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가끔은 쉬어 가도 돼。
http://blog.yes24.com/bohemian75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Aslan
하루하루 이겨나가기 버거운 세상 니가 슬퍼질 때 무너질 때. 내가 너의 쉴 곳이 될게.ㄴ내가 곁에 있을게.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10·11·12·13·14·15·16·17기

1·2·3·4·5기 영화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12,516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함
전체보기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본질 카테고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my saviour God to THEE
에브리 프레이즈
예블 Don't try so hard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
We welcome you here Lord
내가 나 된 것은
walk On water
나의 리뷰
Basic
영화가 왔네
나의 메모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태그
1세기 42 로빈슨 채드윅 봉테일 햇볕아 반가워 단순한 예수의비유 김기석
2013 / 0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월별보기
나의 친구
영화 파워문화블로거
최근 댓글
우와. 진짜 제대로 벽.. 
독특한데요. 저렇게 ..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 
저희 동네에 충무김밥.. 
쉬어 가는 것 정말 중.. 
새로운 글
오늘 203 | 전체 907034
2010-06-10 개설

2013-02-12 의 전체보기
알림 | 본질 카테고리 2013-02-12 17:49
http://blog.yes24.com/document/708815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알려드려요.^^

 

제가 닉네임을 변경하였습니다.

 

은령써니, 이고 예전 '보헤미안'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D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8)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기 위한 영화 읽기 | Basic 2013-02-12 17:38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708813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김용희,이승연 공저
에이지21 | 201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출판사에서 서평단으로 뽑혀 작성한 리뷰입니다 :D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기 위한 영화 읽기,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에이지21출판사의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는 영화 리뷰집에 속하는 서적이다. 작가는 김용희, 이승연씨로 두 분의 합작으로 쓰였고 어떤 글이 누구 작가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일관성있는 필치로 느껴진다. 약간 놀란 점은 ‘~이다’체가 아니라 ‘~입니다’체였는데 최근 1년동안 그런 책을 거의 안 읽어서인지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마치 옆에서 누가 조근조근 말해주는 느낌으로 느껴져 오히려 더 좋은 점이 많았다.


이런 식의 책, 그러니까 책이나 영화에 대한 작품론은 자칫 그 텍스트에 너무 치중하는 느낌이 난다던지, 아니면 나열식으로 산만하다든지 할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다행히 이 책은 절대 그런 폐해에는 빠지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우선 상당한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보지 못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케이스별로 차근차근히 일별(一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그런데 작가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이 정말 너무 흥미롭고 재밌는 거다! 보통은 아무리 좋은 리뷰여도 내가 보지 못했다면 결말이나 반전 때문에 끝은 읽지 않거나 일단 영화를 감상하게 될 때까지 잠정 보류해놓고는 하는데, 저자들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끝까지 다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


저자들의 얘기속으로 들어가보면, 저자는 SF영화 <인 타임>에서 의료 민영화 정책의 폐단을 질타한다. 영화속에 구체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한,두 설정을 모티브로 하여 논리를 펼쳐나가면서 그것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1번가의 기적>속에서 달동네 재개발사업의 폭력성이 누군가를 용산참사처럼 희생자로 내몰 수 있음에 경종을 울리고, 코미디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 보험설계사 주인공 류승범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가입자들을 도우려는 시도가 자살을 막는 일들로 귀결되는 것에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정치, 복지, 소외계층, 외교, 통일 문제등을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고 설득력이 있었고, 그래서 많은 국회위원들의 추천사가 써진 것이 이해되었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속에서 여주인공이 평범한 서민이고 싱글맘이지만 기존의 체제의 인텔리들, 즉 고위 관료, 판사,변호사들도 해 내지 못한 정의로운 일을 해나가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나도 예전에 본 영화였는데 잘 기억하지 못하였는데, 세심하고 꼼꼼하게 영화를 ‘읽은’작가의 감상이 정말 유익할뿐더러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이렇듯 잊혀진 영화와 그 가치를 환기시키는 것이 한편의 훌륭한 영화 에세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감명깊었던 영화글과 파트는 <타인의 삶>과 Part7 ‘통일, 누구의 소원인가’였다. 북한에 대한 담론은 안보의 관점에서 늘 느끼고 있고 거의 매일같이 뉴스에서도 나오니까 사실 굳이 책, 특히 단행본에서 볼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라는 매체 그 프리즘을 통해 보니까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북한의 문제, 즉 탈북자, 북한과 강대국들, 비극적인 분단 현실을 오랜만에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풍산개>는 약간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점이 무리수이긴 했지만 주인공 윤계상(풍산 역)이 맡은 역할을 통해,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의심을 받고 위급할 때는 제거해버리려는 모습이 남북 모두 충격적이었다. 그런 일이 실제에서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남, 북 이데올로기를 강요받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전혀 황당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한반도>는 대중 장르 영화에 사극이 가미되었는데 자칫 그냥 흥미위주의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었는데, 작가들의 시선, 관점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고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가로막는 일본 속 거대한 조직의 야욕 같은 것을 생각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이긴 하지만 극중 대통령인 안성기가 총리 문성근에게 했던 대사만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진실을 덮어두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원만한 해결이 아니라 비겁한 타협이다.”


