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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들의 핏빛 느와르 그 속의 우정, [ 신세계 ] 박훈정 감독작품 | 영화가 왔네 2013-02-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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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신세계(디지털)

박훈정
한국 | 201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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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월요일 저녁에 극장을 찾았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와의 사이에서 약간 고민하다가 시간대가 맞아서 선택한 느와르, <신세계>는 박훈정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 출연하였다. - 스포일러를 자제하였습니다 -

 

 

경찰인 강 과장(최민식)은 국내 최대 깡패 조직 '골드문'을 치밀하게 수사하기 위해 신입 경찰 이자성(이정재)를 심기로 결정하고, 이자성이 골드문 조직에 들어가 8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골드문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넘버 2 '정 청'(황정민)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 조직내에서는 정청파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데 그는 이준구(박성웅)파로,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며 서로 만나면 으르렁 대는 사이이다. 이런 와중, 급작스럽게 넘버1인 회장이 사망하게 되고, 회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조직 내 암투가 시작되고, 강과장은 이자성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조직에서 활동을 펼칠 것을 주문하지만, 만만치 않은 데다가 이번 임무만 끝나면 끝이라던 임무가 자꾸 늘어나자 정체성의 혼란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진다.

 

3명의 주인공 남자 배우들의 포스와 그 앙상블이 정말 엄청난 영화였다. 그들 각자에게 주어진 찰진 대사들과 역동감 넘치는 상황 덕분이기도 하겠으나 최민식, 황정민이기에 시나리오의 모든 것들이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 온 것이리라. 이정재도 홍콩 영화 <무간도>의 양조위 캐릭터와 매우 흡사했지만,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그 답게 자연스럽고 고뇌하는 경찰 스파이 역할을 훌륭히 했다.

박훈정 감독이 <악마를 보았다>, <부당 거래> 시나리오를 맡았던 탁월한 스토리 텔러였기에 가능했던 영화겠지만, <신세계>는 또한 여러 분야의 스탭들의 영화기도 하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박민정 프로듀서, <올드 보이> 정정훈 촬영 감독, <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프로덕션 디자이너, <괴물>,<만추>의 의상 디자이너 등 충무로 드림팀이 모였으니 두 말 하면 잔소리다.

 

 

홍콩의 <무간도>와 사실 비슷한 점이 많아서 보고 나면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한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 슬슬 자기만의 길을 걸었고, 영화를 보는 필자는 결말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기다렸는데,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 결론이 꽤 충격적이었다. 수위 높은 폭력적인 장면들이 간혹 살 떨리게 하지만 영화의 살벌한 캐릭터들을 더욱 정교하게 하는 설정들임에 이해가 가고 그래서 나름 <무간도>보다 새로운 점도 있었다.

 

나는 음악에 정말 감탄했다. 너무도 세련됐고, 바이올린, 첼로와 스트링 위주로 여겨지는 스코어 음악들이 피비린내 나는 싸움 장면에서 펼쳐지는데, 서정적인 멜로디가 폭력적인 씬에 제법 어울려서 감탄하고 놀랐다. 장르는 다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에서 들었던 뉘앙스의 음악들이다. 나중에 영화 끝나고 크레딧에서 확인하니 '조영욱' 음악 감독. 역시 평소 좋아했던 음악 감독이신데 이번 <신세계>에서는 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셨다! @_@

 

 
황정민이 정청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감탄했다. 저렇게 찰지고 역할에 딱 붙는 역할을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국내 연기자가 몇 명 없을 것 같고 그 속에 단연 황정민 배우가 있을 것 같아서다.

 

<무간도>에서 양조위의 고민이 황추생의 지시도 따르고 수행하면서도 조직 보스 '증지위'의 신임을 받고 있었는데, 경찰 스파이여도 인간인지라 가족처럼 자신을 챙겨주고 의리있는 증지위의 뒷통수를 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무간도가 표방하는 '무간지옥'은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누구를 믿을지 알수 없는 그 피말리는 감정을 일컬었는데 <신세계>에서 이정재가 맡은 이자성이 바로 그런 정신상태와 내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수라장'이라는 한자어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가 또 여론에서 무난하게 쓰는 아수라장은 사실 굉장히 혼란스러운, 결말을 알 수 없는 혼돈을 의미하고 있는데, 주인공들이 경찰이건 깡패 조직이건 서로가 서로를 간을 보고 의심하고 하는 모든 플롯들이 상당히 긴장감을 주었고, 그래서 결말은 충격적이면서도 리얼하게 다가왔다.

