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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나민애] 서평 쓰기에 관해 이보다 더 쉽고 친절한 책은 없다 | Memento 2020-07-0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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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책 읽고 글쓰기

나민애 저
서울문화사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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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기에 관해 이보다 더 쉽고 친절한 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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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생활은 책 읽고 글쓰기다. 어디 가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 중 하나다. 이 취미가 특기로 발전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부끄럽게도 꾸준히 읽고 쓰지만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지 못해 아쉽다. 개인적인 성정과 능력 부족 탓이다. 읽고 기억하는 능력, 해석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꼼꼼함이 부족하다. 특별히 끈기가 매우 부족한데, 살면서 이 허술함으로 인해 늘 고생한다. 게다가 e-book을 주력한 뒤로 점점 더 긴 글을 읽고 쓰기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이 취미를 특기로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가지고 이 책 저 책 들쑤셔 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소득은 없다. 게으르고 무능한 나를 탓할 따름인데,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책 일고 글쓰기>를 읽으니 더욱 괴롭다. 이렇게 쉽고 친절하게 서평 쓰는 법을 알려줘도 따르지 않으니, 고집인지 무능력인지 모르지만 잘 읽고 잘 쓰기는 글렀지 싶다.

서울대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서평 쓰는 법을 강의하셔서 인지 쉽고 정리가 잘되어 있다. 실전적인 예제들은 글쓰기 초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저자가 전재한 기본적인 독서능력과 작문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해 보라. 무난하게 한 편의 서평을 완성할 수 있다. 서평에 대한 방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 이를테면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여 서평을 써야하는 학생들, 독서 모임에 가입은 했지만 글쓰기가 처음인 직장인들, 서평을 써보고 싶지만 나에게 맞는 책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사람이면 이 책만큼 적합한 책은 없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서평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에 한정해서 쉬움과 친절함에 있어서 이 보다 나은 책은 없다.’고 단언할 만하다. 그나저나 나는 왜 저자가 시키는 대로 안 쓰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실력이 늘지 않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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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란 삼형제 중 막내와 같다. 쓰기는 결코 혼자, 혹은 먼저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쓰기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쓰기를 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를 동반해야 한다. 이 삼형제를 한꺼번에 다루기 가장 좋은 영역이 바로 서평이다. ‘읽고 이해하고 쓴다3단계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쓰기의 절대룰이라고 할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다. p.5

우리의 욕망은 발견되면서 자라난다. 욕망은 분명 내 것이지만 내가 발견하기 전까지는 자신을 숨기고 있다. ‘글쓰기 욕망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끄집어 눈 앞에 분명히 세워놓을 때, 모든 글쓰기가 비로소 시작된다. p.15

글밥의 양은 최우선 점검 요소이다. “잘 쓴다 ? 못 쓴다보다 더 원초적인 글의 기준은 다 썼다 ? 못 썼다이기 때문이다. 글 쓰는 것은 등산과 비슷하다. 반드시 내가 쓰려고 도전하는 산의 높이를 알고 시작해야 한다. p.18

지적하기를 위한 단점 찾기는 비평의 원래 목적을 헷갈리게 만들고 칭찬을 위한 장점 찾기는 비평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만든다. p.45

비평은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판단및 콘텐츠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다. p.48

내가 읽은 마음의 방향을 바탕에 슬쩍 깔고, 다시 말해 내 정신과 감수성이 책과 소통하도록 하고 나서, 그 결과물을 지성적이며 논리적으로 분석해보면서 왜 내가 그렇게 읽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p.70

질문이 없으면 서평을 쓸 수가 없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던져야 한다. p.71

어떻게를 활용해서 생각을 보다 논리적인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p.74) ... 정신과 감수성을 열어놓고 읽는 한 번의 독서, 그런 후에 보다 차갑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면서 읽는 또 한 번의 독서. 이 두 독서의 결합이 위에서 말한, ‘따뜻한 감수성과 차가운 지성의 결합이다. 그리고 이 두 독서의 결합이 더 위에서 말한, ‘1단계 독서와 2단계 독서까지 가야 한다는 충고와 같은 말이다. p.75

평소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 고민이라는 것 자체를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서평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내 두뇌의 소득이다. p.99

‘1줄 리뷰는 책 안에서 발췌하거나 인용한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내 안에서 발췌한 나의 말이다. p.104

좋은 100자 리뷰의 조건은 다음 3개로 압축된다. 하나, 구체적인 자기 경험 혹은 상황에 대한 제시(이해도 및 공감도를 높인다), , 그냥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특히 어느 면에서 도움이 된다, 좋다, 아쉽다, 나쁘다라고 적기, , 유용성을 내용으로 삼아 책에 대한 정의 시도하기 p.111

나와는 다른 지식수준, 입장, 배경, 상황, 견해를 지닌 타인은 같은 콘텐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나의 콘텐츠에 달려 있는 서로 다른 정리/정의의 다양성. 이것이 바로 우리 서평러들이 생각하는 의 최대 의의다. ‘사고의 교감이야말로 의 검색과 독해, 나아(p.124)의 생산에까지 깔려 있는 대전제인 것이다. p.125

블로그 서평의 기본 조건 1. 너무 길면 안 읽힌다. 2. 너무 어려워도 안 읽힌다. 3. 핵심적 한 방이 있어야 한다. p.130~131

서평은 어렵지 않다. 독자를 배려한 글쓰기. 내가 정리하고 남과 소통하는 과정. 이게 바로 서평의 기본이다. p.137

책 이해의 기본은 서지에서 출발한다. 책에 대한 분석 역시 책의 서지에서 출발한다. p.143

분석과 판단 없는 서평은 서평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러므로 서평러가 최종적으로, 가장 중대하게 다루어야 하는 영역이 바로 이 부분이다. (p.169) ... 내 서평의 색깔이 드러나고, 책을 바라보는 나만의 목소리, 책을 소개하고 서평을 쓰는 목적이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분석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부터 진검승부다. 나만의 색깔이 나와야 한다. p.170