<타인의 삶>을 예전에 보긴 하였으나 상당히 무거운 시대적 상황과 독일의 문화가 깊이 배어있어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를 통해 제대로 가슴으로 느끼게 됐다. 독일의 영화는 타 국가 작품보다 생소하고 자주 접하지도 못하지만, 몇 년에 한번 나오는 걸작들은 여운이 강렬한데 <타인의 삶>이 바로 그러했다. 1984년의 동독을 배경으로 ‘불순분자’를 도청하는 남주인공이 어떤 극작가와 배우 커플을 도청하다가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몰래 그들을 돕게 되는 이야기를 차분하면서 냉철하게 그린 <타인의 삶>. ‘도청’이라는 장치가 역설적으로 대단히 영화적이었기 때문에 시대와 나라를 떠나 빠져들며 보게 됐던 것 같다. 7년 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극작가 남자가 우연히 자신을 도청한 사내의 존재를 그제서야 알게 되고 또 자신을 은밀하게 도왔다는 것도 알고 책을 쓴 첫 헌사를 그에게 바친다고 하며 마감하는 영화. (‘감사한 마음으로, HGW XX/7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몇 년전에 봤을 때보다 다시 보면 더욱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것 같은 탁월한 영화였고 작가들의 문장 표현을 통해서 감동은 배가되고 있다. 주인공 비즐러는 타인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일이 자신의 마음과 정신도 피폐하게 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며 현재의 ‘국정원녀 댓글 조작’을 떠올렸고 사건 자체를 떠나, 무조건 위에서 시키는 일을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하는 영혼 없는 ‘정부 요원’들에 문득 안타까움이 생겼다.


이렇듯 진지한 영화 이야기들에 이끌리긴 했지만 반대로 가벼운 듯 코믹한 영화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특별히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왠지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아 패스했던 과거를 후회(?)할 정도로 진짜 재밌게 읽었다. 배우들을 전혀 모르고 주요무대도 생소한 인도의 대학이지만, 요즘 대학생들로는 드물게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고 우정도 돈독한 청춘들을 보는 것이 즐겁고도 통쾌한 일임을 처음 알았다.


이밖에도 본 서평에서 소개해 드리고 싶은 글들이 더욱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페이지를 말씀드리면서 마칠까 한다.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에서 다룬 가장 오래전의 작품으로 숀펜, 다코타 패닝이 출연한 <아이 엠 샘> 이야기가 그것이다. 내가 가장 주목한 건 단순히 영화의 감동과 의미를 짚어낸 부분만은 아니다. 저자이자 관객인 집필자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들이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들, 즉 부모의 사랑과 자녀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우리는 어떤 자세여야 하는가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어서였다. 영화를 전부 보고 나서 새로운 생각이 생겨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글에서 잘 보여주고 있어서 눈길이 갔다. 이 복잡한 시대에 영화 한 편으로 생각이 변화하게 된다는 건 얼마나 놀라웁고 대단한 일인가,라고 난 생각한다.


