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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담긴 울림이 있는 SF 장편 소설 [ 명예의 조각들] -보르코시건 시리즈 1편 | Basic 2013-08-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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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예의 조각들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저/김창규 역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3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숨어있던 보석과도 같았던 SF 대하 서사 소설. 보르코시건 시리즈 제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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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남녀의 애정을 의미하는 ‘사랑’에 대해서 최근까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가치들 중에 꼭 사랑이 최고인 것은 아니라고 여겼고 또한 사랑만이 능사인 것도 아니라고. 이 장르의 열혈 애독자 사이에서 최고의 SF 소설로 칭송받아 온 <명예의 조각들>을 펼쳐들면서 제가 무척 신났던 것은 스타워즈, 스타트렉같은 영화로만 봤던 신기한 장면들을 활자로 생생하게 다시 접하리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본 작품은 코델리아와 아랄의 격정적이고 진지한 사랑 이야기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명예의 조각들>의 스펙타클한 이야기들 중 한 일부일 거라고 대수롭잖게 넘겼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주인공들의 연애담에 집중하게 되는 저를 발견하고 말았어요. 결론적으로, 예상치 못하게 저의 건조한 ‘사랑 감성’을 뒤흔드는, 세포 하나하나를 자극하는 <명예의 조각들>이었습니다. 오 마이 갓.

#“오염과 싸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오.” -아랄 보르코시건.

 

아주 먼 미래인 30세기에 인류는 결국 우주로 진출하였고 웜홀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제국과 크고 작은 국가들로 이주해 살고 있습니다. 저자인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는 무려 1986년 당시에 놀라운 상상력과 전문지식을 갖고서 과학기술과 새로운 생명체를 비롯, 말 그대로 은하계 문명 시대를 자세하게 재현했더군요. <아바타>에서 보았던 것 같은, 행성계의 신기하거나 괴상한 생물들이 등장해서 저를 놀래키기도 하고, 처음 아랄과 코델리아가 만나는 무대가 되는 무인행성의 낯선 풍경들에 호기심을 갖고 빠져들게 했죠.

 

<명예의 조각들>의 주요 배경인 바라야 행성. 그 곳은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군국주의를 바탕으로 막강한 군사력으로 철권 통치를 하는 황제를 둔 악명높은 제국입니다. 군사 귀족 계급에서 태어난 아랄은 어렸을 적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으로 어머니가 죽는 비운을 겪고 나서 강인한 군인이 되기로 결심하는데요. 고위 계급 군인으로 성장해 현재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선을 지휘하는 제독이 되었습니다.

 

그는 코마르 행성에서 지독한 전투를 치른 덕에 코마르의 학살자로 주변에 알려졌고, 베타 개척지에서 탐사 일로 무인 행성에 온 코델리아 네이스미스 중령을 포로로 생포하며 그녀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집니다. 엄연히 코델리아가 포로이고 아랄도 군부 내에서 난처한 상황에 있지만 바라야 함대로 와서는 갑작스럽게 코델리아에게 청혼을 해서 그녀를 놀래키죠.

 

베타인 왕복선에서 선장인 코델리아를 구출해 감으로써 뜻밖의 이별을 겪었지만, 드라마틱한 소동과 사건을 한,두 차례 겪고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그녀와 재회하는 아랄. 한편, 바라야 제국이 에스코바 침공 전투를 치르고 복잡한 정세로 혼탁한 상황이었고, 그 전화(戰火)의 핵심에는 황제와 은밀한 결탁을 한 아랄 보르코시건이 있었습니다.

 

첫 아내를 사별하고 이제 마흔 네 살이지만 백전노장에 가까운 아랄은 군인이란 신분에 대한자긍심과 실력을 겸비한 최고 장교였어요. 허나 더 이상 명예를 지킬 수 없이 야비하고, 사악하며 배신까지 일삼아야 하는 바라야의 정치 놀음에 역겨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 ‘이건 거짓말일까, 진심일까? 아니면 이룰 수 없는 환상일까?’ -코델리아 네이스미스.

 

 

은하계에서 비교적 정의롭고 평화로운 행성에 속하는 베타 개척지에서 나고 자란 코델리아 네이스미스. 그녀는 용맹한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여성 군인 장교가 되었고 지금은 천체를 탐사하는 우주선의 선장입니다.

