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가끔은 쉬어 가도 돼。
http://blog.yes24.com/bohemian75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Aslan
하루하루 이겨나가기 버거운 세상 니가 슬퍼질 때 무너질 때. 내가 너의 쉴 곳이 될게.ㄴ내가 곁에 있을게.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10·11·12·13·14·15·16·17기

1·2·3·4·5기 영화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14,263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함
전체보기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본질 카테고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my saviour God to THEE
에브리 프레이즈
예블 Don't try so hard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
We welcome you here Lord
내가 나 된 것은
walk On water
나의 리뷰
Basic
영화가 왔네
나의 메모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태그
1세기 42 로빈슨 채드윅 봉테일 햇볕아 반가워 단순한 예수의비유 김기석
2018 / 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영화 파워문화블로거
최근 댓글
아무런 사전 정보나 .. 
저도 이 소식을 접하.. 
우와. 진짜 제대로 벽.. 
독특한데요. 저렇게 ..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 
새로운 글
오늘 175 | 전체 907789
2010-06-10 개설

2018-12 의 전체보기
소피아 룬드베리 《도리스의 빨간 수첩》 | Basic 2018-12-31 22:41
http://blog.yes24.com/document/1095366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도리스의 빨간 수첩

소피아 룬드베리 저/이순영 역
문예출판사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Amazing Doris !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메이징 도리스 _도리스의 빨간수첩
The red address book

소피아 룬드베리의 2017년 장편 작품이다.

스톡홀름에 사는 도리스는 96세로 간병인이 필요한 노인이다. 거동에 불편함이 많지만 집에 방문하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아직은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
도리스 할머니의 최대 즐거움은 컴퓨터로 스카이프를 통해서 미국에 있는 증손녀와 통화를 나누는 일이다.

통화의 내용을 들어보면 두 사람은 무척 사이좋고 친밀한 손녀-할머니 사이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손녀의 이름은 제니. 할머니 곁에서 살면서 자주 찾아 뵙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늘 아쉬워한다. 자신도 남편과 세 자녀가 있고 막내는 아직 3살이 안되었기에 양육으로 분주하다.

<도리스의 빨간수첩>은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도리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평범한 주부로 사는 제니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한편으로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면서 진행된다. 과거 이야기는 도리스가 제니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이다.

현재 도리스의 유일한 가족이자 혈육은 제니와 제니의 아이들이다. 도리스는 배우자나 자녀가 없다.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1919년에 태어나서 프랑스 파리, 미국 동부에서 살았던 그녀의 삶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욱 몰입하고 집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작가의 글은 편안하면서도 묘사력이 섬세하고 또한 치밀했다.
과거와 현재, 편지체, 스웨덴과 미국을 종횡무진으로 오가는데 구성이 전혀 복잡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20세기 초반에 스웨덴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도리스 엘름. 그녀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떨어져서 귀족의 하녀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우연처럼, 때로는 운명처럼 새로운 일을 만나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게 된다.
전쟁 중에는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도리스는 7살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가게 된다.

삶이 막막했지만 도리스 자매는 유럽의 전쟁을 피해서 미국으로 혈혈단신 가게 된다.
둘은 서로만을 의지하면서 미국에서의 낯설고 험난한 삶을 헤쳐간다.

그 속에서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동생 앙네스는 출산을 하다가 그만 죽고 만다.
도리스는 동생의 자식 엘리스를 정성스레 키우고, 그 엘리스의 딸이 제니였다.

수십년 동안에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운명과 사랑, 회한과 슬픔, 사랑의 기쁨까지 담겨져 있다.
소설은 결국은 ‘사랑’의 이야기였다.