주인공 샘은 지능지수로 장애인이라고 비정상이라고 차별받지만, 한 개인을 넘어 한 집단의 시스템이 약자 계층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인권과 복지를 멈추고 계속 지체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장애이고 정상이 아니지 않냐는 작가의 외침이 통렬했다.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가 많은 이슈들을 폭넓게 다루고 영화의 선정에 있어서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장르도 다양해서 이 책만 죽 읽어도 적어도 지난 5년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들을 알차게 훑어볼 수 있다. 그러면서 몇몇 주제와 해당 영화 리뷰에서는 심도있게 들어가며 파헤치고 있어서 읽는 데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고 ‘버라이어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선택된 영화 목록에서 ‘예술을 다룬 영화’,‘판타지 영화’,‘로맨스 멜로’가 확 빠져있다는 점 정도? 지금 돌이켜보니 책의 목표가 영화를 통해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며 함께 고민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학적인 영화들은 빠트렸단 생각도 든다. 그래서 저자들이 혹시 다음에 영화책을 낸다면^^ 저런 누락된 장르 영화도 다뤄주면 어떨지 제안 드린다.


전반적으로 가진 느낌은 저자들의 첫 작품이어서인지 매우 풋풋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어떤 글에서는 폭풍 흥분하며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기도 하고, 훈훈한 등장인물들 이야기에 푹 빠져 있을 때도 있고, 세상의 뿌리깊은 문제들에 한숨을 쉬며 전복이라도 시킬 기세인 듯한 문장들이 꽤 있었다. 그 모든 점들이 굉장히 거침없으며 솔직하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평범하게 직장생활과 아내, 엄마 역할로 분주한 두 작가가 여가시간에 많은 영화를 보면서 서로 커피숍에 앉아 한도 끝도 없는 수다를 떨면서 탄생한 프로젝트로도 보였고 말이다.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파워풀한 두 여성작가들의 앞으로의 활약에 건투를 빈다.


p.s. 밑줄그은 얘기들.

‘우리는 지구 저 반대편의 참상보다도 우리 머리 위, 분단된 나라의 참상에 오히려 더 무지합니다.’ ( <크로싱>편)


‘물질적 풍요와 물심의 지원은 성장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때때로 결핍과 상처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이 느끼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아이 엠 샘>편)


‘점수 따기가 아닌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 문제의 본질을 알 수 있는 능력, 진리에 다가가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세 얼간이>편)


“세계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은 같은 길을 따라왔습니다. 속박에서 자유로, 자유에서 번영으로, 번영에서 만족으로, 만족에서 무관심으로, 무관심에서 다시 속박으로. 우리가 이런 역사에서 벗어나려면 순환고리를 깨야만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 <스윙 보트> 대사 중)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8)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하여 | Basic 2013-02-12 17:3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708812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시간가게

이나영 글/윤정주 그림
문학동네 | 201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 은총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하여

 

열두 살 윤아의 시간 모험기, <시간 가게>

 

우연같은 필연적인 짧은 만남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일로 간직되는 일이 우리에게는 존재한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몸이 좋지않아 건강 제품을 알아보려고 한 의료업소를 찾아간 작년 10월에 그곳 점장의 딸인 은총이를 만났던 일이 <시간 가게>를 읽기 시작하며 문득 떠올랐다. 뜸을 맞으며 1시간 동안 고요하게 혼자 심심하고 적요하게 있던 중 그 아이가 갑작스럽지만 친근하게 “썰렁하고 심심하시죠? 제가 책 갖다 드릴께요.”라며 내게 말을 걸었다. 그렇지 않아도 숍에 나와 그녀만 있었는데 컴퓨터를 열심히 하길래 인터넷 하냐고 했더니 뜻밖에 포토샵 연습하고 있다고 해서 5학년 아이가 뭔가 색다른 걸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었다. 나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함부로 다가가지 않는 경향이 언젠가부터 있었다. 질풍노도의 사춘기여서 혹여 나의 무심한 한마디가 오해나 사지 않을까 싶은 소심함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하루와 일주일이 꽉 짜인 스케쥴을 갖고 있을 것임을 알고 있어서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자녀의 학원 일정과 친구 만남까지 수시로 핸드폰으로 보고받으며 자식의 삶을 관리하는 엄마들을 ‘헬리콥터 맘’이라 일컫는다는 말을 듣고는 씁쓸했다. 분명 요즘 세상은 20년전과는 달라졌고 아무리 10대라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잘 알았다. 그런데 어쩔 땐 가끔 문제집을 펼쳐들고 학원 버스를 기다리는 이 시대 아이들을 보며 단 한 시간도 ‘돌발적인 상황’을 겪을 수가 전혀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은총이와 이런 저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딱히 목적이 있지 않은 수다를 모르는 아이와 나누는 게 신기할만큼 즐거웠다. 마침 사장님이 갑자기 바쁜 일이 있어서 아이를 대기시키는 특수한 때란 행운 덕분에 12세 소녀와 벼라별 이야기를 짧지만 밀도 있게 나눌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 또 학교를 늦지 않게 등교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온다는 은총이는 교실이 TV 어린이물에 나오는 훈훈하고 신나는 장소가 절대 아니란 말도 했다. 남자애들 사이에서는 언제 살벌한 몸싸움이 일어날지 모르고 학기가 시작하면 여자아이들은 친구 만들기에 작전 수준으로 몰입하고 자신도 겨우 만든 단짝을 다른 아이에게 한번 빼앗기는 아픔을 이미 겪었노라고 했다. 은총이 학교가 특별히 이상한 데가 아니었으니 지금 학교와 주변공간이 아이들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라는 걸 알았다. 자신은 아직 부모님이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도 진지한 취미로 바이올린 연주하기에 열중하고 있느라 학원 갈 일은 없지만 내년이면 6학년이어서 슬슬 앞으로의 계획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란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들이 많다는 얘기서부터, 아프리카 가난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냐에 이르기까지, 엉뚱하지만 생각이 깊은 귀여운 꼬마 아가씨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그 날을 선명하게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 6학년을 앞둔 은총이에게 <시간 가게>를 읽혀주고 나면 그녀는 과연 어떤 소감을 펼쳐놓을까?

