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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_ 김영하 [읽다] | 리뷰 2015-12-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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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읽다

김영하 저
문학동네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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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잘 읽는 편이 아니다. 한 달에 적어도 2,3권씩 읽긴 하지만, 목록을 보면 대개 시리즈물인 장르 소설이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 소설, 읽기 쉬운 일본 소설이다. 더군다나 고전은 분기별로 한 권 읽을까 말까 할 정도로 안 읽는다. 어쩌다 읽는다면 그건 그 책이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소개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빨간책방 만세!). 빨간책방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작가가 감명깊게 읽었다고 추천한 책을 제법 많이 사놓긴 했는데 언제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읽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사들일 고전의 목록이 더 늘었다. 이게 다 김영하 때문이다. <보다>, <말하다>에 이은 김영하 산문 삼부작의 완결 <읽다>를 읽으면서 '각잡고' 읽어보고 싶은 고전을 여러 권 발견했다. 처음 두 권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이제껏 읽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끝까지 읽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 주제에 '고전은 진부하다', '어렵다'는 편견을 내세우며 나의 끈기 없음과 게으름을 변명했다. 나와 같은 독자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들은 고전이 진부할 것이라 지레짐작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살아남은 고전은 처음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웠는데 지금 읽어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다시 말해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겁니다. 왜냐하면 고전이라고 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진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들은 살아남았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후대로 전승되었을 겁니다. (p.16) 

 
  고전이 새롭다고?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또 다른 고전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현대 소설 못지 않게 기발한 이야기 구성을 시도했으며, 오늘날 범죄 소설의 기원이 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고전에서 오늘날 사랑받는 소설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으며, 저자의 작품 중에서는 2006년작 <빛의 제국>과 2013년작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오이디푸스 왕>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세번째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이다(저자는 <돈키호테>와 <마담 보바리>를 묶어서 소개했는데, 이 중 <마담 보바리>는 읽었다 ^^). 돈키호테와 보바리 부인 엠마는 책을 읽다가 미쳐버린 나머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이들은 이 두 사람을 예로 들며 '책은 위험하다', '독서를 하지 마라'고 충고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

 현대의 기업들은 우리를 소비자라 부릅니다. 구글 같은 기업은 우리를 빅데이터의 한 점으로 봅니다. 정당은 우리를 유권자로 여깁니다. 우리의 개성은 몰각되고 행위만이 의미 있습니다. 우리가 더이상 물건을 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지도 않으며,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있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몰개성적 존재로 환원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안에 나만의 작은 우주를 건설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p.104)

 
  저자는 인간의 내면을 '크레페 케이크'에 빗대며 독서를 하면 자신의 내면에 자기만의 고유한 겹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말대로 책을 읽으면 나의 내면에 저자라는 사람이 덧입혀지기도 하고, 작품 속 주인공이 덧입혀지기도 한다. 이들은 대체로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영영 사라지지만, 때로는 한동안, 아주 때로는 영원히 나의 내면에 남아 내가 세상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정리하는 모든 순간을 좌우하기도 한다. 

  돈키호테와 엠마는 독서를 했을 때 인간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지를 보여준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이자, 오로지 한 권의 책만 읽거나 한 장르만 파고드는 독서를 했을 때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돈키호테는 중세 기사들이 나오는 모험 소설을, 엠마는 유부녀가 외갓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연애 소설을 탐독했다). <돈키호테>는 무엇을 읽을 것인가,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매일같이 고민하는 내게 꼭 필요한 답을 줄 것 같다.

  네번째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이다. <롤리타>라고 하면 38세 남자와 12세 소녀의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 때문에 백안시하는 사람이 많지만, 저자는 이 책을 읽고 막연히 '소아성애자는 나쁘다'는 식의 도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올바른 독법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는 소설이 언론이나 학문이 아닌 문학의 한 장르이며, 소설의 효용은 무엇이 좋고 나쁘다, 맞고 틀리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나쁨과 틀림을 직시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너는 괴물이다. 반성하라!"고 직설적으로 외치지 않고, 괴물의 내면을 이야기라는 당의정으로 감싸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 시각으로 괴물을 직시하도록 만들어줍니다. 우리는 라스콜니코프도, 토니 소프라노도, 험버트 험버트도, <파리대왕>의 소년들도 아닙니다. 대체로 우리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 내면에 그런 면이 전혀 없다고는 아무도 단언하지 못합니다. (p.176)  

 
  언젠가 심리학 책에서 착한 사람일수록 범죄 소설을 즐겨 읽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이는 일상에서 표출하지 못한 자기 내면의 악을 범죄자의 심리를 빌려 해소하는 것이라고 했다(범죄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 공포 영화를 보는 심리도 같다). 그렇다고 범죄 소설을 읽는 사람에 대해 내면에 악이 많이 쌓인 사람이라고 비난할 순 없다. 이들은 오히려 자기 내면의 악을 직시할 정도의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반대로 도덕이나 윤리를 운운하며 무턱대고 욕하는 사람이야말로 내면의 악을 직시하지도 해소하지도 못한 사람이다. <롤리타>를 읽고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 안의 악을 직시할까, 아니면 욕부터 튀어나올까.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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