 

 

 

사실 무간도와 흡사해서 많이 새롭지는 않고 배우들이 열연했고, 박성웅씨의 '이준구' 역할은 박성웅의 발견이라 할 만 하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하게 칭찬할 점은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박훈정감독 영화에 많은 기대를 품어 왔을 관객들에게는.

 

그런데 이상할 만큼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그간 수많은 한국 깡패 영화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었기 까지 한 <초록 물고기> (이창동) 이후 이렇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가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들도 존재하는 영화이지만 <신세계>의 '폭력의 미학'에 가차 없이 한 표를 던지는 이유이다.

 

by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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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리뷰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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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작품,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 영화가 왔네 2013-02-2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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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블루레이

감독:마이크 피기스 출연:니콜라스 케이지,엘리자베스 슈
EnE Media | 2011년 06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마이크 피기스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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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뜨거움과 아픔을 느낄거야, 네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고 생각하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화사하고 밝은 조명 속의 로맨틱한 헐리웃식 스토리가 아닌, 슈퍼 16mm 필름 속에 담긴, 입자가 거칠은 음울한 얘기이다. 감독이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찍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라스베가스 속의 두 남녀를 멀리서 몰래 찍은 듯이 보이는 장면도 눈에 띈다.

 

로버트 알트만의 <숏 컷 Short cuts>의 도입부처럼 이 영화의 처음에서 카메라는 휘황찬란한 라스베가스 상공을 부유한다. 저 도박과 네온싸인의 도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아내가 떠나고 알콜중독자가 됐는지, 알콜 중독자가 되고 나서 아내가 떠났는지모르는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죽기로 작정하고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끝없이 술에 탐닉하던 벤은 어느날 거리에서 매춘부 세라를 만난다. 성관계를 거부하고 그저 말동무가 되달라는 벤에게 세라는 호감과 연민을 느낀다.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살지만 철저히 그곳으로부터 소외된 두 남녀에게 사랑은 갑자기 찾아든다.

 

벤은 세라에게 천사라고 말한다. 세라는 단지 내가 외로워서 널 이용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여자와 밤을 보낸 벤에 격분하고 배신감에 울 정도로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선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예감되는 이별을 전제로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프랑스 영화 싸베지 나이트에서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앞둔 연인들의 불꽃같은 사랑처럼.

 

 

결국 진정 믿고 의지할 사람은 벤임을 깨닫고 그에게 달려가는 세라. ‘널 보면 흥분이 돼.’ 벤은 그렇게 말했지만 세라를 품에 안은 채 서서히 죽어간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차분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격정적이다. 원래 진정한 사랑이란 그런 것일까? 세라는 비록 매춘행위를 하는 여자이지만 벤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순수해 보이는 것은 왜였을까?

벤과 세라는 서로를 진정 이해했다. 세라는 술 끊으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는 벤의 말을 따랐고 벤도 밤이면 을 나가야 하는 세라를 이해했다. 단지, 마음을 조금 아파했을 뿐.

 

비록 보편적인 멜로물과는 많이 다른, 거칠고 황폐한 삶의 과거를 안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었지만 진심이 느껴졌던 것 같다. 상처입은 사람들에겐 서로를 향한 진정한 이해 하나만으로도 지극한 사랑이 성립되지 않을까?

 

이 절망적인 영화가 어떤 러브스토리보다도 솔직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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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연기의 정점, [ 7번방의 선물 ] | 영화가 왔네 2013-02-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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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7번방의 선물(디지털)

이환경
한국 | 2013년 01월

영화     구매하기

본지는 꽤 되었다. 아직도 롱 런하고 있고 700만 관객 동원을 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6살 지능의 장애인 '이용구'에게는 사랑하는 딸 '예승'이가 있다. 그러다 어떤 사건에 억울한 누명을 썼는데 하필 그 피해자 측 신분이 무려 '경찰청장'. 그는 엄청난 형량을 받을 것이 예고된 가운데 교도소 7번방에 들어간다. 용구는 지능만 모자랄 뿐이지, 그 곳에 있는 다른 수감자들보다 전혀 열등할 것 없는 선량한 영혼이다. 교도소 내 알력 다툼에서 방장 오달수를 구출한 일을 계기로 단박에 왕따에서 벗어난 그. 무엇이든 감방 안으로 몰래 밀반입 가능한 방장은 무엇을 원하느냐고 하고, 용구는 '예승이'를 말한다. "뭐, 예수?"

