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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의 남자 간호사 | Basic 2019-07-2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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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유현민 저
인간사랑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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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도전, 인내.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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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a Warrior, Not a worrier !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전문가에 환호한다.

 

축구로 챔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손흥민, 우리말로 부르는 노래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BTS,

자신만의 개성적인 연출로 칸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비단 이분들이 최정상으로 인정받아서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들이 걸음마를 떼는 초창기부터 과정을 전부 보아왔기에 그들의 성공이 이유가 있음을 안다.

 

이 책을 읽으며, 미처 몰랐고 관심도 전무했던 한 남성 간호사의 성공을 목격했다.

저자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하나씩 만나는 순간들이 감동적이다.

 

남성 간호사인 유현민. 그가 자신의 현재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책

<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유현민씨는 한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더 큰 꿈을 갖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지금이야 남자 간호사를 자주 볼 수 있지만, 글쓴이가 진학한 2000년대 중반에만 해도 드물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나름대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성공 스토리에 해당한다.

 

간호학과를 진학하기로 결정한 고등학생 때로부터 담담히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러한 카테고리의 책은 자칫 성공 신화로 비쳐지거나, 특정 분야 진로의 노하우로 머무르기 쉽다.

그래서 이러한 분야는 개인적으로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다.

서평단으로 만나긴 했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멋진 인생 이야기였다.

 

저자의 첫 책이며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수려하게 멋 부리고 그러지 않는다.

덤덤하게 대학 때로부터 시작하는 글은,

사회초년병이자 신입 간호사인 시절을 거쳐 미국 유학의 좌충우돌이 의학 시트콤처럼 전개된다.

고생스럽기도 하고 남자 간호사에 대한 선입견의 장벽에 자주 부딪혔다는 저자.

 

그럼에도 육체적 피로, 정신적 고단함을 잊게 하는 간호사 일의 보람으로 작가는 점차 성장해 가게 된다.

 

사람을 살리는 숭고함이라는 이상과, 간호 현장에서 마주치는 현실과의 괴리 사이에서 부단히 깨지면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각오는 했지만 미국 생활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서 열정과 투지를 쏟아부었을 때 호의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유현민은 간호학과를 진학하면서 늘 소수 Minority의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전체 90명인 학과에서 남자는 6명이었고 첫 직장에서도 드문 남자 간호사였다.

이후에 미국 유학길에서는 더했다. 이민자, 아시아인, 남자 간호사의 삼중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줄곧 배울 점이 많았던 건, 저자의 현명한 태도와 신념의 올곧음 까닭이었다.

 

소수인 건 어디서나 눈에 띄고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로 시작하는 글은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의 정수를 전해주었다.

 

 

  소수이기 때문에 고립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소수이기 때문에 눈에 띈다는 장점이 있다.

눈에 띈다는 점은 본인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언제나 좋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집단 내에서 소수이기 때문에 달리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성과를 내면 소수로서 이루었기에 마치 그 성과가 더 크게 느껴지는 시너지(synergy)를 내기도 한다.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남자 간호사는 미국에서 정말 극소수 집단이다.

소수라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소수이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 성과를 냈을 때의 그 시너지 만큼이나 무언가를 잘해내지 못했을 때 생기는 리스크도 남들보다 더 크다.

결론은 나는 남자 간호사이기 이전에 간호사이고 간호사 일을 정말 좋아한다.

이전에는 어딜 가나 소수라는 사실에 속상해하고 그런 상황에 불만만 가득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남자가 소수인 집단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의도치 않게 남들 눈에 띄는 이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

자신이 단순히 Minor 한 사람이 아니라 Rare (드문, 귀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그러면서 정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MinorRare는 두 단어 모두 적다는 의미의 형용사이다. 수적인 열세를 뜻하는 Minor와는 달리 Rare라는 단어에는 희소성의 의미가 덧붙여지는 것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159)

 

 

저자는 20대 끄트머리에 과감하게 미국 이민을 결심했다.

네이티브도 아닌 이가 JOB에 대한 열정만으로 이민을 결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친구들에게 늘 한다는 미국생활 1년은 군대 이등병 때보다 더 힘들었다는 말이 엄살같지 않다.

한국남자가 제일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재입대의 경험에 비견할 만큼 혹독한 시기임을 짐작케 했다.

