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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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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 딛고 힐링하기 위해 본 영화 [ Hobbit : Unexpected Journey ] | 영화가 왔네 2012-12-2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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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호빗 : 뜻밖의 여정(디지털)

피터 잭슨
미국, 뉴질랜드 | 2012년 12월

영화     구매하기

수요일 저녁, 집에 와서 라디오로 대선 결과를 듣다가, 사회자가 아 지금 지상파에서 당선 확실이라는 큰 제목을 내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TV에서는 당선자가 보디가드들의 철통 보안을 받으며 검은 세단을 타고 광화문으로 가는 것을, 수백명의 기자와 지지자들, 당원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도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내가, 볼 영화도 밀린 내가 일주일동안 극장을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한주였다. 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9월부터 관심가졌고 지금까지 왔는데 결과가 이런 것인가. 고작 이런 건가, 허탈하고 눈물이 났다.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고 친구는 자느라 다음날 출근길에 답문자를 보냈다. 서로 격려하고 5년후를 눈물 머금고 기약했다.

 

 

집안 대청소를 했다. 귀찮기도 하고 고단한 일이었지만 깔끔해진 집을 보니 왠지 기분이 풀린 듯 하고 특히 나만의 대선캠프였던(?) 내 방에 근 한달간 잡동사니들이 있던 것을 싹 정리하고 물걸레질 하니 이렇게 기분 전환이 될 수가 없다. 반짝반짝하는 나의 방. 우리 방이 달라졌어요.

 

<호빗 : 뜻밖의 여정>을 본다. 장장 세 시간. 그런데 긴장이 갑자기 풀린 탓이었을까. 영화를 넘 오랜만에 본 탓일까. 피곤이 몰려왔고 하필 커피도 못마셔서 계속 졸면서 앞부분을 봤다. 프로도’(엘리야 우드)의 삼촌 빌보 베긴스의 본격적인 여정의 길. 난장이 친구들의 모험과 간달프의 동행.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답답하고 울적한 현실은 적어도 멀티플렉스 안에서의 3시간만큼은 잊을 수 있었다. 보상받았다.

 

 

 

J.R.R 톨킨의 <호빗>을 원작으로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하였다. 마치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축소판인 듯 흥미진진하고 스릴 만점인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약간 어린이문학같은 점이 있긴 했지만 충분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고, 그래서 극장 안은 어른 아이 구분없이 다양한 계층이 와 있었다.

 

절대적인 악과, 그에 꿋꿋히 대항하는 난장이 부족과 우리의 빌보 배긴스의 이야기. 심오하고 무협물같은 교훈적인 대사들과 장대한 음악, 스펙타클,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피터 잭슨의 장기(talent)는 전혀 녹슬지 않았고, 어설픔도 허세도 없는 딱 내 스타일 영화.

<반창고> <레 미제라블>도 봐야되지만, 되도록 종영 전까지 2번은 더 볼 계획을 갖고 있다.

 

기억나는 대사

진정한 용기(True courage)란 목숨을 빼앗을 때가 아니라 살려줄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것이야.”(간달프)

 

압권인 장면

스톤 오브 자이언트! 전설의 Ston of Giant ! ^^

 

 

by보헤미안

12월 리뷰

피터 잭슨의 < 호빗 : 뜻밖의 여정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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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원작 [센스 앤 센스빌리티 ] 엠마 톰슨, 케이트 윈슬렛, 휴 그랜트 주연 | 영화가 왔네 2012-12-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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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센스 앤 센서빌리티 (1Disc)

알란 릭만
소니픽쳐스 | 2008년 02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센스 앤 센스빌리티> 엠마 톰슨, 휴 그랜트, 케이트 윈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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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작품을 보고 지금 감동을 받는 일이 마냥 서프라이즈고 기쁠 줄 알았는데 오묘한 감정도 있다. 이걸 이제야 알았단 말인가, 하는 당황스러움과 혼자만 아는 민망함이랄까? --; 자타 공인 제인 오스틴 팬에^^ ‘휴 그랜트 앓이’했던 적이 아직 뚜렷이 기억나는 내게, 대만 이안 감독이 그냥 계약하고 기계적으로 만들었을 거라 지레짐작했던, 문예 영화 <센스 앤 센스빌러티> 감상 후 새삼 괜찮은 면면들이 눈에 팍팍 띄었다.

