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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이 시 읽어주는 사람 | Basic 2020-07-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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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운 눈 내려 고운 땅 되다

한희철 저
겨자나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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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직이 시 읽어주는 목사님 

 

목사이면서 여러권의 책을 낸 작가인 한희철 저자.

그가 애송하고 아끼는 시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왼쪽에 시 본문을 소개하고 다음 페이지에서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자유롭게 썼다.


나에게는 일석이조 같은 책이었다.

꽤 오랫동안 (본의 아니게) 멀게 느꼈던 '시'들을 가깝게 느끼게 되고

저자가 목회자셔서 신앙 묵상도 내표되어 있어서 묵상을 할 수 있었다.

 

알고 있는 작품이나 시인들도 있었지만 60프로 이상이 처음 들어보는 시들.

그 중에 진한 여운과 감동, 신선한 충격을 준 시들이 많아서 뭉클했다. ㅠ


거친 들에 씨뿌린 자는

 

거친 들에 씨뿌린 자는

들을 잊기 어렵나니

어찌 견딜 수 있는 곳을 가려 아직

너의 집이라 하랴

 -황동규, <悲歌 제5가> 중에서

 

여기에 저자는 시편 126편 한절을 떠올린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누가 거친 들에 씨를 뿌리겠는가. 땀이라면 모를까 누가 눈물을 흘리며, 울며 씨를 뿌리겠는가.

무엇보다도 외면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한다. 왜 굳이 거친 들에 씨를 뿌려야 하는가, 이왕이면 기름진 밭을 찾아야지. 관심 갖는 이 따로 없고 어떤 결과도 보장하지 못하는 땅을 택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

거름은 천생 흘린 땀이며, 한 줌 결실을 손에 쥐며 흘리는 눈물은 누구도 헤아리지 못한다.

거친 들에 씨 뿌린 자는 따뜻하고 편안한 곳을 집으로 삼지 않는다. 안락한 곳을 집으로 삼는 자는 거친 들에 씨를 뿌리지 못한다.  (25쪽)


머슴이나 살아주고 싶은


가서 한 삼년

머슴이나 살아주고 싶은 사람들

 -백무산, <가방 하나> 중에서


마리안네와 마가레트 수녀 자매. 이들은 오래전 소록도에 와서 이름없이 빛도 없이 섬기고  떠날 때도 조용하게 돌아가셨다. 시인 백무산은 이들을 떠올리며 '가방 하나'라는 시를 썼고 한희철이 이를 소환했다.

젊을 때 한국에 와서, 한국어는 물론 전라도 사투리까지 능숙하게 익히고는 일흔에 모국으로 갔다는 수녀님들. 시의 저 구절이 숙연하면서도 따뜻하다.


다음은 정현종 시인의 시다. '오늘의 성서였습니다'


등에 지고 다니던 제 집을 

벗어버린 달팽이가

오솔길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엎드려 그걸 들여다보았습니다.

아주 좁은 그 길을

달팽이는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을 만큼 천천히

그런 천천히는 처음 볼 만큼 천천히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성서였습니다.

 -정현종, <어떤 성서>


와. 이 시를 읽고는 신선한 충격감에 사로잡혔다. 가수 이적의 노래 이후에 달팽이를 다룬 창작물에서 처음으로 전율했다.

 걸음을 멈추고 경이와 설렘으로 엎드려 들여다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때 보이는 것은 모두가 오늘의 성서이다.  (53쪽)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라는 시는 노르웨이의 국민시인이라는 올라브 하우게를 처음 알게 했다.

처음에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1일 1암송 했는데 와 음미할수록 참 멋지다.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

 나의 갈증에 바다를 주지 마세요,

 빛을 청할 때 하늘을 주지 마세요,

 다만 빛 한 조각, 이슬 한 모금, 티끌 하나를,

 목욕 마친 새에 매달린 물방울같이,

 바람에 묻어가는 소금 한 알같이.

 

 바람에 묻어가는 소금 한 알처럼, 내 목마름을 알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 된다는 것은 싱거운 국그릇에 한 줌의 소금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무미건조한 세상을 향해 바람에 묻어가는 소금 한알같이 그렇게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73쪽)


좋아했던 나희덕 시인의 시를 만났을 때 반가웠고,

참으로 오랫만에 기형도의 시를 접했을 때도 놀라웠다.

아주 유명한 작품은 아닌데 저러한 시도 썼구나 알아서 참 좋았다.