과학자와 부하들을 이끌고 임무수행에 나섰다가 바라야 대령 아랄 보르코시건에게 체포되는데, 당시에 보르코시건도 조직 내에서 하극상을 당해 곤란하고 애매한 처지였어요.

 

이전까지, 적국의 장군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가 자칫 잘못하면 작위적이어서 황당하거나 최악에는 유치할 수 있는 설정이라 생각해 왔는데, <명예의 조각들>은 방대한 플롯과 치밀한 내러티브를 통해 설득력있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타락한 인물들과 교활한 인간들이 판을 치는 보르크래프트함의 내부에 도착한 코델리아가 끔찍한 고문을 당할 뻔 하고, 이후 아랄의 곁에서 있으면서 바라야의 최상층 권력이 비열하고 공포스럽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요.

 

작가가 묘사하는 네이스미스의 배려심 있는 따스한 면모, 추악한 진실을 깨달아가며 성장하는 과정, 거대한 상대의 전술에 맞서 동료를 위해 목숨을 사리지 않는 용기가 전율과 감탄을 계속 느끼게 합니다. 불굴의 의지, 순발력과 현실감각을 갖고 있고 더불어 유머감각을 늘 잃지 않는 코델리아를 보면서, 부졸드가 정말 새롭고 매력적인 여성상을 멋지게 만들어 냈구나란 인식을 저절로 하게 됐답니다.

 

이처럼 여자와 남자 주인공들 캐릭터가 각자 자체들로써 매혹적인 동시에, 심각한 사태가 이어지고, 이해관계가 얽힌 관계속에서 두 명이 아슬아슬하고 기적적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해서 독자의 애간장을 태우더라구요. 아랄이 코델리아에게 ‘보르코시건의 부인이 되주오’라고 고백하는 갑작스런 대목에서 코델리아만큼이나 저의 가슴도 두근두근 뛰었죠. 어딘가 모르게 그늘지고, 남모르는 어두운 사연이 있어 보였던 아랄에게서 이 때 문득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를 보는 것 같아서 손발이 오그라들긴 했지만요.

 

하지만 이들의 ‘밀당 연애’가 벌어지는 이 곳이 어디던가요. 국적과 10살 나이차,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의 탄생에 푹 빠져있기도 잠시, 전쟁과, 체제 유지를 위한 암투가 끊임없이 발생하며 소설의 재미와 깊이가 더해집니다. 로맨스, 밀리터리 어드벤쳐, 정치극의 다양한 장르를 매혹적인 스토리텔링과 전문적인 작법을 통해 골고루 녹여낸 뛰어난 작품인 것 같아요!

 

대사와 상황들 몇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고, 많은 에피소드가 매우 탁월했습니다.

 

작전 수행에 실패해서 바라야 함대의 보르루티어 제독에게 잡혀가 성폭행당할 위기에서 탈출한 코델리아가 아랄에게 악인의 끝을 봤다고 하자, 그가 진짜 악의 실체란 차원이 다르다며 풀어놓는 이야기가 무척 강렬했구요. 산전수전, 공중전(그러고보니 진짜 우주전)을 모두 경험하고 피폐한 정신으로 이제 막 고향에 돌아온 코델리아에게, 대통령 참모진이 접근해서 대통령과 대국민 연설을 하라며 강요해서 펼쳐지는 한바탕 소란도 씁쓸한 현대의 자화상으로 다가옵니다.

 

정작 본인은 별로 바라지 않는 혜택을 주겠다고 호들갑을 피우는 정부, 영웅이라 치켜세우다가 의심스럽자 불법적인 약물까지 써가며 첩보활동에 혈안이 된 정보당국의 행태가 비단 공상과학소설 속이나, 80년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자각에 소름 돋게 읽었어요.