 

 


조 라이트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오만과 편견>은 원작의 장점만을 잘 살려 영국 자연풍광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유려하게 만들었던 본인의 패이보릿 영화였다.

근데 보고 또 보고 했더니 조금은 질리는 점도 있었는데 특히 ‘다아시’가 너무 한 배우로 집중되니까 원작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이 비판적이 되어 싫어졌다. ;;

고전을 영화로 만드는 게 이래서 쉽고도 여러 얘기를 많이 듣나 보다.

 

 

하여튼 <센스 앤 센스빌리티>에서는 젊을 때의 엠마 톰슨, 휴 그랜트와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어린 케이트 윈슬렛을 보며 처음에는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몇몇 장면들을 대충 봤었는데 왠지 지루한 느낌도 들면서 엠마 톰슨이 역시 연기 잘하는구나 라는 생각만 했다. 이번에 다시 정식으로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보니 엠마 톰슨은 물론이고, 그와 대비되어 케이트 윈슬렛의 철부지 아가씨 역도 얼마나 그 캐릭터에 충실했는가 느껴 감탄하게 됐다.

 

요즘 동네 서점에서는 한 코너에 (현대문학사인가에서 나온) 제인 오스틴 책 전권을 가판대에 올려 놓았다. '노생거 사원', '설득', '오만과 편견'.. 10년간 늘 뭔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돌아갈 곳은 제인 오스틴과 셜록 홈즈 같은 소설들이었는데, 마치 마음의 고향이 있는 것 같아 흐믓하다.

 

by 보헤미안

 

12월 리뷰

이안 감독 <센스 앤 센서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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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3        
[ 행복의 경고 ], 하이브리드적인 건축학자가 들려주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 | Basic 2012-12-0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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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복의 경고

엘리자베스 파렐리 저/박여진 역
베이직북스 | 2012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는 건축물을 만든다. 그리고 건축물은 우리를 만든다.”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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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적인 건축학자가 들려주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

 

문외한의 분야였던 건축이 가깝게 다가오게 됐던 건 <건축학 개론>을 통해서였다. 건축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랑의 촉진·매개체로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상업영화 한편에서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이 책 <행복의 경고>는 호주에 사는 건축학자이자 실력있는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파렐리 교수가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을 통섭하면서 현대 서양사회 문화를 깊이있게 파헤친 인문학적 비평서이다. 저자는 건축학의 안과 밖을 모두 아울러 심리학과 미학에서 시작하여 미시적인 사회학의 이슈들, 문명과 인류학적인 통찰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우리의 현재의 삶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교양의 수준으로만 대강 얕게 알고 있던 건축의 영역이 알고보니 참으로 많은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 일상생활에서 크고 중요한 의미를 생산하기도 하고 알게모르게 삶의 보이지 않은 배후에서 영향을 주고 있는 인간 영혼의 집이 바로 건축이었다.

어느 분야 전문가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은 자기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연구해온 부분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지식의 습득이란 차원뿐 아니라 나와 다른 눈으로 세계와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그를 통해 사유하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래서 새로운 동시에 몹시 흥미로운 경험을 던져 준다. 역사의 상징물인 개선문과 에펠탑을 구심점으로 드넓게 펼쳐진 계획 도시 파리의 유서깊은 건물들, 뉴욕의 현란하고 아찔한 고층 빌딩의 마천루 풍경들. 근사한 건축,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파렐리는 예술작품처럼 출발한 서양 건축이 점차 그들 스스로 내부에서와 건축가들의 끝없는 자아실현 욕구로 인해 철학이 사라지고 기표(겉 외양)만 남은 현실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 1920년대 르 코르뷔지에가 건축을 훌륭하고, 정확하고, 격조 높은 볼륨들이 빛 속에 모인 것이라 정의내린 이래 건축에서 모더니즘이 싹을 틔웠고 많은 건축가들의 최대 지상 과제는 투명함이 되었다고 한다. 전체에 통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고 개방성이 살아있는 이른바 투명한 건축은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언젠가 살고 싶은 로망이 되었지만 이윽고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심리적으로 사람들에게 집이란 공간은 피난처와 안식처의 기능이 가장 필요한데 투명함 컨셉은 성인들에게 은밀히 내재한 어린아이같은 안전함에의 갈망을 철저히 도외시한 결과를 빚었다.

