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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 번영의 시대를 순수의 이름으로 | 기본 카테고리 2022-07-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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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저/김율희 역
윌북(willbook)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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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시대

이디스 워튼, 김율희옮김

윌북 펴냄

그런 순수함은 아이가 상대방을 온전히 믿고 손을 꼭 잡는 것처럼 감동적이었다. 그 순간, 호기심 없는 그 침착한 태도 밑에 숨은 열정적인 관대함이 기억났다. 그가 보퍼트가의 무도회에서 약혼을 발표하자고 설득할 때 메이가 보여주던 이해심 가득한 눈빛이 떠올랐다. 선교회 정원에서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저지르면서...... 행복을 얻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말하던 그 목소리가 귓전에 생생했다. 메이에게 진실을 털어놓고 그 관대함에 자신을 맡기며, 한때 그가 거절했던 자유를 달라고 말하고 싶은 갈망에 걷잡을 수 없이 사로잡혔다.

509쪽


작가 이디스 워튼은 뉴욕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럽의 다양한 나라를 경험한 신여성으로 <순수의 시대>는 그녀의 가정환경 및 유럽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선 등을 유려한 문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단순히 세 인물의 갈등을 넘어서 당시 호화로웠던 뉴욕 부유층의 분위기와 체면을 중시했던 당대 보수적인 모습을 대비시켜 묘사한 소설로, 이디스 워튼 말년에 집필된 명작 중 하나이다.

작 중 주요인물 뉴랜드 아처, 메이 웰랜드, 엘런 올렌스카 세 명이다. 남편과의 불화로 고향 뉴욕에 돌아온 엘런 올렌스카와 약혼을 앞둔 뉴랜드 아처, 메이 웰렌드가 접견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엘런 올렌스카는 자주 어울려 놀았던 어린 시절 뉴랜드 아처가 그녀를 좋아했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었던 사실을 내비치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복선처럼 느껴졌다. 모종의 이유로 뉴랜드 아처는 앨런 올렌스카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그녀의 황량함, 어떤 달관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그러나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던가, 유럽에서 한 차례 불행으로부터 도피한 앨런에게 뉴욕은 또 다른 절망을 안겨준다. 더 이상의 밑바닥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이젠 가문이 외면하는 추문의 이혼녀가 될 것인가, 불행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백작부인이 될 것인가의 기로에 놓였다. 아처는 엘런 엮이며 메이의 위선적인 미소와 속아넘어가주는 듯한 태도에 점점 회의감을 느낀다. 과연 엘런과 아처는 사회 문화를 뛰어넘은 세기의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메이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순수의 시대>에서 뉴랜드 아처, 메이 웰랜드, 엘런 올렌스카는 각기 다른 순수의 면모를 보인다.

뉴랜드 아처는 일전에 비슷한 가십, 유부녀와의 연애로 한 바탕 사교계를 시끄럽게 한 전적이 있다. 얼마나 깊었던 세기의 사랑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이를 통해 뉴랜드 아처는 관습을 따르고 체면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인물이지만 가슴 한 켠엔 금단의 사랑에 대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본인이 대외적으로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는지, 어떤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싶은지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맹목적인 사랑을 숨기지 않는다는 데에 있어서는 세속과 영 딴판인 인물이다.

메이 웰렌드, '순수'의 표현이 잘 어울리는 행색과 강인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명예로운 집안에서 태어나 여성은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한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녀는 아처가 엘런의 마음을 가장 잘 보듬어주었음을 알고 있다. 순수를 지향하고 앨런의 상황에 연민을 빙자한 친절함으로 답하지만 그것으로 끝.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는 예상치 못한 분별력을 발휘해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임을 반추할 수 있다.

답습되어온 대로 유럽의 부유층과 혼인하지만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미국으로 도주한 앨런 올렌스카, 그녀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상류 계급들은 그녀에 대한 풍문을 더욱 부추긴다. 순수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평화와 안정을 기대했건만 원색적인 선입견을 숨긴 채 가면을 쓴 사람들을 마주하고 상처받는다. 타인에 의해 부추겨진 삶은 자유로웠던 그녀의 품위를 옅여지게 했다. 다만 실추된 명예로 인해 쉽사리 불순(그 시대 기준으로)해질 수 있음에도 올렌스카는 결국 예외없는 1800년대 여성을 선택한다.

윌북의 첫사랑 시리즈로 다시 만난 <순수의 시대>를 읽으며 사회적 통념과 사랑이 대척점에 위치한 것만큼의 비극은 없다고 느껴졌다. 순수가 허락되지 않은 시대여서 더 빛났던 그들의 운명,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사회의 위치에 걸맞는 기품을 강요받았던 시대였기에 <순수의 시대>는 작중 인물들에게 아쉬움이 남는 선택지만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관습에 덜 얶매이는 현재에는 순수라는 가치가 통용될까? 순수라는 미명의 금지된 사랑은 통시적인 선악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절제로 마무리된 사랑이었기에 아름다운 이야기 <순수의 시대>, 나에게 남은 순수함을 되돌아보게 한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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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아버지와 자식 | 기본 카테고리 2022-07-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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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이후 프롤레타리아적 사상을 조금은 배제한, 삶에 대한 그의 증언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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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세피아빛 초상 | 기본 카테고리 2022-07-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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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문학의 표상 이사벨 아옌데가 포착한 자유와 억압사이의 인물들은 과연 결국엔 구원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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