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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보고서, [ 어벤져스 ] bohemian 리뷰 | 영화가 왔네 2012-05-2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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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벤져스(디지털)

조스 웨던
미국 | 201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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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보고서, <어벤저스>

  웃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어요, 어벤져스 !!

 

마블사의 <어벤저스>를 두 번 보았다. 개봉 후 바로 1, 그리고 어제 1. 그런데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자꾸만 다른 활동을 하곤 했다. SNS를 하고, 오랜만에 블로그 관리,정리를 하고, 갑자기 팝송을 따라부르고.. 검색창에 어벤저스를 치면 수많은 글들이, 전문 영화평과 조회수 많은 블로거의 포스트들 다양한 패러디물과 화제들까지 있을 것 같았기에. 내가 하나 더 글을 올린다고 해서 그렇게 차별성 있는 글이 나올 것 같지도 않았고 말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면 일기에 써도 되고. (아마 이래서 인터넷글은 시사회를 봤거나 개봉 즈음에 쓰는게 보편화된 듯) 그런데 왠지 꼭 포스트로 올리고 싶었다. 스스로 기록용이기도 하고 뭔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복합적으로다가. 뭐 이렇게 글 하나 쓰고 올리는데 생각이 거창한건지. ^^

 

줄거리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요즘에 보통은 개봉작 리뷰를 할 때는 영화를 보고 줄거리를 시작부터 끝까지 스포일러는 피하고 간략하게 올리곤 했다. 이 작품은 아주 많은 관객이 든 것 같고, 깊이 파고들어봤자 골수 마블 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아서 그냥 나만의 떠오르는 인물들 정리를 해보려 한다. 그리고 또 필자가 주목한 주제의 관점에서 다른 각도로 재 거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봤을 때 느낌은 , 진짜 재밌는데?’였다. 스케일로 보나 만듦새로 보나 그냥 여름 블록버스터 철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놀랐었다. 약간은 미국적인 코드가 많아서 얼떨결에 4월 어정쩡한 시기에 한국에서 개봉한 것인지 이것 저것이 궁금했더랬다. 초창기에는 아무래도 남성 관객팬이 많았고 그분들의 흥미진진한 얘기에는 감히 내가 껴들 틈이 그리 없었기에 그저 관망했었다. (그것도 충분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다른 영화, 특히 한국영화에 푹 빠져서 지내다가 어느날 무심코 지하철 무가지에서 패러디한 뉴스를 보고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바로 김홍도 서당 그림에 들어가 있는 어벤져스멤버들이었다. 닉 퓨리 국장(국장 맞나 하여튼 사무엘 잭슨)부터 해서 나타샤로마노프-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호크 아이, 배너 박사/헐크, 스타크-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콜슨 요원에 이르기까지 너무 재밌는 패러디물이었다. 그 사이 다른 미국 영화를 한 편 보고, 한달여만에 어제 여유가 많은 시간에 다시 한번 극장을 찾게 되었다. 다시 봐도 여전히 헐크(마크 러팔로)는 갑이었고(웃음), 캡틴 아메리카와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Jr)의 알콩달콩한 관계가 한층 도드라져 보였다.록키는 너무 악역에 충실하느라 좀 안쓰러웠고, 그의 형 토르(천둥)가 좌충우돌하며 어벤저스 속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새삼 듬직하기도 하고. 언제나 좋아라했던 배우 사무엘 L 잭슨은 더도 덜도 않고 자신에 딱 맡는 역할을 연기해서 포스를 풍겼고, 처음 봤지만 진짜 선량하고 소명의식 충만한 콜슨 요원의 모습과 최후에는 숙연하며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다..

