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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행복하게 살려면 비교하지 말아라 | 읽을거리 2014-12-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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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은 참 좋은 음식입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뜨끈뜨끈한 순대국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든든해지면서 힘이 나죠. 사골국물의 진하고 구수한 맛과 선지가 가득 찬 순대의 쫀득쫀득 씹히는 맛, 혀를 감싸고 도는 들깨가루의 고소함과 청량고추의 칼칼함이 어우러진 순대국은 참 맛있는 요리임에 틀림 없습니다.

 

순대국 얘기를 하다 보니 한 가지 얘기가 떠오르네요. 제가 처음으로 순대국을 만들었을 때, 사골국물을 우려내기가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시중의 마트에서 파는 사골국물을 사다가 만들었었습니다. 비록 상업제품을 사다 만든 순대국이긴 했지만 나름 맛도 좋았고 블로그에 올렸더니 사람들의 반응도 좋더군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한 친구를 만났는데 저를 맹비난하더군요. 그 친구와 저는 요리라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었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었고 서로 격려하고 노하우도 공유해가며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블로그에 올린 순대국에 대해 사골 국물을 직접 만든 것도 아니고 순대를 만든 것도 아닌데 그런 것을 요리라고 하느냐며 거칠게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긴 했지만 속이 상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그 친구의 말을 잘 들어보니 진심으로 제게 충고하고 조언하기 보다는 제가 만든 요리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와 질투의 마음을 안에 담고 있다가 술이 들어가자 통제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게 된 것이죠. 참 안타깝고 실망스러웠습니다. 나름 좋은 친구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까짓 작은 일을 질투하고 시기하다니요.

 

사람은 누구나 시기와 질투를 합니다. 인간 뿐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들조차도 마찬가집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도 질투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레토를 질투하여 피톤이라는 뱀에게 어딜 가든 끝까지 쫓아다니도록 하였으며, 테베의 공주 세멜레를 꼬득여 제우스의 본모습을 보여달라고 조르게 만듦으로써 번개불에 타 죽도록 만듭니다. 칼리스토는 헤라의 질투로 인해 곰이 되었고 이오는 염소가 되어 온 세상을 떠돌고 맙니다. 신들도 이럴진데 인간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질투 또는 시기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부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저술가 해럴드 코핀(Harold Coffin)은 '시샘이란 내가 가진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세는 기술'이라고 했다는군요. 나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봄으로써 내가 갖추지 못한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인거죠.

 

그러면 질투나 시기심은 왜 생기는 걸까요? 혹시 반기문 총장이나 오바마 대통령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그러한 분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삶과 우리들의 삶이 아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과 나는 자란 배경도, 교육받은 환경도, 인생을 살아온 경험도 다 다르고 하는 일도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분들과 우리들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삶에 공감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시기나 질투를 느낄 이유도 없는 겁니다.

 

그러나 나의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세요. 나와 같은 학교를 다녔던 동창생들, 나와 같은 시기에 입사한 입사 동기, 나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웃 주민들, 내 아이들과 같은 또래의 다른 학부모들...그들은 나와 비슷한 나이, 비슷한 학력이나 학벌, 비슷한 경력, 비슷한 생활환경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나와 다르게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에게 시기심과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겁니다. 즉, 그들과 나를 동일시하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시기심이 부풀어오르는 겁니다.

 

일본의 방산성의학 종합연구소에 근무하는 다카하시 히데히코(高橋英彦)라는 박사가 평균 22세의 남녀 참가자 19명을 대상으로 동창생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부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고 하고 MRI 장치를 이용하여 뇌의 활성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전대상피질이 활동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불안한 감정이나 고통과 관련있다고 알려진 부위입니다. 시기심이나 질투를 느낄 때의 감정은 불안을 느낄 때의 감정과 유사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조금 더 나아가서 '그 부러운 동창생이 불의의 사고나 배우자의 외도 등으로 불행에 빠졌다'는 사실을 상상해보라고 하고 그 때의 뇌 활동을 측정해 보았더니 이번에는 전대상피질 대신 '측좌핵'이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측좌핵은 쾌감을 발생시키는 뇌의 부위로 소위 보상회로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내 경쟁자의 나쁜 소식은 나에게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는거죠. 전대상피질의 활동이 강했던 사람일수록 측좌핵의 활동이 강했다니 이를 해석하자면 강한 질투를 느낀 사람일수록 그 사람에게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이렇게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감정을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부른답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질투와 시기심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데 나는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깍아 내림으로써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고 만들고 싶은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즉 내 수준을 높일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의 수준을 끌어 내려서 나와 동일한 정도로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시기심이나 질투는 열등감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나보다 공부도 못했던 친구가 어느날 고급 승용차를 타고 거들먹거리며 동기모임에 나타나면 기가 죽고 맙니다. 같은 대학을 나온 친구가 나보다 빨리 진급을 하고 나보다 연봉이 많아지면 기가 죽습니다.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후진' 대학을 나온 사람이 나보다 잘나가는 경우에는 질투가 폭발하고 맙니다. 이렇게 열등감이 생기면 나를 열등감으로 몰아 넣은 상대방을 시기하고 질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자기 자신을 평가 절하하고 남의 칭찬이나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오히려 남을 깔보기도 합니다. 서울대 정신과 상담전문의 정도언 박사의 말에 따르면 남을 깔보는 것은 내 열등감이 상대방에게 투사되어 옮겨진 것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질투나 시기심은 내 마음 속에 심어져 있던 열등감의 씨앗이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을 보는 순간 자라난 싹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모든 것의 근원에는 '비교'라는 씨앗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즉 다른 사람과 나를 나란히 놓고 보니 나에게는 없는 것을 누군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한 차이가 시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비교 때문에 불행해집니다. 비교를 통해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바라보고 나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면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만 비교는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릅니다.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가진 것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니 불행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비교를 한자로 써보면 비교(比較)가 되는데요, 그 뜻은 '서로 대조하여 견주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비(比)자는 비(匕)자가 두 번 중복된 것입니다. 비(匕)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비수입니다. 결국 비교할 때의 비(比)는 비수(匕)를 두 개 나란히 붙여 놓은 겁니다. 두 개의 비수가 어디로 향할까요? 하나는 타인이고 다른 하나는 나 자신입니다. 두 개의 날카로운 칼 끝이 타인과 나를 겨누고 있는 것이 바로 비교의 본질입니다. 그러니 비교는 다른 사람은 물론 나 자신을 불행해지고 상처나도록 하는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부럼움, 시기심, 질투, 열등감은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이것들은 꽤 강한 접착력이 있어 서로 잘 떨어지지 않고 뭉쳐 다닙니다. 그래서 한 번 이러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떼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행복하지 않은 삶을 가져다 줍니다. 그 모든 기저에는 '비교'라는 원죄가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인생은 참 짧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래봐야 우주의 영원한 시간 앞에서는 새 발의 피도 안됩니다. 이렇게 짧은 인생을 살다 가는데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야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비교하는 마음부터 버려야 합니다. 비교를 버리면 난 내 자신만 돌아볼 수 있고 진정한 내면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죠. 그러나 한 번 뿐인 삶을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힘들어도 한 번 도전해볼만한 가치는 있는 것 아닐까요?

 

 

[참고자료]

1. 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언, 웅진지식하우스

2. 불안, 알랭드보통,

3.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4.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자오위펑,

5. 마스터리의 법칙, 로버트 그린, 살림 Biz

6. 뇌는 왜 내 편이 아닌가, 이케가야 유지, 위즈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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