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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 도서 2019-10-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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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김은상 저/배민경 그림
멘토프레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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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 일러스트에디션은 김은상작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묘 델마를 추모하면서 지난 3월 출간한 동명의 소설에 일러스트를 포함해서 재발간한 소설이다.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고양이 일러스트와 함께 반려묘와 감정을 교류하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돤 소설이다.

김은상작가는 2015년부터 루이스, 브래드, 두두, 삐삐 네 마리의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고양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알레르기약과 기관지 확장제를 달고 산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마다 길냥이들에게 밥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반려묘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주변의 길냥이들에게까지 마음이 쓰이겠지만서도 내가 만약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양이 델마에게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1인칭 화법으로 쓰여진 델마는 주인공 소년과 그의 고양이, 그녀의 첫사랑 경화와 이름 모를 길고양이, 성인이 되어서 만난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고양이, 업무 때문에 알게된 남자와 그의 헤어진 여자친구, 그리고 어렸을 때는 신나게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골초등학교에 보내고, 이혼 후 공부에 집착하는 교육열을 보이는 그의 엄마와 그녀의 고양이 마음이에 대한 사랑과 애증, 갈등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각각의 등장인물간 개연성을 잇는 일이 조금 어려운 글이었다.

고양이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나의 무릎 위로 올라와서 가르릉 거리고 있는 건지, 나에게 올때마다 조금씩 상처가 늘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서 나에게 오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있다고 말함다. 이런 고양이와의 사랑을 말하는 걸까 화자는 점점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다.

“고양이가 누군가의 무릎에 앉는다는 건 자신의 생명을 맡긴다는 뜻과 같아.” (p.57)

“고양이를 쓰다듬어 보면 알 수 있어. 작고 약한 동물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p.57)

늦잠으로 출근을 서두른 날, 어른이 된 소년은 델마와의 아침인사를 소홀하게 하고, 하필이면 꼭 필요한 저녁자리가 생겨 늦은 귀가를 했을 때 사라져버린 고양이 델마. 이로 인한 상실감과 가출했던 델마가 걸어서 나에게 오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입은 사실을 알게되고, 안락사를 권유하는 의사에게 슬픔에 못이겨 거친 반항을 하지만 델마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만다. 어른이 된 소년은 델마가 나빠질까봐 안아주지 못한 어제를 애달프게 후회한다. 마음껏 사랑해 줄걸, 마음껏 안아줄걸....

“나에게 마지막 인사로 체취를 남길 때 그 고양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때는 나만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고양이가 더 슬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p.101)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아’와 ‘어’는 엄연히 다르다는 작가의 행간을 읽을 수 없었다. 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다르다고 말하지 않아도 다른 것을 왜 굳이 빈번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간혹 회자되는 조금 난해하고 어렵다는 나도 다르지 않음에 위안을 삼아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짧게 빨리 읽히는 소설이기도 하고, 시처럼 소설처럼 쓴글이라 두세번의 완독이 필요한 글이다. 하지만 지난 봄 발행된 소설과 달리 추가된 일러스트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모습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오늘도 나의 퇴근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우리집 반려견을 떠올리면서 델마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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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부럽다, 우리만 아는 농담 | 도서 2019-10-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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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만 아는 농담

김태연 저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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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이라... 아마도 여유롭고 평화로운 그들만의 세상을 이야기 하고 있겠지 하면서도 내가 겪어보지 못할 여유에 발이라도 슬쩍 담가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보라보라섬'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딱 떠오르는 정보가 아주 작은 지역, 단박에 떠오르는 건 '휴양지' 정도다. 책을 펴기 전 친절한 네박사의 도움을 받아 보라보라섬의 지식을 늘려본다. 네박사의 늦은 업데이트로 4천여명의 인구가 1만여명이 되었다는 것 정도이외에는 책을 읽으면서 그려지는 모습은 같았다. 심지어 사진의 모습은 필자의 친구가 부러움에 가득찬 말로 전한 모습과 같다.

기념품가게를 마구잡이로 뛰어 다니며 먹고 싶은 음료수를 요구하는 작은 아이와 그 아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는 상점주인, 말릴 생각은 하지 않은채 시원한 에어컨과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그의 엄마. 우리내 삶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보라보라섬의 일상으로 그려진다. 눈치 볼것도 조심스러울 것도 많아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의 일상과 비교할 때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부러워지는 모습이다.

넉넉한 형편임에도 작은 집과 소박한 일상에 만족하고,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 속에서 더 풍요로운 그들을 보며 풍요로운 소비생활이 더 많은 결핍을 생기게 한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멀리 떨어져서야 생각하게 되는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과 소중했던 가족의 일상은 독자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든다.