형식이 내용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p.181

글쓰기는 정말 실천이다. 그것은 한 글자 직접 쓰기에서 시작한다. ... 구조가 우리의 과묵한 영혼을 자극한다. p.182

판단에 이르는 과정을 신뢰하라. 그러면 결과물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가는 길이 정확하면(p.186) ‘도착지가 과연 맞을까 틀릴까이런 아리송함이 훨씬 줄어든다. ... 서평의 과정은 뭘로 이루어져 있을까. 그것은 질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닭처럼, 서평의 질문은 좋은 판단을 낳는다. 질문이 많으면 서평은 산으로 간다. 그래서 간단히 정리하자. 서평의 질문은 2가지만 잘하면 된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이다. ... ‘라는 무기는 텍스트의 핵심을 파도록 도와준다. ‘를 통해 수확한 내용은 서평의 방향과 주제를 결정해준다. 내가 느낀 감정이나 느낌을 논리적으로 풀도록 유도해준다.(p.187) ‘들은 책의 심층으로 들어가게 하는 곡괭이다. ... ‘어떻게를 묻는다는 것은 방법론을 묻는 것이다. p.188

서평이란 그 책에 대한 필자의 판단이 중심이다. 판단을 듣고 싶지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운명적인 만남 오해, 그리고 오해를 극복한 이야기 등은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다. p.210

앞부분은 내가 생각해서 쓰기보다 조사하고 정리해서 쓰는 거다. 비문학 장르의 글은 언제고 조사와 정리로 시작되어야 한다. p.211

서평에서 대화를 나누는 주체는 감상자의 심장, 감상자의 두뇌, 그리고 대상 텍스트이다. 이 삼자의 대화를 받아 적으면 된다. 굳이 삼자가 육하원칙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밝힐 필요가 없다. p.215

줄거리 요약이 잘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판별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요약을 읽으면 대충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 둘째, 중요하지 않은 부분, 필요 없이 너무 디테일한 부분이 들어 있으면 좋은 요약이 아니다. 셋째, 책의 내용을 오해하고 있거나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좋은 요약이 아니다. p.227

우리는 책을 일종의 으로 보아야 한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뿌리, 줄기, 가지가 생성되어야 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은 오랜 시간 뿌리와 꽃대가 밀어낸 꽃이다.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토양햇빛이 필요하다. 책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책을 피워낸 이 토양과 햇빛을 잊어서는 안 된다. p.244

서평을 정말 잘 쓰려면, 책장 안보다 행간, 책장의 글씨들보다 저자의 마음, 책보다 책이 놓여 있는 계보적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p.250

제목에는 책의 키워드가 아니라, 서평의 키워드가 들어가야 한다. 그 책을 내가 어떻게 읽었는지, 읽으려고 했는지 경향이 보여야 좋다. 해석의 결과, 평가의 결과가 은연중에 드러나야 좋은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p.271

우리 집 아이와 옆집 아이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언제고 좋지 않은 일이지만, 글쓰기에서의 비교란 언제고 좋은 일이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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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에이미 추아] 미국의 위기와 힘, 기회 | Memento 2020-07-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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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정치적 부족주의

에이미 추아 저/김승진 역
부키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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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면에서 '슈퍼 집단'인 미국은 정치적 부족주의라는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그만큼 더 큰 기회를 얻을 기회에 서 있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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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체제는 없다. 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 체제가 지닌 특성 때문에 가진 한계는 좀처럼 극복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국민이 로서 미래를 결정한다. 문제는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일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자체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압도적인 국민이 선택한 미래가 전체주의, 독재, 공산주의 등 전혀 다른 결말을 선택하기도 한다. 너무도 잘 알려진 예가 바로 독일의 나치와 히틀러다. 이렇듯 민주주의는 늘 위험을 안고 있는 체제다. 방심하는 순간 위기는 독버섯처럼 퍼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시끄럽다. 이는 당연하다. 서로 늘 경계하고 견제해야 하는 이유다.

<정치적 부족주의>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에 의한 분열과 미국의 분열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미국인은 민주주의를 통합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보는 경향(p.20)”이 있는데, “분파 간 분열을 따라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집단 간 분쟁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p.20)”는 사실은 스스로 행한 일들로 증명된다. 베트남, 중동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식하려 했지만, 그 결과는 오랜 전쟁과 새로운 전쟁(테러와의 전쟁)을 낳았을 뿐이다. 저자는 미국이 좀 더 정치적 부족주의를 이해했다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민족성은 인간으로서 벗어날 수 없는 혈연, 즉 최소한의 단위인 가족과 연결된 감정이다. 인종도 유사하다. 결국 이런 감정들은 인간의 본성과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계몽주의 시대의 위대한 이성으로 깨어날 수 있더라도, 본능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미국 내 인종 간 갈등, 민족 간 갈등은 그렇기 때문에 벗어나기 힘들다. 미국은 슈퍼 집단으로서 이들을 뛰어넘는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인 보다, 피부색, 경제, 사회적 지위에 따른 구분이 더 강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백인)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문제는 불평등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실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오늘날 미국의 모든 집단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p.64)”다는 점이다. 실재가 어떻든 백인은 자신들의 기득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고, 비백인들은 실존적인 위협을 겪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느 집단도 지배력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모든 집단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다른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느낀다. ...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집단 간의 제로섬 경쟁으로, 순수한 정치적 부족주의로 퇴락한다.(p.321)” 그리고 나면 정체성 정치는 불가피하게 더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된다.(p.331)” 세분화된 집단은 인정을 필요로 하게 되며, 결국은 서로 간의 긴 전투에 돌입한다. 집단은 분열되고, 안정성은 더욱 위협받고, 사회는 혼란스러워 진다.

우리나라에 대입해 본다면 지역주의를 유사하게 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분열은 정치적 부족주의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앞선 베트남이나 중동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 역시 그들과 비슷한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 미군정이 남한을 지배했었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한국에 민주주의를 이식했다. 당시 불평등은 심각했고, 반민족 인사들은 처벌받지 않고 고위직을 승계했다. 불평등 역시 심했다. 저자들이 제시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았던 이유라면 단일 민족(의 신화)을 이루고 있었고, 북한이라는 외부의 위협이 있었으며, 민주주의를 가장한 독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차이점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한국 역시 중동과 같이 아직도 지역별로 나눠져 내전 상태에 있었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해본다.