천상 군인으로서 규칙과 명예를 중시하며 살아 온 아랄은 조직의 음모와 계략에 익숙한 남자였고, 여성의 지위가 인정받는 사회에서 고결한 목적과 의리를 최고 가치로 배워 온 코델리아는 순수 탐험가에 가까웠죠. 두 사람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일 것만 같은 숭고한 사랑이 더구나 전시에 그토록 짜릿하고 가슴시리게 생겨나는 것에서 작가의 희망적인 메세지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소소한 볼거리들도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데 흡혈풍선생물, 요즘의 태블릿PC를 연상케하는 휴대용 단말기, 기억을 삭제하고 이식할 수 있게 개발된 기술, 심지어 인공 자궁과 인공 신경 이식술들은 시간을 앞서간 디테일함으로 경이로움을 자아냈습니다.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완벽한 상상력에 혀를 내둘렀던 장면이 하나 있어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네요. 코델리아가 정식 영창 감방에 갇혔을 때 적 함대의 기습을 받고 바라야 함선 전체가 조명이 꺼지면서 그녀가 좁은 방에서 온 몸을 구석구석 부딛히면서 겪는 신체 현상을 표현하는 3페이지에 걸친 글이 압권이었습니다. 간접체험으로 머리속에서 실감나게 떠올리게 하는 리얼리티가 있었거든요.

시리즈 첫째 편 독서였으나 충분히 걸작의 포스를 맛볼 수 있었고 스케일 큰 우주 소설의 아우라가 제대로 느껴지는 <명예의 조각들>이었습니다. 저와 코드가 맞아서 반가웠는데, 권력구조를 비판하고 풍자와 메타포가 있는 건 맞지만, 현상을 어렵게 비꼬고 조롱한다던지 하는 게 없어서 좋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의 인기 소설처럼 대단한 반전이 있고 그런 건 아니지만, 전개가 흥미진진했고, 올곧은 문학적 스타일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작품입니다.

 

은령써니 리뷰(bohemian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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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포의 느낌을 선사 받다 | 영화가 왔네 2013-08-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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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숨바꼭질

허정
한국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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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예상 밖이다. 상당히 오싹하고, 소름돋게 만들었던 신 개념 스릴러, 공포 무비였다!

 

 

예고편으로만 접했던 작품이라, 어떤 예상을 품고 갔던 것들에서 많이 어긋나는 스토리가 계속 전개되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영화를 보는 재미, 스릴과 서스펜스를 더욱 배가시켰던 것 같다.

 

백성수(손현주)는 고급스런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아내, 두 아들 딸과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가 걸려와 받아보니 '백성철'씨와 아시는 사이죠?라는 전화가 왔다. 사실 백성철은 그가 입양되었어서 같이 형제로 지냈던 형제의 이름. 백성철이 연락이 되지 않으니 집에 가서 물건들을 좀 정리해달라는 것이었고, 도심에서 살던 그가 가족과 함께 수도권 변두리로 갔는데 엄청 허물어가는 재개발 예정의 낡은 아파트를 목도한다.

 

형은 종적을 감추었는데, 성수가 집안을 둘러보니 한 눈에도 가까운 과거에 누군가 거주했던 흔적이 집 안 곳곳에 있다.

 

 

의문을 안고 계속 형 백성철의 자취를 쫒아가던 중 성수가 없는 사이에 집안에 얼굴을 가린 괴한이 침입하여, 아내 민지와 아이들은 혼비백산하고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영화는 백성철이 그 괴한인 듯이 관객들을, 또 백성수를 이끌어가지만, 인터넷에서 듣던 대로 범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커다란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영화를 본 사람도, 나도,그것을 캐치하지 못해서 많이 충격을 받았기에, 그 점만으로도 근래의 한국 반전 트릭 영화중에 훌륭하게 감상한 작품이었다. +_+

 

 

얼마전에, 변영주의 (미야베 원작) <화차>를 뒤늦게 보고, 오싹해 햇었는데, 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치밀한 이야기를 가지고 소름돋게 한 웰 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무고한 주인공 가족, 특히 아이들이 다치거나 희생되지 않기를 어찌나 조마조마하게 지켜보았던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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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Pil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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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무비 [ 블라인드 사이드 ] (The Blind Side) 2009년작 | 영화가 왔네 2013-08-1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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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블라인드 사이드

존 리 행콕
미국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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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으로 몇 년전에 여배우 산드라 블록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었음이 떠올랐다. 간단한 시놉시스를 통해 ‘흑인 청소년을 입양하는 이야기’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본 작 <블라인드 사이드>를 별 큰 기대없이 감상을 하게 되었다.