딸이 살고 있는 곳에 어렵게 방문한 엄마는 휴양지가 둘러보고 싶은게 아니라 딸을 위한 밥한끼와 청소가 더 소중하고, 더러워 질까바 신어보지도 못한 흰색 어그부츠는 추운나라 여행을 준비중인 딸의 가방속으로 들어간다. 우리 엄마들은 늘 이렇게 말려도 듣지않고 자식바라기로 사시는데 우리네 자식들은 작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엄마의 정성을 먹깨비처럼 먹어치우곤 한다. 부모가 되어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주고 받기다.

"나도 처음엔 내가 사랑을 주는 건 줄 알았는데, 받는 거였더라고. 어린아이들이 엄마를 이렇게나 사랑해주는지 나도 진짜 몰랐어. 그래서 내가 더 잘해야 돼." (p.225)

심심할 정도로 여유로운 생활과 함께 부러웠던 부부간의 '친구 스위치 켜줄래?'

친구 스위치가 작동하면 무조건 내편이 되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건 팍팍한 삶속에서 한줄기 구원같은 일이 아닐까. 30년이상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던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게되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해 갈 수 있는 버튼 '친구 스위치', 쉽지않겠지만 우리집에도 들여놔 보고 싶은 버튼이다.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 멋진 휴양지가 아닌 어린시절 아픔을 숨겨둔 좁은 계단인건 이미 내 마음의 전부가 그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진다.

"집 안이니 잠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도 된다며 데려간 곳은 1층의 거실에서 2층의 방들로 이어지는 중간 계단이었다. (중략) '아니. 어렸을 때 이 계단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거든.'"(p.91)

문명의 이기와 조금 떨어진 삶을 그대로 인정하고, 간혹 들이닥치는 정전에 조급해하지 않고 정전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고, 그렇다고 문명과 몇백 광년쯤 떨어진 것처럼 사는 삶이 아니라 암막커튼을 치고 넥플릭스를 보는 문명의 이기가 충만한 삶도 즐기면서 친구들과 우리만이 알고 있는 농담을 던지는 우리만의 느리고 작은 삶을, 조용히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 진심 부러워지는 책읽기 였다.

"세상은 더하고 빼면 남는 게 없는 법이라더니, 보라보라 섬이 딱 그런 것 같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쁜 일도 생긴다. 행복하다기엔 만만치 않고, 불행하다기엔 공짜로 누리는 것 투성이다. 깨끗한 공기, 따뜻한 바다, 선명한 은하수..."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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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 공정하지 않다 | 도서 2019-10-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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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정하지 않다

박원익,조윤호 공저
지와인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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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의 끝자락에 태어난 아이를 키우면서 남들처럼 스펙을 채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말고, 하나라도 더 채우라고 닥달하고 있다. 아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사회현상임을 알면서도 좀더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고 끊이없이 질타하곤 한다.

그 또래의 아이가 있어서 인지 청년문제가 등장하면 나 역시 가볍게 보아넘기지 못한다. N포세대로 대변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줘야하나 걱정하면서 하면서 말이다.

내가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는 시간과 돈이 아깝기도 하고, 부모님으로부터 학비의 일부도 겨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재수는 꿈도 못꾸고(어디든 가야했고), 입학하고 나서는 휴학은 눈길조차 주지 못했던 선택지 였다.

90년대생으로 대변되는 요즘 청년들은 재수와 휴학을 당연한 선택지로 여기고, 해외연수 쯤은 옵션으로 생각하면서 부모에게 얹혀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철없음도 장착하고 있다.

90년대생만큼이나 나를 포함한 그들의 부모 역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지 못하는 여유없음을 죄책감으로 느끼면서 그들의 철없음을 탓하지 않는다.

전 박근혜대통령과 최순실모녀의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졌을때 국정이 최순실이라는 아무것도 아닌 옆집 아주마같은 사람에게 휘둘렸다는 것에 대한 분노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점과 입학과정, 승마선수로서의 성과 등에 더 흥분했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최순실처럼 우리아이를 받쳐 줄 수 없음에 좌절하면서 말이다. 그때 함께 알려진 정유라의 SNS는 보통사람을 열폭시킨 도화선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쁜사람들 같으니라고! 다시 생각해도 참을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이었다.

일자리 미스매칭을 말하면서 철없는 청년들 때문에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하고, 청년 백수들은 늘어 난다며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서 직장을 구하라고 말한다. 솔직하게 이런 합리적 생각을 적용할 수 있는 건 남일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만약 대학까지 나온 내 아이가 별볼일 없고, 몸으로 일해야 하는 일을 하겠다고 하면 잘 했다고 격려해 줄 수 있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불쌍한 90년대생이 겪게 되는 또하나의 벽이 아닐까 싶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구의역 김군과 포항제철 김용균님의 사례는 정말 안타깝고 마음아픈 일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현장에 내 아이를 적용할 수 없는건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이기심이다.

