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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 지우개 [지워지지 않을 오늘의 행복을 당신에게] | [ 완료서평 ] 2021-11-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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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쁜 기억 지우개

이정현 저
떠오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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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오늘 하루가 고단하지는 않았는지 듣고 싶다. 게으른 아침의 안부를 묻고, 저녁의 식사는 괜찮았는지 묻고 싶다. 어떤 장면에, 어떤 바람에 미소를 지었을지 알고 싶다. 그렇게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보고 싶었다라고 한마디만 건네고 싶다.” 책 소개어느 말을 떠나서 단 두 구절이 가슴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만났을 때 보고 싶었다한마디가 지금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

 

 

나쁜 기억 지우개책을 펼치자마자, 작가의 말에서 확 꽂힐 수밖에 없었다. “함께 지낸 지 2년이 넘은 화분이 있습니다. 1년 반 있는 듯 없는 듯, 잊을만하면 물주며 죽지 않을 정도로 보살폈습니다. 보살피기보다는 죽이지 않았다는 말이 맞겠네요. 어느 날, 새잎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근근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몇 달간 정성을 다해 길렀습니다. ‘마음은 닿는다고 하던가요?’ 겨우 살던 화분이 하루가 다르게 자랐습니다. 사람도 같아요. 식물에 주어지는 양분처럼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음의 총량은 정해져 있습니다. 온전한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어제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정과 업소에서 식물을 키우는 곳이 많아졌다. 미세먼지로 인해 환기할 수 있는 날도 적어지고, 왠지 창문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올 것 같아 꼭꼭 문을 닫게 된다. 하루에 3~4번 환기를 해야 한다는 데, 쉽지 않다. NASA 선정 공기정화 순위 100위 안에 드는 식물들을 들인다. 아레카야자, 고무나무, 스킨답서스, 호야, 아이비, 스파티필룸, 산세비에리아, 다육식물까지 우리 집에 있는 화분의 개수만 150개가 넘는다. 공기정화 식물의 각종 능력을 보기 위해서는 공간의 40% 이상은 채워야 숲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산이나 숲으로 가면 자연적으로 치유능력이 생긴다. 암 환자들이 두 개의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한쪽은 창문으로 빌딩 숲이 보이고, 다른 쪽은 숲이 가득한 산이 보였다고 한다. 같은 말기 암 환자들이었지만, 의학적으로 숲을 보기만 한 병실의 환자들이 더욱 회복이 빨랐다. 굳이 산이 아니더라도, 도심 도로변에 있는 공원에게만 들어가도 숲에서 얻는 만큼의 치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숲은 식물은 인간에게 그런 존재이다.

 

 

관엽식물이 좋다고 아파트에서 마구 키우는데, 그것을 알고 있을까? 식물들에도 나고 자란 고향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레카야자와 같은 열대 식물들은 일 년 내내 고온다습한 지역 출신이고, 산세비에리아나 같은 식물은 선인장처럼 건조한 지역이 고향이다. 식물마다 온도, 강수량, 토양, 바람, 햇빛의 세기가 전부 다른 것이다. 그런 생각 없이 아파트 베란다에 식물을 모아두고,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물을 주며 잘 크길 바란다. 아프리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알래스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다못해 한국에서 살던 사람이, 러시아 정도만 가도 제대로 적응하고 살 수 없다.

 

 

책은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단어들과, 간과한 사실들을 알려주며, 무엇 때문에 힘이 들었는지 위로해주는 책이다. 어떻게,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자기계발도 아니며, 그저 저자의 넋두리처럼 보이는 글들이 읽다 보면 저절로 마음에 스며든다. 내 생각과 다르면 그냥 다르구나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고, 무릎을 칠 만큼 공감하는 생각에는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난만큼 기쁘다. “지나간 나쁜 기억들은 오늘의 내가 행복에 닿기 위한 가장 확실한 힌트가 되어준다.” 책의 마무리가 와 닿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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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을유세계문학전집-116] | [ 완료서평 ] 2021-11-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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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니콜라이 고골 저/이경완 역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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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1809~1852, 제정 러시아 시절 극·소설작가. 그는 작품 속에 당시의 러시아 현실, 특히 지주 사회의 도덕적 퇴폐와 관료 세계의 결함과 부정 등을 예리한 풍자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훗날의 러시아 문학과 연극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등 러시아 대문호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러시아 제국의 수도인 페테르부르크의 도시와 귀족들을 허영에 찌든 속물들이라 비판하였다. 유럽을 선망하여 프랑스어를 쓰던 당대의 러시아 귀족들을 비판하였다. 괜찮은 시골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정치인이 되고자 하였으나, 인맥과 돈이 없으면 불가능한 현실에 좌절한다. 이후 이런 마음과 우크라이나 농민의 현실과 설화를 바탕으로 쓴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로 일약 문단의 총아로 떠오르게 된다. 당대의 문호인 알렉산드로 푸시킨이 칭찬하면서 그와 친분을 가지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의 명성에 가려져 왔었지만, 러시아 문학을 연구할수록 고골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그의 문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후배 도스토옙스키는 고골의 작품에 빗대어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며 매우 칭송하였다. 1836, 1842외투등은 무능하고 위선적인 관리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소설이라 하겠다.