 

 

가끔 영한대역 잡지 <가이드 포스트>를 읽어보고는 하는데, 그 곳에는 매달 적잖은 숫자의 미담(美談)이 실린다. 가족으로부터 아픔을 겪었으나 용서하는 이야기, 입양이 되고 입양을 해서 새 가족을 꾸리는 이야기, 위험과 위기로부터 극적으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사는 얘기…. 어떻게 보면 세상의 불행한 이야기가 늘상 있듯이 잡지들에서 모아놓은 훈훈한 이야기들도 늘상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너무 미국적인 소재들이 많기도 해서 그런 잡지들을 (영어 공부도 할 겸) 사 놓았다가는 달 초에 후루룩 대충 넘겨보고 책꽂이로 곧장 들어가버리기가 비일비재했다.

 

개인들이 겪은 고통의 가족사, 그걸 극복한 인간 승리담, 인종간의 갈등 그런 얘기가 나랑은 크게 상관없는 태평양 너머의 일화들로만 여겨왔던 내게, 그렇지 않다는 걸 일깨워준 굉장한 영화가 내게는 <블라인드 사이드>다.

 

레아 투로이(산드라 블록)는 미국 남부의 부유한 지역에 사는 평범한 기독교 가정의 안 주인이다. 남편은 수십개의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소유하여 풍족한 편이고, 그녀 자신의 job도 있고 안팎으로 관여한 비영리사업도 많아 늘상 바쁘고, 짜여진 계획표에 따라 돌아가는 인상이 강한 중산층 가정이다. 투로이 부부에게는 틴에이저 딸과 장난꾸러기 어린 아들이 있고, 그들도 별 말썽안부리고 잘 크는 중이다.

 

 

그러던 차에 남편이 어느날 임시 보호(양육) 프로그램을 통해 흑인 10대 소년 ‘마이클’을 집에 데려 온다. 마이클은 착하고 순종적이지만 자신의 얘기를 결코 꺼내지 않고, 몸집이 비대하고 내성적인 아이인데 레아가 사는 동네가 보수적인 백인 부유층 거주지라 어딜 가나 은근하게 눈길을 받고, 어쩔때는 노골적인 차별의 눈총을 받는 일이 벌어진다.

 

아무 문제없이 평탄한 가정에서 잘 지내면서 자선사업에도 꾸준했던 레아는 빅 마이크(마이클의 또 다른 별칭)를 집에서 잠시 보호하긴 하지만, 하루 이틀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서서히 불편한 기색을 남편에게 드러낸다.

 

마치 문학작품을 읽는 듯, 혹은 긴 분량의 미드를 보는 것처럼 마이클과 레아 가족의 관계를 하나하나 보여주고, 마이클이 공공연하게 학교에서 받는 차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보여주는 장면들이 잘 짜여져 있어서, 처음에는 지루한 듯도 여겨지다가 이내 금새 빨려들며 볼 수 있었다.

 

 

산드라 블록이 맡은 레아 캐릭터가 처음에는 여느 백인 부르주아 여성처럼 의식없이 마이클을 바라보다가, 차츰 차츰 그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자신을 비롯한 백인의 잘못된 관념을 깨달아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산드라 블록은 좋아하던 배우고, 굉장히 밝고 명랑하게만 보이는 게 그녀의 페르소나였다. 반면 이 작품에서 좋았던 것은 꼭 광적인 내면의 표출을 보여줘야만 명연기가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서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보여주는 그녀만의 내공과 내츄럴한 모습이었다. (아마 그래서 아카데미도 블록에게 수상을 결정한지도 모르겠다)

 

 

러닝 타임이 흐르면서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차곡 차곡 쌓여 가고, 캐릭터의 변화가 기승전결에 맞춰 점진적이고 자연스럽게 보여져서, 스토리 구성법이나 여타의 영화 분야쪽으로도 교과서가 될 만한 영화같았다.

 

남들에게 요란스럽게 알리기 보다는 은밀하고 위대하게(!) 간직하고싶은 나만의 아지트를 갖고 싶듯이, <블라인드 사이드>가 내게는 영화로써 그런 내밀한 은신처와 같이 삼고 싶은 작품이었다.