미국은 수많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우리와 다르게 인종이나 민족이 아닌 미국인이라는 개념을 우선시 한다. 그렇기에 흑인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 아무리 다문화 정책을 한다 해도, 미국과 같은 정체성을 만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한민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서도 북쪽의 민족도 포용하기 힘든 사회에서는 영원히 가능하지 않을 테다. 결국 만나야 한다. 만나고 서로를 인간임을 이해해야 한다.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p.364)”되고 미국만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듯,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새로운 세계, 분열의 시대에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작은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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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면에서 미국의 엘리트 계층은 대다수의 미국인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고 심지어는 그것을 멸시했기 때문에 2016년 대선에서 판도를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 p.20

미국인은 민주주의를 통합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가령 인종, (p.20), 분파 간 분열을 따라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집단 간 분쟁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 ‘자유가 사람들의 가장 깊은 열망에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는 근본적인 희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가진 열망은 그것 말고도 많다. p.21

계몽주의적 원칙들은 개인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를 강화했고, 전례 없는 기회와 번영을 창출했으며, 인간의 의식과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이 원칙들은 개인이자 보편 인류의 일원인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것인 반면 부족 본능은 개인과 보편 인류 사이의 중간 영역을 차지한다.(할리우드 영화에서 지구가 하나로 통합되는 유일한 경우는 외계 행성의 공격을 받을 때뿐이다.) 특히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 그저 생존만을 위해서도 고투해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이상주의적인 원칙들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기 일쑤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그런 원칙들은 더 원초적인 집단적 열정과 경쟁하기에는 호소력이 크게 떨어진다. 막대한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은 보편적 형제애라는 개념과 부합하기 어렵다. p.22

미국의 외교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즉 미국(p.33)이 영속적으로 속수무책이 되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계속하면서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과 차차악 정도의 선택지만 갖게 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해외의 정치적 부족주의를 더 잘 파악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스스로를 구하고자 한다면 현재 미국에서 세를 높여 가고 있는 부족주의의 위력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p.33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슈퍼 집단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어느 배경을 가진 사람에게도 구성원이 될 자격을 허용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위 집단들을 초월하는 더 강하고 포괄적인 집단 정체성으로 그들 모두를 한데 묶는 집단이다. 역사를 보면 슈퍼 집단이었던 몇몇 제국의 사례가 존재한다. p.47

이 현상은 현대 부족 정치의 핵심으로 다시 연결된다. 실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오늘날 미국의 모든 집단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점 말이다. 미국에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는 인종주의를 생각하면, 또 많은 분야에서 위로 갈수록 비백인 비중이 인구 비례 대비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의없게 들리지만, 많은 백인 미국인이 현재 미국을 문화적, 사회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것은 흑인 및 기타 소수자들이라고 느낀다. p.64

미국의 국가 정체성은 더 이상 와스프(WASP, 백인 엥글로색슨 개신교도)’,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백인 정체성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많은 하위 집단 중 어느(p.64)것의 정체성으로도 규정되지 않는다. ... ‘미국인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두를 포괄한다. p.65

미국 사회는 여전히 인종주의가 곳곳에 침투해 있고 상황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슈퍼 집단은 완벽한 집단이 아니고 탈인종적집단도 아니다. 슈퍼 집단에서도 폭력과 불평등이 난무할 수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데릭 지터가 미국인이 아니라고는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모두 미국의 상징이고 미국의 얼굴이다. ‘미국인이라는 것은 특정한 인종, 민족, 종교적 하위 집단의 특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p.65

슈퍼 집단이라는 지위가 너무나 특이한 것이어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부족 정치적 속성을 평가할 때 헛다리를 짚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극히 다양하고 다민족적인 인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포괄적인 국가 정체성으로 그들을 강하게 묶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 일인지를 종종 잊는다. ... ‘미국 예외주의는 가장 추악한 측면에서도 또 가장 고귀한 측면에서도 미국이 해외의 많은 사람들에게 몹시도(p.67) 중요한 부족적 정체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근원이다. 때로는 인종주의가 미국의 눈을 가린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미국은 다른 나라들도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성을 잘 다룰 수 있고, 집단 간의 원초적인 분열을 강력한 국가 정체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p.78

극심하게 분열된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도입되면 정치 조직과 정당들이 더 원초적인 정체성들 주변으로 응결되어서 오히려 집단 간 갈등과 분쟁이 격화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 했다. p.67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충동과 내집단 구성원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충동은 어느 정도 신경 구조상의 생물학적 문제다. p.75

인간은 그저 조금 부족적인 게 아니라 아주 많이 부족적이며, 부족 본능은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왜곡한다. ...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형태의 집단 정체성,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의 정치적 부족주의와 폭력의 핵심인 집단 정체성은 민족성이다. p.79

민족 정체성의 핵심은 혈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믿음에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은 가장 원초적인 집단(원형 집단)이다. 그런데 민족은 바로 그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민족적 유대는 가족적 의무 (p.79)를 연상시키며 깊이 가족적인 감정들로 채워진다.” ... 민족 정체성의 경험은 인간이 존재하는 곳이면 반드시(p.80) 존재한다. 이것은 가장 불붙이기 쉬운 정치적 동원의 원천이며 어느 집단이 다른 집단에 의해 소멸될 위험에 처했다고 느낄 때 가장 강력해진다. p.81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은 정치적 부족주의를 촉발하는(p.90) 가장 강력한 촉매 중 하나다. 빈곤한 다수 대중이 있는 개발도상국에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조이 존재할 경우, 예츠 가능한 결과가 뒤따른다. 거의 불가피하게 강렬한 민족적 증오가 발생하고, 이는 소수 집단의 자산을 징발, 약탈하는 폭동과 폭력으로 번지며, 인종 청소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제약 없는 자유 시장정책을 추구하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소수 집단의 부를 더 증가시켜서 다수 대중의 분노를 한층 더 키우고 더 많은 폭력을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정책을 취하는 정권에 대한 분노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베트남에서 벌어졌다. p.91

베트남의 공산 혁명은 (서구에 대항하는) ‘국가주의적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매우 강렬하게 민족적인 것이기도 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정치적 부족주의를 완전히 놓쳤다. 베트남은 미국이 생각한 것과 달리 공산주의 중국의 졸개이기는커녕, 1979년이 되자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제 발등을 찍고 자신의 대의를 훼손하고 자신에 대한 대중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기만 했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은 없었을 것이다. p.107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핵심 원인은 그ㅤㅗㅅ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집단 정체성을 간과했다는 데 있다. 아프간에서 집단 정체성이 국가 대 국가로서가 아니라 민족, 부족, 종족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아프간 국가의 가사에 언급된 부족만 14개다. (p.111) ...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는 단지 급진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민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집단이건 일단 권력을 잡으면 자신의 지배를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 법이라는 부족 정치의 근본 원치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p.113