 

 

 

 

 

처음에 극장에서 아무런 준비없이 홍보 포스터를 봤을 때는 사실 약간 경시했었다.(지금은 고개 숙여 감독에게 사과드림) 저렇게 많은 히어로들과 스타들을 총동원해서 정신없이 무얼 만든 걸까, 헐리웃도 드디어 공장처럼 재탕 영화를 만드는 건가 했던 것이다. 우연히 인연이 닿아 개봉한 날 보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영영 진가를 몰랐을 지도 모르겠다. 오해는 말길. 각각의 캐릭터들에 관한 마블 영화들에는 나도 작지 않은 관심을 기울여온 터였으므로. 하지만 저 수많은 영웅들이 모여서, 아니 엄밀히는 모아 놓고 이루었을 것에 기대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봐도 팀웍을 기똥차게 그려 놓고, 마지막에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외계인 지구 정복 막기도 이뤄내고 마는 훈훈함까지.. 이 영화, 한국인으로선 참 샘 나는 작품이었던 거다! --

 

 

 

 

스필버그와 카메론, 마이클 베이, 폴 그린그래스, 픽사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 빼고는 요즘 그렇게 브랜드만으로 믿음가는 작품이 드문 헐리웃였는데, 정말 미국 상업 영화의 스펙트럼은 이토록 넓구나 하며 또 한번 감탄을 하고 말았다. (깨끗이 인정!)

비평문이나 리뷰에 영어 수식어와 형용사 쓰는걸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 나로서도, 본산 미국의 단어들을 나열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쩔수 없이 그 사람들 상상력이었으니.. 길다면 길게 이 영화 감상을 말할 수 있지만 세 단어가 압축하는 듯 하다. 어메이징! 판타스틱! 스펙타클!

 

아 정말이지.. 거의 영화인생 처음으로 <어벤저스>같은 영화는 LA 어드메 극장에서 미쿡 관객들 틈에 섞여 그들의 환호와 웃음, 몰입과 열광, 그리고 마지막의 박수에까지 동참하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 스포츠의 거대함과 그것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그나라 국민들을 (난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고 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즐길 때 확실히 즐기는 것만큼은 부럽다는 생각이 <어벤저스>로 인해 들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벗어나 놀이동산에 온 듯 한껏 유치해지는 그네들의 극장 문화가 급 부러움이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들 중 두 사람에 대한 멋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닉 퓨리. 그는 중반부까지만 해도 윗 선(카운셀)의 충실한 중간급 간부처럼 보였다. 어떻게보면 영웅들이 근원적으로 궁금해하는 큐브에 얽힌 비밀을 철저히 숨기니까 얄미운 상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것도 제일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들이 불러모았던 히어로들의 안전을 위해 화끈하게 자기 뜻을 펼치는 모습은 은근 감동적이었다. 회사에서 팀장이나 부장님을 만난다면 저런 내면을 갖고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가져왔던 토니 스타크의 로버트 주니어의 모습은 이 영화 자체 내에서만큼은 제일 완벽했다. 똘끼도 다분하고 잘난 척에 (캡틴 아메리카 말대로) 결정적일 때는 자기 손해 절대 안보는 성격이라고 나오는데, 그런 얌체 역을 잘 소화했을 뿐 아니라 뒤로 가면서 팀웍에 올인하는 모습과 엔딩의 하이라이트까지 멋져부러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으아.. 아니 작가 양반들, 한 캐릭터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도 좋은 건가?! ㅎㅎ

 

 

 

 

사회 지도층에, 또 내가 장차 있게 될 공간의 오너들이 닉 퓨리와 토니 스타크 같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굳혔다. 겉으론 조직에 굽신대는 듯 보이고, 제 잘 난 맛에 사는 천재일지라도 중요할 땐 팀웍과 개개인의 개성에 세심하게 마음을 쓰는 그런 남자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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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블로거

5월 영화 리뷰 선정작 <어벤져스>

 

 

 

p.s.

헐크! 그래도 공공기물 파손은 참아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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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B급 영화의 감성, [ 프레데터스 ] | 영화가 왔네 2012-05-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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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프레데터스


20세기 폭스 | 2010년 11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뭔가 어설픈 설정들.. 그래도 오랜만의 외계인 무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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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엔 영화를 하나 예매했다가, 직전에 뭔가 땡기지 않아 포기했었다. ㅠ

그래서일까, 뭔가 허전했는데 이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2년전에 극장가에서 홍보와 포스터를 보긴 했는데, 저 영환 뭘까?! 싶지만 다른 영화들에 밀려서 잊혀졌던 영화...