 

 

 

이 책으로 신기한 직종을 알게 되었다. NP 라는 것이다. Nurse Practitioner 로 이는 일반 간호사보다 더 전문적인 간호사라고 한다.

대학원을 이수해 졸업 학위를 취득하면 간호사로서 환자를 진단할 수 있고, 처방과 시술까지 하는 전문직이다.

 

펜실베니아 대학 NP대학원은 미국 내 평가에서 1위를 한 최고 명문이라고 한다. 유현민은 이곳에 도전하여 입학해서 자격증을 얻었다.

 

앞서 언급한 소수자의 입장과 더불어 미국생활의 벽이라면 인종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관하여 매우 적극적이며 희망적인 신념을 보여주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텃세는 존재하고 아시아인들을 비롯한 소수자가 성공하는 일이 만만하지 않은 건 확실하다.

 

유현민은 영어 공부를 같이 한 한국인 후배와 어느날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다른 한국인은 뭐하러 그렇게 아등바등 노력하냐. 어차피 미국에서 소수인은 성공하기 어렵다는데라고 저자에게 농담조로 말했다.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

 

  성공하기 힘들다고 선례가 없다고 그냥 그저 그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그렇다더라 하는 말만 듣고 시도도 해보지 않는 삶이 가치 있는 걸까? 그래, 형은 외국인 근로자 맞아.

하지만 난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한국에서도 그랬고 미국에서도 동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하고 있어. 그리고 한 자리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좋아하는 일을 잘한다는 것이 그리고 그 속에서 계속 발전하는 것이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될 날이 올 거야.

소수인종은 아무리 노력해봤자 성공하지 못한다고? 그런 마인드로 미국에서 살 것이었으면 애초에 미국에 나오지도 않았어.“

     (324)

 

 

나는 경험이 없지만, 미국에서 1년 이상 그들 주류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이 책이 단지 미국에 가서 성공을 이룬 누군가의 과정일 뿐 아니라,

진정성 있는 생각과 도전하는 모험기를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한국에서 아직도 간호직이 의사의 보조적인 역할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미국에서 간호사는 엄연한 전문직이라는 것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저자처럼 NP에 진출할 수 있고, 관련된 여러가지 자격증에 도전할 수도 있다.

의료 분야가 체계적이고 발전을 거듭하는 만큼, 간호의 고유한 영역도 인정을 받는 것이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해당 분야 종사자만 알겠지만,

결국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풍기는 특유의 향기는 보편적이었다.

 

감동과 진실을 주는 표현은, 어디에서나 단순한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만큼 멋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382)

 

성공하는 법  내가 이렇게 잘 나가  이런 게 아니라

자신이 인생에서 찾은 소중한 진리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자세가 감명깊게 다가왔다.

 

소진 burn out 이 아니라 공감 피로 compassion fatigue를 느꼈을 때의 보람.

소수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진귀한 존재 Rarity 로 탈바꿈 시키려는 의지.

 

끝으로 Worrier 가 아니라 Warrior 가 되라는

마지막 페이지의 메시지가 생생하게 다가왔다.

 

간호사 일에 관심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꿈을 고민하는 젊은 독자들이 한번쯤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책 에서)

 

영어를 배운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What is your favorite English word?”

영어단어 중에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뭐에요?

 

가장 좋아하는 영어단어가 있어서 큰 고민하지 않고 대답한다.

My favorite English word is HUMBLE.”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Humble입니다.

 

Humble자신을 낮추고 겸손한이라는 형용사이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신입 간호사들을 교육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간호사로서 하는 모든 일은 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되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모를 때는 질문을 하거나 정확한 근거를 찾아보고, 안다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재확인을 해볼 가치가 있다.

 

You don’t know everythingBe humble even if you knew everything.”

당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겸손할 줄 알아야 합니다.

    (349)

 

 

 나에게 있어 간호란 함께 하는 것. 힘든 순간도 기쁜 순간도 혹은 그 사람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그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하는일이다.

그렇다. 한 사람의 소중한 그리고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나는 간호사!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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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 연대기 | Basic 2019-07-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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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본제국 vs. 자이니치

이범준 저
북콤마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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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 vs. 자이니치

 

 

 

 

 

 

재일 동포 즉 자이니치 在日 에 대해서 웬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구체적인 인물의 사례보다는 그에서 벗어나서 정치나 한일관계의 테두리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 일본제국 vs. 자이니치를 읽으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님을 알았다.

