 체코슬로바키아는 공산정권이 들어서고 완전히 새로운 삶 속에서 모두들 기뻐하였다.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개인주의 자라는 의심을 받았던 때이다..

 

"잘 생각해 보면 나도 실은 마르케타가 주장했던 것 하나하나마다 모두 같은 의견이었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서유럽의 혁명을 믿고 있었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나는 그녀를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는데 그녀는 만족스럽고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엽서를 한 장 사서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충격을 주고, 혼란에 빠지게 하려고) 이렇게 썼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빅.(51p)"

 

"어떠한 위대한 운동 앞에서도 조소와 우롱(농담)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것을 부식시켜 버리는 녹이기 때문이지요. (332p)"

 

낙관주의를  조롱하고 트로츠키(사회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은 바로 문제가 된다.
사상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이념의 차이에 대한 희생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당 사무국에서 연락이 오고  루드빅은  대학의 당 위원장이 될 친구 제마넥과 마르게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마저도   루드빅의 추방에 손을 들고 찬성함으로 마침내 루드빅은 학생연맹에서 추방된다.
그에 따라 학업도 중지되고 군 복무 연기도 상실되어 그는 입대를 하게 된다.
그동안  2회에 걸쳐 작업반에서 일하게 되고 낯설고 추한 오스트라바 근교의 병영에 떨어지게 된다.
이른바 <검정표지 병사>가 된것이다.
거기선 무기 지급도 없는  엄격한 훈련과 탄광 바닥 노역을 할 뿐이었다.
점점 더 잔혹해지는  병영생활이지만  돌격 노동대의 생산량에 도달하여  외출을 얻게 된다.
외출에서 우연히 루치에(자신이 이미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루드빅을 사랑하면서도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남. 그녀에게 육체는  추악했고, 사랑은 비 육체적이었다.)라는 여인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루드빅은 이해할 수 없는 루치에의  육적 거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만다.
루드빅은  군대 생활, 수감 생활,  몇 년 간의 탄광 일을 겪었다. 그 후 그는 프라하에서 다시 공부를 계속하기 위한 방도를 강구했는데,  고향 모라비아에 다시 모습을 보였던 것은 단지 경찰서에서 필요한 어떤 절차를 밟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친구 코스트카 박사(예전에  루드빅의 도움을 많이 받은 기독교인)를 찾아가고  이발소에서 우연히 루치에도 만난다. 
고향을 떠난  15년 동안 루드빅은 사실 제마넥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고향에서 만난 제마넥의 아내 헬라네를 유혹하고 범함으로써 복수를 하려고 한다.
마침내 그 계획은 성공을 하지만 사실상 제마넥은  헬라네와의 사랑은 이미 식은 상태이고 (루드빅이 보기에 화가 날 정도로  매력적인) 어린 애인이 곁에 있었다.  결국 루드빅의 복수에 대한 성공은  제마넥을 도와준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리고 제마넥이 내게로 친근하게 다가와 지난 이야기를 꺼내며 화해를 청한다면 나는 거절할 것이다. 그렇다, 화해를 위하여 부로조바 양이, 그 세대 전부가, 그리고 시간까지 나서서 중간에 끼어든다 해도 나는 거절할 것이다. (379p)"

 

"그녀와의 간통에 대해 나를 용서해 줌으로써 그는 미리 자신에 대한 나의 용서를 확보해 놓은 것이었으므로, (382p)"

 

"나는 굴욕과 수치로 숨이 막혀왔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은 마음, 혼자 있고 싶은 마음, 이 사건 전체를, 이 고약한 농담을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 헬레나와 제마넥을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 마지막 흔적까지 모두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밖에는 없었다. (385p)"

 

"당신은 인류에게서 믿음을 거두어버렸고 증오를 퍼붓고 있어요. 내가 당신을 이해는 할 수 있다 해도, 사람들에 대한 그런 식의 증오는 끔찍한 것이고 죄악이라는 사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 증오는 당신의 저주가 되어버렸어요. 아무것도 용서되지 않는 세상, 구원이 거부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으니까요. 루드빅, 당신은 지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게 연민을  불러일으킵니다. (324p)"

 

당신의 그런 선한 행동들의 깊은 곳에 있는 동기는 사랑이 아니에요. 증오지요! 예전에 그 대형 강당에서 손을 들어 올림으로써 당신을 해친 이들에 대한 증오 말입니다. -중략- 하지만 증오는 또다시 증오를 낳고 복수의 복수를 계속 불러올 뿐 대테 무엇을 가져다주나요? 루드빅, 당신은 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지옥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이 가엾습니다. (334p)"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 헛된 믿음에 빠져 있다. 기억(사람, 사물, 행위, 민족 등에 대한 기억)의 영속성에 대한 믿음과 (행위, 실수, 좌. 잘못 들을)고 쳐 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그런것이다. 이것은 둘 다 마찬가지로 잘못된 믿음이다. 진실은 오히려 정반대이다. 모든 것은 잊히고,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399p)"

 

시대에 따라서는 작은 농담 한마디가  자기의 남은 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두렵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용서못함>이다.
결국 <용서못함>은 지옥을 사는 것이고 증오는 자기 파멸인 것을...

 

"아니다. 내가 돌연 이 세계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지 제마넥의 냉소 덕분만은 아니었다. 내가 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아침(뜻밖에도)이 세계를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쓸쓸한 모습으로. 이 세계는 화려한 치장과 광고로부터 버림받았고, 정치적 선전으로부터, 사회적 유토피아들로부터, 문화 담당 공무원 집단으로부터 버림받았고 (또한) 제마넥으로부터도 버림받았다. 이런 고독 속에서 이 세계는 정화되었다. 나에 대한 꾸짖음으로 가득한 이 고독은 마치 얼마 살지 못하는 사람과 같은 이 세계를 정화시켰다. 그 고독은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최후의 아름다움으로 이 세계를 눈부시게 빛나게 하고 있었다. 이 고독이 그 세계를 나에게 되돌려준 것이었다.(423p)"

 

"증오의 대상 제마넥을 쓰러뜨리는 것을 목표로 했던 이 귀향이 결국은 이렇게 땅에 쓰러진 내 친구를 두 팔에 안고 있는 것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전율하였다.(4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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