한마디로 잊고 있던 헐리웃 B급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으니! ㅎㅎ

 

 

시간도 공간도 알수 없는, 어떤 정글 지역에 8명의 전혀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불시착한다. 말그대로 그냥 자기 사는 데에서 납치 되어 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 왠 정글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낙하 중이고 주변에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거니와, 도대체 자기들을 이렇게 한 사람이 누군지, 의도가 뭔지를 전혀 알수 없었기에. 그 중 미국 특수 부대원 출신인 로이스 (에드리언 브로디)는 군인 특유의 오지랍과 본능으로, 그 와 중에도 사태 파악을 제일 먼저 하게 되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살려면 결속을 하기로 암묵적인 계약을 한다. 주변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는 꽃이 있고, 갑자기 괴 동물이 출몰해 목숨을 위협하면서, 시간이 흘러 벌써 8명 중 2명의 목숨이 잃었다. 절체절명의 상황. 이 곳이 우주의 어떤 행성임을 가까스로 알게 된 6인들의 앞길은 어찌 될 것인가?

 

주인공들은 모두 지구에서는 각자의 나라에서 악독하고 억척스럽고 독하다고 소문난 위치였다. 미 특수부대원, 이스라엘 여전사, 시에라리온의 악명높은 암살단원, 멕시코의 마약상, FBI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사형수였던 남자, 일본 야쿠자에 이르기까지.. 단지 평범한 남자 의사만이 저 사람은 왜 여기에 선택되었나 싶은데 끝 부분에 꽤 기막힌 설정으로 등장해 놀라웠다.

 

<황혼에서 새벽으로> 등의 컬트적 영화들을 만든 경력의 멕시코 출신 '로베르토 로드리게즈'가 제작자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정들이 꽤 신선하기 때문에 시간 내서 한번 볼 만한 SF 공포 물이다. 이런 영화가 좋아지는 걸 보면 슬슬 한여름이 다가오고 있긴 한가 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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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그을린 사랑 ] (2011) | 영화가 왔네 2012-05-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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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그을린사랑


아트서비스 | 2011년 11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캐나다 여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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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살고 있는 잔느와 시몽 쌍둥이 남매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유언장을 받는데 놀란다. 자신들이 모르는 형이 한명 있었고 생부의 존재에 대해서도 몰랐던 일이 중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많이 격찬받았던 작품인데 케이블에서 했는데 시작하고 얼마후 보게 되었다. 레바논 내전속에서 주인공 여성은 적을 암살하였고 그로 인해 오랫동안 열악한 감옥에 있으면서 여성으로써 감당하기 힘든 고문을 받고 그 속에서 아이도 출산하게 된다.

 

고문기술자와 중동의 역사.. 사실적이며 충격적인 영화였다. 앞부분을 못봤기에 궁금하고 관련된 역사 책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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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의 [ 은교 ] by bohemian (스포일러 없음) | 영화가 왔네 2012-05-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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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은교(디지털)

정지우
한국 | 2012년 04월

영화     구매하기

박범신 원작의 영화 <은교>를 보고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었음을..

 

70대의 ‘국민 시인’ 이적요 (박해일)은 서울과 동떨어진 교외 저택에서 집필에만 몰두하며 홀로 외롭게 살고 있다. 그의 곁에는 그를 선생님처럼 아버지처럼 따르는 후배 소설가 서지우(김무열)이 언제나 그림자처럼 있다. 어느날 그들 앞에 여고생 은교(김고은)이 갑자기 등장하고, 토요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은교에게 집안 청소 등을 노인 시인이 맡기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은교>를 보는 사람이 잊어선 안될 것이 있다. 이건 결코 싸구려 에로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센세이션을 일으킬 거창한 걸작은 더더욱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 편한 말같지만, 당연하게도 이 작품은 그냥 한 편의 영화이고, 무엇보다 만든 이 정지우 감독이 '해피 엔딩'으로 소소한 파란을 일으켰던 그리고 이후에도 '사랑니'같은 작품으로 꾸준히 파격적인 소재를 다뤄온 베테랑 영화감독임을 알면 더 도움이 될지 모른다.