냉전 때도 그랬듯이 승리주의에 취해 있던 10년 동안 미국은 부족 정치의 강력한 힘을 고려하지 못했다. 더 중요하게, 미국은 민주주의가 인종 간, 분파 간, 그 밖의 집단 간 동학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민주주의는 부족적인 증오에 대해 중화 작용이 아니라 촉매 작용을 했다. ... 오랜 기간 인종적, 종교적 분열이 있었던 나라들에서는 급격한 민주주의가 집단 간 증오를 격화시킨다. 득표를 하려는 선동가들은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과 불만을 건드려서 집단의 공포와 분노를 활용하는 것이다. p.178

너무나 자주, 가난한 다수가 새로이 얻게 된 정치권력을 사용해서 그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소수에게 보복을 하고, 소수는 또 소수대로 새로이 권력을 갖게 된 다수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해서 폭력에 의존한다. 이것은 로켓 과학이 아니다. 이것은 기본적인 부족 정치의 원칙일 뿐이다. p.179

ISIS의 부상에 대해 민주주의를 탓하자는것이 아니다. ... 그렇더라도 식민지 시기 분열시켜 정복하라(p.179)책의 흔적과 부정부패, 그리고 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탈식민지 국가들에서 급격한 민주화는 재앙적인 결과를 낳곤 했다. 미국이 부족 정치에 눈감은 것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듯이 이라크에서 ISIS를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p.180

개인이 제정신이 아닌 것은 드문 일이지만 집단은 제정신이 아닌 게 정상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p.182

테러리즘은 무엇보다 집단 현상이며 부족 정치의 살인적인 표출이다. p.185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고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그러나 명백히 사실관계와 관련된 사안에서 더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추가적인 사실 정보를 더 고집스럽게 자기 부족의 세계관에 맞춰 조정했다. p.188

야만의 역량은 개인보다 집단이 훨씬 더 크(p.193). -이언 로버트슨

부족 본능은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어둡게 표출될 경우, 부족주의는 탈인간화를 통해 공감과 감수성을 마비시킨다. 부족주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집단이 헌신하는 목표에 유리한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만들어서 현실을 대대적으로 왜곡할 수 있(p.205). 또 집단 정체성은 순응의 압력을 일으켜 사람들이 혼자서는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 개인의 책임은 집단 정체성으로 녹아들고 집단 정체성에 의해 부패한다. 그렇게 해서 잔혹하고 끔찍한 행동을 찬양하고 그런 행동에 가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p.206

빈곤 가설을 세운 연구자들이 간과한 것은 부족 정치와 집단 정체성이 갖는 결정적인 중요성이다. 빈곤이 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극다준의를 파악하는 데서 핵심은 빈곤 자체가 아니라 집단 간 불평등이다. ... 빈곤 자체만으로는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막대한 불평등이 기존의 인종, 민족, 종교, 분파적인 깊은 분열과 연결될 경우 강렬한 불의, 분노, 좌절의 감정이 널리 퍼지게 되고 앞에서 살펴본 집단 심리학적 현상들 전부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된다. (p.206) ... 집단 정체성과 부족 정치를 고려하면, 테러 지도자 중에 부유한 집안 출신에 교육 수준도 높은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좌절하고 모욕당하고 경제적, 정치적으로 주변화된 집단 안에서부유하고 교육받은 사람들이었다. 다른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극단주의 조직도 남들보다 여건이 더 낫고 더 야망이 크고 더 카리스마 있고 더 유능한 사람이 지도한다. p.207

차베스는 민주주의가 낳은 산물이다. 불평등, 깊은 인종적 갈등,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의 존재라는 조건하에서 민주주의가 산출한 결과인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안경을 써서였든지 자기기만이었든지 간에, 미국은 (p.221) 고집스럽게 차베스의 대중적 지지를 과소평가했고 차베스가 상징하는 베네수엘라 부족 정치의 대격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국의 눈에 차베스는 그저 독재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들에게는 드디어 자신과 같은 외모에 자신을 위해 말해 주는 대통령을 갖게 된 것이었다. / 부족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차베스의 부상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지배적인 백인소수 집단과 오래 폄하되어 온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고 피부색이 짙은 토착민 및 아프리카 혈통의 대중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의 산물이다. p.222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남미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피부색 불문의 신화, 모두가 메스티소라는 신화는 부가(p.228) 백인의 손에 막대하게 집중되어 잇고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가난한 최하층민은 대개 피부색이 짙은 토착민이나 아프리카계라는 사실을 편리하게도 가려 줬다. 그와 동시에 이 신화는 가난한 사람들이 인종이나 민족을 기치로 결집하는 것을 억압했다. / 그래서 1998년 대선 직전에 베네수엘라 지배층은 자기 나라에 인종주의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사실 극소수의 코즈모폴리턴적 백인’(스페인 식민주의자의 후손인 옛 백인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들어 온 이민자)이 베네수엘라의 경제, 정치,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p.229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불평등하에서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유 시장에 반대하는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p.238

미국에서는 부족 정체성이 가진 자못 가진 자사이에 나타난다. 이 두 부족 사이의 간극도 많은 개도국과 비서구 국가에서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족적 간극과 동일한 종류다. p.250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정치적 요동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막대한 집단 정체성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p.253

미국의 최하층 계급은 강렬하게 부족적이다. 우선 이들은 굉장히 애국적이다. 내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먼 곳의 지배층에 내 나라를 빼앗기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다. 집단 충성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집단, 경찰과 군대에서 하위 직급은 거의 압도적으로 상류층이 아닌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배 엘리트들은 잘 모르는) 집단 정체성들의 커다란 세계가 존재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체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엘리트 계층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p.261)속감을 느끼게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안다고 해도 그런 집단을 반사회적이고 불합리하고 경멸스럽다고 여기고 있어서일 뿐이다. p.262

지배 엘리트 계층은 마야 수호성인을 믿는 민속신앙을 보고 그 불합리함에 경악하거나 조롱을 보낼지 몰지만, 이런 신앙은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주변으로 내몰린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조응했다. 또 그들이 느끼는 사회적 소외감에 호소력이 있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바에 정확히 공명하는 집단 소속감을 제공했다. (p.275) ... 마약 수호자 컬트는 미국의 사회제도나 시민적 삶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채로 자기 인종이나 민족의 공동체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소외되고 가난한 미국인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p.276

