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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자기를 사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3-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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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저
창비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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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 받았습니다#

좋은 것만 보고 살아라. 예전에 딸을 귀하게 여기던 어느 어머님이 해 주시던 말이 떠오른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 만나고 싶지 않은 세상을 작가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잘 보여준다. 오히려 페이지를 넘기며 한숨을 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A의 시체를 두고 싸우는 장면에서 급기야 답답함에 책을 덮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신고를 하지 않고 시체를 산에다 묻는다? 모순이다. 가출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눈이 내게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준다.

노숙자와 가출팸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들은 왜 거리에 있나?
아이들이 왜 집을 나온건지 책에는 설명이 없다. 다만 짐작할뿐이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어른이 없다. 아이들을 밖으로 내몬 누군가, 내몰린 그들을 이용하는 누군가. 그래서 아이들은 세상에 상처를 준다.

지금도 내내 인수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두려움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 자포자기라는 썩은 씨앗일까, 무기력이라는 물러져가는 껍질 안에 딱딱한 자기보호본능 씨앗일까. 인수가 원하는 건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은 거 하나인데 무엇이 아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를 만들었을까. 경우가 원하는 건 자신을 반겨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이 다였는데 무엇이 아들을 돌아서게 만드는 엄마를 만들었을까.

인수에게 경우는 어떤 의미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경우를 대하는 인수의 태도를 볼 때마다 화가 났다가도, 나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이해했다가를 반복했다.
인수는 경우가 부러웠고, 경우의 삶을 배우고 싶었다. 이호를 거두어 키움으로써 귀신과 추위에서 벗어나고 싶었을뿐만 아니라 경우가 되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일상에서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된다. 그런 밑바닥 생활에서도 남을 보살필 줄 아는 경우를 부러워하고 시기하지만 닮고 싶었다.
A시신유기로 인하여 행복한 우리집 식구들이 모두 흩어지고 난 이후 인수는 그들 중 누구와도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은연 중 행복한 우리집 식구들과 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아니면 그 시절 자신이 창피해서 그러는 걸까. 정신이 무너진 채로 찾아온 경우를 외면했다. 경우도 기댈 곳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경우도 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엄마의 실체를 확인하고 나서 무너진 건 경우가 인수보다 조금더 착해서일 것이다. 인수가 외면하지 않았다면 경우가 죽지 않았을까,
인수는 이제 모른척, 아닌척, 바보인척 자신까지 속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거리의 아이였어도 잘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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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들고 기차를 타고 싶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3-2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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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 한 권 들고 떠나는 여행

김차중 저
글촌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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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촌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벌써 ‘좋겠다’를 몇 번을 중얼거리는지 모르겠다. ‘부럽다’를 몇 번째 내뱉는지 모르겠다.
내가 원하던 여행이 이 책 속에 있다. 대규모보다 혼자서 가고 싶고, 관광지보다 유적지나 문화재를 찾고 싶다. 그러나 내가 가진 신체적 결함과 지식의 부족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여행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다가온다.
책 속의 글들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읽는 내내 기분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계절에 가면 더 예쁘고 좋은 곳이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한다. 작가님이 시인이라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시가 반긴다.
간이역부터 왕릉까지 가는 곳마다 배경지식이 마치 내가 그곳에서 해설사들의 설명을 듣는 듯 생생하다.
주로 시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그런지 유명 유적지가 아닌 곳이 많았다. 김종삼 시비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얽힌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기형도 시인의 시에 담겨 있는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노천명 시인의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힘이 든다. 1940년대 1960년대 이야기는 힘이 든다.
어쩌면 나 혼자 갔더라면 밋밋했을, 아무 감성 없었을 여행을 시와 시인의 이야기로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을 가지고 길을 나선다면 책에 나오는 사진과 같은 장소를 찾아 작가님과 같은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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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님도 사장님과 같은 길을 걸으실껀가요? | 기본 카테고리 2023-03-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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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치 공장 블루스

김원재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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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김치공장블루스 #대기업 #퇴사 #김치공장 #에세이 #에세이추천 #책리뷰 #북스타그램 #RHK북클럽

웃음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나는 책이다.
카피라이터가 쓴 책들은 모두 문장들이 좋다. 글이 눈에 쏙쏙 들어 온다. 이 책도 그렇다.