시에서는 아주 많은 계층의 화자를 만날 수 있었다.

천진난만 순진무구한 꼬맹이, 이제 막 한글을 떼고 시를 신나게 지으신 섬마을 할머니,

아내를 잃은 조선시대 선비 등.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마음을 열면, 음미하면

시는 소설 문학과는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다.

그렇다는 걸 이 책으로 처음 느꼈다.


순수하디 순수하고, 곱디 고운 마음들. 그 표현들.

그 마음을 담은 시들을 읽을 때 끝내 울컥하기도 했다.

이 시가 그랬다.

 

154쪽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서 허전하게 남아 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이성선, <다리> 


와…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 이라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나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안(못) 해 본 것 같은데.

 

'순수하고 곱다'는 건 그저 순진하다거나 약하다는 게 아니다.

이 책에서 만난 시들을 통해, 그 시를 깊이, 천천히 음미하는 작가를 통해

나는 시인의 순수함이 '강함의 결정체'라는 걸 느꼈다.


인터넷이나 방송, 대중적인 매체에서 영어가 난무하고

언어 파괴도 자주 있는 요즘

시를 읽는 건 분명 '트렌디'한 행위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2주전에 처음 읽은 이 책과

2주 후 지금 다시 읽은 '시 작품'들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거였다.


어떤 '정보'도 빠르게 흡수해야 하고, 그걸 평가해야 할 것 만 같은 '조급증'이 있는 요즘

시는 단지 느리게 읽어서 일 뿐 아니라,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해 주는 멋진 예술이다.


앞으로 더욱 시들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정한 내적 동기를 얻은 이 책과 작가에 감사한 읽기 였다~. :D


  시원하고 고운 사람  126쪽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마종기, <우화의 강> 중에서


할아버지  90쪽

"할아버지 할아버지 어디 가셔요?"

"오오냐, 순인 집에 있나 보더라."

"아아뇨, 어디 가시냐구요?"

"글쎄 가 보아라, 공부하나 보더라."

  -한인현, <귀머거리 할아버지>


엄마 성  146쪽

우리 식구 성이 모두 이가인데도

 엄마 혼자 박씨인 줄 첨 알던 날,

 난 엄마 아빠 몰래 몰래

 참 많이 울었어요.

   -이종택, <엄마 성> 중에서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간  106쪽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나희덕,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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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 Basic 2020-07-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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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전강수 저
한겨레출판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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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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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작성하려는 지금 가벼운 떨림과 흥분이 느껴진다.

책을 읽는 내내도 저자의 기분을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었다.

 

저자 전강수 교수는 한국경제사라는 전공을  연구했다.

이후 대학에서는 다른 쪽에 집중하여 왔는데, 어떤 계기가 다시 예전의 전공을 살리는 일을 만들었다. 그건 다름 아닌 한 권의 책의 발간이었다.

 

20197. 뜬금없으면서도 충격적인 일본의 경제조치 발표 후 우리나라는 정부부터 시민들까지 똘똘 뭉쳐서 사태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 때 갑분싸를 일으키는 책이 하나 나왔다. 제목도 수상쩍은 반일 종족주의’.

반일까지는 그러려니 넘어가겠는데 응? 종족? 무슨 주의?

 

이후에 언론을 통해서 그 책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대표로 황당한 주장을 폄을 알았다.

지금이 일제 강점기 말인 줄 착각할 뻔~. ‘식민지 근대화, 일제 강제 동원은 없었고 위안부는 매춘제도 였다 등등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펼쳤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뉴스는 또 어이가 없었지만, 그러다 말려니 했다.

그러다가 이후에 호사카 유지 등의 비판서를 통해서 이영훈 등 필자들의 집필과 강연이 무척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이들은 책을 내는데서 그치지 않고 연구소를 차려서 자신들의 논리를 만들고 있었고

유튜브로 추종자들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강수 교수는 기존에 나온 비판서들과 차별점을 두었다.

 ‘경제학’ ‘일제 시대 경제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서 반일 종족주의라는 해괴한 책을 비판한다.

 

 

사실 이영훈의 헛소리들을 또 되새기기는 싫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어떻게 이렇게 주장을 펼치는지, 그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건 대체 뭔지 아는 건 중요하겠다 싶었다.

전강수는 다섯 가지 테마로 좁혀서 구체적으로 논박하였다.