매해 발표되는 세계의 가장 살기좋은 도시에서 상위권에 드는 도시를 소유하고 있는 호주에 대해 파렐리는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부유한 WASP와 상류층 일부가 호주 외곽과 바닷가에 맥 맨션(고급스러운 대형의 주택)을 즐비하게 짓고 있는 것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여전히 우월의식을 갖고 있는 일정 부류들이 번잡한 인구 밀집지역을 벗어나서 맥 맨션으로 이주하였으나, 획일화된 그 모습들은 어떻게보면 지중해풍과 유행 스타일을 별 생각없이 적용한 것으로써 키치로 보이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파렐리가 보기에 건축은 자기만의 성채를 짓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향해야 하고 소통의 도구이자 매개체여야만 한다. 영어의 person과 그에서 파생한 personality는 페르소나(persona)란 말에서 유래했고 이는 가면을 의미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현대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가면을 하나씩 쓰고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호주 맥 맨션의 주거자들이 바닷가 근처 한적한 곳에서 안전한 경비 체계, 탁 트인 유리구조물, 최신 냉,난방장치를 두루 갖추고 살며 편안함과 안락함은 얻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일함과 안주가 창의적 동기부여보다는 퇴보의 길을 걷게 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럽에 처음 여행을 갔을 때 짧은 기간동안 많은 나라와 도시들을 순례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이거 내가 건축 탐방 관광을 온건가 착각이 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화려한 제국이 남긴 흔적과 발자취,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예술사조가 낳은 온갖 건축물과 교회당, 성당들의 위용과 위엄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건축사에 일가견이 있지 않는 이상은 바로크, 고딕, 로코코 양식을 아무리 설명으로 들어도 구분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럽의 건축들은 전통있는 역사와 찬란한 유산으로써 전 세계 방문객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반면에 <행복의 경고>의 저자는 그렇게 알려지고 인기있는 건축들보다는 신비스럽고 아직도 건축 공학으로 풀기 힘든 경이로움을 담은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설파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인도 타지마할, 아프가니스탄 석불, 일본 와비 사비 문화가 탄생시킨 비 서구적인 동양의 미학에서 미래 건축의 가치를 찾고 있었다.

 

저자의 상황 인식과 조언들은 유토피아적인 세계관이 아니라 현실적이어서 수긍하며 읽을 수 있었다. 재치있는 문장력과 논리의 설득력 그리고 간혹 보이는 신랄함은 이성적 사고를 지속적으로 자극하였다. 한편으로는 보편적이고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의 허점을 짚어내어서 깜짝 놀래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시드니에서 1901년에 전염병으로 인해서 질병에 취약한 빈곤층을 대도시 바깥으로 몰아내고 그들이 사라진 지역에 인구 집약적인 중심업무 지구를 건설하는 종합적 재개발이 있었기 때문에 하버 브릿지가 만들어졌다는 비화를 듣고 놀랐다.

 

시골과 교외 지역에 사는 라이프스타일이 번화한 밀집 지역에 사는 것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를 적게 쓰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이라는 도식적인 사고도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점도 인상깊었다. 도심 변두리의 신도시 정착지에 몰려드는 것은 결국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를 심각하게 일으킨다.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서는 반드시 자기 승용차로 매일 이동하기 때문에 차량 연료를 더 사용할 뿐 아니라, 인구가 적어서 대중교통 정책도 원활하게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맨하튼에 사는 시민들이 오히려 에너지를 아끼고 교통과 제반 시설들을 서로 공유하려는 습관이 정착되어 있어서 미국 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율이 적다는 사실도 의외였다.

 

개인적인 자유의 궁극의 아이콘은 물론 자동차다.’(p.316)

현대 문명의 최고의 발명품으로 뽑히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건축물이자 이동하는 공간으로 규정한 챕터는 새롭고 파격적이었다. 생각해보니 대도시에서 건물들만큼이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물체가 바로 수많은 자동차들이니 건축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자동차는 모든 요소가 두루 쾌적한 공간이며, 갑옷이자, 확장할 수 있고 과장된 에고(ego)이다.” “자동차는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를 통제하면서 거대한 개인적 통제의 환상을 제공하는 개인의 빛나는 거품이다.” (p.230~231) 미국인들이 일생 섭취하는 음식의 1/5을 자동차 안에서 먹으며 차에서 내리지 않고 업무를 보는 은행, 장례식장까지 있다니 굉장하게 여겨졌다.

