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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들의 핏빛 느와르 그 속의 우정, [ 신세계 ] 박훈정 감독작품 | 영화가 왔네 2013-02-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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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신세계(디지털)

박훈정
한국 | 2013년 02월

영화     구매하기

오랜만에 월요일 저녁에 극장을 찾았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와의 사이에서 약간 고민하다가 시간대가 맞아서 선택한 느와르, <신세계>는 박훈정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 출연하였다. - 스포일러를 자제하였습니다 -

 

 

경찰인 강 과장(최민식)은 국내 최대 깡패 조직 '골드문'을 치밀하게 수사하기 위해 신입 경찰 이자성(이정재)를 심기로 결정하고, 이자성이 골드문 조직에 들어가 8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골드문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넘버 2 '정 청'(황정민)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 조직내에서는 정청파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데 그는 이준구(박성웅)파로,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며 서로 만나면 으르렁 대는 사이이다. 이런 와중, 급작스럽게 넘버1인 회장이 사망하게 되고, 회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조직 내 암투가 시작되고, 강과장은 이자성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조직에서 활동을 펼칠 것을 주문하지만, 만만치 않은 데다가 이번 임무만 끝나면 끝이라던 임무가 자꾸 늘어나자 정체성의 혼란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진다.

 

3명의 주인공 남자 배우들의 포스와 그 앙상블이 정말 엄청난 영화였다. 그들 각자에게 주어진 찰진 대사들과 역동감 넘치는 상황 덕분이기도 하겠으나 최민식, 황정민이기에 시나리오의 모든 것들이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 온 것이리라. 이정재도 홍콩 영화 <무간도>의 양조위 캐릭터와 매우 흡사했지만,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그 답게 자연스럽고 고뇌하는 경찰 스파이 역할을 훌륭히 했다.

박훈정 감독이 <악마를 보았다>, <부당 거래> 시나리오를 맡았던 탁월한 스토리 텔러였기에 가능했던 영화겠지만, <신세계>는 또한 여러 분야의 스탭들의 영화기도 하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박민정 프로듀서, <올드 보이> 정정훈 촬영 감독, <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프로덕션 디자이너, <괴물>,<만추>의 의상 디자이너 등 충무로 드림팀이 모였으니 두 말 하면 잔소리다.

 

 

홍콩의 <무간도>와 사실 비슷한 점이 많아서 보고 나면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한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 슬슬 자기만의 길을 걸었고, 영화를 보는 필자는 결말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기다렸는데,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 결론이 꽤 충격적이었다. 수위 높은 폭력적인 장면들이 간혹 살 떨리게 하지만 영화의 살벌한 캐릭터들을 더욱 정교하게 하는 설정들임에 이해가 가고 그래서 나름 <무간도>보다 새로운 점도 있었다.

 

나는 음악에 정말 감탄했다. 너무도 세련됐고, 바이올린, 첼로와 스트링 위주로 여겨지는 스코어 음악들이 피비린내 나는 싸움 장면에서 펼쳐지는데, 서정적인 멜로디가 폭력적인 씬에 제법 어울려서 감탄하고 놀랐다. 장르는 다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에서 들었던 뉘앙스의 음악들이다. 나중에 영화 끝나고 크레딧에서 확인하니 '조영욱' 음악 감독. 역시 평소 좋아했던 음악 감독이신데 이번 <신세계>에서는 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셨다! @_@

 

 
황정민이 정청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감탄했다. 저렇게 찰지고 역할에 딱 붙는 역할을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국내 연기자가 몇 명 없을 것 같고 그 속에 단연 황정민 배우가 있을 것 같아서다.

 

<무간도>에서 양조위의 고민이 황추생의 지시도 따르고 수행하면서도 조직 보스 '증지위'의 신임을 받고 있었는데, 경찰 스파이여도 인간인지라 가족처럼 자신을 챙겨주고 의리있는 증지위의 뒷통수를 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무간도가 표방하는 '무간지옥'은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누구를 믿을지 알수 없는 그 피말리는 감정을 일컬었는데 <신세계>에서 이정재가 맡은 이자성이 바로 그런 정신상태와 내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수라장'이라는 한자어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가 또 여론에서 무난하게 쓰는 아수라장은 사실 굉장히 혼란스러운, 결말을 알 수 없는 혼돈을 의미하고 있는데, 주인공들이 경찰이건 깡패 조직이건 서로가 서로를 간을 보고 의심하고 하는 모든 플롯들이 상당히 긴장감을 주었고, 그래서 결말은 충격적이면서도 리얼하게 다가왔다.