반일 종족주의론, 토지 수탈, 쌀 수탈, 한일 청구권 협정,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이다.

    

독도는 호사카 유지 등에서 상세히 나와서 이번 책에서는 다루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 비판서가 유효하고 시의적절한 이유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영훈, 주익종, 김낙년 이 세 사람을 포함한 5인이 경제학 전공자였고, 그에 바탕해 이론을 펼쳤기에 이는 매우 적실했다.

 

경제, 특히 일제 강점기의 경제사는 처음 접하기는 만만치는 않았다.

그러나 저자의 전공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이 대단히 유익했다.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면서 읽었고 앞으로 이해하기 위해 몇 번 더 읽으려고 한다.

 

전강수는 그저 분노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인 정교함으로 반일 종족주의에 접근한다.

매우 냉철한 이러한 견지가 책의 전문성을 더 높이고 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어디선가 분명 토착 왜구가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충격적이었다.

 

최근에 강철비 2’ 개봉을 앞두고 유튜브 등 SNS에서 상당히 무서운 댓글들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영화의 내용이 일본이 북한 쿠데타 세력을 조력해서 한국을 무너트린다는 설정인데 그것에 대해서 치열한 논쟁이 목하 진행중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을 맡은 정우성에 대해서 무자비한 악플이 달리는 걸 보면서 어제는 눈물까지 나왔다.

 

일개 대중영화를 둘러싸고도 일본에 대해서 상당히 뒤틀리고, 위험한 사상을 피력하는 이들이 있다.

반일 종족주의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여겨진다.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책에서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론은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감히 펼치지 못한 극단적인 자학사관입니다. 한국사회는 원시종족과도 같고, 한국인은 거짓말을 일삼으며 돈과 지위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는 한국인의 반일 종족주의를 개탄하지만, 실은 자신이 혐한 종족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298)

 

일본은 한국을 병탄하자마자 토지조사사업에 착수했습니다. 무력으로 조선 농민의 농경지를 빼앗을 의도가 아니었다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일까요?

일본은 조선을 영구 병합하려면 일본인들을 조선으로 이주시켜서 영구히 거주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조선의 토지제도는 이 과정에 가장 커다란 장애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인들이 마음 놓고 토지를 매집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고차원의 수탈 전략이 아닙니까?

1920년대 산미증산계획 실시 이후 조선인 토지 소유자들이 소유 토지를 상실하고 몰락하였고, 한편 일본인 대지주들은 토지를 집중해 가게 됩니다  (94)

 

반일 종족주의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은 한국에서 때때로 출현했던 친일 행각의 연장에 불과합니다. 명백히 친일적이고 자학적인 책입니다.

바라건대 저의 이 책에 대해서 반일 종족주의필진 측으로부터 진지한 학문적 반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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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반도〉2차 관람 | 영화가 왔네 2020-07-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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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도

연상호
한국 | 2020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지난 주 리뷰는 성격이 '호평' 쪽인 리뷰였다.

 

그런데 유튜브와 네이버의 다른 '악평'들에는 엄청난 호응과 댓글들이 있었다.

나와 정반대로 본 네티즌들의 의견이 궁금해서 다 찾아봤지만

'비난'과 '조롱'으로 가득한 걸 보면서 너무도 속이 상했다.

개봉 다음 날 보고 즉시 보러가진 않았으나

일주일 내내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었다.

그러다가 마침 생일쿠폰이 있고 해서 극장을 다시 찾았다.

 

영화를 다시 찬찬히 본다.

 

지난 개봉주에 봤을 때는 약간 '울렁증'이 있었었다.

좀비 + 격렬한 총격신이 울렁증을 야기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알고 봐서 일까 전혀 그런 게 없어서 우선 반가웠다. ㅎ

 

증정 받은 팝콘 콤보를 먹으면서 

한결 느긋하게 2차로 본 <반도>.

 

 

 

 

단언하건대 그렇게 '욕받이'가 될 작품은 전혀 아니었다.

 

영화를 한번, 그것도 개봉 때 보고  그것으로 영화를 다 안다고 생각하고

유튜브 조회수와 수익을 위해서 '똥망'이니 '돈 낭비' '보러 가는 사람들 멍청하다'

같은 표현을 서슴없이 쓰는 사람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이 영화는 190개국에 판매되었다. 더불어 칸느 영화제에 공식 진출했다.

늘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이들은 만약 이랬을 것이다.