 

 

서로 다른 출신과 배경을 지닌 인물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 중에 최고로 여겨온 <굿 윌 헌팅>의 뒤를 이은 작품이 10년을 훌쩍 넘어 비로소 나왔다는 게 개인적으로 진짜 감격스럽다.

 

별로 화려한 캐스팅인 것도 아니라 초반에 뚱하게 보기 시작했다가, 마이클이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일들, 가족과 함께하는 매 순간의 일상에서 뭉클하고 심지어는 눈물이 와락 맺혀지던 장면이 이어져 끝까지 계속되어서 일면 당황스러웠다.

그런 점들을 어떻게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아니, 굳이 납득시켜야 할 필연성이 없는 필자만의 감상일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아마 영화를 사랑하고 꾸준히 보아온 관객들 각자도, 누구나에게 그런 영화가 한, 두 작품(혹은 여러 개)이 반드시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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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Pilgrim 은령써니

8/18~24 주간mission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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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uck and God bless. [ 세상의 끝까지 21일 ] 리뷰 | 영화가 왔네 2013-08-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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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의 끝까지 21일(디지털)

로렌 스카파리아
미국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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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이 <종말을 위한 친구 찾기>인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은 미국 독립 영화 제작 명가 Focus Flim의 신작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바로 지구 종말까지 3주가 남았다는 설정이 펼쳐지고 남자주인공 도지에 스티브 카렐이, 여주 페니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등장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인디펜던트(indefendent) 영화라는 걸 알았으나, 시작과 중반부까지는 여느 지구 종말 시나리오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들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종말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다. 특별한 전조, 유별난 사건없이 갑자기 엄청난 소행성이 지구로 충돌하고자 다가오고 인류가 최대한 애써봤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 꼼짝없이 3, 21일 후에 세상은 불바다로 멸망할 가차없는 운명을 선고받았다. 그런 가운데 여기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도지는 멸망 뉴스를 듣던 차 안에서 아내에게 버림을 받았고, 이웃집 여인 페니는 동거 남친을 내쫓고 부모가 있는 영국 고향으로 가고자 하지만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어차피 갈 데 없던 도지가 하루하루를 멍하게 보내다 창가에서 펑펑 울고 있는 페니를 위로하다 비행기를 놓친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수면 과다증이라는 특수한 질환 비슷한 증세를 갖고 있었고 한번 자면 거의 24시간을 폭풍 수면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그 중에도 구식의 레코드판 매니아인 페니는 마냥 명랑하고 낙천적으로 보이지만 도지에 대한 믿음으로 그에게 약속을 받은 후 그의 집에서 머물고 휴식을 취한다. 소파에 눕자 여지없이 잠에 골아 떨어지고 깨어날 생각을 안 하는 페니를 도지는 신기하게 바라본다. 코를 막아보면 깨어날까 하지만 이내 입을 벌리고 여전히 잠에 빠진 페니, 결국 도지의 취미인 하모니카를 불자 그제서야 깨어난다.

 

 

이웃으로 3년 넘게 살았지만 서로 데면데면하며 대충 안면만 알던 도지, 그리고 페니. 뒤늦게 이웃 행세 하며 종말을 맞이하던 중, 폭동이 일어나 도지가 페니의 차에 같이 동승하게 되면서 영화는 로드 무비적인 면모로 확연히 바뀐다. 도지는 말한다. “내게 예전에 알던 개인 비행사가 있는데 당신을 고향으로 데려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비행사가 있는 지역으로 길고 험난한 여정을 함께 하는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개인적인 연애와 결혼관을 대화나누면서 진정한 친구 관계로 깊어져 간다.

 

스티브 카렐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내공깊은 연기 덕에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고 몰입하며 볼 수 있던 작품이었다. 스티브 카렐을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처음 보았고, <에반 올마이티>, <댄 인 라이프>를 거쳐서 미국의 평범한 소시민 남성의 각양각색 역할을 맡아 점차 진화하는 연기가 좋았던 배우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랑받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기존의 연기, 캐릭터에서 그다지 크게 벗어나지 않은 역을 맡은 가운데서도, 후반부에 감동을 선사하는 연기로 역시 키이라 나이틀리구나 하고 한번 더 날 매료시켰다. 서양 여배우 중 믿고 보는 배우다.