 

어쩌면 뻔한 듯 진행되는 < 7번가의 선물>은 영화는 아빠의 일방적인 사랑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정태, 정만식, 박원상씨의 깨알 같은 조연 연기는 자칫 어둡고 칙칙할 수 있는 7번방에 활기를 넘어서 빅 재미를 안겨준다. 모든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으므로 흥행은 예고된 거였던 것 같다. 이환경 감독이 '각설탕' '챔프'에 이어 뚝심있게 계속 자극적이기보단 '착한 ' 영화를 만들려 한 것이 시기와 시즌, 배우들과 맞물려서 행복한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류승룡의 바보 연기는 참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말아톤' 조승우를 떠올릴 정도로, 그러한 분들의 표정을 완벽에 가깝게 그려 내었다. 딸 예승이의 소원양도 그 어떤 스펙타클보다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교도소장 정진영에게 애처롭게 "나도 잡아가 주면 안돼요?"라는 예승이 연기에 무척 감동을 받았다.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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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톰슨, 더스틴 호프만, [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 (by 은령써니 - 예전 보헤미안) | 영화가 왔네 2013-02-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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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Uek | 2011년 02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더스틴 호프만, 엠마 톰슨의 중년의 로맨스. ^^ (제작년도는 2008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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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개봉한 영화.

원제는 'Last Chance Harvey' 이다.

 

뉴욕에서 광고 음악 작곡가로 활약 해온 중년 남성 '하비' (더스틴 호프만)은 비록 이혼한 형편이지만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이 열리는 영국 런던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하비가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특히 최근에 전처가 재혼을 한 이후로는 딸과도 각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소원한 상태였다. 그런 하비가 갑자기 결혼식이라고 해서 딸과 훈훈한 모습을 연출할 수는 솔직히 없었다. 게다가 딸의 새 아빠는 친 아빠 못지 않게 딸에게 잘 해 주었고, 최근 몇년간에 특별한 애정을 주었기에 고맙다고 말하는 딸. 하비는 여러모로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딸의 결혼식 전 과정을 참여하지 못하고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러 히드로 공항으로 택시를 타고 급히 간 하비. 그런데 설상가상, 몇 분 늦었다고 보딩을 못하고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다음 비행기는 얄궂게도 내일 아침이다. 게다가 피도 눈물도 없는 회사측 간부는 지금 안오면 해고라고 통보한다.

 

 

 어쩔 수 없이 공항 안에 라운지 카페로 터덜터덜 간 하비. 그 곳에서 홀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중년의 여인 '케이트' (엠마 톰슨)을 발견한 하비는 그녀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다. 살짝 무례하다고 느낀 케이트는 노골적으로 그를 거부하면서 밀쳐내려 했으나, 하비가 "오늘 최악의 날이었거든요. 직장에서는 해고되고, 딸 결혼식에는 나 대신 양부가 입장하고, 비행기도 놓치고."

불행 쓰리 콤비를 전해들은 케이트는 내가 졌다며, 정말 안됐다고 위로하면서 둘은 말을 튼다.

 

예전에 이 영화 소개글과 포스터 등을 보고 낭만적인 로맨스 영화일 거라 생각하고 패스했었는데, 영화가 현실적이었다. 아마도 남녀 주인공이 이혼한 초로의 남자와, 솔로이긴 하지만 나름의 아픈 사연 때문에 연애를 안하다시피 하고 있는 여인의 만남이어서 그런가 보다. 또한, 친아빠보다 새 아빠를 더 좋아하는 딸(그렇다고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전처와의 서먹하다 못해 쌩~함이 느껴지는 관계 묘사는 역시 헐리웃, 서양 영화 가족사는 복잡해-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반면에, 60세를 훌쩍 넘었으나 직장 생활이 전혀 안정되지 않고, 하루하루 여유 없이 살면서 마지막 안식처인 가족에서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남자 하비의 모습, 그것을 너무도 사실감있게 연기한 더스틴 호프만의 캐릭터가 정말 실제하는 사람처럼 다가와 안타깝고 서글펐다.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된 하비와, 현재 히드로 공항의 직원인 케이트(엠마 톰슨)은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들이 다니는 곳곳의 런던 명소들, 사우스 파크 국립 박물관 과 그 주변의 템즈 강의 공원들 풍경이 정말 정말 멋졌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리암 니슨이 아들내미와 수다를 떨던 강변같은..