오늘날 미국 사회가 보이는 분열과 트럼프의 당선을 가져온 요인을 인종주의만으로 설명하고 불평등의 여할을 무시한다면, 전체 그림에서 너무 많은 것을 간과하게 된다. 경제적 요인은 차치하더라도 백인 대 백인의 적대와 분노가 미친 영향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p.293) ... 명백한 진실은 백인 미국인들은 문화적 분열의 구도에서 자신과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백인 미국인들을 가장 심하게 경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p.294

많은 개도국에서 보았듯이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은 반드시 민주주의에 의한 반발을 불러온다. p.297

내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 두 개의 커다란 정당으로 분열되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의 지도자 아래 뭉쳐서 서로에게 반대하기 위한 정책들만 만들어 내는 상황 말입니다. 나의 미천한 견해로는 이것이 우리 헌법 하에서 가장 큰 정치적 악이며, 나는 이것이 매우 두렵습니다. -존 애덤스, 조너선 잭슨에게 보낸 편지, 1780 p.299

그렇지만 미국의 정치적 부족주의의 핵심에는 인종이 있다. 전에도 늘 그랬지만, 오늘날에는 특히 더 그렇다. 미국은 인구 구성상으로 전례 없는 전환에 직면해 있고, 그 전환은 사회의 직조에 강한 긴장과 압력을 일으킬 것이다. ... 미국은 주요 강대국 중 유일하게 슈퍼 집단이다. 미국은 부족 정치를 초월하는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 미국인 모두를 미국인이 되게 만드는 정체성이다. (p.300) ... 무언가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바로 미국의 정체성이다. p.301

정치적 부족주의에 법칙이 하나 있다면, 지배 집단은 자신의 권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고,(p.304) 미국이라고 예외일 리 없다. p.305

분명히 말하자면, 미국에서 오늘날 위협을 느끼는 집단(p.314)은 백인만이 아니다. 사실 많은 소수 집단이 보기에 백인이 위협을 느낀다는 개념 자체가 솔직하지 못하거나 분노를 자아내는 개념이다. p.315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느 집단도 지배력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모든 집단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다른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느낀다. 일자리나 기타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자격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집단 간의 제로섬 경쟁으로, 순수한 정치적 부족주의로 퇴락한다. p.321

일단 추동력을 얻고 나면 정체성 정치는 불가피하게 더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된다. 그래서 저마다 인정을 요구하는 집단 정체성이 더욱더 많아진다. 오늘날 좌파 학자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 중에 교차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억압에 다양한 축이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뜻한다. 25년도 더 전에 이말을 처음 만든 칼럼비아대학교 법학 교수 킴벌리 크렌쇼는 흑인 여성의 경험이 전형적인 여성의 경험에도, 전형적인 흑인의 경험에도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흑인 여성의 주장이 종종 페미니스트 운동과 반인종주의 운동 모두에서 배제된다는 점을(p.331) 지적했다. p.332

좌파는 늘 이전의 좌파보다 더 좌파적이고자 하므로, 이런 움직임의 결과는 누가 특권을 가장 덜 가지고 있는지 겨루는 제로섬 경쟁이 될 수 있다. ‘억압당하기 선수 올림픽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대개 이런 과정은 진보를 분열시키고 서로 적대하게 만든다. p.333

문화적 도용을 둘러싼 전쟁은 어느 집단의 역사, 상징, 전통에 대해서는 그 집단만이 배타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p.337

진보 진영은 늑대다!’를 너무 많이 외쳤다. 모든 것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면 아무것도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진짜 늑대인 트럼프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그들의 외침을 듣지 않았다.” p.339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근본적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유대인 등이 미국에서 자신의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에 기반해 자부심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허용된, 아니 독려된 반면, 백인 미국인은 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를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부족이 고유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무언가를 가졌다고 믿고 싶어 한다. 이것이 부족적 본능의 모(p.346)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비백인 인구는 이런 식으로 부족 본능에 빠져들도록 독려 받았다. 하지만 백인 미국인은, 적어도 공개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구의 대전환과 결합해, 백인 미국인의 억압된 충동(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집단 정체성에 연대와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오늘날 특히나 우려스러운 부족저인 동학을 만들어 냈다. p.347

소수 집단에게 고마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다. 시혜자가 준 것에 감사하라는 의미고 당신이 빚을 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역사에 대한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기회의 땅을 세웠고 너희를 초대했다. 글너데 우(p.353)리가 그것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제 너희가 우리를 악마라고 비난하는 것이냐? / 많은 미국인이 인종주의적이던 과거를 매번 꺼내지는 않는 채로 미국의 역사와 위대함을 찬양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노예제에 대해, ‘눈물의 길’(인디언 강제 이주)에 대해, 인종 분리 정책에 대해 매번 사과하지 않는 채로 건국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싶어 한다. p.354

상이한 집단에 속한 개개인이 서로를 인간으로서 이해하고자 할 때 실제로 막대한 진보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아주 많다. p.359

상이한 집단 사람들을 그저 한곳에 모이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것이 정치적 부족주의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 중요한 것은 개인과 개인이 대면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분열이 심각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치 있는 일 중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다. 상이한 부족의 사람들이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 되면,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p.364

겸손은 중재자다. 언제나 그것이 당신과 타인 사이의 가장 빠른 거리다.” p.365

미국이 계속 슈퍼 집단일 수 있으려면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서로를 동료 인간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를 동료 미국인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합적인 국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노인과 젊은이, 이민자와 비이민자, 도시와 농촌, 노예의 후손과 노예 소유주의 후손 등 모든 미국인이 하나로 모두 묶일 수 있고 이들 모두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넉넉한 국가 정체성이어(p.366)야 한다. p.337

오늘날 미국이 국가로서 직면한 문제는 그 자신이 세운 약속에 부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뿐 아니라, 미국이 그 약속을 믿지 않게 되거나 그 약속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좌파 진영에서 그 약속은 늘 거짓이었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과 우파 진영에서 그 약속은 늘 사실이었으며 이(p.369)미 달성됐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동일한 동전의 양면이다. p.370