여전히 재일동포 한 명 한 명의 경험들은 소중하고 큰 가치가 있었다.

 

일본 당국의 차별에는 분통이 터졌다.

1945년부터 현재까지 어쩜 그리 일관성 있게 차별하는지 놀랍다.

 

한편으로 그런 국가에 대항해서 온 몸을 던져서 투쟁한 자이니치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이 들었다.

읽는 내내 울컥하였고 시시때때로 비통함에 빠졌다.

 

 

 

 

 

재특회재일 조선인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은 여전히 준동한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어디고 나쁜 차별주의자들은 있고 그들이 한 나라에서 갖는 영향력은 미비하다고.

 

하지만 아베가 집권하는 사이에  오사카에서는 평범한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비상식적인 린치를 벌이는 일이 생겨났다. 이런 일이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라 언제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위험성으로 부각되었다. 그렇게 몰상식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 다수에는 역사 인식이 모자란 젊은 계층이 자리한다.

그들은 재특회 같은 단체의 극우 활동을 보면서 무심하게 자랐을 것이다.

 

사람의 의식은 갑자기 분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추악함과 잔인함에 노출이 시작되면 그러한 독은 애써서 제거하기 전에는 번식을 멈추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는 투 트랙 전략을  써야할 것이다. 상호 무역량이 많고 이웃한 나라이며 강대국이다보니 그들과 마찰을 빚어서 좋을 것은 없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을 필두로 한 역사의 정립은 절대 물러서서는 안된다.

 

이 책을 읽고는 그러한 관점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1945년에 해방을 했을 때 일본에는 190만 명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거의 전부가 징용을 비롯해 강제로 이주당한 이들이다. 해방이 되면서 절반이 조선 땅으로 귀국하였다.

 

그런데 어릴 때 일본으로 건너갔거나 거기서 태어난 이들이 존재했다. 일본에서 생계를 꾸리며 터전을 잡았기에 조선으로 가면 돈벌이가 막막한 분들도 많았다. 그래서 타의로 어쩔 수 없이 일본에 남은 조선인들이 생겨난다.

1952년에 53만여명 으로 알려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국에서는 남과 북이 전쟁을 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재일동포 즉 조선인들은 전쟁이 끝나고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했다. 그렇지만 한국 전쟁으로 한국은 폐허가 되었고 극빈국 처지가 된다. 그래서 돌아가지 못하고 살게 된 분들이 재일동포 역사의 시작이다.

 

 

고달픈 타향살이가 시작된 것이다.

 

 

 

자이니치는 在日이다. 이 자체는 한국이나 조선과 무관한데 뒤에 朝鮮人이 생략된 것이다.

그래서 재일동포 스스로는 물론 일본인들도 그렇게 자이니치라고 부른다.

 

자이니치의 국적은 동일하지 않다. 한국 국적과 일본 국적이 있고 조선적이 있다.

 

굉장히 복잡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이같은 복잡함은 철저히 일본 정부에 원인이 있다고 저자 이범준은 말하고 있다.

 

 

식민의 과거. 그리고 분단의 아픔.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것이 현재 자이니치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살아온 자이니치 김경득씨는 1976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당시에 엄청난 엘리트의 계층으로 진입한 것이다. 그는 국적이 한국인 재일동포였다.

일본 정부는 그의 사법시험 결과를 불인정한다는 통지를 김경득에게 보냈다. 이유는 단 하나.

외국인은 법관이 될 수 없다는 법 규정이었다. 그렇다면 그 이전까지 사법시험에 통과한 외국인들은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시험에 통과한 날에 일본으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았고 귀화해서 판검사가 되었다.

 

그런데 김경득은 -일본 입장에서 보면- 특이했다. 자기는 한국 국적을 유지할 생각이고 사법시험도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읽으면서 엄청 자랑스러운 것이 시험에 합격한 외국인중에 이렇게 반대를 표한 사람은 처음이었다는 것!

일본 사회에서도 큰 화제를 일으켰다.

다행히 소수의 양심가들이 있어서 김경득을 도우면서 사법 연수생으로 허락하라고 정부에 탄원을 했다.