 

허세와 거품이 지배하는 지대를 저자가 블러버랜드라 지칭하고 있는데 파렐리가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맥맨션주의의 문제는 도시의 공동체적인 역동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냥 편안히 교외로 나가 살자는 의도는 나쁜 것이 아니었으나 너도 나도 그것을 지향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과 작위적인 건축 형태들을 지적하고 있다.

수많은 문화적 차이점들을 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편협한 이기심에 굴하지 않고, 광범위하고 더욱 공동체적이며 더욱 이타적인 수준의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p.327)

 

집단 무의식의 기저를 분석하면서, 도시에 그 어떤 혼돈도 없어야 하고 질서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산층 이상 계층의 심리에 파렐리는 이의를 제기한다. 통제를 완전히 거부하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역사 속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도시들은 모두 혼돈을 기꺼이 끌어안았을 때 가능했다는 실제하는 교훈이 있었다. ‘문명화는 끝없이 생성되는 혼돈에 의존하고, 혼돈에 의해 자라며, 끊임없이 혼돈을 만들어낸다. 혼돈은 위험이다. 하지만 혼돈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도시는 혼돈과 질서가 모두 필요하며 양자 사이의 적절한 균형에 의존한다. 지나치게 혼돈스러우면 아테네나 멕시코시티 같은 도시가 될 것이고, 지나치게 질서를 지키려다 보면 브라질리아, 캔버라, 싱가포르처럼 예술의 불모지가 될 것이다.’ (p.242~243)

 

작가 엘리자베스 파렐리의 성숙한 면모는 전부 여성학(페미니즘)에 할애한 7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자신이 여성이고 건축학자이며 전방위문화비평가로서 그녀는 페미니즘의 허와 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흔히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진영에서 꼴통 페미라고 비하하는 고집스럽고 편향적인 모습이 없는 그녀는 쇼핑의 주체인 여성들 자신이 각성할 점은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한때 서구에서 시작된 페미니즘이 전 부문에서 여성의 자유를 쟁취하고 권익을 신장시킨 영향력이 있었지만 극도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치달은 현재에 과거의 기준으로 프리즘을 대면 지극히 순진한 발상이 되고 만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여성들의 자존감을 부추겨 지갑을 열게 했고 쇼핑치료라는 웃지 못할 용어로 쇼핑이 여성들의 으뜸 취미의 위치를 획득한 것이 서구 사회의 현실이다. 지고지순한 아내, 헌신적인 엄마보다는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세련된 모습이자 최신 흐름처럼 되어 대중매체, 패션 산업은 갈수록 비대해져 가고 있다. 오죽하면 칙릿이라는 뭔가 떳떳하지만은 않은 장르까지 나왔을까 싶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공주놀이는 이제 그만!

 

건축가로서 저자는 쇼핑몰의 구조와 여성의 소비를 주목한다. 유럽에서 아케이드 형태로 시작된 쇼핑몰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상업 활동의 주요 공간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오늘날 미국에서 고등학교 숫자보다 쇼핑몰이 더 많다는 자료는 비평가가 쇼핑몰을 주제로 삼은 것이 어색하지 않게끔 한다. ‘쇼핑몰에는 현란하고 환상적인 내부 디자인은 존재하지만 거리도, 대중도, 건축도 없다. 쇼핑몰은 자동차 거품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자기만족의 거품 속에 넣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p.262 ) 과도하고 끝없는 쇼핑은 과잉 음식물 섭취와도 서로 연관을 짓고 있어서 비만 문제는 우울증과 더불어 서구의 가장 큰 난제(難題)임이 <행복의 경고>에서 계속 강조되고 있었다.

 

두려움이 주도하는 사회는 용기를 찾고 변화를 꿈꾸기보다는 지금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수단들을 이용한다. (p.315)’그렇다면 엘리자베스 파렐리가 꿈꾸는 도시의 미래상은 무엇일까. 30년후의 호주를 저자는 친환경 산업의 전 분야로의 급속한 확장, 교외와 도심의 균형 발전, 대체에너지가 널리 보급되어 태양열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도로를 누비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조금 이상적이긴 하지만 대도시에는 아예 개인 자가용이 사라졌고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심지어 예배당에서 순결한 물을 숭배하고 친환경 교리가 자리잡은 신흥 종교상까지 펼쳐보였다.