자신이 도덕적으로 비난(p.373)받을 만하지 않다는 확신이 진보주의자의 분노와 충돌하면, 엘리트 진보주의자와 그들이 도우려 하는 대상인 노동자 계급 사이에 분열이 생긴다.”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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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이승우] 기록의 빈곤, 불가피한 상상력 | Memento 2020-07-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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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이승우 저
김영사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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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빈곤을 상상력으로 메꾼, 사실에 기반하고 상상력을 발휘한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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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상상은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 둘은 상호보완적으로 도우며 존재한다. 사실에서 상상을 하고, 상상을 바탕으로 사실을 추려낸다. 합리적 의심이나 상상 역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역사적 진실을 가릴 위협도 충분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팩션을 읽을 때 조심해야 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합리적 의심에 따르기도 했지만 엄연히 창작물인 부분과 역사로 인정받는 부분은 구분해내지 않으면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사극이나 역사소설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은 역사소설보다는 팩션 전기 정도로 봐야할 듯싶다. 전통적인 전기라기보다, 이위종의 삶의 큰 맥락 속에서 빈 부분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해낸 이야기다. 저자가 밝힌바 대로 이위종의 마지막 죽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일제가 손을 쓴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결국 사라진 사실들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해서 재탄생 했다. 불가피한 일이다. 다만 구분해서 봐야한다. 여러 인물들의 속마음은 전적으로 저자의 상상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인물들의 삶과 글들에서 어느 정도 추론 했겠지만, 저자의 손을 통해 재창작된 이야기임을 고려해야 한다.

기록의 빈곤은 불가피하게 상상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마다 그들의 기록이 빈곤함이 늘 안타깝다. 수많은 기록들이 남아 있어도 사람의 생애를 재구성하기 어렵다. 그마저도 없다면 무슨 수로 그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 일제를 피해 자취를 숨겨야 했던 만큼 나라가 독립한 이후까지 남길 수 있는 게 없었던 당시를 비춰주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반공주의는 남은 기록마저도 사라지게 하고 있다. 북이라고 다르지 않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독립운동가들의 사정은 남한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유산은 북에서도, 남에서도 불령한 이야기로 간주될 뿐이다.

빈곤한 기록, 과도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고 살던 독립운동가를 이 시대에 소환했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시베리아의 별이 한반도의 별이 될 수 있게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그를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온전한 이위종의 삶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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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라는 것은 애국심을 날실로 삼고 군국주의를 씨실로 삼아 성립된 것으로, 오직 강한 것이 진리였고 강한 자만이 진리의 수호자였다. 따라서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공의와 도덕을 바란다는 것은 마치 돌이 빵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p.317

서양의 기사도에 대입해 개념화한 니토베의 무사도는 탈아입구라는 메이지 유신 때의 사회적 욕구가 구체화 된 것으로, 서양인에게 문명화된 검은 머리의 백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일본의 또 하나의 낯설고 어색한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깊은 지식이 없었던 서양인들은 이를 관대하게 받아들여 무사도를 일본의 전통적인 도덕 규범이나 윤리 개념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p.339

불의에 침묵하는 것이 문명의 한계이자 이른바 문명국(p.342)이라 불리는 국가들의 비밀 거래를 위한 불문율이었다. p.343

꿈과 희망이란 인생길의 아주 훌륭한 길동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그릇된 길동무이다. , 그것은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가? p.429

이승훈은 윤치호의 변절을 에둘러 조롱했다. “감옥이라는 곳은 참으로 이상한 곳이다. 강철같이 단련되어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썩은 겨릅대처럼 흩어져 나오는 사람도 있다.” p.460

러시아의 혁명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위종은 혁명의 원인과 결과는 한 가지 역사적 사실의 양면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역사의 진행 과정에는 개인 또는 계급과 민족이라는 주체가 미리 설정되어 그들이 일사분란하게 역사를 이끌어 가지 않고 때로는 어떤 개인이, 때로는 어떤 집단이, 때로는 어떤 불가항력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위종은 생각했다. 하지만 위종은 불가항력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 이런 영향을 받아 역사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아가지 않고 때로 구불구불하여 비뚤어지기도 하며 전진하다가 되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위종의 추론이었다. 역사의 전개에는 나와 타자, 우리와(p.569) 타자들 사이에 뚜렷한 경계도 없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미워하고 질시하면서도 모방하고 타협하는 복합적인 존재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p.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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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이종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 Memento 2020-07-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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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과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

이종필 저
동아시아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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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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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누구나 많다. 각자의 애국으로 나라를 걱정한다. 여기에 대해서 순수하게 믿고 본다면, 극우건 극좌건 중도파이건 모두가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방법의 차이일 테다. 어떤 방법으로 나라를 꾸려 갈 것인가. 여기에서 수많은 다툼과 분쟁이 생긴다. 모두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은 같을 텐데, 어째서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게 되는 걸까. 역사적으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사를 볼 때면 같은 아픔을 느낀다. 목적이 같다면 최소한의 상식을 공유할 수는 없는 걸까. 진정 조선시대 붕당정치마냥 상대를 쓸어내고 쓸어내는 일이 민족적 특성(?)이란 말일까.

이종필 교수의 <ㅘ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는 정치칼럼의 특성상 호불호가 명확한 책이다. 자신 스스로 고백하듯 운동권 출신 과학자다. ‘□□는 지능 순이라 주장하는 분들도 그가 쓴 글들을 보면 고개가 숙여질지 모른다. 아마도 감정적인 반발이 우선되리라.

과학과 정치.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이과와 문과로 경계가 나눠진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과학의 분야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분야로 탈정치적인 부분의 진수라고 믿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 과학자가 쓴 칼럼이라 미숙하리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과학적 방법론을 체득한다는 것은 일종의 학습 플랫폼을 장착하는 것과도 같(p.611)”아서, 과학자만의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전문적이지 않다고 말할지 모른다. 과학의 전문가가 영역을 침범해서 정치의 영역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다니?! 불손하다 느낄지 모르겠다. “한국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도화된 전문성 결여라기보다 보통의 상식이 실종됐다는 점이 아닐까? 진부한 말이지만 정치는 여의도에만 있지 않다. (p.13)” 어쩌면 우리는 정치를 너무 어렵게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삶이 정치라면 누구든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옹호하는 게 우리가 사는 국가와 사회의 모토다.

