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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박사님이 문어 외계인으로 변신해서 돌아왔다. | 리뷰어 클럽 리뷰 2019-01-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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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서민 저
생각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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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 Oetzi 당신의 병을 고쳐드리겠습니다.

생충박사님이 문어 외계인으로 변신해서 돌아왔다.

문어 외계인의 탈을 쓴 서민 교수님의 도움으로 관절염과 심장병에 걸린 아이스맨 ‘외치’ 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게 된다.

과연 아이스맨 ‘외치’ 는 언제 어느 곳에서 그의 병을 고칠 수 있을까?

1991년 알프스산을 오르던 독일인 부부는 얼음 속에서 시체 하나를 발견했다.

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그 시체가 5300여 년 전에 살았던 신석기인 이였던 것을 밝혀냈다.

알프스 외치 계곡에서 발견되어서 '외치'라는 이름이 붙은 그는 퇴행성 관절염과 확장정 심근병증이 있고, 어깨에 화살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죽기 전 모습으로 복원된 외치의 외모는 생각보다 현대인의 모습과 비슷해서 친근감이 든다.

우리는 이 책의 주인공인 외치의 여행을 통해 의학이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의학의 역사에 대해 알아 볼 수 있을 것이고, 의학 발전에 기여했던 사람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기원전 1000년, 이집트를 방문하다.

집트에서는 파피루스를 회계, 의학, 문학, 건축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내용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였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의학 파피루스로 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 카훈 파피루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문서인 에버스 파피루스가 있다.

주술적인 부분도 있고 지금 기준으로 보면 황당한 부분도 있지만 내과 질환뿐 아니라 외상, 화상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의료행위가 있었고 그것을 문서로 남겼다는 점에서 이집트가 그 당시 얼마나 의학이 발달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의 진단서를 알아보기 어렵기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기원전 400년, 아테네를 방문하다.

리 독자들이 기억해야 할 인물은 ‘히포크라테스’ 와 ‘갈레노스’ 이 두 사람이다.

히포크라테스가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질병을 신이 내린 징벌‘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학은 주술적인 차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는 모든 질병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알아내고 제거해야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몸은 일종의 그릇이며 거기에는 흑담즙, 황담즙, 혈액, 점액 이렇게 네 가지 체액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이 네 가지 체액이 균형을 이뤄야 하며, 하나가 너무 많거나 적으면 병에 걸린다는 '체액설'을 믿고 있었다.

몸에 문제가 생긴다면 인간의 자연 치유능력으로 몸의 불균형을 조절할 수 있고 의사는 그런 인간의 자연 치유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믿었다.

그 뒤를 이어 1300여년간 서양 의학을 지배했던 로마의 의사 '갈레노스' 가 등장한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서는 인체 해부를 금지했기 때문에 그는 동물 해부와 임상 실험을 통해 혈액이 혈관을 통해 신체 말단까지 퍼져나가며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물질을 운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갈레노스도 히포크라테스처럼 체액설을 신봉했다.

하지만 체액의 불균형이 몸의 자연 치유 능력으로 저절로 해소된다고 믿었던 히포크라테스와 달리 그는 '사혈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려고 했다.

갈레노스 사후에도 이 '사혈법'은 환자를 고치는 치료법으로 19세기에 이르러서도 계속 시행되었다.

이 '사혈법' 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도 받았던 시술인데, 주치의가 2L의 피를 뽑는 바람에 불행히도 그로 인해 사망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치료법이라고 할 만한 '사혈법'이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계속 되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배와 열차를 만드는 등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그 시기에 한 쪽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술이 계속 자행되고 있었다니, 예상과 다르게 의학은 과학에 비해 느리게 발전했던 것 같다.

의학은 꾸준히 발전해 온 것이 아니라 흑사병이나 천연두같은 무시무시한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문명과 마주쳤을 때 폭팔적으로 발전해 왔다.

 207년, 중국을 방문하다.

 

나라 때 이미 의술을 담당하는 관리가 있었고, 진·한 시대에는 하수도 같은 위생시설을 만들고 공중변소를 만들 정도로 중국에서는 의학이 일찍부터 발달이 되었다.

이 시대에 쓰인 [황제내경]을 보면 인체의 혈맥을 통제하는 기관이 심장이고, 혈액은 기를 동력 삼아 온몸에 퍼져 흐르며 끝이 없이 계속 된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에서 혈액순환의 원리를 처음 발견한 때가 17세기였으니, 중국의 의학 기술의 수준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화 민족이라고 부를 만큼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조조의 뇌수술을 하려고 했던 명의 '화타' 가 등장한다.

그는 마취약을 이용해 수술을 했다고 하는 데 실제론 문헌에 그가 수술을 배웠다는 기록도 제자에게 전수 했다는 내용도 발견되지 않는다.

화타가 진맥만으로도 아픈 원인을 알아냈다고 하지만 거기엔 다소 과장과 억측이 더해지지 않았는가 하고 저자는 추측하고 있다.

