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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는 정당한가, 그녀들의 범죄 | 기본 카테고리 2020-09-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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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저/임희선 역
샘터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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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게이고가 극찬한 추리소설 유망주 요코제이 다이의 작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버릴 정도로 몰입해서 읽게 된다. 그녀들은 함께 범죄를 공모하지만, 각자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 함께 하지만 끝까지 함께할 수 없는 완전 범죄를 꿈꾼다.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남겨질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네 여인을 중심으로 사건은 이어진다.


간호사로 일하다 같은 병원 의사를 만나 결혼 후 사쿠라기의 부유한 마을에서 전업주부로의 삶을 살고 있는 진노 유카리. 행복한 결혼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말 잘 듣는 하녀에 불과한 삶이다. 숨 막히는 그곳에서 구원의 빛처럼 만나 내 편이라고 믿었던 그녀는 단지 유카리의 부부생활이 궁금했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숨 막히는 그곳에서의 탈출을 계획한다.

"나는 남편한테 어떤 존재일까?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든다. 아내라는 말이 정답이겠지만 솔직히 자기가 아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내도 아니고 어머니도 될 수 없고. 차라리 동거인, 아니 하녀라고 하는 편이 좀 더 맞는 것 같았다. 도모 아키의 시중을 드는 하녀." (p.53)


서른을 훌쩍 넘겨, 이제는 뭇 남성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아쉽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자신만만한 대기업 홍보팀의 히무라 마유미.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결혼을 꿈꾸지만 현실은 노처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마지막 사랑이라 믿었던 사람조차 마유미를 이용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자신을 속인 그를 단호하게 끊어내기에는 그가 속해 있는 세계가 탐난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날한시에 부모를 잃고, 염세주의자가 되어 버린 여자 다마나 미도리.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놀아도 살아가는 데는 조금도 문제가 없다. 사쿠라기의 부유한 저택을 뒤로한 채 오지를 떠돌아다닌다. 어쩌면 그녀는 일상을 벗어난 여행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버리고 싶은 여행 중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카리의 탈출을 돕는 듯하지만, 사실은 그녀의 삶을 훔쳐보고 싶은 비틀린 욕망일 뿐이다.


두려울 것이 없는 여형사 구마자와 리코. 수수한 시골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엄청난 비밀을 숨겨두고 있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그녀들의 범죄를 움직인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부유한 정형외과의 진노 도모야키. 부유한 집과 명석한 두뇌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자괴감 정도를 품고 있다. 사랑하지도 않고, 주변 여자 탐하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생명 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그와 부모의 말을 따르는 하녀가 필요할 뿐이다.

"그 말대로 부유한 집안 출신에 직업은 의사다. 하지만 도모아키는 그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저 부모가 시키는 대로 사는 꼭두각시 같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다. 눈앞에 깔려 있는 레일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타성으로 달려가는 인생이라는 느낌이었다." (p.249)


진노 도모야키로 이어진 그녀들은 각자의 목적을 이유로 범죄를 계획하게 된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가 시작되고 도모야키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아주 작은 혼란만을 일으키려던 범죄는 급기야 거대한 태풍을 일으키게 되고, 평범한 듯 이어지는 범죄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다가온다. 완전범죄에 이른듯한 그녀들의 범죄는 집요함과 동물적 감각으로 추적하는 형사들을 따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성들의 억압된 삶이 표현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되지 않는다. 남편과 시댁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인형 같은 삶을 버릴 용기는 없었는지, 대기업의 커리어우면으로서의 성공한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와 명예를 보완해 줄 남자가 필요했던 건지 말이다. 몰입감 높은 추리소설은 맞지만, 그녀들의 범죄에 적극적으로 공감, 동조할 수 있는 메세지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다.

#그녀들의범죄, #요코제키다이, #샘터사, #컬처블룸,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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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탐정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기나긴 이별 | 기본 카테고리 2020-09-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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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탐정을 다룬 소설이라 여겨지지 않는 로맨틱한 제목과 불빛에 흔들리는 듯한 몽환적 표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추리소설가 레이먼챈들러가 창조한 전설적인 탐정 필립말로의 활약상을 담은 글이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살짝 압박으로 다가온데다 초반의 지루한 설정탓에 완독하는 시간이 좀 걸렸다. 물론, 초반의 지루함이 끝나 말로의 인간적이며 끈기 있는 추리와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쉽사리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책장의 마지막 장이 아쉬울 정도의 예상하지 못한 반전과 잠깐의 인연에도 그만의 정을 듬뿍 나눠주는 우정의 여운을 남긴다.


필립말로 시리즈를 전부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활약상을 단정지어 평가하긴 어렵지만, 기나긴 이별의 필립말로의 모습은 사설탐정의 모습보다는 삶의 고뇌를 느끼는 한 사람의 모습이 강조되었다는 느낌이다. 우연히 만나 외면받기 쉬운 술에 취한 생면부지의 술주정뱅이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로 인해 닿은 인연을 과하지 않게 이어간다. 언제나 한발짝 떨어진 듯한 관계로 보이지만, 인연의 끊을 쉽게 놓지 않는 다고나 할까. 그만의 방식으로 따뜻한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추리소설이지만 조여오는 긴장감을 느낄 수는 없다. 아니, 조여오는 긴장감이 있었더라면 말로의 매력이 도리어 반감되었을 것 같다. 화려한 클럽앞에서 말로가 구한 술주정뱅이 테리는 억만장자의 딸과 결혼, 이혼 그리고 재결합의 의미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재결합 후 블링블링한 모습으로 말로 앞에 나타나 붐비기전 바에 앉아 김렛을 권하는 테리는 알콜이라는 물귀신에게 정신을 내어주었을 때보다도 생기가 없다. 돈 많은 처가에 영혼을 내어준 마리오네트일 뿐이다.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의 흉터와 백발, 한번 보면 결코 잊일 수 없는 모습의 테리 그리고 그의 위태위태한 결혼생활이 곱게 보이지 않던 즈음, 이른 아침 말로를 찾은 테리. 탐정의 촉으로 그의 친구 테리에게 석연치 않은 사건이 생겼음을 알게된 말로는 나름의 방식으로 아침의 소동을 정리하고 테리를 돕는다. 테리를 도운 덕분에 진심으로 이별하고 싶은 경찰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까지 하지만, 말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고,,, 이 모든 사건들이 누군가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원치않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친구를 위해 사립탐정으로 돌아가 테리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과연 말로는 우연한 인연으로 이어진 친구의 진실에 닿을 수 있을 것인가. 베일에 싸인 테리와 그의 주변인들로 촘촘히 구성된 사건들은 말로가 진실에 닿는 것을 쉼없이 방해한다.


넉넉하지 않은 사립탐정임에도 끊임없는 달콤한 유혹을 거친 상남자의 태도를 일관하며 거절하는 시크한 말로의 모습이 또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왔던 로맨스소설 같은 추리소설이었다.


"사설탐정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딱히 평범한 날은 아니었지만 아주 특별한 날도 아니었다. 사람이 이런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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