거대한 대형마트와 쇼핑몰들은 에어컨과, 냉장고, 화학 살충제, 화석 연료를 이용한 수송 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음이 입증되면서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공기가 깨끗해지고, 비닐 사용이 줄고, 음식에 화학물질이 줄어든 이 단순한 체제는 국민의 건강도 크게 변화시켰다.’(p.345)

 

엘리자베스 파렐리가 비평서의 마지막 장에서 상상력을 동원해 표현한 이 가설들은 물론 SF소설적인 기법을 가미한 반어법으로 독자들을 보다 다른 차원의 생각으로 이끄는 것이다. 저자의 블러버랜드’(<행복의 경고> 원제)를 읽어내려가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호주에 대해 애정을 갖고 꾸준히 연구해온 것은 맞지만 역설적으로 외부에서 바라보는 호주의 문제점은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호주가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펴서 한동안 다문화를 관용으로 수용해 새로운 대륙으로 부상한 것은 맞지만 이미 그것이 포화상태를 이루어 새로운 패러다임과 프레임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우려스럽게도 최근 몇 년전부터 10대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적으로 타 민족을 배격하는 일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결정적으로 아무리 허구적인 발상이지만 중국의 미래를 암담하고 세계에 피해를 주는 주범으로 표현하고, 북미와 유럽은 여전히 문명인의 기본자세를 갖고 있는 듯 묘사한 몇 문단이 나로선 껄끄러웠다.

 

그럼에도, 건축을 중심으로 여러 사회, 문화현상을 자유로운 사고로 넘나들면서 우리들이 너무 많이 소비하고, 너무 많이 자연을 파괴하면서도 경각심조차 갖지 않고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저자는 분명 깨닫게 했다. Blubberland는 마치 영화에 나왔던 매트릭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딴에는 치열하게 살아왔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열성적으로 추구하는 데에 열심인 2012년 한국의 대다수 소시민들에게도, 엘리자베스 파렐리가 통렬하게 자국을 비판한 후에 이를 통해 당당하게 제시하는 희망적인 호주의 청사진을 옆에 두고 자세히 들여다볼 이유, 충분하다.

 

 (보헤미안)

 

<행복의 경고> 리뷰 (베이직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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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 26년 ] 리뷰 (bohemian) | 영화가 왔네 2012-12-0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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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6년(디지털)

조근현
한국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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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본 <남영동1985>에 이어서 그 분과 관련된 강풀 원작 <26>을 보고 왔다. 나는 아직 웹툰 원작을 보지 못했는데 다음주에 정주행 해야겠단 생각도 든다. 우선 이 작품은 내용 말고도 영화를 보기 전과 후에 뭔가 여러 가지 다른 느낌을 준 특별한 영화였다.

 

 

 

영화에 약간 몇 분 늦어서 극장으로 들어가려고 입구에서 티켓 제시를 하는데, 워낙 우리 동네 극장 젊은 직원들이 친절하고 나이스하기로 유명하지만^^ 표를 본 남자분이 정말 안타까워하시면서 6관이라고 하는 말투와 표정이 얼른 26년 보러 들어가시라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의 오버인 걸까? ㅎㅎ 엄마가 내가 심야영화보고 12시 넘어 들어오는 건 굉장히 싫어하시고 나 또한 굳이 그렇게 보는 영화는 1년에 1편 정도인데 영화가 다 끝나서 서둘러 나와도 모자라는데 엔딩 크레딧을 반 이상 다 보고 나와서 1시가 다 됐다. 울컥하는 심정과 다급한 마음으로 뛰다시피 집에 왔는데 오늘따라 엄마도 매우 고분고분하셔서 놀랐다.^^ 더 놀란건 스마트폰 온도를 보니 영하 3도였는데, 난 추운 줄도 모르고 집까지 영화를 음미하며 왔으니. 아파트 현관을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평상시에 예민할 때는 굳이 누구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좀 까칠한 성격인데 왠지 이 영화를 보고 나니, 혼자인게 싫어졌고, ‘무척 친절한 이웃사람 모드가 되어 관대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한참 누르고 타고 올라갔고, 심지어 지금 이 순간 엘리베이터에 혼자가 아니라 넘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매우 사소한 기분인데 이웃을 생각하는 이런 느낌이 참 오랜만이라 신기했다. --;

 

영화 얘기로 돌아오자.