엘런 스미스. 도리스 엘름이 그를 만난 이후로 일평생 사랑했던 남자였다.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도리스의 신체 상황이 안 좋아지고, 의사는 언제 사망할지 모르겠다고 제니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제니는 어린 딸 타이라를 데리고 무작정 스웨덴으로 날아간다.
이제 도리스의 삶이 하루가 남았을지, 몇 개월이 남았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제니는 도리스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앨런 스미스를 찾는 일을 하기로 한다.
지금은 비록 노쇠하고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도리스 엘름. 그런 그녀에게도 자신만의 역사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온 마음을 바쳤던 사랑이 있었다.
작가는 제니의 눈을 빌려서 도리스라는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보낸다.

스웨덴은 다른 곳에 비해 2차대전의 참화는 피했지만 도리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사랑하는 앨런이 참전을 했고, 도리스 자신도 어떤 계기로 목숨을 잃을 뻔 한다.

사랑 이야기도 애잔했지만, 내게는 제니와 도리스의 관계가 가장 인상깊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미국에서 주부로 사는 30대의 제니, 스웨덴에서 삶을 정리하며 살아가는 도리스.

할머니와 증손녀, 두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극진한 모습이 무척 감명 깊었다.

도리스의 일상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디테일하고 사려 깊던지.
간병인을 필요로 하는 삶. 회한과 슬픔을 품은 과거를 회상하는 90대 할머니의 목소리에 쫑끗 귀를 기울이게 한다.

소설은 모두가 해피엔딩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동화같고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충분히 애틋하고, 현실성 있게 따뜻했다.

이런 느낌이 스웨덴의 웰메이드 소설의 장점인 거 같기도 하다.
작가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야겠다. 다음 작품이 나오면 읽어 보도록.

사랑 이야기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살짝 아쉬운 바는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이야기들, 전쟁기의 유럽의 이야기, 미국으로 피난을 간 스웨덴 자매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혔다.

연말연시에 읽기에 적합한,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
<도리스의 빨간 수첩> 이다.

p.s.
책의 표지의 겉 종이를 펼쳐 보았다. 그러면 가로로 길게 그림이 나온다.
미국 뉴욕의 전망이 촤르륵 펼쳐진다.
센스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표지였다. ^^ (아래 사진)

ps 2.
리뷰를 쓰면서 내내 이승철의 『시련이 와도』를 들으면서 글을 썼다.
소설의 도리스의 마지막 모습에 적절하게 오버랩이 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덩케르크 Dankerque | Basic 2018-12-30 17:44
http://blog.yes24.com/document/1095002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영화]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미국, 영국, 프랑스 | 2017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2차 세계대전의 한 작전에 대한 이야기다.

그동안 놀란 감독 작품에는 출연진이 화려했는데 덩케르크는 단출하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젊은 군인들도 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간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덩케르크에서는 결국 눈시울을 적신 순간들이 있었다.

의문의 1승 같은 두 씨퀀스 속의 감동.
그것만으로 충분히 좋고 맘에 새기게 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아, 톰 하디 는 역시 제 몫을 해낸다.

스필버그의 <스파이 브릿지>에서 발견한 배우
마크 라이런스 의
섬세함과 강인함도 굳 굳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4        
축구 그리고 조국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18-12-30 02:09
http://blog.yes24.com/document/1094911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자이니치, 국적에 대하여.

강상중의 책을 읽고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이 다큐를 봤다.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
8년 전의 mbc 다큐였는데 그때 정대세 선수가 북한 축구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나갔을 때여서 제작된 듯 하다.

거기서 이충성 선수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었다. 지금은 일본으로 귀화해서 리 타다나리 선수이다.
나도 예전엔 저 선수가 한국 국적이다가 일본으로 귀화하고 일본국가대표까지 된 것에 불쾌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다큐를 보면서 새로운 각성을 했고, 이충성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애초에 이충성은 한국에서 축구를 하고 싶어했다. 실력이 뛰어나서 유소년 대표에 발탁되어서 파주에 와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그 때 겪은 일을 이 다큐에서 처음으로 들었다.
이충성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민족학교를 다녔고 한국에서 대표가 되고 싶어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훈련을 받는데 철저하게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받은 거였다.

일본에서 자라 한국어가 서툴렀지만 자신의 진심이 이해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고 상황과 현실은 정반대였다.