‘호칭이 그렇게 중요하다’, ‘오늘의 업무를 지시하는 건데도 눈치가 보인다’, ‘포기김치는 사치품이 될 것이다.’, ‘어디까지 쪼갤수 있을까가 성패를 좌우한다’, ’나는 4만원으로 이거 다 못 만든다.‘, ’언니네 김치는 10년 지나도 20년 지나도 남을 것 같다‘, ’본인을 알리는데 게으른 천재는 천재로 존재할 수 없다.‘
모두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문장들이다. AI로 대체되는 사회에서 글로 적을 수 없는 것들, 매뉴얼을 만들 수 없는 것들은 희귀품이 되겠지. 당장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십 년이 흘러도 기억이 되는 김치,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특히 다른 김치 공장들도 잘 되어야 우리 김치 공장도 잘 된다는 작가님의 말에 무릎을 치게 된다.

제목이 왜 블루스인가. 미국 남부 아프리가계 노예들의 노래. 얼마나 고달팠을까.
중반을 넘기까지 김치를 버무리며 깔깔거리는 아줌마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누나, 이모 소리도 들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넘겼다. 방아쇠증후군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고된 삶이 눈에 들어 왔다. 음식 장사는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나도 성악설을 믿는 사람이다. 이물질 하나에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그들이 정말 이물질 때문인가 짚어 보고 싶다. 코로나로 강제 셧다운을 하고, 압류를 당하고. CS를 생각하면 체할 것 같다. 책을 넘기는 손가락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열 네 살의 어린 소녀가 십원 한 장 없이 제주를 떠나왔지만 평생 제주가 그리웠다는 말에는 눈물이 아니 날 수 없었다. 지금도 할머니가 제주도에서 홀로 배를 타고 갑판에서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이제 신파에 무감각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버티며 최선이라는 말도 감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는 어르신의 모습에 메말랐던 감정의 샘이 다시 흐르나 보다.
80억이라는 빚에 수없이 반복되는 압류와 압류해제. 적고 있는 지금도 손이 떨린다. 하나의 인간으로 감당 할 수 있는 상황인가? '나는 할수 있다'를 수없이 써내려간 예전의 쪽지를 보고 그 때의 두려움과 불안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겨내신 어머님를 둔 부사장 딸이 부럽다.
자신이 만든 매뉴얼을 누가 대신 할까를 걱정하며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부장님을 보며 번아웃이 왔다는 핑계로 모든 것에 손을 놓은 내가 부끄럽다.

김치는 정성이 가득 담긴 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갖 종류의 재료를 섞어 정성을 들여 발효 시켜야 제 맛이 난다. 이 문장의 의미를 이제는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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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칩을 몸 속에 심어서라도 잘하고 싶은 열망에 동의하시나요. | 기본 카테고리 2023-03-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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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턴아웃

하은경 저
특별한서재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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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재미있는 책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발레를 소재로 한 책이지만 유전자 시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추리물이 될 수도 있었는데 두 소녀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이 책은 십대 여자아이들이 빠져들만 하다. 게다가 조만간 다가올 기계문명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져 청소년들에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은 정말 치열하다. 운동도 그렇다.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하는 천재를 이길 수 없다. 우리가 흔히 공부라고 하는 것도 그렇다. 다시 생각하니 인생의 모든 것이 치열하다.
인간 세상에서 재능을 가진 자에 대한 부러움이 질투가 되고 시기, 모략까지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갑자기 학창 시절 반장이 내 미술 수행 포트폴리오를 일부러 미제출 했던 일이 떠 오른다.