제작사 크레딧이 나왔다 사라진 후 검은 바탕화면에 하얀 글씨로 실제 이야기를 몇 문장으로 담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애니메이션 장면들. 감히 말하건데 정말 몇 년간 본 영화들 중 가장 쇼킹하고 먹먹한 오프닝장면들이었고, 기억을 되살리면 오래전 장선우 감독의 <꽃잎>에서 봤던 어떤 장면들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 <26>15세이상가 일 텐데 학생들이 이 작품의 도입부를 보면 어떤 느낌을 가질지 좀 긴장되기도 하다. 언제나, 가장 메시지와 정서를 가장 세게 전달하는 건 실사 영화가 아닌, 다큐와 애니라고 생각해왔는데 다시금 그런 것을 재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518항쟁 때 군부의 학살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잃은 곽진배(진구), 심미진(한혜진), 권정혁(임슬옹)이 대기업 회장 김갑세(이경영)의 요청 하에 한자리에 모인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26년 동안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연희동에서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는 그 사람에게 타격을 가하는 것. 살인까지는 약간 망설이는 현 경찰 정혁과, 지루한 계획에 독단적인 실행을 감행하려는 미진, 미진을 보호하다가 그녀의 돌발행동 후 전적인 지원을 하는 광주 건달 진배. 그리고 비밀을 갖고 있던 김갑세 비서 김주안(배수빈).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밀어붙이고 관객에게 숨 돌릴 틈 없이 <작전>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경찰 캐릭터들과 김의성이 맡은 최계장, 그사람 경호실장 캐릭터들이 어찌나 리얼하고 개성넘치던지 완전 몰입하며 보았다.

 

영화와 드라마들에서 종종 봤던 중년연기자들이 연기에 물이 올라 전두환 측근 역들을 하는데, 어찌나 소름돋던지, 그분들의 연기와 감독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에 진정한 박수를 보낸다.

 

 

 

 

  이 영화에는 장점이 참 많다. 일단 영화 자체적으로 봐도 신인 감독의 연출이 자연스럽고 원작 팬들을 배려하게 촬영한 것 같다. 좋은 작품일수록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자칫 프로파간다 영화가 되어버리는데 <26>은 선동 영화와는 거리가 멀어서 그 점이 우선 나는 마음에 들었다. 장광씨 캐스팅도 너무도 적절하고 완벽한 캐스팅인 것 같다. 불과 얼마전에 본 <광해>에서는 센스있고 재미진 감초역할이다가 이런 역으로 180도 다르게 나오는데도 오히려 신선하고 오버하지 않는 장광씨 대단한 것 같다.

 

 

 

  예전에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전태일> 때 십시일반으로 후원자들이 제작비를 보탰었고 감동이 배가됐던 적이 있는데 영화의 엔딩 자막은 이승환의 노래로 시작해, 헨델의 울게 하소서와 클래식 음악들이 흐르는 가운데 가히 문화충격 수준으로 감명깊은 크레딧이었다.

 

제작두레 자막에 인상적인 이름이 너무 많았다. ‘심미진이라는 분들이 여러명이고 누구누구 아빠, 엄마라는 이름에 미소가 지어지고, 가명 닉네임과, 그냥 엔딩크레딧이라고 하신 분들,

장난스런 이름과 인터넷 용어, 마이클 잭슨에 이르기까지.. 각자 다 개성이 달라서 더 뭔가 찡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크레인에 한혜진이 올라가는 씬이.. 개인적으로 어찌나 울컥하고 짠하던지. 극중 진배가 미진에게 말하듯이 한번 시원하게 울고 싶은데 눈물만 맺히는 그런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참으로 '뜨거운' 영화다.

디테일적인 설정들에 있어 문제를 제기할 만한 것들도 2,3가지 이상 있지만, 원작이 만들어진지 6년이 지나고, 제작 기획이 4년전이었는데 제작사를 비롯, 다들 포기하지 않고 뒤늦게라도 끝끝내 영화로 만든 그 뜨거움에 아직은 젖어 있고만 싶다.

 

http://blog.yes24.com/bohemian75

11월 리뷰

객관적일 수 없는.. <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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