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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by 이나다 도요시 | 기본 카테고리 2022-11-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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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저/황미숙 역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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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우리는 지금, 한 장면 한 장면을 음미해가며 영화를 보고 책을 읽던 문화콘텐츠에 목마르던 시대를 떠나보내고 넘쳐나는 콘텐츠 홍수의 시대를 풍미하고 있다. 손안으로 들어온 핸드폰과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는 골라보다 못해 빨리 감기로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미처 보지 못한 영화가 주말의 영화로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게 않고도, 입소문이 채 퍼지기도 전에 안방 1열로 관람할 수 있는 시대다.

각종 통신기기에 스크롤바가 생기고 난 후, 정독의 개념은 사라졌다. 눈이 글자를 따라가기도 전에 손가락은 이미 스크롤바를 밀어올리고 있다. 더 많이 더 빨리 읽고 싶은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 행동이다. 심지어 스크롤을 밀어올리는 수고로움조차 아깝다는 듯이 3줄 요약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렇게 대충 빠르게 읽고 지나가도 아는 척(?) 하기엔 부족하지 않은 적당한 정보가 축적된다. 너도 나도 대충 꼼꼼히 보고 있으니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게 당연한 건지,,, 대충 꼼꼼하게 아는 척하다가 간혹 막히는 부분이 등장하면 정보를 보충해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런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큰일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시대가 변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 하겠다.

각종 콘텐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최소한의 시간과 정성만 투자하는 '가성비 소비'가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빨리 감기가 대세로 자리 잡은 MZ 세대는 아니지만, 나 역시 10초 버튼과 주요 장면이 편집된 짧은 동영상으로 본편을 제대로 볼지 말지를 선택하고 있으니 - 조금 과장한다면 - '빨리 감기'라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현상이다. 다만, 감상이라는 심미적인 기능이 소비라는 흐름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효율을 중요시하는 현상은 비단 콘텐츠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이전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렸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고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X세대를 지나, 얄미울 정도로 개인적인 MZ 세대가 중심 활동 세대로 자리 잡으며 나타난 당연한 사회적 현상이다.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 - 예를 들어, 대세가 되어 회자되는 드라마, 영화, 인물 등등 - 는 당연히 나도 알아야겠고, 그 와중에 제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 정보가 생기기도 하니 제한된 시간 선택과 집중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하겠다.

알고 있으면서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요즘의 사회현상, 트렌드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할 기회를 선물하는 책이다. 누군가가 마지막 한 방울의 영혼까지 갈아 넣었을 수많은 정보들을 가성비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무성의하게 소비해도 되는 걸까,,, 트렌드도 트렌드지만 원론적인 고민을 건너뛰기도 어려운 시간이었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영화를빨리감기로보는사람들 #현대지성 #이나다도요시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OTT #빨리감기 #가성비 #MZ세대 #콘텐츠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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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의 잔치, 우중괴담 by 미쓰다 신조 | 기본 카테고리 2022-11-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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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중괴담

미쓰다 신조 저/현정수 역
북로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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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에는 읽지 말 것!” 소개 글부터 붉은 옷에 해골을 든 둥둥 떠있는 여자와 뼈조각의 표지까지 처음부터 강렬하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는 밤에 괴담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요즘 핫한 단어에는 다 붙어 있는 ‘메타’와 함께하는 호러, ‘메타 호러’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기존에서 버전 업된 장르 정도로 이해하고 읽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호러보다는 추리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편이라 일본 최고 호러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미쓰다 신조가 익숙하지 않다. 작가도 장르도 익숙하지 않은 작가가 궁금한 마음에 미쓰다 월드 필모부터 검색한다. 오호~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뿜하는 책들이 등장한다. 다섯 편의 괴담을 읽고 나면 호러 마니아가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

작품 속 세계가 픽션이라고 인지하는 설정을 둔 메타픽션 기법을 사용하는 미쓰다 신조만의 독특한 작법 때문인지 첫 번째 괴담 ‘은거’를 읽는 시간이 다소 길어진다. 도돌이표처럼 문장이 맴도는 기분이 든다. 책장이 잘 안 넘어가는데 하는 생각이 스칠 때쯤 읽기 시작한 두 번째 괴담 ‘예고화’는 문장이 맴도는 기분을 멈추게 하면서 그 자리를 서늘한 공포로 채운다. 호러와 미스터리의 이종교배가 이런 느낌이구나!