심심치 않게 등장해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곤 하는 '젠더갈등'...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의 젠더갈등은 젠더갈등이라기 보다는 '여성권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나만해도 남녀불평등을 심하게 겪은 세대이니 여성우대 정책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아이(아들)를 생각하면 여성우대만을 주장하기 어렵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입학했을때 첫 학부모 모임에서의 일이다. 남녀공학에서 선생님을 하고 계셨던 한분이 말씀하시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남자아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라고 경험담을 말씀하셨었다. 예전처럼 남자에 비해 부족한 자원으로 공부하지 않기 때문에 풍부한 자원과 꼼꼼한 성격, 욕심(?)이 결합된 알파걸을 태생적으로 느슨한 남자아이들이 이기기 어렵다고 말씀하셔서 딸, 아들 구분없이 엄마들이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성장한 90년대생들에게 여성우대 정책은 공정하지 않은 이슈임엔 틀림없다.

남자의 성별을 가진 청년들은 기초의원은 정치로 입문하기 위한 첫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성별을 이유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가장 황금같은 시기를 2년이나 군대에 묶여있어야 하는데도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에 쉽게 동의할 수는 없다. 무조건적인 여성우대 정책은 여자인 나 또한 반대다. 여성우대 정책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공정한 출발선과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되어야 하는 이유다.

"젊은 남성은 젠더 문제에 대해 부채감이 희박할 수밖에 없다. 설령 부채감이 있다고 해도 가부장제의 희생자를 '62년생 김말자'라면 모를까 '82년생 김지영'으로는 여기지 않는다." (p.97)

90년대 생들은 세상 자유롭게 살고 있는 세대처럼 보이지만 그런것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안타까운 세대들이 아닐까한다. 90년대생의 부모라고해서 그들을 다 알 수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책읽기를 통해 한걸음쯤은 좁혀지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힘내라 우리 아들! 힘내라 청춘들!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는 나이키 코리아에서 만든 광고 제목이다. (중략) 너 스스로를 믿을 때 네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거든. 넌 너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야.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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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공간속 어둠의 길들여짐, 공동구매 | 도서 2019-10-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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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동구매

백선경 저
든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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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뒤에 숨은 인간이 얼마나 비열하고 독해 질 수 있는지를 다룬 스릴러 소설이다. 복수를 통해서 구원 받으려는 사람이 원죄를 저지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해야할지, 범죄의 희생양이었으니 칼을 갈고 복수를 실행에 옮기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해줘야 할지... 장르탓인지 나의 이해력 부족탓인지 결론을 얻을 수 없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이슈에 민감하지도 않지만 둔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신박한 소재 바바리우먼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린시설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변태적 기행으로부터 시작된 화영의 바바리우먼은 인간의 비틀어진 욕망을 표출하는 행동임에도 화영의 허술한 유혹에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저급한 욕망으로 똘똘뭉쳐진 남자들의 군상을 다루고 있다.

"자 봐요, 내 몸은 망가졌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바바리우먼의 한마디에 욕망을 숨기지 않고 무조건 들이밀고 보는 남자들, 페미니즘이 아니더라도 불결하고 불쾌한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인터넷 공동구매와 함께 소설속의 또 하나의 축으로 작동하고 있는 화영의 어릴적 트라우마.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 화영의 기행은 소설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변함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럼에도 블구하고만으로 이해될 수 없는 그래서 반드시 복수를 실행에 옮겨야만 하는 당위성이 설명된다고나 할까

소설이니까 가상의 세계니까 가능한 설정이겠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쾌해 진다. 진짜 나쁜 놈들이 당당하게 햇빛을 보고 사는 세상에 염증을 느끼면서 말이다. 어린 화영의 트라우마가 잊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설이니까 여기서라도 흠씬 두들겨 패주는데 손을 들어주고 싶다.

"다 잊으려고 했는데 진짜로 잘못한 놈은 무엇을 잘못한 줄도 모르나봐. 당한 사람은 억울하잖아? 그럼 알려줘야지. 벌을 줘야지? 그래야 뉘우치고 나쁜 짓을 안 하잖아? 그래서 복수하기로 결심헀어." (p.118)

소설속에는 상처받은 두사람 같은 한사람 화영과 콜린이 등장한다. 콜린은 생계를 위해 선의를 가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카페를 개설하고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란 어쩔 수 없음을 보여주듯이 카페매니저가 된 콜린은 카페 존속과 이익을 이유로 카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회원들을 가차없이 정리한다. 물론 정리되는 회원활동에 대한 정당성은 고려되지 않을 뿐더러 직접 움직이지도 않는다. 부적절한 수혜를 받고 있는 빅마우스 회원들을 선동할 뿐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척 선한 가면을 쓰고 이를 이용해 카페의 어두운면을 덮어버리고, 응징의 대상이 되어버린 회원은 카페활동을 이어나갈 수 없도록 유령회원으로 박제시켜 버리거나 스스로 탈퇴하도록 조장한다.

