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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나이의 고뇌를 덜어줄 안식처는 어디에。 | Basic 2015-10-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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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저/박현섭 역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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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19세기 러시아 문호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는 단연 도스토예프스키, 푸쉬킨, 톨스토이일 것이다. 그런데 늘 마음 한 곳에 궁금한 작가가 있었는데 안톤 체호프였다. 그는 소설로는 단편만을 집필했고 더불어 연극 대본인 희곡 작가로 알려져있다.

제대로 읽은 적이 없지만 여러 창작자들의 인터뷰 속에서 영감을 주고 영향을 받은 이로 친숙했던 체호프의 단편선을 읽었다. 옛 작품이고 단편답게 고풍스럽고 교훈적이었다. 그렇지만 고전이 주는 감동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편을 읽노라면 가끔 거북하고 어색한 것이 단편을 짓기 위해글이 씌어진 듯한 느낌의 작위성이었다. 그래서 스토리가 나가다 만 느낌이 들거나 너무 급격하게 마무리된 느낌을 가질 때가 종종 있었다.

 체호프의 단편들이 놀라운 면은 단편이란 장르에 스토리가 맞춰진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구성되고 흘러가며 결말을 맺은 단편이란 점이었다. 그건 분명 단편 전문 작가만이 이룰 수 있는 것이리라.

 

 물론 단편이란 성격답게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면이 많다. 그런데 그래서일까. 오히려 19세기 러시아의 사람들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한국사람인 내가 읽기에도 생생하고 풍자넘치게 다가옴은 또 다른 경이로움이었다.

 

관료제 체제속에서 지나치게 체면을 차리려다 죽음에까지 이른 남자가 나온 <관리의 죽음>, 겉으론 멀쩡해보였지만 서로 사랑하지 않는 커플 사이에 있던 남자가 한순간의 일탈로 허망한 경험을 겪는 <공포>.

그리고 저명한 작가가 자신을 찾아온 지망생에게 보이는 위선을 까발리는 <드라마>를 거쳐 <베짱이>에서는 부부 생활의 내밀한 이야기가 깊숙이 전해져 왔다.

 

<베짱이>는 완벽한 듯해 보이는 커플 올가와 드이모프의 신혼생활로 시작한다.

그러나 점차 올가가 화가와 외도를 저지르며 부부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고 남편인 드이모프가 전염병으로 요절하는 엔딩에서 참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두 사람은 무엇이 자신들을 연결시키고 있는가를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폭군이며 원수였던 것이다.'

 

'과거는 싱겁게 흘러가 버렸고 미래는 부질없어라. 인생에 단 한 번뿐일 이 기적 같은 밤도 이윽고 끝이 나서 영원과 하나가 되리니. 무엇 때문에 사는가?'

 

약간 긴 단편 분량인 이 작품은 허영기로 가득한 여자와 그를 묵묵히 참는 남편의 위태로운 부부 생활이 진짜로 사실적이면서도 공감가게 그리고 있다. 결혼을 해보지 않은 나에게 부부가 어떻게 위기를 겪는지를 정말로 느끼게 한 대단히 리얼리즘적이면서도 애잔한 결말로 먹먹함을 주는 수작이다.

 

무척 오래전 단편들임에도 결말을 다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만큼 (내가 처음 읽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모두 짜임새 있고, 임팩트 넘치는 이야기들이었다. 안톤 체호프가 의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사람들의 관계를 관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을 수려하게 묘사하는 문체가 시적이었다.

 

<베로치카>에서는 스물아홉의 청년이 시골의 천연스럽고 순진한 처녀에게 사랑고백을 받고 충격을 받으며 자신에게 로맨스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를 깨닫는 이야기가 나온다.

단순한 로맨틱한 연애 소설처럼 느껴지다가도 주인공이 자신의 차갑고 딱딱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마을을 황망하게 나오는 결말이 아련한 여운을 주었다.

 

'처음 알게 된 날부터 그의 독창성과 지성과 선량하고 영리한 눈빛, 그의 일과 인생의 목적에 감탄했으며, 그를 열렬하게, 미칠 듯이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고. 여름날 정원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에 놓인 그의 망토를 보거나 멀리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그녀의 심장은 행복한 기대로 서늘해졌다고. 그가 던지는 싱거운 농담들조차도 그녀를 깔깔 웃게 만들었으며, 그의 공책에 적힌 숫자 하나하나에서 지적이고 위대한 무언가가 느껴졌고, 그의 옹이투성이 지팡이까지도 그녀에게는 근사한 나무로 만든 물건처럼 보였다고.'

 

이렇게 총 10편의 단편들을 통해서 안톤 체호프는 당시의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사실적이면서 깊이있고 따스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안톤 체홉의 희곡들도 찾아보고 싶어졌고 당대의 러시아 작가들의 장편들과 더불어 읽으면서 러시아 소설만의 가치, 재미와 미학을 느껴보고 싶게 한 작품이었다.

 

 

'그는 생전  처음 인간의 선의라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경험으로 깨우치게 되었다.

상식 있는 진실한 인간도 자신의 선의에 반하여 가까운 사람에게 까닭 없이 가혹한 고통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사람보다 더 소중한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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