일곱 살이 되는 남자아이의 생과 사를 희롱하던 그것이 점차 영역을 확장하며 죽음을 예고하고 무명작가에게 글자로 옮길 수조차 없는 끔찍한 공포를 남기기도 한다. 안전해야 하는 집으로부터 시작되는 공포는 피를 말리는 공포가 되어 숨통을 조여오고 모호한 현실과 허구의 경계는 잔상을 남기며 서늘한 공포를 이어간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5편의 괴담을 전하는 '나'와 5편의 단편을 관통하며 이 모든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하는 '그것'의 미스터리한 조합,,, 소설 속 화자 '나'가 어쩌면 '그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은 나만 하고 있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닿는 순간 어디서 본 것만 같은 흉측하게 일그러진 어린아이의 예고화와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초인종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이런 느낌인가 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위화감과 기시감은,,, 문득 고개를 드니 괴담을 이야기하기 더할 나위 없는 비내리는 밤의 시간속에 있는 기분이다. 어후~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우중괴담 #미쓰다신조 #북로드 #호러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메타호러 #미쓰 다월드 #컬처블룸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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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by 아오야마 미치코 | 기본 카테고리 2022-11-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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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월요일의 말차 카페

아오야마 미치코 저/권남희 역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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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한다”

차보다는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라 말차보다는 녹차로 익숙하기도 하고 너무나 당연하게 말차와 녹차를 같은 종류의 차로 알고 있었는데,,, 어머나! 책을 읽기 전 궁금해서 찾아본 정보는 ? 나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연관 검색어로 말차와 녹차가 함께 등장한다 ? 말차와 녹차의 차이점을 먼저 설명하고 있다. 가루와 잎, 형태만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재배방식, 먹는 방법까지 모두 다른 종류의 차란다. 책도 읽기 전 재미있는 알뜰신잡 아이템 하나 채운다. ^^;;

아오야마 미치코의 두 번째 연작소설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만난다. 고즈넉한 느낌의 표지와 물 흐르듯 이어지는 단편이 등장인물로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떠오르게 한다. 왠지 모르게 미스터리한 말차 카페의 주인장 마스터와 함께 쌉쌀하지만 따뜻한 말차 한 잔으로 비워졌던 에너지를 채워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머피의 법칙이 떠오르게 하는 하루를 보낸 이가 우연히 들린 월요일의 이벤트 카페에서 마주한 인연과 따뜻한 말차로 말미암아, 재수 없었던 하루가 괜찮은 하루가 되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용기를 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등장한다.

손녀를 너무 사랑하지만 걱정하는 마음으로 괴팍한 말을 건네는 할머니와 할머니 덕분에 잘 자란 어른이 되었다는 믿음을 전하기 위해 할머니가 좋아하는 이여기로 종이 인형 공연을 하는 손녀, 직장 생활에 찌들려 피폐해져가던 남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아내와 누군가 애타가 찾고 있을 책들을 진심을 다해 모으고 진열하는 남편. 서로를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애써 마음을 밀어 넣고 있는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와 헤어질 수 있는 용기를 얻어 꿈을 향해 한 발 더 내딛기도 하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편한 속옷을 만들고 싶지만 현실을 쫓아 화려한 속옷을 만들어야 했던 이가 정성을 다해 만든 밋밋하지만 마음을 담은 속옷을 인정하는 누군가의 한 마디에 다시 초심을 찾기도 한다.

한번 이어진 인연의 무게를, 만나야 하는 이들의 운명을 전하는 것처럼, 위로를 전하는 말차를 내어주던 초보 카페 마스터 깃페이와 따뜻한 말차로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를 받고 깃페이에게 용기 한자락을 전했던 미호가 다시 조우하는 것으로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한다'는 아오야마 미치코 작가의 힐링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하며 열두 편의 말차 카페 인연이 마무리된다. 목요일의 코코아처럼 나른한 기분이 들게 하는 편안하고 따뜻한 책이었다.

"그대로의 모습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도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도 한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하지만 변화해가는 환경 속에서 조금씩 마이너체인지는 필요한 것이라고, 그렇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다고 격려 받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일에 대한 자세도 감동이었다." (p.189)

p.s. 각 챕터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몽글몽글한 흑백사진은 또 하나의 색다른 재미를 선물한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월요일의말차카페#아오야마미치코#권남희#문예춘추사#목요일에는코코아를#힐링소설 #책과콩나무 #서평단 #옴니버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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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서 너를 부른다 by 사브리나 | 기본 카테고리 2022-11-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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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억 속에서 너를 부른다

사브리나 저
렛츠북(boo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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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사무친다. 사랑하는 이를 따라가고 싶지만 그와의 사랑의 결실로 예쁘게 자라고 있는 아이가 있고 겹겹이 쌓이는 슬픔을 안고 아이를 위해 삶을 이어가야 한다면,,, 예고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이별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어찌 보면 너무나 진부한 클리셰 가득한 이야기지만 남겨진 한 여자와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던 짝사랑을 다시 만난 한 남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스며드는 시간은 진부함을 넘어 애틋함을 만들어낸다.

카페 로즈마리를 운영하고 있는 인희는 2년 전 사랑하는 남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어린 딸 지예를 키우고 있다. 남편의 향기를 잊지 못해 카페 이름조차 그의 여운이 담긴 로즈마리로 정하고, 어린 딸과 함께 씩씩하게 살고 있지만 여전히 남편을 잊지 못한다.