"단단한단백질이 저세상으로 떠나고 한 달이 지난후, 카페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흔적없이 사라졌다. '인간들은 과하게 흥분하고 한순간에 잊어버린다니까. 또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p.111)

가상의 공간, 익명성을 무기로 장착한 집단의 화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복수의 아이디로 허상의 인물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나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매장시키는 일에 동참하는 일은 편의점에서 값싼 생수를 사는 일만큼이나 쉽게 행해진다. 아무도 진실의 나를 알 수 없으리라는 암흑공간의 범죄자들 처럼 말이다.

"그래, 나는 무구탕아리 당신의 인간성을 믿어. 그러나 때로는 무고한 이가 흘리는 피도 필요할 때가 있다면서? (중략) 당신이 사라져야 내 카페가 안전한데. 나는 무고한 피가 필요할 때야. 그것이 나한테는 진실이니까." (p.157)

경험이 없는 사람이 거의없는 공동구매라는 흔한 소재로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내가 참여했던 공동구매는 과연 선한 공동구매였는지 누군가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고 만들어 놓은 잘짜여진 판에서 나 역시 하나의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움직였건건 아닌지... 일상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상의 공간속에서 겪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은 책읽기를 끝낸 후 나의 의심지수를 한단계 레벨업시킨다.

"어린 시절은 남의 인생에 덤으로 사는 기생충이었다가 가출한 후에는 남의 인생을 덤으로 부양하는 힘겨운 삶을 살아온 화영에게 주세만은 의지대로 살아 갈수 있었던 세상이기에 정직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첫 공동구매를 시작하면서 5개가 한 세트인 돈가스 8000원짜리가 인간을 어떻게 지휘하고 길들이는지 똑똑히 보았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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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쉽고, 재미있게, 풍부하게!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 | 도서 2019-10-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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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

권귀헌 저
심야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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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 한참 교환일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친구끼리의 교환일기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 받는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일기를 주고받은 친구간에 상당히 끈끈한 그 무언가를 생기게 했다.

 

권기현작가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육아대디로 초등 글쓰기 비밀수업, 엄마의 글공부 등을 펴낸 아이들의 글쓰기 교육전문가이다.

 

나의 경험상 글을 통한 소통은 내려놓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래도 말과 달리 글은 전달하는 그 무언가가 사라지지 않고, 남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내 또래의 학창시절 일기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지금처럼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교수법이 아닌 절대적인 쌤의 주도권 아래 수동적이고 집단적인 학습법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일기는 숙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매일매일의 짐 같았던 일기에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쓴다기 보다는 밥먹고 학교가고 놀이터에서 놀고 친구와 싸운 이야기를 영혼없이 반복적으로 쓰여지곤 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일까 지금도 나에겐 글쓰기는 퇴직 후 무료한 삶에 함께하고 싶은 영역이지만, 친해지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있다.

 

책을 펴자 마자 제안하고 있는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는 무릎을 탁 치게 할 정도로 공감이 된다. 단순한 아이들의 학습으로서의 목적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감정을 털어내고 삶의 방향을 도와줄 수 있다는데 아이와 함께 시도해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이해력과 언어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효과일 것이고, 그와 더불어 소통의 기본이 되는 문장력, 이야기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하는 구성력, 창의성의 원천이 되는 상상력, 주변과 어울릴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감수성과 일상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내는 질문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글쓰기의 효과는 아이에게 글쓰기를 시도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물가에 데려다 놓을 수는 있지만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으니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글쓰기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216개의 질문과 24개의 글놀이를 제안한다.

놀이처럼 아이와 소통하면서 아이의 글쓰기 능력도 높여 줄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아닌가! 단, 함께하는 엄마와 아빠는 마음을 열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글감을 찾고, 유연한 질문과 대답으로 반응해 줄 수 있어야 하며 아이가 충분히 즐거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모처럼 생긴 아이와의 시간을 생각하기도 싫은 재미없는 공부로 만들지 말자!

 

하루 5분 작은 실천으로 아이에게 기억될 수 있는 행복과 평생의 무기가 되어줄 글쓰기 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책이다.

제시된 216개의 질문과 24개의 글놀이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워크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을 뿐만아니라 부록으로 있는 질문지는 한권의 워크북을 끝낸 후에도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글감으로 무궁무진한 글놀이가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나는 비록 아이가 너무 많이 커버린 이후 알게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지만 아직 아이가 어린 가족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글쓰기에서 주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걸 어떤 재료로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이것만 신경 써주세요. '기꺼이, 쉽게, 재미있게, 풍부하게!'" (p.13)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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