 

영국의 고풍스런 궁전 같은 건물 앞에서 분수대가 있는데 그 주변 벤치가 있고 카페 테라스가 있는 데에서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내밀한 개인적 얘기들을 대화 나누는 장면이 특히 멋졌다. 10대, 20대 청춘들이 아니니까 막 설레이고 흥분되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삶의 연륜이 있고 재치가 있고, 또 인간적인 배려가 넘쳤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목수정이란 작가는 말하길, 요즘 젊은이들에게 사라진 것은 낭만이고, 길거리에서 반한 여인에게 '커피 한 잔만 하자'는 대쉬가 없어진 걸 아까워 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때는 그게 웃자고 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그만큼 고전적인 연애가 많이 사라진 요즘이란 말은 맞는 것 같다. 소개팅을 해도 한참 취미니 꿈 얘기를 하다가 몇 번은 만나야 관계가 진전하는 게 요즘 아닌가? (잘은 모름 ㅎㅎ)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에서 좋았던 건, 어쩌면 촌스러울 정도로 하비가 케이트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10년전, 아니 90년대 같아서 였던 지도 모른다. 처음 본 여자에게 실없는 농담을 걸며 다다가고, 신중한 여자가 노골적으로 거부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적어도 세 번은 '들이대고 보는' 그 고전적인 연애? ^-^

 

 

끝에 가서까지 영화는 멜로 영화의 고전적인 장치를 사용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러브 어페어 Love affair>에서처럼, 몇날 몇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남자가 불의의 사고로 가지 못하게 되고, 이를 완전 오해한 여자가 마음을 접는다는 이야기.

 

결국 해피엔딩이었는데 특별한 반전이 있고 자극적인 건 아니었으나 달달하기에는 충분하다.

 

호연을 펼친 엠마 톰슨, 케이트가 한 말과 그 장면 속 분위기가 참 그윽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우리는 (더이상) 젊지 않잖아요. 무엇보다 우리에겐 각자의 생활, 직장, 그리고 가족이 있죠."

남자 하비에게는 새로운 직업의 럭키한 기회가 찾아오지만 과감히 그는 그걸 포기하고 뉴욕으로 가지 않는다.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가 갑자기 또 활짝 열어야 했던 케이트가 울먹이는 장면이 참 아름다웠다.

케이트가 하비를 처음 만난 건 (히드로) 공항에서 설문 조사를 할 때 였는데, 하비가 이렇게 묻는다.

"그 때 나에게 물어보려던 게 무엇이었죠?"
"이름은?" "런던 체류 목적은?"

"딸 결혼식 참석이요."

"거주지는 어디인가요?"

"뉴욕이었지만 이사 할 거랍니다."

 

물론 그의 새 이사 주소는 케이트의 집과 멀지 않은 곳일 테다. :D

 

by 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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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리뷰

아름다운 런던의 배경이 사로잡는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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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기 위한 영화 읽기 | Basic 2013-02-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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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김용희,이승연 공저
에이지21 | 201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출판사에서 서평단으로 뽑혀 작성한 리뷰입니다 :D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기 위한 영화 읽기,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에이지21출판사의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는 영화 리뷰집에 속하는 서적이다. 작가는 김용희, 이승연씨로 두 분의 합작으로 쓰였고 어떤 글이 누구 작가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일관성있는 필치로 느껴진다. 약간 놀란 점은 ‘~이다’체가 아니라 ‘~입니다’체였는데 최근 1년동안 그런 책을 거의 안 읽어서인지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마치 옆에서 누가 조근조근 말해주는 느낌으로 느껴져 오히려 더 좋은 점이 많았다.