 

‘공부는 재밌는 건데 왜 인지 힘겨워 했고 인생은 즐거운 건데 왜인지 어렵게 됐지’.

 노래 <행복의 열쇠>의 한 대목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은 극히 일부의 모범생들에나 해당하는 특수한 자질일 텐데, 지금의 경쟁적 교육 환경 아래서 우리 어머니들이 열성적으로 자녀들 사교육에 매달리는 일이 일상화되어버렸다. 인문계 고3이야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특목고, 국제중으로 내려오면서 초등학생들까지 입시생이 되어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기 위해 광적으로 노력해야만 하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더군다나 그런 끝없는 미친 질주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부추기는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학벌 위주 사회가 진정 안타깝고 화가 나고는 한다. 교육부 장관과 지자체 교육감이 새로 선출되고 제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임시변통식 미봉책 정책만 이어져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가정교육이겠기에 제도 자체가 우선하는 건 아님을 안다. 갈수록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교실현장에서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학교 교사들이 그저 지식 전달자로 점점 위상을 잃어가는 걸 생각하면, 마냥 선생님들 능력만 탓하는 것도 무리다.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시간이 돈이란 인식이 생겨난 것과 마찬가지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유명인 저리가라 싶게 일정이 차 있는 5학년 학생들이 등장하는 문학작품에서, 그러므로 시간을 살 수 있는 가게를 소재로 한 것은 합당하고 기발하게 여겨졌다. 처음에는 황당한 설정으로도 여겨지나 독서 과정에서 나 자신이 점차 수긍하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의 살인적인 학원 생활을 떠올렸을 때 내가 어린이 본인이라면 시간을 사고 싶단 생각을 한번쯤 해보는 게 당연하겠구나,란 깨달음을 <시간 가게>를 통해 처음 느꼈다.

 

‘엄마가 내 하루 계획표를 제대로 알긴 하는 걸까? 빼는 건 없이 넣기만 하여 곧 터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 p. 108)

 

시간가게의 존재를 주인공 이윤아가 알게 되고 망설일 새도 없이 늦은 학원 시간을 벌기 위해 10분의 시간을 사게되기까지 <시간 가게>는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아홉 살에 아빠를 떠나보내고 이후 엄마가 보험설계사일을 하며 분주하게 살아오고 계시다는 것, 전에 있던 학교에서 전교1등을 해 온 딸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더 좋은 학교로 윤아를 전학시킨 일, 힘든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유일한 방법은 공부하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 일주일, 24시간을 한치의 낭비없이 보내고자 하는 윤아의 생활상이 눈에 선하게 이야기된다.