 

 

박범신의 원작은 아직 못 읽었지만, 대부분 소설에서 전이되어 온 캐릭터이고 이야기일 거라 짐작된다. 예술은 현실에선 꿈꾸지 못할 파격적이고 때론 금기의 소재를 다루어 온 것이 오래되었고 아마 박범신 작가도 그런 맥락하에 소설을 쓰신게 아닐까 싶다. 정지우 감독은 그것에 모티브를 얻어 영화라는 공감각적 장르로 만든 것일 테고 말이다.

 

왜, 이적요와 은교의 관계가 '사랑'이어선 안되는가? 대체 그래선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주인공들이 변명이라도 해야 하는가?! 오해하지 마시길, 블로거 또한 그들의 소위 '사랑'이란 것에 백프로 공감한 평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절대 사랑은 아니야'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또 묻고 싶다. 영화를 본지는 하루가 지났는데 많이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정지우 감독은 영화화할 게 더 이상 없어서 소설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건가? 소설이 '쓰레기'라는 건가?!

 

 

시인과 은교의 몇달간의 만남과 교류가 '사랑'이었건 '사랑이 아니었건' '욕망과 갈망'이었건, 간에 그들 사이에는 외롭고 소외되고 안고 싶고 안기고 싶은 여자와 남자의 어떤 기운은 단 한달, 단 몇주, 아니 단 하루라도 존재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하루가 실제했다면 그것은 여느 청춘남녀의 뜨겁고 타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자아 확장의, 그러니까 우리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그 게 아니었을까?

 

또 다른 '삼각관계'의 인물 서지우가 나중에 반전에서 밝혀지는 사실에 나는 분노하고 치가 떨렸다. 어떻게 그럴수가. 하지만 결말은 또 너무 허탈한 측면도 분명 있다.

 

어쨌든, 이 영화 <은교>를 보고 나는 거의 처음으로 깨달은 하나가 있었다.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었구나 라는 걸...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일 수 있구나, 라는 걸.

 

보헤미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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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리뷰작 - 은교 bohe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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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 [ 우물 파는 아이들 ] 원제 ; A long walk to water | Basic 2012-05-1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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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물 파는 아이들

린다 수 박 글/공경희 역
개암나무 | 201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름이 뭐니?" 그가 물었다. "니아." "만나서 반갑다, 니아. 내 이름은 살바야."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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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동문학이다. 벌써 세달째 아동문학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몇 작품은 리뷰대회라는 계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선택했고 완독했으나 이 작품은 그와는 또 다르다. 서평단으로 뽑혀 출판사에서 받았긴 했는데 꼭 읽고 싶어서 정성스런 글을 남겼었기 때문이다. 책을 받아 글을 써서 올린 몇 번의 경험과 그 간의 인터넷 공간에서 쌓인 내공에 기대자면 리뷰를 올리는 것이 내게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일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래서는 안되지만- 대충 읽고 휘리릭 써서 올릴 수도 있는게 인터넷 서점의 공간의 특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여러모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입소문과 책 뒷날개의 수식어들은 이 어린이 소설과 작가가 얼마나 멋진 일을 해 냈는가 화려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런 것에서 조금은 떨어진 채, 필자는 나만의 감명받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기 시작했다.