전설 속의 명의라고 불리웠던 ‘화타’ 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실제론 그의 업적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환상 속의 인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제갈공명이 사람의 머리를 본따서 만든 만두를 가지고 풍랑을 가라앉혔다는 이야기도 수록된 삼국지연의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화타의 이야기가 좀 과장되게 만들어 진 것이 아닐까 싶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파피루스에도 외치의 치료법은 없었고, 히포크라테스의 자연치료법이나 갈레노스의 사혈법으로도 외치의 병은 치료할 수 없었다.

전설 속 명의 '화타' 역시 외치를 낫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1025년, 이슬람 제국을 방문하다.

디어 이슬람 제국으로 향한 외치는 이번에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아랍의 의학이 현대의학에 공헌한 가장 큰 분야는 '약재학' 이라고 한다.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서 만들어 낸 계피, 감로, 비소, 시럽, 연고 등이 이들의 작품이다.

이 '약재학' 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집대성한 사람이 의학정전을 쓴 '이븐 시나' 이다.

세계최초로 8세기 말에 병원을 만들었고, 1248년 카이로에 지어진 만수르 병원은 8000개의 병상을 갖출 정도로 대규모 병원이였다.

십자군 원정으로 이슬람 문화를 접하면서 13세기에 유럽에서도 병원이 생겨나게 되었다.

임상 경험을 중시했던 '알라지' 는 많은 종류의 질병의 원인과 증상, 진단과 치료 등을 설명한 의학전집을 편찬했고, 이 책은 후에 유럽의 의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외과학 교사서' 를 저술한 '아부 알카심' 이 묘사한 수술들 중 일부는 1000년이 지난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지혜의 낙원], [의학집성], [치료론], [의학정전] 등 의학사에서 뻬 놓을 수 없는 명저들이 아랍에서 나왔고, 이 책들은 최근에도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발전한 의학은 그 뒤를 이은 유럽 국가들에 의해 큰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슬람 국가에서 의학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 놀라웠다.

1348년, 런던을 방문하다.

럽 인구의 1/3을 포함해서 1억명 정도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흑사병이 등장한다.

2차 세계대전 때 사망자수가 5000 만명 이라고 하니 흑사병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병인지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현대인들은 흑사병의 원인이 쥐에 붙어사는 벼룩에 있는 흑사병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당시의 유럽인들은 흑사병의 원인이 나쁜 공기 때문이라고 믿는 ‘미아즈마설’ 을 신봉했다.

미아즈마는 오염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이 가설에 따르면 각종 전염병이 유행하는 이유는 나쁜 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이 주장을 처음 내놓은 이래로 천년이 지난 중세에서도 여전히 의사와 학자들은 ‘미아즈마설’을  맹신했다.

흑사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지만 그로 인해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주술적인 면이 점차 사라지고, 과학적인 측면에서 의학에 접근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서 진료하면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병동’을 만들기 시작했고, 검역이 적극적으로 논의됐다.

검역법을 뜻하는 영어 단어 ‘quarantine law' 에서 quarantine은 숫자 40을 의미한다.

그 의미는 감역된 지역이나 그럴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 온 배는 무려 40일을 기다려야 승객이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1423년 베네치아에 유럽 최초의 검역소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유럽에서 맹신하고 있던 갈레노스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관찰과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의 중요함을 주장했던 파라셀수스나 감염의 위험성을 주장한 제멜바이스 등 책을 읽다보니 의학의 발전에 앞장섰던 훌륭한 의사들이 많았음에도 우리는 그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말레리아는 유럽인들이 신항로를 개척하면서 말레리아의 특효약인 기나나무를 발견함으로써 병을 정복할 수 있었다.

기나나무의 퀴닌 이라는 성분 덕분이였는데, 이전에도 식물을 이용해 병을 고친 사례가 있지만 오늘날 까지도 쓰이는 약은 퀴닌이 최초다.

말레리아 치료에 기나나무 껍질을 썼는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민간요법이고, 기나나무 안에 어떤 성분이 치료효과를 내는지, 그 성분을 추출하고 어느 정도 용량을 쓰면 병이 낫는지 매뉴얼화 한 것이 현대 의학 이다.

임상시험을 통해 이 약을 쓰면 나을 확률이 어느 정도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약은 다 이런 임상 시험을 거쳐 나온 것들이다

의학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민간요법에서 현대 의학으로 발전해 간 것이다.

 

100년 전만 해도 인류의 평균 수명은 40세를 넘지 못했는데 의학의 비약적 발달로 이제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 덕에 우리가 이렇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학을 소재로 한 책이라고 하면 정말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나 역시 의학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봤지만 너무 어렵고 지루하기만 해서 읽다가 포기한 책이 대부분이다.

꼭 의학 관련 서적이 아니더라도 인문학 서적이라면 일반적으로 재밌게 읽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민교수의 의학세계사' 는 외치라는 한 신석기인의 여행을 통해 의학이라는 어려운 소재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일반인인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적절한 수준에서 우리 독자들이 관심있을 만한 내용을 작가님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내셔서 너무 좋았다.

성인들이 읽기에도 좋았지만 의학쪽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읽어도 좋을꺼 같다.

문신이나 주술을 이용해서 병을 치료하는 시대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까지 성공으로 이끌어낸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대를 방문해야 외치의 병을 진단이라도 할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책을 읽었다.

과연 외치는 병을 치료할 수 있었을까?

외치가 과연 병을 치료하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지는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즐거움으로 남기기로 하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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