 

“알지?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때인지. 열심히 공부해야 미래가 편한 거야.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웃게 돼.” (p. 38)

 

시간가게 할아버지가 말하길 손목에 착용한 시계는 하루에 1번, 10분에만 사용할 수 있고 행복했던 기억 하나와 맞바꾸는 거라고 했다. 만화영화 속 한 장면처럼 윤아는 중간고사 수학시험 시간에 시계 버튼을 눌러 라이벌 수영이 답안지를 베낀 끝에 최초로 전교 1등이란 타이틀을 거머쥔다. 기대 이상으로 즐거운 기분을 만끽한 윤아는 퇴근 후 고단한 엄마가 눈물까지 맺히며 칭찬하자 엄마가 행복해하니 나도 행복하다며 만족해했다. 백지같은 아이에게 특권과 같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당사자가 좋은 일에 그걸 이용할 수도 있지만 역시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윤아가 남의 시험지를 이번 한 번 뿐이라며 컨닝한 것은 범죄에 다름 아니었고 그것은 한순간의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편법과 반칙을 써서 얻은 성취를 가지고 행복감을 누리는 아이를 보며 독자인 내 마음이 불편하기 시작했다. <시간 가게>는 시간 구입이라는 판타지적인 장치만 제외하고는 나머지 스토리들은 모두 지극히 사실적이다. 이나영 작가의 문장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고 문체는 냉정하게 윤아의 억눌린 심리를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무리에 섞여 걷다 보면 마치 내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공장에서 필요한 부품으로 최상의 제품을 찍어 내는 것처럼, 나도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 절대로 불량품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p. 77)

 

중간 중간 효과적이면서 이야기를 잘 담아낸 삽화 그림들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처음 손에 쥐고 아무 데나 펼쳤을 때 처음 본 그림은 윤아가 학원가를 쓸쓸하게 바라보는 모습이었는데, 평소에 익숙하게 지나다닌 상점가가 친숙하면서 동시에 낯설어보이는 묘한 감흥을 내게 줬다. 우리 아이들이 매일 매일 이런 환경에서 벅차고 버겁게 살아가고 있구나란 생각에 순간적으로 가슴이 아프고 머리가 멍해졌다. ‘엄마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견디자 했지만 과연 끝이 있긴 한 걸까 의심스러웠다.’(p.81) 소설의 배경이 학교와 학원인데다 작품 속 엄마와 딸의 대화 내용에 ‘시험’ ‘성적’ ‘점수’란 단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에 읽는 나조차 계속 압박감이 오고, 현기증이 슬슬 치밀어 올랐다.

 

<시간 가게> 작가는 이쯤에서 모든 세상사의 공평한 법칙을 적용한다. 과격하고 무리스러운 거래의 조건을 무분별하게 따른 결과가 있는 그대로 댓가를 반드시 치른다는 걸, 어린 윤아는 알지 못했다.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면 시간을 사는 거였는데 수학경시대회 시간에 여느 때처럼 윤아가 시도하면서 팔고자 한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마법의 시계 덕분에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수영이를 제치고, 엄마의 인정을 받았던 때의 이전 감정들이 먹히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시험에 윤아는 성적이 하락하고 꿈에 부풀어 있던 엄마를 곧바로 실망시킨다.

비록 아직 자식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아이를 혼내키는 엄마의 호통의 말들 하나하나가 어찌나 무시무시하던지…! 내 세대에는 초등학교 어렸을 때 단지 성적 때문에 그렇게 불호령같은 훈시를 들은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아무리 윤아 가정이 아버지를 여의었고 윤아가 국제중을 갈 가능성이 높으며 치열한 요즘 교육열을 감안한다 해도 심한 처사로 보였다. 비로소 화를 낸 엄마를 보며, 자신이 미처 못 이룬 성공 목표치를 자녀에게 한풀이처럼 강요하면서 “다 너를 위한 거”라고 합리화하는 전형적인 부모의 일그러진 자식 사랑을 보았다. 결국 언제나 윤아는 시험을 앞둔 때마다 더욱 초조해 하고 공부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채 불안에 시달리기에 이른다. ‘공부를 하는 다른 아이들의 뒤통수를 보면 불안했다. 평생 앞서지 못하고 뒤따라가기만 할까 봐 무서웠다.’(p. 113) 추억을 팔아 시간을 사 쓰는 것에 중독되고 정당한 실력과 노력이 아닌 요행에 종속되어 가는 윤아.