전문적이어야만 한다. 자기 영역에서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탈정치, 비정치여야 한다. 사실 이런 말들 자체가 정치적이다. 정치를 배제하기 위한 것도 정치적인 행위다. 결국 어느 곳으로 달아나려 해도 사회와 국가의 구성원인 이상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다면 차라리 건전한 정치의식, 지향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쉽지 않겠지만 저마다의 전문 분야에서 방법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다면 다채로운 사회,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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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취미로 쓰는 정치칼럼이다 보니 아무래도 정치적인 전문성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일반 시민, 보통 유권자의 시선과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 한국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도화된 전문성 결여라기보다 보통의 상식이 실종됐다는 점이 아닐까? 진부한 말이지만 정치는 여의도에만 있지 않다. p.13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에 의한 세상의 재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더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형 알파고나 한국형 포켓몬고가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를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구축하는 일이다. 공장에 로봇 하나, 인공지능 하나 더 들이는 것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디지털의 시각으로 다시 돌아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재구축의 방향과 철학을 따져보는 일이 훨씬 시급하다. p.19

조직은 이념의 반영이다. p.41

강대국에 대한 사대를 앞세우는 보수는 형용모순이고 권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복지만 앞세우는 진보는 개량주의에 불과하다. 한국사회의 비극은 이들의 보수와 진보의 대부분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p.51

정세는 총체적이고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에 특수한 형태로 굴절되어 반영된다. p.51

문명화의 출발은 우리와 우리 주변에 대한 자각, 그것도 집단적인 자각에서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 하더라도 한두 명이 그 모든 영역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므로, 문명화는 필연적으로 시스템을 통해 조직적(p.58)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개개인의 역량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전체적인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그 속의 개개인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라야 그 문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p.59

훌륭한 과학교육은 정답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정답의 한계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과학의 위대한 발견은 정답이 오답으로 바뀔 때 자주 등장했다. p.93

나는 역사를 잘 모른다. 하지만 단순한 사실 너머에 있는 진리와 진실을 추구 한다는 점에서 자연과학과 통하는 면이 있다고 확신한다. 하나의 올바른정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배 가지의 오답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 참된 여사 교육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p.95

옳은 길을 갈 때의 역풍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p.133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고 성공적인 민주화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가 전체로서의 안정성과 항상성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p.184

과학에서 또 다른 길, 혹은 대안이 무척 중요하다. 과학이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또 다른 길이라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이 곧 축복이다. p.223

한국사회는 가장 경쟁이 필요한 특권층이 자신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p.275) 다른 보통 평민들에게 필요 이상의 무지막지한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다. 이것은 착취와 다르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이렇게 왜곡된 경쟁구도가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p.276

세상을 바라보는 관념의 틀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긴장감을 갖지 않을 때 비극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예전에 내가 학생 운동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p.332) 말 중 하나가 운동권은 항상 자신만의 결론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론 자체가 되지 않아. 그걸 나에게 강요하려고만 해라는 말이었다. 지금의 진보세력에게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p.333

역사는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며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유력한 열쇠이다. p.435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지도자 한 명을 뽑는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이다. 지금 당장 우리 삶을 옥죄는 현안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들을 살펴보는 것,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제시하는 것도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다. p.447

눈에 보이는 현상은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물리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광속도 변하지 않(p.593)는다. 생각해보면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은 인간에게 편리한 개념일 뿐, 우주의 근본적인 성질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시간이나 공간보다 더 자연의 근본 원리와 맞닿은 물리량이 있다면 그것을 부여잡고 자연을 기술하는 게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p.594

홀트는 과학이란 질문을 제기하고, 증거를 기반으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 과정을 조금 자세하게 설명해보자. 과학이 목적은 결국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여기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는 것이 과학이다. 따라서 과학의 시작은 곧 질문이다. 고대 밀레토스 지역의 탈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로 기억되는 이유는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는 을 줬기 때문이 아니라,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지는 것은 곧 문제를 설정하는 것과 같다. 한국의 기초과학이 빈약한 이유는 바로 이 단계에서 막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교육은 남들이 설정해놓은 문제 속에서 최대한 빨리 정답을 찾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질문을 던지고 그 과정 속에서 가치 있는(p.600) 문제를 설정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 설정된 문제에 대한 답은 어떻게 찾을까? ... 문제가 던져지면 우선 과학자들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설을 도입한다. 이때 새로운 모형을 제안하기도 한다. 가설 내지 모형(p.601)은 당연하게도 주어진 문제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은 이 지점에서 대단히 너그러운 편이다. ... 뒤이어 혹독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검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미 잘 알려진 과학적 사실들과 잘 부합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둘째, 가설의 필연적인 결과가 실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증거를 기반으로 한다는 말은 대체로 이 과정을 뜻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검증의 결과가 원래 가설에 피드백이 되면서 가설이(p.602) 갱신된다는 점이다. ... 가설의 갱신, 검증, 피드백, 갱신의 과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아주 잘 성립된 이론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 (p.603) ... 검증을 통해 기존 이론의 한계를 점검하는 작업은 언제나 중요하다. p.604

새로운 분야가 열리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쏟아질 때,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그 분야를 학습하고 정보를 수집해서 의미 있는 지식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바로 이 역할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영역이 과학이다. 그러니까 과학적 방법론을 체득한다는 것은 일종의 학습 플랫폼을 장착하는 것과도 같다. 이미 채취된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중요한 게(p.611) 아니라, 조금이라도 새로운 지식을 창출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p.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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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한국 현대사-고지훈] 영상의 시대, 책과 사진 읽기 | Memento 2020-06-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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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첩보 한국 현대사

고지훈 저
앨피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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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포착된 경험이며, 카메라는 이처럼 경험을 포착해 두려는 심리를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 주는 의식의 도구(수전 손탁, p.59)”이듯, 수많은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동영상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문자, 사진(그림), 영상까지 다양한 매체로 역사가 기록되고 있음에도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인공지능에 의한 가짜 동영상은 부차적인 문제다. 문제는 맥락을 파악하는데서 부터 나온다. 인간이 만든 모든 기록들은 불가피하게 선택을 해야 하며, 이 선택 외에 사라진 부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기록된 사실들보다 기록되지 않은 맥락이 더 중요하다. 기록한 사람이 누구인지, 기록된 시대가 어떤지, 왜 그런 기록만이 살아남았는지를 아는 게 글 자체를 이해할 때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사진이 글이나 영상보다 더 맥락을 파악하고 읽어내기 어렵다. 글이나 영상은 전후 사정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풀어내기가 어렵다. 반면 사진은 순간만을 포착한다. 잘 찍은 사진은 그 한 장으로 서사를 보여줄 수 있겠지만, 순간을 포착한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략이 더 많다. 그래서 그 순간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그만큼 많은 것을 가려준다. 한국현대사를 전공하여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고지훈의 <첩보 한국 현대사>는 이런 사례를 친절히 알려준다. 미 국립문서기록청(NARA)에서 수집한 현대사의 사진들을 통해 미국의 입장에서 현대 한국의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추적해 볼 수 있다.