이런 식의 책, 그러니까 책이나 영화에 대한 작품론은 자칫 그 텍스트에 너무 치중하는 느낌이 난다던지, 아니면 나열식으로 산만하다든지 할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다행히 이 책은 절대 그런 폐해에는 빠지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우선 상당한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보지 못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케이스별로 차근차근히 일별(一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그런데 작가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이 정말 너무 흥미롭고 재밌는 거다! 보통은 아무리 좋은 리뷰여도 내가 보지 못했다면 결말이나 반전 때문에 끝은 읽지 않거나 일단 영화를 감상하게 될 때까지 잠정 보류해놓고는 하는데, 저자들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끝까지 다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


저자들의 얘기속으로 들어가보면, 저자는 SF영화 <인 타임>에서 의료 민영화 정책의 폐단을 질타한다. 영화속에 구체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한,두 설정을 모티브로 하여 논리를 펼쳐나가면서 그것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1번가의 기적>속에서 달동네 재개발사업의 폭력성이 누군가를 용산참사처럼 희생자로 내몰 수 있음에 경종을 울리고, 코미디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 보험설계사 주인공 류승범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가입자들을 도우려는 시도가 자살을 막는 일들로 귀결되는 것에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정치, 복지, 소외계층, 외교, 통일 문제등을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고 설득력이 있었고, 그래서 많은 국회위원들의 추천사가 써진 것이 이해되었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속에서 여주인공이 평범한 서민이고 싱글맘이지만 기존의 체제의 인텔리들, 즉 고위 관료, 판사,변호사들도 해 내지 못한 정의로운 일을 해나가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나도 예전에 본 영화였는데 잘 기억하지 못하였는데, 세심하고 꼼꼼하게 영화를 ‘읽은’작가의 감상이 정말 유익할뿐더러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이렇듯 잊혀진 영화와 그 가치를 환기시키는 것이 한편의 훌륭한 영화 에세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감명깊었던 영화글과 파트는 <타인의 삶>과 Part7 ‘통일, 누구의 소원인가’였다. 북한에 대한 담론은 안보의 관점에서 늘 느끼고 있고 거의 매일같이 뉴스에서도 나오니까 사실 굳이 책, 특히 단행본에서 볼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라는 매체 그 프리즘을 통해 보니까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북한의 문제, 즉 탈북자, 북한과 강대국들, 비극적인 분단 현실을 오랜만에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풍산개>는 약간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점이 무리수이긴 했지만 주인공 윤계상(풍산 역)이 맡은 역할을 통해,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의심을 받고 위급할 때는 제거해버리려는 모습이 남북 모두 충격적이었다. 그런 일이 실제에서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남, 북 이데올로기를 강요받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전혀 황당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한반도>는 대중 장르 영화에 사극이 가미되었는데 자칫 그냥 흥미위주의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었는데, 작가들의 시선, 관점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고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가로막는 일본 속 거대한 조직의 야욕 같은 것을 생각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이긴 하지만 극중 대통령인 안성기가 총리 문성근에게 했던 대사만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진실을 덮어두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원만한 해결이 아니라 비겁한 타협이다.”


<타인의 삶>을 예전에 보긴 하였으나 상당히 무거운 시대적 상황과 독일의 문화가 깊이 배어있어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를 통해 제대로 가슴으로 느끼게 됐다. 독일의 영화는 타 국가 작품보다 생소하고 자주 접하지도 못하지만, 몇 년에 한번 나오는 걸작들은 여운이 강렬한데 <타인의 삶>이 바로 그러했다. 1984년의 동독을 배경으로 ‘불순분자’를 도청하는 남주인공이 어떤 극작가와 배우 커플을 도청하다가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몰래 그들을 돕게 되는 이야기를 차분하면서 냉철하게 그린 <타인의 삶>. ‘도청’이라는 장치가 역설적으로 대단히 영화적이었기 때문에 시대와 나라를 떠나 빠져들며 보게 됐던 것 같다. 7년 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극작가 남자가 우연히 자신을 도청한 사내의 존재를 그제서야 알게 되고 또 자신을 은밀하게 도왔다는 것도 알고 책을 쓴 첫 헌사를 그에게 바친다고 하며 마감하는 영화. (‘감사한 마음으로, HGW XX/7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몇 년전에 봤을 때보다 다시 보면 더욱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것 같은 탁월한 영화였고 작가들의 문장 표현을 통해서 감동은 배가되고 있다. 주인공 비즐러는 타인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일이 자신의 마음과 정신도 피폐하게 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며 현재의 ‘국정원녀 댓글 조작’을 떠올렸고 사건 자체를 떠나, 무조건 위에서 시키는 일을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하는 영혼 없는 ‘정부 요원’들에 문득 안타까움이 생겼다.