지금 막 작가의 글까지 책을 다 읽었다.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였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죽을 위기를 겪은 주인공 남성 살바의 파노라마같은 삶이 영화처럼 그려져 숨가빴다. 앞문단을 쓰고 며칠이 지났다. <우물 파는 아이들>의 소설 내용은 120여페이지인데 아무래도 글자도 크고 그러다보니 읽는 속도가 빨랐다. 아니 그보다는, 실화에 바탕한 내용과 저자 린다 수 박의 문장들이 빨리 읽혀지게 하는 데에 더 작용했을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살바의 나이는 나와 똑같았다. 그래서 11살인 1985년 당시로부터, 에티오피아와 케냐의 난민캠프에서의 20, ‘잃어버린 소년들로 알려진 후 미국의 도움을 받아 뉴욕으로 가게된 20대 후반과 수단을 위한 물재단의 활동을 하는 가까운 과거에 이르기까지, 그 때 나의 생활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정말 색다른 독서가 되기도 했다. 나 또한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꽤 힘든 고비들을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살바에 비할 수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80년대를 내 인생의 황금기로 보냈던 나에게, 청소년기의 생활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오히려 끔직한 생활과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가족을 잃은 주인공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나의 학창시절의 평화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수단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아직 없다. 단지 아는 분들과 친구로부터 케냐의 여행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모든 아이들이 신발 없이 흙바닥을 돌아다니는 게 일상이라는 것, 광대한 초원의 야생 동물 사파리 이야기, 사진들을 보았을 때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주로 인지했던 아프리카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 부족 마을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이 아직도 생각난다. 크고 맑은 눈을 통해 투명하게 자신을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던 흑인들. 천진하고 티없이 맑아서 사진으로만 봐도 울컥하게 하는, 무언가 내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게 하는 어린 아이들의 사진들.. 그 케냐의 바로 옆에 있는 수단이라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에서 20년 넘게 내전이 계속 되었다는 것을, 자세한 내막을 부끄럽지만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동화라면 흔히 판타지적이고 어린이를 위해 포장된 내용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뉴베리 상을 수상한 경력의 작가의 이 동화는 그렇게 따지면 잔혹 동화라 할 것이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우물 파는 아이들>의 리얼함이 마음 깊숙이 파고 들어왔다. 같이 끔찍해하고 같이 감동받으면서 책을 읽었다. 혹자는 이런 거면은 그냥 수기를 쓰지 잔혹한 수단의 역사가 담긴 이야기가 어떻게 픽션으로 형상화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평소에 픽션주의자이기도 한 나는, 물론 르뽀르타쥬의 문학도 그 기능을 하겠지만,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으며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는 장르는 소설-스토리 형식이라고 아직도 믿고 있다. 그리고 놀랍고 감사하게도 <우물 파는 아이들>이 그런 나의 견해를 또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많은 고난을 겪은 후 미국 뉴욕에 와서 정착한 살바의 삶과 행적들이 또 한번 내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내가 비관적인 인간관을 갖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아무리 힘든 일을 겪었어도 현재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면 과거를 잊고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살게되기 쉽다고 생각했다. 살바는 그렇지 않았고 자신의 할 일을 확실히 깨달았다. 남수단에 아직도 살고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룬아리익 마을과 그 곳의 딩카 부족을 잊고 살지 않았다.

 

해낼 수 있을까?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을 텐데! 어쩌면 너무나 어려울 텐데.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어떻게 결과를 알까?” (p.113)

 

살바는 학교와 교회, 시민단체 등에서 많은 사람에게 연설을 하며 수단을 위한 물재단 사업을 하였다. 그래서 <우물을 파는 아이들>의 또 다른 주인공인 12살 소녀 니아가 사는 누아 족 에게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우물을 파는 데 성공하고 그럼으로써 니아는 학업을 포기하고 멀리 있는 우물에 가서 그것도 진흙탕물을 퍼오던 일을 그만둘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학교도 만들어져 니아와 또래 수단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게도 된다. 과거와 현재, 살바와 니아의 삶이 교차되는 미학적인 구성은 평범한 소설 장치의 하나였으나 마지막에 이르러 니아와 살바의 만남이라는 극적인 설정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수십년의 전쟁, 가난, 물 부족의 현실이 답답할 만큼 극복과정이 더디게 느껴지기도 했다. 허나 결국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원수 사이에 가까웠던 딩카’ ‘누어부족의 두 사람의 화해로 맺어졌을 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격 그 자체로 내게 다가왔다.