 

 

디칸가 근교 마을의 야회지역의 민담과 설화, 마녀와 악마, 인간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소설 이전에 간츠 큐헬가르텐이라는 시집을 내었으나, 문단의 악평을 받으며 호되게 당한다. 250부도 팔리지 않은 것을 보며,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를 알았으리라 생각된다. 단편집으로 1부와 2부로 구성되고, 낭만 문학을 좋아했지만, 그의 재능은 시대를 꿰뚫어 보고 풍자하는 글쓰기이다. 이번 을유세계문학전집 116’은 고골을 세상에 알린 단편집과 전성기의 작품 마차, 그리고 6년간의 로마 생활을 하면서 써낸 말년의 작품 로마를 싣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과 톨스토이의 부활’, 고골의 올해 읽은 러시아 문학이다. 세 명의 작가에게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었는데, 그건 제정 러시아 시절의 빈곤한 농민들의 삶이었다. 당대의 양심 있는 지식인이자, 중산층, 귀족인 그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비현실적인 삶을 지켜보고, 지주 계급을 비판하고, 농민을 계몽하여 그들을 구하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 대귀족인 톨스토이는 말년에 농민의 삶을 살겠다고 가출하였다가 폐렴에 걸려 사망하고 만다. 200년 이후 러시아에서는 이들을 능가하는 작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천재는 시대가 만들어 내는 것인가?

 

 

제정 러시아의 작가들 특히 고골의 작품을 읽으면 우리 사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게 수사와 기소를 많은 수장이, 자신의 정치 욕망에 본연의 업무를 망각했을 때, 피라미드의 아래쪽의 경찰과 검사들은 200년 전 러시아의 관리들만큼 무능하고 부도덕해졌다. 30년 전 무전유죄 유전무죄를 외치며, 탈주극을 벌인 범인들이 있다. 강도와 강력범죄자들이지만 세간은 그들을 옹호한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자신들을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 전씨 때문이었다. 사망하는 그날까지 전씨의 형은 아무런 벌을 받지 않았다. 양심 있고, 본연의 일에 전념했다면 가능했을 일일까?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세계뉴스가 있다.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그 뉴스를 들을 때마다 미국은 참으로 위험한 국가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2011년까지 기네스북에 등재된 단일범이 가장 많은 총기 살인을 저지른 것이 대한민국의 순경 우범곤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의령 총기 사건으로 불린 이 광란의 밤 96명이 사상을 당했고, 62명이 사망했지만 출동한 기동대는 겁먹고 숨어있었고, 현장지휘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당시 정권의 수장인 전씨는 순식간에 사건을 덮어버렸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유가족들은 그날의 고통을 잊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단 하나의 위령비도 없이 말이다. 40년의 세월 동안 국가의 그 누구도 그들을 알지도, 돌보지도 않은 것이다. 이러한 세상이라면 우리나라에서도 고골과 같은 대문호가 날 수 있을까?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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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쥬니어클래식 16] | [ 완료서평 ] 2021-11-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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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신들의 전쟁과 인간들의 운명을 노래하다

장영란 저
사계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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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정신의 근원과 원형을 담은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로 들어가기 전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그리스 고전 연구자 장영란의 친절한 번역과 풍부한 해설책소개저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리스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그리스 신화와 철학 관련 다양한 저서들을 출판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구 사상에서 삶과 탁월성, 설득과 소통, 영혼의 훈련과 치유의 문제에 관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20세기 공장에 의한 대량생산과 21세기 기술에 의한 융합의 세계에서, 동양의 장자와 불교의 신을 내세우지 않는 자비 외에는 서구 철학이 현대의 근간임을 부정할 수 없다.

 

 

호메로스기원전 8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암흑기 말기에 활동한 시인이며, 서양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시각장애인이며 유랑시인이라, 그가 태어난 지역과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고 하며, 심지어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데, 두 이야기가 트로이 전쟁과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예가 중 한 명이며, 가장 넓게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며, 그리스 교육의 문화와 기초, 로마 제국 시대와 그리스도교 전파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근간을 형성했다고 설명한다.” 브리태니커2,500년 서양 철학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원전 5세기경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비롯한 그리스 학자들도 그의 존재에 관하여 논쟁을 한 바가 있다고 한다. “호메로스는 누구인가?”, “단일 인물인가? 여러 시인의 합작품인가?”, “서사시의 전설은 얼마나 믿을만한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사계절 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16번째 작품이다. 처음에 책을 받고는 이 책이 왜 청소년 문고로 분류됐을까? 의아했는데,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새롭게 번역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시리즈라고 설명되어있다.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의 연설은 중학생 수준의 어휘력만 있어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바마를 명연설가라고 칭한다. 반면에, 트럼프의 연설은 초등학생 정도의 어휘력만 가지면, 충분히 알아듣는 욕설과 비난이 섞인 연설이라고 한다. 말에는 품격이 있는데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그의 연설에 품격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중학생 정도의 어휘력으로 읽을 수 있음에도, 축약이나 삭제되는 부분 없는 완역 그대로인다. 책은 어려운 단어와 미사여구로 꾸밈에만 집중한 책은, 정작 읽기에는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런 번역과 해석에서 매우 칭찬하고 싶은 책이다.

 

 

일리아스는 워낙에 번역본과 관련된 책이 많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그런데, 유명한 고전일수록 아는 것에 비해 제대로 한 권을 읽어낸 책이 몇 권이나 될까? 나 역시도 축약된 해설서나, 영화나 다큐멘터리 외에는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었다. 2004년 영화 트로이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대결에 집중되어 있다면, 책은 51일간의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신과 인간 모두의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트로이와 그리스 연합군의 전쟁으로도 유명하지만, 올림포스의 신들도 양 진영으로 나뉘어 싸운 전쟁으로도 유명하다. 나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지원한 트로이를 응원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계절 출판사의 주니어클래식 17번은 오디세이아일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책이었다. 원본을 유지하되, 쉬운 문체로 번역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화와 무엇보다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좋은 문고판이 매력적인 책이다. 고전문학과 인문학을 대표하는 디킨스, 니체, 빅토르 위고, 톨스토이 등 서구권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를 공부하지 않고선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서구 철학과 교육의 근간이 된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읽어야, 현대의 서구 사상까지도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명확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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