같은 선수들은 이충성을 멸시했고 ‘반쪽바리’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를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17세, 청소년기의 예민한 때에 이 일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일본으로 돌아가서 스무살이 되어 프로리그에서 뛸 때에 일본축구연맹에서 연락이 갔고 국가대표 제안을 받았다. 이충성은 그때 일본 국적으로 귀화를 택했다.

내가 다큐를 보면서 가슴이 저릿했던 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는 이충성의 태도였다.
무슨 큰 죄를 지은 듯, 나라라도 팔은 사람인 듯이 죄스러워하는 모습.

막상 귀화를 하고 보니 그는 양 진영에서 모두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한국에서는 배신자라고 했고, 일본 우익들은 ‘스파이’일지 모른다면서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자살골 넣으려고 귀화한 거 아니냐고 함부로 농담을 했다.
이충성의 아버지에게 재일동포 어르신들이 ‘네 아들은 매국노’라고 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대세 선수를 좋아했는데 이 다큐를 보고 더 좋아졌다.
정대세는 이충성을 함부로 욕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재일동포 3세, 4세들에게는 저마다 각자가 처한 현실이 있고, 그 누구도 그걸 쉽게 판단할 순 없는 거라고 했다.
정대세가 북한을 좋아하고 국가대표까지 했다고 해서, 일본으로 귀화하는 자이니치를 우습게 보고 그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매년 일본에 사는 자이니치들이 많이 귀화를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런 뉴스를 들으면 ‘나’와는 완전히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이니치 3세, 4세들은 결국에는 옳아보이는 가치를 따라서 국적을 택하는 것임을 알았다.

강상중 교수를 보고, 당시에 귀화를 고민하던 자이니치 여성이 귀화를 포기하고 당당히 자이니치로서 살아가기로 결단했다는 분도 있었다.

이충성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당부했다. 지금도 많은 자이니치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자신같은 선택을 한 사람도 있고, 정대세 선수같은 사람도 있음을 잘 살펴보라고 썼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가 선택을 하라고.

귀화를 하건, 한국인으로 남건 스포츠인이나 어떤 공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짐 인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국적에 따른 삶이 다른 자이니치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살려고 애쓰는 모습들은, 그들 모두 한결 같았다.

결국 지금 ‘귀화’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이니치 3, 4세는 자신이 따르고 싶어하는 ‘모델’의 누군가를 보고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모습들,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가치들을 보고 ‘저 나라를 조국으로 삼아도 좋겠구나’ 싶으면 귀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지금의 나의 삶이, 대한민국인으로서의 삶이 일본의 자이니치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얼마나 멋진 한국인가. 일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가치관을 보여주는 대한민국 인가.
바깥에서 바라보아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바깥에서 살기에 더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말이 서툴고, 일본어가 능통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영혼이 일본인인가 쉽게 판단할 것이 아니다. 그걸 알 것 같다.

그나저나 정대세는 정말 매력덩어리였다.ㅎㅎ 어떤 의미냐면. 앞에서 말한 이충성에 대한 헤아림에서도 그랬고.
와세다대학에 가서 강의를 하는데 당연히 유창한 일본어로 강의를 했다.
근데 내가 느낀 건,
“와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어 진짜 잘하네. 일본에 유학 했나 보다” 그런 느낌이었던 거다.ㅋㅋ
이건 정말 미묘해서 어떻게 설명을 못하겠는데. 아무튼 진짜 그랬다.

간혹 자이니치에 대해 오해를 가질 수 있는 게, 그들이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면 ‘저들은 일본인에 가깝구나’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에 여러 책과 또 다큐를 보면서, 그들의 유창함이 이 땅의 서글픈 역사의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 자이니치 4세가 한국어를 더듬더듬, 서툴게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저렇게 어려운데 배우고자 하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분단을 종식하고, 통일을 향해 가려는 지금 우리와 북측의 한걸음 한걸음이
일본 땅에서 직접 차별받고, 자신들 안에서도 분열을 겪는 자이니치 3세, 4세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믿음을 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결국 믿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건 국적에서도 통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일본 귀화를 택한다면, 그건 그만큼 지금의 한국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는 것 아닐까.