 

 

잔잔한 드라마이다가 달달한 밀당 연애 코드가 곳곳에 있고, 나름 디스토피아 소재인만큼^^ 잊을만하면 깜짝 놀래키는 충격적인 장면도 있다. 전세계가 종말을 맞은 상태에서도 왠지 웃음이 지어지는 상황들이 있고, 마약이 보편화되고 성 생활이 문란해지는 풍조가 있고, 왠지 비현실적일 만큼 경건하거나 극단적인 세태 풍자도 존재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상의 끝까지 21>의 초점은 도지와 페니 주인공들이었고, 그런 주변 환경은 소소하거나 남들 얘기처럼 스치듯 스케치된다. 그 점이 어딘가 영화를 리얼리티 면에서는 허술하게 느껴지게도 한다.

 

점점 적응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왠지 스티브 카렐과 키이라 나이틀리 커플이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러브 라인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기도 하다. ^^; 도지가 오래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었지만 영화에서 내면 연기를 너무 절제한다는 느낌이 중반부까지 계속 들었고, 페니는 자유분방한 영국 보헤미안이지만 오히려 내면을 꽁꽁 감추고 음악으로 도피해서 사는 알 수 없는 아가씨로만 보였다.

 

아마 그건 스티븐 카렐과 키이라 나이틀리 연기 호흡의 케미컬이 모자라서 라기 보다는, 영화가 대중적이기 보단 뒤로 갈수록 연출자(작가)의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강렬하게 흘러가서 인 것 같다.

 

 

그렇다고 스티븐 카렐,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가 붕 떠 있는 느낌이라는 건 결코 아니다. 3주라는 짧은 시간에 갑자기 여행의 동반자가 된 두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이 급격하고, 아무래도 종말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보니 쇼킹한 일들이 연이어지고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들도 있어서 난해한 지점들이 좀 있었다.

 

결말로 갈수록 불친절한 영화적 장치들이 등장하지만, 묘하게 감동을 주는 구석들이 필자에게는 있기도 했다.

 

감동 코드의 대표적인 장면은 다른 관객들에게는 뜬금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극 중 도지의 집을 관리해주러 매주 방문하는 인심좋은 아주머니와의 한 컷이었다. 종말을 맞아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그 중 어차피 죽을 거 즐기다가 그날을 맞이하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 아주머니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남 아메리카 출신인 분이었는데 처음에 등장하고 사라졌을 때 나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후반부에 도지가 페니를 비행기에 실어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다시 한번 그 아주머니가 등장하는 씬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 매주 목요일에 오시는 이 분은 충실히 살림을 해 놓고 있었는데, 성격 좋던 도지도 이제는 짜증을 버럭 냈다. ‘지금 나랑 장난하시는 거냐며 가고 싶은 데로 어서 가시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멸망이 닥쳐와도 전혀 변함없는 아주머니가 딱히 갈 데 없다고 단언하고는 이 한 마디, ‘그럼 다음 주 목요일에 또 오는 겁니다했을 때, 남미 사람 특유의 낙천미를 떠나서 뭉클한 감정을 처음 느낄 수 있었다. ()에 대한 충실함, 호들갑떨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닥쳐올 큰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태도. 그런 것들. 예상치도 못하게 정말 뜻밖의 신선하면서 감동적인 한 장면이었다. :-)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인상깊게 들리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감미로웠다. 단지 멜로디가 좋았을 뿐 아니라 영화의 특성상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법과 촬영 기법이 친절하지는 않은 독립 영화 특성들로부터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힐링 뮤직이다. 감상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인 느낌이 강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익숙한 OST는 찾아보니 모두 좋아했던 영화의 음악감독 작품이어서 반가웠다. <500일의 썸머>, <머니 볼 money ball>의 롭 시몬센이 그의 이름이다.

 

<세상의 끝까지 21>의 엔딩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좋을까. 다크하다 하자니 밝고, 분명 우울해야 맞는데 쾌활하다. 주어진 삼 주 21일을 체념하고 보내기 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유쾌함을 찾고자 노력했던 주인공들이 낯설어서 완전히 몰입할 수만은 없었지만, 극장을 나오고 나서 지금까지 여운이 깊고 컸던 영화다. <설국 열차>처럼 암울한 시대에 어떤 계층들, 어떤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씬들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과 공상과학적인 정서를 띄고 있기도 하다.