 

 

 

사실 무간도와 흡사해서 많이 새롭지는 않고 배우들이 열연했고, 박성웅씨의 '이준구' 역할은 박성웅의 발견이라 할 만 하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하게 칭찬할 점은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박훈정감독 영화에 많은 기대를 품어 왔을 관객들에게는.

 

그런데 이상할 만큼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그간 수많은 한국 깡패 영화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었기 까지 한 <초록 물고기> (이창동) 이후 이렇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가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들도 존재하는 영화이지만 <신세계>의 '폭력의 미학'에 가차 없이 한 표를 던지는 이유이다.

 

by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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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리뷰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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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에의 기억 - 1. 러브 레터 |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2013-02-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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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좀 달다보니.. ^^ 영화 내용 리뷰 보다는,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문득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브 레터>는 아래 리뷰도 썼지만 또 다른 이야기.

 

1997년 아니면 1998년도의 얘기다.

 

당시 대학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 모임에서 나는 활동하고 있었다.

 

그때 선배언니에게 <러브 레터> 영화 얘기를 처음 들었다.

 

작가 지망생인 그 분이 불법 테이프로 '러브 레터'라는 처음 들어보는 감독의 처음 듣는 영화를 봤는데, 정말 감동의 물결이라는 것이다.

 

카페에서 2시간 여동안 우리는 그 분께, 러브 레터 이야기를, 그러니까 스토리를 쭈욱~ 들었다.

 

선배가 다소 많이 흥분했던 탓에 조금 과장되게 느껴지긴 했지만,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했다.

 

요즘 같으면 '스포일러'를 신경 썼겠지만, 너무 궁금해서 이야기를 다 들었었다.

 

그리고 몇개월 후, 학교(대학)에서 <러브 레터>를 볼 수 있었다.

 

아, 정말 그 언니에게 듣던 얘기가 무엇인지를 하나 하나 알아가는 그 맛. 정말 황홀하고, 감동이라는 말로는 모자란 최초의 영화적 체험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다운로드 받을 수 없는 작품이 거의 없을 것이고, '러브 레터'처럼 한 나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라면 바로 국내로 수입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영화제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경험이 절대 후회되지는 않는 것 같다.

 

당장 볼 수 없어 안타깝기는 하지만, 언젠가 볼 날을 기다리는 그 느낌이란 ~.

 

앞으로도 기억나는 데로 조금 특별했던, 예전 영화 기억들을 떠올려 봐야 겠다.

 

:D

 

 

 

러브레터

일본 | 드라마, 로맨스 | 전체등급
1995년 제작 | 2013년 02월 개봉
출연 : 나카야마 미호,토요카와 에츠시

 


후지이 이츠키를 찾아서, [ 러브 레터 ] by은령써니 [18] | 추천 5 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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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작품,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 영화가 왔네 2013-02-2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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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블루레이

감독:마이크 피기스 출연:니콜라스 케이지,엘리자베스 슈
EnE Media | 201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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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피기스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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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뜨거움과 아픔을 느낄거야, 네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고 생각하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화사하고 밝은 조명 속의 로맨틱한 헐리웃식 스토리가 아닌, 슈퍼 16mm 필름 속에 담긴, 입자가 거칠은 음울한 얘기이다. 감독이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찍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라스베가스 속의 두 남녀를 멀리서 몰래 찍은 듯이 보이는 장면도 눈에 띈다.

 

로버트 알트만의 <숏 컷 Short cuts>의 도입부처럼 이 영화의 처음에서 카메라는 휘황찬란한 라스베가스 상공을 부유한다. 저 도박과 네온싸인의 도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아내가 떠나고 알콜중독자가 됐는지, 알콜 중독자가 되고 나서 아내가 떠났는지모르는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죽기로 작정하고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끝없이 술에 탐닉하던 벤은 어느날 거리에서 매춘부 세라를 만난다. 성관계를 거부하고 그저 말동무가 되달라는 벤에게 세라는 호감과 연민을 느낀다.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살지만 철저히 그곳으로부터 소외된 두 남녀에게 사랑은 갑자기 찾아든다.

 

벤은 세라에게 천사라고 말한다. 세라는 단지 내가 외로워서 널 이용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여자와 밤을 보낸 벤에 격분하고 배신감에 울 정도로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선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예감되는 이별을 전제로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프랑스 영화 싸베지 나이트에서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앞둔 연인들의 불꽃같은 사랑처럼.

 

 

결국 진정 믿고 의지할 사람은 벤임을 깨닫고 그에게 달려가는 세라. ‘널 보면 흥분이 돼.’ 벤은 그렇게 말했지만 세라를 품에 안은 채 서서히 죽어간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차분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격정적이다. 원래 진정한 사랑이란 그런 것일까? 세라는 비록 매춘행위를 하는 여자이지만 벤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순수해 보이는 것은 왜였을까?