작가님은 발레의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많은 부상과 고통을 바라 본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체중 조절을 하고, 아름다운 선을 만들기 위해 근육과 관절을 혹사 시키다 못해 변형 시키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에 대한 시선에 안타까움이 묻어 있다.

그래서 묻는다. 더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 나노 칩을 심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 재능있는 자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유럽은 인공적인 출생과 시술을 허용하고 미국, 러시아. 한국은 불법으로 막는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극단적 상황이 예상되긴 하지만!

발레단 단장 연조는 나노칩을 심은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영국 공연을 보고 넋을 잃는다. 더욱더 완벽에 가까운 동작들을 보고 인공적인 것을 거부하는 자신의 신념에 금이 간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간다.

유전자 조작으로 신체적으로 완벽한 발레리나로 태어난 제나는 마음은 발레리나로 태어나지 않았다. 친구의 시기로 무너진 완벽한 발레리나였던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태어나고 키워졌지만 마음이 없다.
여기서 또 묻는다. 마음이 없는데도 만들어진 특별한 재능으로 최고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천재 제나를 이길 수 없어 분노하며 괴로움 속에 살던 소율은 제나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폭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이 승자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살한 수석 무용수 라희보다 건강하다. 그렇지만 자신이 흠모에 마지 않던 서연조 단장이 사실은 자기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제나 엄마를 수렁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될지 많이 궁금하다.

자신이 유전자 조작으로 발레리나로 태어났음을 알게 된 제나는 미련없이 발레단을 떠났다. 제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마음이 없어서였는지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무너진 건 제나 엄마였다. 발레에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제나는 자신의 마음을 끄는 어떤 것을 찾기 위해 떠날 것 같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한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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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을 책 속 말들로 가득 채울수 있다면. | 기본 카테고리 2023-03-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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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기력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양경민(글토크) 저
빅피시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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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시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두려움, 설렘이 뒤섞인 마음으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작가님의 글귀들이 밤거리 조명등이 되주었으면 한다.
과거에 지쳐 멈춰 있는 나에게 책 속 글귀들이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이 책을 만나서 운이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제목을 봤다. 나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기력하지만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최근 몇 년 나는 정신과 육체가 함께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 시기가 남들보다 빨리 온 것 같아 몇 배로 나를 고립 시키고 있다.
메모가 좋다고 해서 연필을 찾으면 손가락을 펴는 것 조차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자주 내가 숨을 멈추고 있음을 인식한다.
나는 한발자국 움직였는데 일년이 지나가 버렸다는 걸 가끔 느낀다.
나같은 이는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보니 다들 표를 내지 않는 건가 싶다.

27p'탑을 쌓을 때 틈이 있어야 더 튼튼하다. 사람도 그러하다.' 어디의 틈을 말하는 걸까? 업무처리에 완벽하지만 덤벙거리는 성격을 말하는 걸까? 나는 그 반대인 것 같아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69p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의 힘듦을 알아차려 주길 간절히 바랐는지 모른다.' 이 문장에서 나는 무너진다. 주변엔 온통 뭐가 힘드냐는 사람뿐이다. 어떻게 표현 해야 할지 잊어버렸다.

84p '사람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동의한다. 그런데 난 늘 무의식에서 부정적으로 믿었나보다. 어느틈에 돌아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110p 'not to do list'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사람들 생활이 비슷해졌나보다. 인스타, 유툽, 온라인 쇼핑. 벗어나야한다고 모두들 외치지만 실천하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이겠지.

124p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이 온다.' 어떤게 좋은 사람일까. 요즘 나는 착한것은 어리석은 것과 같다는 생각에 빠져있는데.
125p '좋은 사람이 되면 될수록 가장 좋은 건 결국엔 나임을 잊지 않아야한다.' 늘 기억하며 살고 싶은 말이다. 나의 특별함을 찾을 수 있을까?

151p 쫓기는 삶은 십 여년 전에 내 모습이다. 나는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시련과 자신없음을 이겨내고자 매일 자신을 어루만지고 단련하는 작가님을 본다.

평범한 일상이 삶에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게 될 날을 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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