친구로조차 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끝끝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도진. 첫사랑을 잊지 못한 도진을 결혼을 독촉하는 엄마의 채근이 힘겹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그의 첫사랑 인희를 다시 만나고, 오래전 전하지 못한 자신을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별을 했음에도 여전히 남편을 잊지 못하고 있는 인희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속내를 보이기 조심스러운 어른들의 사랑, 격정적이라 할 수 없지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품는 스며드는 사랑,,,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인희와 동진의 모습이라 하겠다.

'진심이라는 말이 주는 따스함을 믿는 사람'이라는 작가님 소개 글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질간질 설레는 로맨스 소설은 아니었지만 몽글몽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었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기억속에서너를부른다 #사브리나 #렛츠북 #장편소설 #위로 #따뜻함 #책과콩나무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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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니구나 깨닫는 한고비, 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by 청예 | 기본 카테고리 2022-11-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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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저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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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처럼 음식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사연을 담은 책을 연이어 읽는다. 오가와 이토 작가의 달팽이 식당에 이어 읽게 된 청예 작가의 물망초 식당, 같은 듯 다른 이야기가 모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 것만 보더라도 먹는 일, 음식은 우리의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연이어 읽은 두 권의 책에서 다룬 소재가 공통되게 음식과 치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여겨진다.

힘들고 지칠 때 생각나는 엄마의 소박한 된장찌개와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 떠오르는 뜨끈한 호빵, 치킨쯤은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생겼음에도 월급날이면 먹어야 할 것 같은 치킨까지,,, 음식이 주는 채움과 치유는 끝이 없다.

지인들이 ‘애기 입맛’이라고 정의할 정도로 뭐든지 잘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만 많이 먹는 식성의 소유자다. 나에게 편식은 엄마가 되기 전까지 조금 불편한 습관 정도였다면 엄마가 되고 난 후에는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음식이나 식재료 고유의 향과 식감을 이유로 편식을 하고 있는 터라, 마음의 상처- 간혹 음식을 먹고 호되게 체한 경험으로 편식이 생기기도 하지만 - 를 치료해서 편식을 고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100일 동안 일곱 사람의 편식을 치유하는 음식을 만들고 그들로부터 서명을 받을 것” 엄마가 운영하고 있는 1:1 맞춤 요리 전문 레스토랑 금귀비 정찬을 물려받기 위해 엄마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물망초 식당의 오너가 된 초보 요리사 문망초. 돌아가신 아빠가 정성을 다해 문을 열고, 엄마가 지켜온 그리고 이제는 그녀가 지켜야 할 금귀비 정찬을 위해 그녀는 물망초 식당을 찾는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진심을 담아 요리한다.

어릴 적 강요에 대한 기억으로 김치를 먹지 못하는 어른,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아픈 상처로 족발을 먹지 못하는 남자,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말미암아 가난의 상징 같았던 꽁치를 거부하는 성공한 여자, 자신의 꿈을 가벼이 여기는 어른으로부터 상처받아 움츠려든 청년, 지극 정성으로 사랑을 다해 키웠지만 자신의 무지로 다른 아이보다 조금 일찍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을 잊지 못하는 중년 남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기억으로 지금까지 지금까지 아파하고 있는 망초의 엄마까지...

햇볕이 잘 드는 식당에서 작은 정원과 함께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모습을 배우며 자란 그녀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고 엄마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가 성장하기 위해 배를 채우는 요리가 아닌 마음을 채우고 영혼을 채우는 요리로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그녀만의 물망초 식당을 만들어간다.

"아무튼 두려움은 결국 커다란 괴물이 아니었다. 자그마한 허들일뿐. 두려움의 특성을 꿰뚫으니 머릿속에 전구가 켜졌다. 이제 문제는 그 허들을 처음 넘는 경험을 어떻게 요리로 승화시키냐는 것이었다."

먹지 못하는 음식은 없다. 단지, 안 먹는 음식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 ? 때에 따라서는 너무나 사소한 이유 - 로 안 먹는 음식을 만들곤 한다. 나에게도 보기만 해도 울컥해지는 음식이 있다. 십 년이 훌쩍 넘은 먹먹한 기억이지만 여전히 그 음식을 볼 때마다 목이 메여온다... 자주 접하는 음식이 아니라 딱히 불편하지는 않지만, 왠지 물망초 식당을 찾아 사연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빛이 난다. 휘민 씨에게 그 순간은 손끝과 기타 줄 사이에 있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한겨울의 눈발처럼 새하얀 음악이 식당에 가득 들어찼다. 언젠가 바라는 곳에 취업해 직장인이 되더라도 그녀가 꿈을 포기하지 않길 바라보았다. 지금처럼 당당히, 자신 있게 살아주길. 당신의 마음속 바람개비가 아직 멈추지 않았기를······." (p.227)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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