이렇듯 진지한 영화 이야기들에 이끌리긴 했지만 반대로 가벼운 듯 코믹한 영화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특별히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왠지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아 패스했던 과거를 후회(?)할 정도로 진짜 재밌게 읽었다. 배우들을 전혀 모르고 주요무대도 생소한 인도의 대학이지만, 요즘 대학생들로는 드물게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고 우정도 돈독한 청춘들을 보는 것이 즐겁고도 통쾌한 일임을 처음 알았다.


이밖에도 본 서평에서 소개해 드리고 싶은 글들이 더욱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페이지를 말씀드리면서 마칠까 한다.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에서 다룬 가장 오래전의 작품으로 숀펜, 다코타 패닝이 출연한 <아이 엠 샘> 이야기가 그것이다. 내가 가장 주목한 건 단순히 영화의 감동과 의미를 짚어낸 부분만은 아니다. 저자이자 관객인 집필자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들이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들, 즉 부모의 사랑과 자녀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우리는 어떤 자세여야 하는가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어서였다. 영화를 전부 보고 나서 새로운 생각이 생겨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글에서 잘 보여주고 있어서 눈길이 갔다. 이 복잡한 시대에 영화 한 편으로 생각이 변화하게 된다는 건 얼마나 놀라웁고 대단한 일인가,라고 난 생각한다.


주인공 샘은 지능지수로 장애인이라고 비정상이라고 차별받지만, 한 개인을 넘어 한 집단의 시스템이 약자 계층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인권과 복지를 멈추고 계속 지체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장애이고 정상이 아니지 않냐는 작가의 외침이 통렬했다.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가 많은 이슈들을 폭넓게 다루고 영화의 선정에 있어서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장르도 다양해서 이 책만 죽 읽어도 적어도 지난 5년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들을 알차게 훑어볼 수 있다. 그러면서 몇몇 주제와 해당 영화 리뷰에서는 심도있게 들어가며 파헤치고 있어서 읽는 데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고 ‘버라이어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선택된 영화 목록에서 ‘예술을 다룬 영화’,‘판타지 영화’,‘로맨스 멜로’가 확 빠져있다는 점 정도? 지금 돌이켜보니 책의 목표가 영화를 통해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며 함께 고민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학적인 영화들은 빠트렸단 생각도 든다. 그래서 저자들이 혹시 다음에 영화책을 낸다면^^ 저런 누락된 장르 영화도 다뤄주면 어떨지 제안 드린다.


전반적으로 가진 느낌은 저자들의 첫 작품이어서인지 매우 풋풋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어떤 글에서는 폭풍 흥분하며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기도 하고, 훈훈한 등장인물들 이야기에 푹 빠져 있을 때도 있고, 세상의 뿌리깊은 문제들에 한숨을 쉬며 전복이라도 시킬 기세인 듯한 문장들이 꽤 있었다. 그 모든 점들이 굉장히 거침없으며 솔직하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평범하게 직장생활과 아내, 엄마 역할로 분주한 두 작가가 여가시간에 많은 영화를 보면서 서로 커피숍에 앉아 한도 끝도 없는 수다를 떨면서 탄생한 프로젝트로도 보였고 말이다.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파워풀한 두 여성작가들의 앞으로의 활약에 건투를 빈다.


p.s. 밑줄그은 얘기들.

‘우리는 지구 저 반대편의 참상보다도 우리 머리 위, 분단된 나라의 참상에 오히려 더 무지합니다.’ ( <크로싱>편)


‘물질적 풍요와 물심의 지원은 성장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때때로 결핍과 상처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이 느끼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아이 엠 샘>편)


‘점수 따기가 아닌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 문제의 본질을 알 수 있는 능력, 진리에 다가가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세 얼간이>편)


“세계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은 같은 길을 따라왔습니다. 속박에서 자유로, 자유에서 번영으로, 번영에서 만족으로, 만족에서 무관심으로, 무관심에서 다시 속박으로. 우리가 이런 역사에서 벗어나려면 순환고리를 깨야만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 <스윙 보트>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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