'칸 공식 초청' - 예술 영화인척 폼 잡는 영화

'동남아 수출' - 촌스런 동남아 감성에나 팔이하는 영화

 

그런데 보시라. 

<반도>는 영화제 진출도, 외국 수출도 다 했다.

이것에 뭐라고 반론할 것인가?

이 글을 굳이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나의 옹호하는 마음을 피력하고 싶어서 기도 했지만

수많은 '좀비' 출연 연기자들을 생각해서 였다.

 


 

사실 뭐 감독이나 주인공 배우들은 '비난'받아도 

그들이 감내해야 할 몫일 것이다.

 

하지만  이름없이 나와서, 주인공들을 써포트 하고

영화에 보이지 않게 기여를 한 엑스트라들.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좀비들에게

유튜브의 심각한 '욕설'들은 조금은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분들에게 정말 고마웠고 멋진 연기였다고 전하고 싶다~.

 

 

내가 '부산행'을 그렇게 '열광'한 사람이 아니었어서인지

그 전작과 비교하면서 보지 않아서 '반도'에 충분히 흡족했다.

 

마동석 얘기도 많이 하던데 그런 마초적인 캐릭터만이 좋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 '반도'에서

민정 (이정현), 준이 (이레)의 강인한 모습이

기존의 한국 상업 영화에서 보기 드믄 여성들이어서 난 더 좋던데? ^^

 

아무튼  나는 <반도> 좋았다는 것!

 

 다시 보고 그 생각이 맞았다는 걸 확인해서 정말 기분 좋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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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5        
판소리〈소리꾼〉 귀가 정화되는 순한 기분 | 영화가 왔네 2020-07-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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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리꾼

조정래
한국 | 2020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우리 것은 역시 좋은 것 이었어~!

 

 

 

소리꾼.

우리의 전통 판소리를 소재로 만든 전통적인 이야기다.

 

주인공 소리꾼이 전국을 다니면서 판소리로 돈을 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소리 한 마당이 펼쳐지고

영화는 이 노래들을 담았다.

 

연기자들의 연기는 무난했고, 신인 감독의 연출은 다소 투박했다.

내용도 편안하고 예상 가능한 흐름과 결말이었다.

 

그런데 자극적인 것들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는지

영화를 본지 하루가 지난 지금은 뭔가 순한느낌이다.

 

 

극중의 판소리들은 원본, 원어에 충실하되

어려운 어휘들을 고쳐서 나온다.

관람객을 위해서 자막으로 친절하게 나와서 좋았다.

 

판소리도 고전에 속하는지라, 지금의 우리 말과는 다른 말들이 많았다.

 

예전에는 그런 것들이 어려웠고 판소리 하면 촌스럽다는 이미지로 판소리를 가까이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순하디 순한이 영화를 보고는  깊은 반성이 들었다.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는 알려고 하고 클래식은 뭔가 아는 척 하려고까지 하면서 ;

판소리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심청전이니, 별주부전이니, 춘향전이니 하는 마당들

 

너무도 유교 시대 적이라 잔혹하게 느껴졌고

바닷 속 이야기는 전래동화처럼 유치하게 치부했다.

 

그런데 서양 전래 이야기들도 따지고 보면 황당한 것들 투성이인데

소설, 드라마, 영화로 늘 이야기가 된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의 판소리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한 계기로도

좋았던 영화

<소리꾼> 이었다~~    a s l a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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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 Basic 2020-07-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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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이주영 저
나비클럽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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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 웃다보면 무언가 사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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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은 아니다만, 

내가 결혼한 남자는 미친 책벌레 였다!

 

 

 

와 진심 책벌레 갑! 이다. ㅎㅎ

저자의 남편에 대한 일화를 서너 개만 접해도 그 후덜덜함에 누구나 혀를 내두르게 될 거다.

'당신은 책벌레 일까요?' 라는 설문조사 같은 게 있다면 이분은 단연 초 상위 권. 

 

 에두아르가 책장 앞에서 이 책 저 책을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하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뭔가 열심히 검색한다. 잠시 후, 다시 책장 앞에서 이 책 저 책을 뺐다 꽂았다를 반복하다가 부엌으로 가서 꿀을 한 숟가락 퍼 먹고 온다. 벌써 두 시간째 저러고 있다. 정신 사납다.