제목을 보고 오해하기 쉽다. ‘첩보 한국 현대사인 만큼,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비밀스러운 정보기관의 활동이나 흥미로운 사건들을 다시 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들이 많으리라 기대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 부제(해방 이후 한반도에 암약한 미군 방첩대의 대활약극)를 주의 깊게 보지 못한 관계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자료의 출처 역시 NARA임에도 책 중반까지 한참 오해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만 나올까 싶기도 했다. 거칠지만 나의 방식대로 요약하자면 미국 방첩대의 태동과 해방 이후 한반도에서 암약한 미국 방첩대의 활약극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저자는 가벼운 사진집을 상정했다지만, 미국 방첩대의 태동부터 시작된 글은 저자의 스타일 대로 아는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은 책이라 조금은 정신없는 측면도 있다. 현대사의 흐름을 어느 정도 기억하지 않은 채로 읽는다면 길을 잃기 쉬워 보인다.

책 속의 수많은 사진들은 NARA를 통해 공개된 자료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사진들은 일제의 식민통치, 미 군정, 6.25전쟁, 그리고 독재정권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숨 가쁜 질주 속에 미국이 늘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공개된 수많은 사진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철저히 미국의 입장에서 찍혀진 사진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미국은 한반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한국인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는 사진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저자의 부연설명들은 단순히 부연설명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해 준다. 누구에게는 분명히 불편부당한 해석이겠지만, 그만큼 미국의 위상이 한국사회에 미쳤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듯이 말이다.

유튜브의 부상은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임을 증명한다. 아날로그 세대 대비 디지털 세대는 확연히 영상에 익숙하고 영상을 다루는 일에 능하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당연한 흐름이다. 마찬가지로 사진이 그러했듯, 진짜 같은 가짜 영상들이 넘쳐나기도 하는 시대다. 글이나 사진을 읽어내는 기술이 없다면 영상 역시 읽어내기 어렵다. 책의 해석이 불편부당하다 느껴지더라도, 이 책을 통해 사진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도 재미있을 테다. 그리고 분명히 영상을 이해하는데도 필요한 일이고. 덤으로 국뽕에 취해서만 바라보던 현대사를 미국의 렌즈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읽기 나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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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포착된 경험이며, 카메라는 이처럼 경험을 포착해 두려는 심리를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 주는 의식의 도구 ?수전 손탁, p.59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실들의 조각은 아무리 고성능 메모리 칩 속에 저장하더라도 그 자체로 분류/종합하여 비판적 정보로 재탄생되지 못한다. 이미지로 고착되어 있는(p.93) 역사적 사건들 역시 그러하다. 텍스트를 부여하고 맥락을 찾아다니고 수면 아래 이어져 있는 다양한 단서들을 연결시키는 것,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이 거대한 의미체계가 부여하는 것과 동떨어진 하나의 관념이나 해석을 만들어 보는 것. 이걸 어떤 철학자의 말처럼 찰나적 섬광이라 부르건 선승들의 로망인 갑작스런 깨우침이라 하건,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사람들의 직접적인 경험의 매개, 즉 정신적 노동의 작용 없이 그냥 주어지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p.94

선전이란 적을 관통하는 첫 번째 화살이다. 선전이야말로 적을 상대로 하는 작전의 첫 번째 단계여야 한다. -윌리엄 도노반 p.103

전장의 군인들을 상대로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작전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아군의 승전 기회를 높이는 기술인 심리전의 영역이, 전선의 이쪽 편 그러니까 아군 측 군인과 민간인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무엇보다 냉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전선도 총알도 없는 만성적인 전쟁 상태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라는 적은 봉건영주나 파시스트와 달리 군대의 직접적인 동원 없이도 우리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소위 자본주의 붕괴론이라는 공포서러운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p.121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여론과 정책적 감시에서 벗어나 있는 정보기관은 실천 활동을 통해 사실상 국가의 정책을 전환시키거나 변질시키는 데 그 어떤 기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고, 실제 1944년에서 1950년 사이 냉전을 선도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p.157

아무도 관심 없던 영역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생겨났는데, 달리 표현하자면 이들은 자신들의 임무나 역할에 부여되지도 않은 일들을 하나둘씩 일일이 찾아서 처리했다는 뜻이다. p.163

검열과 사찰두 요소는 정보기관의 가장 커다란 일상 업무 중 하나이며,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p.196)고 통제하기 위한 심리전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이기도 하다. p.197

심리전이 먹혀들 환경을 구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포와 안심의 적절한 배함이라는 점이다. p.200

평화란 이윤이 그것을 요구하는 한에서만 발마직하다.” -Michael McClitock p.229

정보활동의 역사에 등장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의 결합은 비극이었다. 거대한 국내 감시체계, 정보기관의 비대화, 인권침해, 시민의 정당한 저항권과 적국에 의한 사보타주 활동의 동일시 등과 같은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p.297

대개 위험인물로 분류되는 기준은 그들의 본성(p.334)이나 실제 행동보다는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좌표값으로 결정되곤 했다. p.335

어떤 사회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시는 분들이 존재한다. ‘더 나은사회가 되려면 이런저런 것들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런저런 놈들을 솎아 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다. FBI, CIA, CIC처럼 그런 분들만 찾으러 다니는 기관들이 그렇다. p.395

파시즘은 민족주의적이거나 인종학적 이데올로기라기보다 공산주의라는 위협에 맞선 자본주의의 노골적인 대응책 중 하나였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에서 나타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p.401

이들은 자신들이 적으로 규정한 공산주의를 몰아내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마치 신처럼바라보던 한국인들, 한국의 경찰과 국군의 방첩대, 그리고 1961년에 만들어진 중앙정보부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깟 수단쯤이야라고 충실히 가이드해 주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반공주의가 왜 국가의 운영 지침과 비슷한 경지에까지 상승했는지를 알려주는 힌트이기도 하다. p.455

정보기관의 존재 자체가 공포와 안심을 통한 심리전의 무기와 다를 바 없었다. p.489

안 그래도 건강이 안 좋아서 오늘 갈지 내일 갈지 모를 이 노친네(김규식)에게, 테러라는 위험을 한 가닥 더 얹으면서 남한 주민으로 살기 불안하게 만든 것. (p.663) 이것이 19484월 시점의 해방 공간이었다. 말이 해방 공간이지 남한 단독정부로 가는 대단원의 마지막국면, ‘테러의 해방 국면이었던 것이다. p.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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