 

하지만 일본은 끄떡없었다. 놀라웁게 김경득씨의 고집도 끄떡 없었다. 그는 관계자에게 1년이고 2년이고 아니 10년이고 기다릴 거라고 했다.

모든 선각자들은 존경스러운데 일본 법조계에 최초의 제기를 하신 김경득씨도 그랬다.

 

1년이 흘렀다. 김경득은 허드렛일과 육체노동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버티고 있었다. 어느날 꿈처럼 합격 통지서가 도착했다. 기쁘고 뿌듯한 일이었는데 이것은 일본이 자발적으로 행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일본은 김경득을 선례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코털만큼도 없었다. 이 수험생을 합격시키면 이후에 조선인은 물론 대만인까지 외국인들이 일본 체제의 중심부로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1977년에 중일조약이 체결되었다. 일본이 중국하고 외교를 맺고 대만과 단교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미국도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당시에 일본은 다분히 한국전쟁 특수를 딛고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급기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소형 자동차가 점유율을 확장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이 일본에 무역 압박을 가했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미국을 넘보았지만 군사와 외교에서는 미국의 지배에 있었다.

미국이 들고 나온 카드가 미국의 변호사들을 일본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라는 거였다.

 

일본은 찍소리 못하고 수락해서 법을 개정했다.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법조인이 될 수 있게 한 것. 그래서 김경득씨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사법연수생의 신분을 얻을 수 있었다.

 

한 법조계 지망생이 나라에 대항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목적을 이룬다.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할 수도 있지만 그 내막은 자이니치가 겪는 차별을 여실히 보여준 일이었다

 

김경득의 체험은 이후에 자이니치들이 숱하게 겪게 되는 일의 전조 前兆가 되었다.

 

 

 

 

 

 

1985년에 배훈씨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가 사법연수원에 들어갔을 때 귀화 제의를 받았는데 배훈은 바로 거절했다.

읽으면서 일본 사람들은 왜 이렇게 귀화를 매번 제의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잖게 자기네들의 체제를 권유하는 제스쳐이지만 은근히 자이니치들을 경멸하는 것이었다.

 

배훈 변호사는 조선적 자이니치다.

그러면 조선적이란 뭘까. 일본에 사는 자이니치이면서 국적은 북조선이라는 뜻이다.

 

국적이란 무엇인가. 자이니치에게 있어서 이는 본적과 같은 것이라고 이범준은 설명한다.

나에게도 본적이 있다. 나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의 주소가 본적 증서에 기재되어 있다.

 

조선적 자이니치에도 국적이 그렇다. 조국의 주소지가 국적이다. 그들에게 조국은 조선이다.

물론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이름이다.

조선적 자이니치의 고향은 대부분 남쪽 한국에 있다.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가 90프로에 달한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태어나고 살았던 곳이어서 혈연의 고향이다.

 

1990년대까지 조선적 자이니치는 지문날인을 해야 하는 치욕을 겪었다.

그들은 난민의 처지와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 주민등록번호 같은 보장번호가 없기에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2000년 이후에 다소 정책이 완화되긴 했다.

 

조선적 자이니치의 외국인 등록증에는 국적과 지역을 동시에 표기하게 했다.

그래서 조선이라는 말이 등록증에 쓸 때는 조국이 위치한 지역이라는 뜻을 갖는다.

 

 

여러번 되읽고 이렇게 써보아도 쉽지는 않은 이야기다.

쉽지 않은 처지가 바로 조선적 자이니치의 정체성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복잡함이다.

축구선수 정대세는 자이니치의 복잡한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해방 후에 일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이니치는 한 분도 빠짐없이 차별을 겪었다.

경미한 일도 있지만 학교나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 일이 허다했다.

이 얘기들이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식민지의 죄를 저지른 당사자는 일본인데, 일본 때문에 조선 사람들이 조국에 못 가게 됐는데 어떻게 차별까지 가하는지.

 

배훈 씨의 학창시절도 다르지 않았다. 10대와 20대는 누구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시기이다. 그런데 여기에 조선인을 숨기고 사는 억압된 심리까지 겹쳐서 배훈씨는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필자가 예전에 순진하던 때에는 그까이거 숨기고 사는 게 뭐 어려울까 했다.

마침 일본인하고 외모에서 구별이 안되니까 그러려니 하고 속마음으로만 한국을 사랑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자이니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일본의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억압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고통인지를.