벤과 세라는 서로를 진정 이해했다. 세라는 술 끊으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는 벤의 말을 따랐고 벤도 밤이면 을 나가야 하는 세라를 이해했다. 단지, 마음을 조금 아파했을 뿐.

 

비록 보편적인 멜로물과는 많이 다른, 거칠고 황폐한 삶의 과거를 안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었지만 진심이 느껴졌던 것 같다. 상처입은 사람들에겐 서로를 향한 진정한 이해 하나만으로도 지극한 사랑이 성립되지 않을까?

 

이 절망적인 영화가 어떤 러브스토리보다도 솔직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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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연기의 정점, [ 7번방의 선물 ] | 영화가 왔네 2013-02-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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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7번방의 선물(디지털)

이환경
한국 | 2013년 01월

영화     구매하기

본지는 꽤 되었다. 아직도 롱 런하고 있고 700만 관객 동원을 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6살 지능의 장애인 '이용구'에게는 사랑하는 딸 '예승'이가 있다. 그러다 어떤 사건에 억울한 누명을 썼는데 하필 그 피해자 측 신분이 무려 '경찰청장'. 그는 엄청난 형량을 받을 것이 예고된 가운데 교도소 7번방에 들어간다. 용구는 지능만 모자랄 뿐이지, 그 곳에 있는 다른 수감자들보다 전혀 열등할 것 없는 선량한 영혼이다. 교도소 내 알력 다툼에서 방장 오달수를 구출한 일을 계기로 단박에 왕따에서 벗어난 그. 무엇이든 감방 안으로 몰래 밀반입 가능한 방장은 무엇을 원하느냐고 하고, 용구는 '예승이'를 말한다. "뭐, 예수?"

 

어쩌면 뻔한 듯 진행되는 < 7번가의 선물>은 영화는 아빠의 일방적인 사랑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정태, 정만식, 박원상씨의 깨알 같은 조연 연기는 자칫 어둡고 칙칙할 수 있는 7번방에 활기를 넘어서 빅 재미를 안겨준다. 모든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으므로 흥행은 예고된 거였던 것 같다. 이환경 감독이 '각설탕' '챔프'에 이어 뚝심있게 계속 자극적이기보단 '착한 ' 영화를 만들려 한 것이 시기와 시즌, 배우들과 맞물려서 행복한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류승룡의 바보 연기는 참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말아톤' 조승우를 떠올릴 정도로, 그러한 분들의 표정을 완벽에 가깝게 그려 내었다. 딸 예승이의 소원양도 그 어떤 스펙타클보다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교도소장 정진영에게 애처롭게 "나도 잡아가 주면 안돼요?"라는 예승이 연기에 무척 감동을 받았다.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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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톰슨, 더스틴 호프만, [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 (by 은령써니 - 예전 보헤미안) | 영화가 왔네 2013-02-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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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Uek | 201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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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호프만, 엠마 톰슨의 중년의 로맨스. ^^ (제작년도는 2008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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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개봉한 영화.

원제는 'Last Chance Harvey' 이다.

 

뉴욕에서 광고 음악 작곡가로 활약 해온 중년 남성 '하비' (더스틴 호프만)은 비록 이혼한 형편이지만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이 열리는 영국 런던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하비가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특히 최근에 전처가 재혼을 한 이후로는 딸과도 각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소원한 상태였다. 그런 하비가 갑자기 결혼식이라고 해서 딸과 훈훈한 모습을 연출할 수는 솔직히 없었다. 게다가 딸의 새 아빠는 친 아빠 못지 않게 딸에게 잘 해 주었고, 최근 몇년간에 특별한 애정을 주었기에 고맙다고 말하는 딸. 하비는 여러모로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딸의 결혼식 전 과정을 참여하지 못하고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러 히드로 공항으로 택시를 타고 급히 간 하비. 그런데 설상가상, 몇 분 늦었다고 보딩을 못하고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다음 비행기는 얄궂게도 내일 아침이다. 게다가 피도 눈물도 없는 회사측 간부는 지금 안오면 해고라고 통보한다.

 

 

 어쩔 수 없이 공항 안에 라운지 카페로 터덜터덜 간 하비. 그 곳에서 홀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중년의 여인 '케이트' (엠마 톰슨)을 발견한 하비는 그녀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다. 살짝 무례하다고 느낀 케이트는 노골적으로 그를 거부하면서 밀쳐내려 했으나, 하비가 "오늘 최악의 날이었거든요. 직장에서는 해고되고, 딸 결혼식에는 나 대신 양부가 입장하고, 비행기도 놓치고."