 

by은령써니

8월 리뷰

CGV무비꼴라쥬 상영관에서 본

<세상 끝까지 21일>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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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오스틴 북 클럽 ] 가슴을 뒤흔드는 두,세 장면을 간직하다 | 영화가 왔네 2013-08-1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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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2011년에 구입한 넷북을 사용하고 있으나 그 전까지 중고노트북을 오랫동안 이용했었다. 소소한 장르 영화들을 취미이자 습관처럼 다운로드 받던 시절에 단지 제목 하나만으로 노트북 내장하드를 차지한 영광(?)을 가졌던 영화가 <제인 오스틴 북 클럽>이었다. 원작도 대략적으로 읽었고 심심풀이로 봤었는데, 열악한 자막탓인지 다른 요인인지 so, so한 영화로 기억에 남았었다.

 

그런데 며칠전 다시 보고는 정말 괜찮은 영화구나 싶었던 로맨스, 드라마 영화 <제인 오스틴 북 클럽>이다.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며 친교도 다지는 모임이 있다. 고교 동창 사이인 조셀린과 실비아, 실비아의 딸 알리시아, 고등학교에서 불어를 가르치는 프레디 등이 주축이 된 여성멤버들의 클럽이다. 그런데 하필 모임 시작 무렵 실비아가 남편 대니얼이 젊은 여자와 바람난 이유로 이혼을 마주하고, 예전부터 연애쪽으로 오지랖 넓었던(정작 자신은 독신주의) 조셀린이, 동호회 세미나로 호텔에 갔다가 마주친 호감가는 남자를 모임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조셀린은 응큼한 목적이 있었는데, 절친 실비아와 그 연하남 ‘그릭’을 맺어주려던 거였다.

 

 

예전에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 다시 보면서 조셀린이 참 이해가 안됐던 것이, 그릭이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데 전혀 모르고, 혹은 별거 아닐거라 (애써) 무시하면서 만남을 이어가는 장면들이었다. 두 가지면에서 비난하고 싶었는데, 만약 그릭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러는 거면 정말 ‘나쁜 여자’, 어장관리녀인거고, 반대로 정~말 몰라서 그렇게 데이트는 다 하고 다녔던 거라면 무감해도 저리 무감할 수가 없는 ‘건어물녀’인 거란 점이었다. -_-

 

그런데 요런 사랑 영화만의 분명한 메리트는 역시 존재했다. 겸손해도 너무 겸손해서, 그릭이 자신에 핑크빛 감정을 품은 건 아닐거라 여긴 조셀린이 계속 그릭을 실비아와 이어주려 하는데, 공교롭게 그릭과 실비아도 잘 지내면서, 조셀린은 약간은 혼동스러웠던 순간들을 덕분에 말끔히 날리고 그릭을 북 클럽 회원으로만 대할 수 있게 된다. 착하고 성실한 남자 그릭도 하필(!) 여자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았어서 그렇게 ‘들이대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조셀린이, 원래 성격이 그런가 보다, 무슨 사연이 있을 테니 서두르지 말자,는 마음을 먹고 계속 만남을 이어간다.
 

 

프레디의 이야기가 이번에 보면서는 새삼 가슴 절절하고 저릿하게 다가와서 본인 스스로도 놀랐다. 역시 영화를 5, 6년만에 다시 보니 필자 자신의 정서,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있었나 보다. 남편과 평온하고 안정된 사이를 이어오는 듯 했던 프레디에겐 사실 엄마와 관련해서 해묵은 아픔이 있었다.

남편을 사랑했고 자신도 사랑 받았지만 엄마와의 관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상상도 못하게 내면을 갉아먹고 있었다. 먼 곳으로 출장이 잦은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콩깍지 씌어 결혼했지만 이제는 자신과 취향,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 남편의 존재에 불만을 갖기 시작하며 불행이 시작됐다.