 

옆에서 일본인이 조선인을 무시하는 말을 해도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조선 출신이라는 사실을 쉬쉬하고 숨기며 혹여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오히려 현재의 일본의 국력에 큰 도움을 준 요인은 조선인들의 노동력이었다.

 

대부분 자이니치 분들이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 청소년 청년 시절을 방황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만난 분들의 인생을 통해서 조금 더 인간적으로 자이니치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한 명 한 명의 수난을 읽으면서 정말 가슴아팠다. 공감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인 민족성을 버리지 않은 게,

그걸 지키기 위해서라면 일본이라는 제국에 기꺼이 맞섰다는 게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그동안 오랫동안 몰라서 죄스러웠다. 감사했다.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비롯해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법 체계와 사법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1945년 이후의 역사는 현대사여서 사실을 한 번 들어서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우선은 재일 동포들이 한 인간으로서 겪고, 저항하고, 헤쳐나온 삶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자꾸 읽으면서 학습도 좀 하면서 지난한 재일동포의 역사를 배워가고 싶다.

 

변호사인 저자 이범준씨가 일본에서 오래 머물면서 자료를 모으고 취재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멋진 다큐멘터리 한 편 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자이니치라는 주제에 다가간 이범준 작가의 태도가 감명깊었다.

한편, 일본에서 양심있는 활동가들의 헌신도 보여준다.

 

일본 국가는 재일동포 사회가 분열되기를 원하고 은밀한 공작으로 방해하기도 한다.

 

저들의 농간에 속아서 재일동포를 편을 나누고 그들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가의 피와 땀이 어린 책이었다.

            <일본 제국 vs 자이니치>   부제   대결의 역사 1945~2015

 

 

 

 책에서

  김영란 전 법관의 추천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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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에 심은 나무 7/8 | Basic 2019-07-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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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시냇가에 심은 나무 (격월간) : 7,8월 [2019]

IVP 편집부
IVP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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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상상하는가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행하는 바는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었는가에 의해 추동된다.

그리고 우리의 성품의 형성은 우리를 사로잡는 이야기,
우리 뼛속까지 내려앉은 이야가 --우리가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좋은 삶'을 이루는 것을 '그려서' 보여주는 이야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우리가 흡수한 이야기 안에서 살아간다.

제임스 스미스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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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시대를 살아가느라 지친 마음을 들여다 보다 | Basic 2019-07-2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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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강보라 저
인물과사상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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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가독성 무엇.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사회 문화를 분석하는 책.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부제-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본 책의 제목과 범주를 언틋 봤을 때, 처음에는 외면하고 싶은 쟝르였다.
그러다가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고 다시 꼼꼼히 책 소개를 읽었는데, 서늘한 통찰이 느껴졌다.
근 1년 정도 이 분야의 책은 안 읽었지만 왠지 끌려서 신청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와우 그런데 정말 읽고 싶은 담론으로 가득했다.
혼밥 문화로 시작하는 저자의 글은, 개인의 취향과 「덕질」로 이어진다.
이어서 저자는 SNS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 먹방과 관찰 영상의 의미를 고찰한다.

뭔가 일상에 파편적으로 흩어져있던 사회 현상들이, 책 한 권에 쏙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온통 문제적인 현상들을 다루지만 저자의 글은 무겁지 만은 않았다.

사회학, 미디어 비평을 전공한 사람의 글쓰기가 얼마나 흥미로울 수 있는지 오랜만에 체감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을 못했던 새로운 분야를 읽는 희열을 실로 오랜만에 경험했다.

개개의 사안들은 뉴스, 잡지, 인터넷에 무질서하게 흩어져있다.
전혀 새로운 주제들은 아니었다.

깊이, 오래 생각해 보기를 꺼리다 보니, 미처 돌아보지 못한 우리 사회 곳곳의 징후들을 저자는 짚어낸다.

안과나 피부과에 갈 때 나는 뚜렷이 인지하는데, 특수해서 과연 제대로 진찰받을까 의구심을 갖고 갔는데, 의사가 친절하면서도 유능하게 증상을 짚어낼 때 있지 않은가.
지금 책 읽은 느낌이 하도 신박해서, 내가 겪은 일 중에 가까운 걸로 비유를 해봤다.
저자는 때로 현미경으로 미세하게, 때로 망원경으로 멀리 세상을 들여다 본다.