불행 쓰리 콤비를 전해들은 케이트는 내가 졌다며, 정말 안됐다고 위로하면서 둘은 말을 튼다.

 

예전에 이 영화 소개글과 포스터 등을 보고 낭만적인 로맨스 영화일 거라 생각하고 패스했었는데, 영화가 현실적이었다. 아마도 남녀 주인공이 이혼한 초로의 남자와, 솔로이긴 하지만 나름의 아픈 사연 때문에 연애를 안하다시피 하고 있는 여인의 만남이어서 그런가 보다. 또한, 친아빠보다 새 아빠를 더 좋아하는 딸(그렇다고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전처와의 서먹하다 못해 쌩~함이 느껴지는 관계 묘사는 역시 헐리웃, 서양 영화 가족사는 복잡해-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반면에, 60세를 훌쩍 넘었으나 직장 생활이 전혀 안정되지 않고, 하루하루 여유 없이 살면서 마지막 안식처인 가족에서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남자 하비의 모습, 그것을 너무도 사실감있게 연기한 더스틴 호프만의 캐릭터가 정말 실제하는 사람처럼 다가와 안타깝고 서글펐다.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된 하비와, 현재 히드로 공항의 직원인 케이트(엠마 톰슨)은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들이 다니는 곳곳의 런던 명소들, 사우스 파크 국립 박물관 과 그 주변의 템즈 강의 공원들 풍경이 정말 정말 멋졌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리암 니슨이 아들내미와 수다를 떨던 강변같은..

 

영국의 고풍스런 궁전 같은 건물 앞에서 분수대가 있는데 그 주변 벤치가 있고 카페 테라스가 있는 데에서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내밀한 개인적 얘기들을 대화 나누는 장면이 특히 멋졌다. 10대, 20대 청춘들이 아니니까 막 설레이고 흥분되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삶의 연륜이 있고 재치가 있고, 또 인간적인 배려가 넘쳤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목수정이란 작가는 말하길, 요즘 젊은이들에게 사라진 것은 낭만이고, 길거리에서 반한 여인에게 '커피 한 잔만 하자'는 대쉬가 없어진 걸 아까워 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때는 그게 웃자고 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그만큼 고전적인 연애가 많이 사라진 요즘이란 말은 맞는 것 같다. 소개팅을 해도 한참 취미니 꿈 얘기를 하다가 몇 번은 만나야 관계가 진전하는 게 요즘 아닌가? (잘은 모름 ㅎㅎ)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에서 좋았던 건, 어쩌면 촌스러울 정도로 하비가 케이트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10년전, 아니 90년대 같아서 였던 지도 모른다. 처음 본 여자에게 실없는 농담을 걸며 다다가고, 신중한 여자가 노골적으로 거부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적어도 세 번은 '들이대고 보는' 그 고전적인 연애? ^-^

 

 

끝에 가서까지 영화는 멜로 영화의 고전적인 장치를 사용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러브 어페어 Love affair>에서처럼, 몇날 몇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남자가 불의의 사고로 가지 못하게 되고, 이를 완전 오해한 여자가 마음을 접는다는 이야기.

 

결국 해피엔딩이었는데 특별한 반전이 있고 자극적인 건 아니었으나 달달하기에는 충분하다.

 

호연을 펼친 엠마 톰슨, 케이트가 한 말과 그 장면 속 분위기가 참 그윽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우리는 (더이상) 젊지 않잖아요. 무엇보다 우리에겐 각자의 생활, 직장, 그리고 가족이 있죠."

남자 하비에게는 새로운 직업의 럭키한 기회가 찾아오지만 과감히 그는 그걸 포기하고 뉴욕으로 가지 않는다.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가 갑자기 또 활짝 열어야 했던 케이트가 울먹이는 장면이 참 아름다웠다.

케이트가 하비를 처음 만난 건 (히드로) 공항에서 설문 조사를 할 때 였는데, 하비가 이렇게 묻는다.

"그 때 나에게 물어보려던 게 무엇이었죠?"
"이름은?" "런던 체류 목적은?"

"딸 결혼식 참석이요."

"거주지는 어디인가요?"

"뉴욕이었지만 이사 할 거랍니다."

 

물론 그의 새 이사 주소는 케이트의 집과 멀지 않은 곳일 테다. :D

 

by 은령써니

http://blog.yes24.com/bohemian75

 

 

2013년 2월 리뷰

아름다운 런던의 배경이 사로잡는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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