 

회원들 각각이 다른 사연들과 다른 꿍꿍이를 안고 출발한 북 클럽은, 3월부터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센스 앤 센서빌러티>를 읽어갔고, 제일 마지막 달에 오스틴의 유작인 <설득>으로 끝맺음하였다.

 

 

소설들 각 텍스트들에 대한 북 클럽 모임의 이야기들을 듣고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다시금 오스틴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얻은 건 보너스고. ^^

 

오스틴 작품이 역시 고전이란 걸 느낀 게, 각자 다른 시각을 갖고 있고, 심지어는 첨예하게 다른 논리를 갖고 있는 북 클럽 회원들로부터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게 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주인공들이 신나서 꺼내놓는 말들이 하나같이 다 일리가 있고, 생각해 봄 직하고, 한 권의 책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는 멋진 매개체이며, 소통의 통로였다.

프레디가 엄마의 죽음을 겪고 나서 술을 마시고 거칠게 애기할 때 오스틴에 대한 푸념을 털어놓는 장면이 그녀의 아픔을 보여준다. “오스틴은 결혼 직전까지만 다루었지 결혼 생활의 애환에 대해서는 별로 거론하지 않았다”고. 그런데 이번에 알게된 것은 내가 읽은 몇 작품이 아닌 다른 소설들에서는 소위 불륜 소재도 등장하고, 결혼 생활의 진면목에 대한 깊은 통찰도 보여주었다는 그런 사실들이었다.

 

북 클럽 회원들이 6개월간 오스틴의 소설을 읽고 견해를 나누면서 각자의 인생에서 변화를 겪고, 그 과정에서 서로 보듬어 주고 위로해주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책이라는, 오스틴의 소설들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였기 때문에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도, 아픔을 관통하고 고통의 한 복판을 지나는 친구들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 성숙해 보였다.
 

 

결과가 지나치게 해피 엔딩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장르 확실하고 관객 타겟이 분명한 작품의 미덕이 사소한 단점들을 충분히 덮어주는 영화였다.

 

마음이 심란하고 많이 흔들렸을 때 자신을 이해해 준 학교 학생과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 프레디가, 불안해 하면서 남자애를 만나기 위해 도심의 교차로로 갔을 때 흘렀던, 애틋하고 서정적인 노래가 무척 좋았다. 그 장면에서의 여주인공의 격정적인 눈빛, 빨간불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신호등을 볼 때 ‘What Jane Do’-제인(오스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환상을 보는 씬에 가슴이 떨렸다. 얼핏 보면, 너무도 쉽게 판단을 내려버린 단순한 묘사로 보일 수 있고, 몇 년 전엔 나도 그렇게 봤는데, 배우의 섬세한 연기가 씬을 살렸다.

오스틴의 이야기들이 어딘지 서로 자기 복제인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제인 오스틴 북 클럽>의 다채로운 스토리를 통해, 왠지 모르게 나도 오스틴에 대한 믿음ㅎㅎ 이 생겨났다. 완벽한 작가도 아니고, 등장인물들 말처럼 결혼 이후에 대한 성찰이 상대적으로 없지만, 그럼에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다시금 마음 열어 읽어야겠다 싶다.

 

앞서 거론한 ‘신호등 scene’을 비롯해, 후반부에 조셀린이 그릭이 그토록 권한 ‘어슐라 르 귄’의 SF 소설들을 하룻밤에 모조리 읽고, 수줍음도 모르고(?) 한 걸음에 새벽에 달려가서 차에서 잠들었다가 그릭의 출근길에 만나서 모닝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인상깊었다. 흔한 로맨스의 클리쉐고 뻔한 결말이긴 했지만. (아니 그럴 거면서 왜 그렇게 그릭을 쥐락펴락하며 북 클럽을 해왔냔 말이다.)

 

커플의 결말이 너무도 예상되는 사람들이 좀 있고 ^^;, 손발이 오글거리긴 해도 이런 작품 감상은 역시 얻는 것이 많다. 헐리웃은 내친 김에 ‘톨스토이 북 클럽’, ‘찰스 디킨스’, ‘스티븐 킹’ 북 클럽 이런 내용 제작도 고려해 주길 바란다. ㅋ

 

written by은령써니

 

8.4~8.10 주간mission 리뷰 (in Yes24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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