 

좀처럼 숨통이 트일 것 같지 않은 윤아 모녀 앞에 어느날 할머니가 찾아 오며 <시간 가게>에서 최초로 훈훈하고 여유있는 가족의 풍경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영어듣기평가를 위해 식사할 때도 CD를 트는 엄마의 극성스러움에 할머니는 밥 먹다 체하겠다고 얼른 끄라고 하지만 엄마는 요지부동. 엄마도 윤아도 앞만 보여 달려가기에 돌아가신 아빠 생각할 틈도 없었는데, 할머니가 사진첩이며 식탁 위 깻잎에서 ‘이 서방’ 얘기를 하시자 덕분에 윤아는 그리운 아빠와의 추억과 자신의 어렸을 적을 되돌아본다. 불과 몇 년 전, 자신에게도 순수하게 좋아하는 취미가 있었고 책 읽기는 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엄마가 공부와 연관시키고 독서 후에 느낀 점이 뭐냐를 의무적인 행위처럼 질문한 이후부터 그나마의 호기심과 애착도 포기하고 말았었다.

 

앞서 거론한 수학시험 시간 이후로 윤아에게 기억의 이상한 장애가 연속해 끊임없이 발생한다. 기억상실증 환자같이 얼마되지 않은 기억들까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절친과 생일파티를 하기로 한 것, 다현이와의 애틋한 약속이던 목걸이와 반지, 심지어는 가장 사랑했던 아빠와의 과거들이 잊혀지고 하나둘 희미해져 갔다. 시간을 조작하는 것보다는 자기 곁에 있는 존재들과 쌓은 추억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이제서야 윤아는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다시 시간가게를 찾아간 윤아는 그럼 이번에는 반대로 자신의 시간을 팔아 기억을 되사기로 주인과 재계약을 한다. 할아버지가 제안한 대로 십분을 팔면 행복한 기억 하나가 들어오게끔 됐다. 새로운 거래가 윤아의 뜻대로 잘 성사되어 기억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만 그녀앞에 누구도 예측못할 사건들과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와 가짜, 사실과 허구가 뒤섞이면서 쏟아지듯이 마구 윤아의 머리에 채워져 간다. 혼란스럽고 공허해진 윤아에게 학원 건물 앞에 TEPS 점수 1위라고 현수막에 쓰인 자신의 이름도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았다.

 

돌아보면 윤아와 엄마의 학구열에는 애초부터 잘못된 동기 부여의 원인이 있었다고 난 생각한다. 미래의 편안한 삶을 위해 지금만 참으며 고생하면 괜찮고 많은 걸 희생하고 진학에 올인하면 그만큼 좋은 대학에 가서 이후에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거라는 논리는 나름대로 틀리지 않았다. 결정적인 패착은 이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엄마는 아빠한테 부끄럽지 않게 나를 잘 가르쳐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나 역시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이번 2학기에는 기필코 수영이를 제치고 1등을 해야만 한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문제없을 것이다.’란 표현에서. 엄마의 심정도 이해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엄마가 우선적으로 그래서는 안 됐던 게 아닐까? 다른 건 몰라도 윤아에게 아빠를 들먹이며 공부를 다그친 것은 잠깐의 충격요법은 될지언정 무척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에 치른 값비싼 경험을 통해 윤아는 기억을 볼모로 영혼을 빼앗으려 한 시간 가게의 덫에서 해방되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한 시간 관리와 설계를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이유도 더불어 확실하게 배웠다. 엄마를 설득시켜야 할 부담감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할머니와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통하여 앞으로 윤아가 하고 싶은 일과 꿈을 펼칠 용기를 얻었다.

 

열 세 살을 맞은 은총이가 <시간 가게>를 읽고 나서 윤아처럼 판단하고 결정하라고 하지는 않으련다. 해리 포터에 심취하고 있는 중인 은총이는 시간 가게와 시계의 마법이 그 후 어떻게 되었을지를 더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윤아와 달리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풍성한 은총이가 자기 앞에 주어진 무한한 시간을 자유롭고도 현명하게 선용(善用)할 수 있기를 바란다.

http://blog.yes24.com/bohemian75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