지성으로 무장 武裝하고 센스를 갖고서 정치·경제, 사회·문화를 꿰뚫어보는 저자의 예리한 감각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그동안 무감각했던 숨은 감각들이 다시 살아나 일깨워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갑자기 이 분야를 읽어서인지 약간 과부하가 걸리는 주제들도 있긴 했다.
모바일과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아주 최근에 등장한 현상들과 신조어들.
미국과 해외에서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들.
주로 이런 쪽이 모두 새로워서 살짝 현기증이 일었다.

그러나 인터넷,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서양이 앞서가다 보니
지금 탐구되는 것들이 향후 몇 년 사이에 분명 영향을 끼칠 거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가장 탁월하게 느껴진 건, 저자가 비평가·분석자이지만 일종의 우월의식 같은 게 전무하다는 점인 듯 하다.
이 필드에서 책을 쓰거나 언론에 나오는 전문가는 뭔가 ‘다 아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미묘한 뉘앙스가 늘 있었다.
반면 저자의 글들은 똑같이 현상을 해부하고 분석은 하지만 과시적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관심종자’의 줄임말인 ‘관종’에 대한 해석도 그러했다.
관종은 흔히 대단히 부정적으로 거론되는데 저자는 그러한 ‘욕망’을 사회가 부추겼음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셀카 문화, 무엇이든 인증해야 직성이 풀리는 문화가 언젠가부터 되었다는 것.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커뮤니티, 친구들 네트워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 생겨버렸다.
이같은 문화에서 인증으로써 인정을 받는 일에 집착하게 되고, 그 맥락에서 관종이라는 부류도 등장하게 됐다.

시각과 청각처럼 보이고 들리는 것이 존재를 규정하고,
이런 방법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관계를 결정한다.


강보라는 메신저, 모바일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현 실상을 날카롭고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또한 웹툰, 만화, 일본과 한국의 드라마, 여러 영화 텍스트를 매개체로, 그 속에 담긴 사회의 징후들을 소름 돋게 해석해 냈다.

여느 픽션 못지 않게 빠져들어 금새 읽었다.
새로 접한 이야기들은 앞으로 하나씩 제대로 알고 싶어진다.

에세이에서 이렇듯 사회학적, 비평 글들도 왕성하게 발표되면 좋겠다.

어느 한쪽으로만의 쏠림은 바람직한 사유 思惟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이 책의 등장은 무척 반가웠다.


〈책 중에서〉

타인과 시간을 갖고 난 후에는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38쪽)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의 발전은 개인이 발화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다른 개인들과의 대화와 같은 형태를 지녔다고는 볼 수 없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화자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에 그 누구도 청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비대칭적인 구조는 이타적 사고를 봉쇄한다.
(45쪽)

조금만 관점을 바꿔 세상에는 모두가 나누어도 충분할 만한 여러 개의 파이가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사회가 정한 특정한 파이가 아니어도 개인이 다양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존중을 받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도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용인될 수 있지 않을까?
(47쪽)


연극무대 위에 여러 캐릭터가 존재하듯이 우리 안에도 한마디로 축약할 수 없는 여럿의 내가 존재한다.
(67쪽)


근대의 합리주의적 사고에 따르면 개인은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계획적으로 꾸려나가야만 했다. 이와 반대로 본능의 욕구를 따르는 것은 미개한 방식이었고, 개인의 삶을 망치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에까지도 해악을 끼치는 태도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고도의 복잡성을 띠는 가운에 여러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끊임없이 통제하고 관리하는 이전까지의 방식은 점차 실효성을 잃게 되었다.
더군다나 저성장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은 사회적 계층간의 이동을 어렵게 만들었고, 경직된 사회 안에서 소비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탕진이라는 사회적 금기는 신의 선택이나 국가와의 계약이라는 존재론적 명분이 의미를 잃은 오늘날 탕진잼과 같은 형태로 변형된 것인지 모른다.
(82쪽)