당분 섭취 후 잠시 안정을 찾는가 하더니, 다시 책장을 향해 달려가다(달려갈 거리도 아니다) 자빠진다. 얼씨구.  "한 가지만 하자, 좀! 왜 그러는뎃? 아까부터 왜 이렇게 산만핫뎃?"    (32쪽)


이주영 작가의 남편과의 일을 담은 책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어딘가 고전 프랑스 영화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 제목의 책은, 제목에 아주 충실하다.

아니 실은 제목은 많이 순화한 거다.

 

저자는 책을 집필한 의도가 '내가 우선 미치지 않으려고' 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했더니 왠 미친 책벌레 였다고!

정말 이런 과격한(?) 표현들이 절대 허언이 아니었다. ㅋㅋ

작가님 웃어서 죄송합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문학과 라틴어를 가르치는 교사인 에두아르.

그는 못 말리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독서광이다.

책은 에두아르에 대한 집중 분석(!)을 거쳐서 

때로는 소소하고, 웃프고, 이런 가운데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냈다.


 

 

 

책은 우선 물리적인 부피감이 있고, 공간을 차지하는 물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가 이런 점을 불만스러워 하는 건 아니었다. 저자도 책을 좋아하기에.

요는 남편이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책을 못말리게 애정하는 모습에 대해서 였다.

도대체 '어쩌다' 저런 지경까지 되었을까?

 

그냥 책을 마구 사는 것만으로는 에두아르급 책 사랑에 미치지도 못한다.

이미 있는 책의 다른 판본 구입이 기본이고, 까마득한 어렸을 때의 책들을 모아놓는다.

온통 책에 관심 집중 상태이다 보니, 지갑과 핸드폰부터 자잘한 물건들을 간수하지 못하는 건 기본.

이주영이 '분통 터져 하는' 건, 그러한 상황을 에두아르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

 

그러나 읽다보면 점점 에두아르게 적응되는 독자인 나를 발견하는 건 왜 때문일까.

더 정확히는 '그런 남편'을 종종 '비판'하면서도 또 지극히 사랑하는 저자 이주영을 발견하게 된다.

 

웃프고, 진지하고, 소소한,

책과 얽힌, 남편에 대한 온갖 일화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독서법이나 자신의 책 편력 편력을 담은 책은 꽤 많다.

나는 작년에 이동진의 그런 책을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또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러한 쟝르를 개척하고 있기도 하다.

 

단언하자면 정말이지 어나더 레벨 이다. (웃음)

아니 책에 관계된 일화가 이렇게 요절복통 할 일인가. ㅎㅎ

 

저자의 날카로운 관찰, 애정이 녹아있는 표현들 덕분에 더욱 감상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자신의 독서에 대해서 한번쯤 돌아보고 싶은 때에

한번쯤 읽기 좋은, 아니 완전 추천하는 책 이다.

 

 추신.

본 리뷰어가 영화 애호가 여서 인지, 우리나라 영화를 프랑스인들이 어떻게 느끼나를 다룬 부분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공동경비구역JSA'에 대한 일화는 저자와 더불어 나도 울컥 

 

 

    책 중에서

 

 책을 산다는 이유로 바가지를 긁으면 무식하다고들 하겠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이달만 해도 책을 몇 권이나 샀는가? 이 상태로 가다가는 가정경제가 파탄이 나게 생겼다. 들어오기만 해봐라!  (37쪽)

 

지난 7년간의 감성적 거리의 서러움은 아마도 나를 에두아르 옆에 아주 '심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에두아르도 그를 내 옆으로 아주 심는 칠 년의 서러움을 견뎌냈을 것이다.

서로 다른 감성의 서러움을 겪은 관계는 처음부터 같았던 것보다 몇 배는 더 단단한 감성으로 서로를 연결해 줄지도 모른다.   (174쪽)

 

빙그레 미소 짓고 말았다. 묘한 아늑함에 휩싸였다. 에두아르의 누더기 책이 가득한 서재에서 나는 잠시 추억에 잠긴다.

그의 말대로 낡은 것에는 새것이 갖고 있지 않은 많은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이 먼지투성이 거지같은 서재에는 에두아르의 추억이 가득하다. 추억은 이야기를 한다. 집에 추억의 이야기가 있는 방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싶다.   (296쪽)

 에두아르는 그저 앉아서 주구장창 읽으며 뭔가를 알아가는 것이 즐겁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며 감탄하고 동감하며 울고 웃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풍요롭게 한다.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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