 

처음에 재단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살바는 얼마나 막막했을까? 하나 하나 한걸음 한걸음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몇 년의 일들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책에선 뒷 부분은 빠르게 진행되는데 살바를 도운 수많은 미국의 손길들이 있었다고 하며 그래서 살바는 결코 혼자 이 일들을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작가가 나중에 소개하듯 재단 사이트에 가면 더 상세히 알 수 있으리라. 정말 놀라운 것은, 살바는 그저 자기가 할 일을 하고 우물을 만들어오고 있을 뿐이었는데, 수단의 실제 정치 상황도 놀라운 변화를 맞아 작년 7월에 민주적인 투표를 걸쳐 북 수단과 남 수단은 분리를 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한국 전쟁 휴전 후에도 여러 가지 후유증으로 몇 년 간 아픔을 치유하는 데 시간이 걸렸듯이, 어쩌면 남수단과 북수단도 당분간은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국가를 재건하는데 할 일이 더욱 많을지 모르겠다.

 

<우물을 파는 아이들>을 통해 수단의 역사를 알았고, 한 사람의 진실된 마음이 차츰 우물과 학교를 만들어 수단을 변화 시킴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남수단/북수단의 앞날은 지금 이전과는 또 다를 것이다. 이제 이해가 가는 일이 있다. 2005년에, 그러니까 책에서는 살바가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병원에서 상봉하고 뉴욕으로 돌아갔을 때 나는 어느 모임에서 한 여성을 만났던 적이 있다. 그녀 입에서 수단으로 봉사를 가겠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퍼뜩 떠올랐다. 나는 선한 그 분의 눈빛에 감화받았지만, 서른한살의 동갑이던 그녀가 왜 굳이 수많은 나라중 수단일까 하고 의아해했고 아예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서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물었었다. “, 생각해보니 뉴스에서 들었는데 수단이 지금 내전도 있고 위험하다던데, 어떻게 지내시려구요?” “하나님께 맡겨야지요. 저는 수단엘 갈 겁니다.” 23일간의 짧은 기간이었고 나는 당시 수단에도 그녀의 의지에도 큰 공감을 못했기에 그렇게 지워졌던 만남. 그분은 수단엘 갔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가끔 1년에 한번씩 생각했던 주제, 왜 아프리카는 그렇게 못살고 전쟁이 있고 그렇게 해결에의 길은 멀어만 보일까? 하는 것. 괜히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서 애써 잊고 지내던 그 질문. 왠지 살바의 삶을 잠깐이나마 읽고 나니 조금은 머리 아픔이 가실 것 같다. 이제 나도 뉴욕에 온 살바처럼 시작하자, 는 마음. 너무 많이 늦었는지 모르지만 아프리카의 기아와 물부족을 위해, 특별히 니아와 같은 어린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자라는 결심. 왠지 말하기에는 부끄러워 더 이상은 못 밝히겠지만 아프리카를 위해 영어를 제대로 더 공부해보자라는 맘도 들었다. 우물이 있어 지어진 학교를 위한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젠가 여고생들이 스스로 어떤 단체를 만든 걸 언론에서 접했다. Hopen 이란 것인데 Hope + Pen 으로, 몇 번 쓰지 않아 거의 새것인데 쓰지 않는 펜과 문구류를 모아서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보내는 일을 한다고 했다. 기발하면서도 여고생 답게 참신하구나 하며 흐믓해했었는데, 나도 내가 처한 환경에서 가능한한 나만이 떠올릴 수 있는 살바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 창의적인 방법을 알기를 소망한다.

책을 집필해주신 린다 수 박 작가와, 살바, 개암나무 출판사에 이런 좋은 작품을 읽게 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진심으로.

 

http://blog.yes24.com/bohemian75

< 우물 파는 아이들 >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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