아오노 슌주 靑野春秋의 만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은 갓 마흔이 된 남성 시즈오가 만화 작가가 되는 과정을 쫓는다. 홀아버지와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사는 시즈오는 직장을 그만둔 후 만화 지망생의 삶을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시즈오에게 만화가로서 재능은 없고, 만화가가 되겠다고 하는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차갑다.
제목에서도 엿보이듯이 시즈오는, 그리고 이 이야기는 생물학적으로 어른의 연령을 훌쩍 넘겼다 할지라도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자신의 더딘 성장을 다독인다.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 다그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어른’의 말이 값싼 자기연민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시즈오처럼 계속 성장하는 수밖에는 없다.
어른의 성장을 바라보는 현실이 아무리 매몰차더라도 말이다.
(118쪽)


현실 로그아웃은 결국 현실에 발 디딜 자기만의 장소를 잃은 순간과 다를 바 없다.
그 순간은 밀레니얼 세대에만 국한된 것도 소수의 현실 부적응자에게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로그아웃하고 싶다는 마음을 국지적인 현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지금의 현실세계가 공고히 한 정형성의 신화가 서서히 그 결말에 다다랐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얻지 않고도 삶의 지속가능성을 타진할 수 없다면, 현실은 더 많은 사람을 가상으로 내몰 것이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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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劇 나랏말싸미 -송강호 | 영화가 왔네 2019-07-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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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랏말싸미

조철현
한국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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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작

           사극

 

 

 

 

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나랏말싸미>를 보고 왔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비화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는 세종대왕이 신미스님이라는 분을 기용해서 한글을 창제했다고 그리고 있다.

 

정사는 아닌 야사 野史 인 것 같다.

사실이라면 학교 다닐 때 배웠을 텐데 금시초문인 역사였다. 

최근에 뉴스에서 상주본 소장자 이야기가 자주 나왔었다.

금액을 가늠할 수 없는 보물을 둘러싸고 돈 문제로 비화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랏말싸미>가 묘사한 일이 어디까지 사실일까?

나는 이 영화를 나서서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쉽게 폄하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성웅인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이분들에 대해서는 소설, 드라마, 영화에서 항상 짜여진 틀 안에서만 묘사된 적이 많았다.

그 분들의 숭고함을 훼손하는 것만 아니라면

우리도 다양한 상상력으로 픽션화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어차피 사료나 기록, 유산으로 남아 전해지는 것은 정해져 있다.

그 안에서 상상력을 메꿔 넣으면서

혹시 이랬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건 창작 영역의 자유라고 본다.

해석은 전적으로 관람객의 몫이니까 말이다. 

 

여론에는 역사를 왜곡했다’ ‘감히 세종대왕을 건드리다니부류의 의견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영화의 사실 여부는 역사학자들이 밝힐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나랏말싸미>의 가치가 있다면

너무도 숭고해서 감히 상상해 볼 수 없었던,

상상을 허 하지 않았던 세종대왕의 인간적 면모를 생각해 볼 수 있던 점이었다.

 

   

 

미처 몰랐다.

세종대왕이 문자를 창제하기 위해서 애쓰시느라 한쪽 눈을 실명하셨다는 것.

 

영화에서 송강호 배우가 광천수로 망막 치료를 받는 씬에서는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 통증이 느껴지는 듯 했다

 

영화는

세종대왕이 나라를 부강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중화사상에 젖은 대신들에 굴하지 않았다고 묘사하고 있다.

 

나랏말싸미- 로 시작하는 세종대왕의 반포선언은

그 짧은 문장에

문자를 창제한 이유, 반포하는 목적, 백성을 지극히 아끼는 마음이 다 담겼다.

 

 

 

세종대왕님은 문자를 만들어낸 결과만 대단하신 게 아니라

그 동기가 참으로 아름답고 눈물겨우셨음을.

새삼 느꼈다.

 

영화가 왜곡 논란'에 가려져

세종의 지극한 마음을 헤아리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시대극 史劇<나랏말싸미>.

그렇게 재미있고 활기가 있지는 않다.

시종 진지하고 묵직하다.

 

<사도> <남한산성> <대립군>을 좋게 본 나로서는

정통 사극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저 작품들을 좋아하는 이라면 무리없이 볼 수 있는 영화 아닌가 싶다.

 

 

새삼 이 문장의 아름다움을 음미해 보는 시간이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홀빼 이셔도

 

 마참내 제 뜨들 시러 펴디 몯할 노미 하니라

 

 내 이랄 위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여듧자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 니겨 날로 쑤메 편안케 하고자 할 따라미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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