귀화를 비난하기 전에,
나와 우리가 얼마나 당당하고, 올바른가를 먼저 생각해 보는 한국사람들이면 좋겠다~.

written by Aslan
30 December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강상중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 Basic 2018-12-29 06:56
http://blog.yes24.com/document/1094744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저/노수경 역
사계절 | 2017년 09월

        구매하기

지금 시대의 참 스승이 아닐까.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역경으로부터의 시고토학 仕事學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은 원제와는 의미의 결이 다르다.
원제는 『역경으로부터의 시고토학 仕事學』이다.
仕事 し-ごと는 일, 직업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직업을 물을 때 쓰고, 이밖에 공적인 일을 의미한다.

강상중은 Occupation, 혹은 Vocation 으로써의 仕事 를 살펴보고 있다.
본 책은 일본 NHK에서 직장인, 비즈니스맨을 주대상으로 직업의 의미를 강연한 방송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다.

일이란 무엇일까. 1차적으로는 ‘돈을 벌어 생계를 꾸리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강상중은 이 강의를 듣는 청중들은 그 의미 이상을 찾기 위해서 왔을 거라고 말한다.
스스로의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계속 일을 해야 한다면 고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강상중은 이 책을,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자신의 일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직장인이 모두 읽기를 권한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할지 건설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책을 썼다고 밝힌다.

강상중은 일을 이렇게 정의내린다.
일은 개인의 인격 형성이나 정신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매우 섬세한 것이다.
‘사는 보람’, ‘개성의 창조’, 그리고 ‘나다움의 표현’이 일이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사회를 대하는 태도와 일은 깊이 연관되어 있다.

한편 이 책은 ‘하우투 how to’에 관한 책은 아니라고 미리 밝힌다. 직장에서의 처세술이나 성공학 같은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지, 하고 있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탐색하는 책이다.

강상중은 자신이 젊었을 때 첫 직업을 찾기 위해 분투했던 경험,
그리고 현재 자신의 전공인 정치경제학, 인문학을 통하여서 논지를 전개해 나간다.
(일본의 입장에서) 오늘날에는 성장이 계속되던 버블경제는 붕괴되었다. 기업은 냉엄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유지되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계약직, 파견 노동같은 비정규 고용이 늘어났다. 정규직이라고 해도 종신고용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른바 고용의 유연화라는 명목으로다.

버블의 붕괴이후로 학력 사회 모델은 무너졌다. 예전에는 일의 의미를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학력을 취득하고 좋은 기업에 취직하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개인 경력 모델’로 바뀌었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한 학력이 아니라 경력이고,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어떤 상황에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이다.

강상중은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는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일과 마주하면 좋을지 세 가지를 제시한다.
‘일의 의미를 생각해볼 것’, ‘다양한 시점을 가질 것’, ‘인문학을 배울 것’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출판계에서도 철학이나 종교, 사상 분야가 각광을 받는다고 한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의 일본 경제가 너무나 복잡기괴하여 이해하기 힘들고, 또 세상이 급격히 변화했기에 많은 이들이 가능한 한 예전과는 다른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려 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어쩌면 다소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사회 현상의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제대로 알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본다는 건 편견 없이 대상을 본다는 뜻이다.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뜻이다.
강상중은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 복잡한 경제 너머로 색다른 시선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불경기가 지속되어 고용의 유연화가 진행되는 이 시대에서 우리에게는 거시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멀리 보는 눈과 복안(複眼)이 없으면, 우리는 과하게 비관적이 되거나 단편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
시대를 읽는 눈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고 강상중은 단언한다.
인문학은 고전이나 역사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에는 지금의 현실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유용한 힌트와 교훈이 많이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고전과 역사를 보면 궁극적으로 ‘이 사회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알게 된다.

인문학은 판단력과 구상하는 힘 構想力 같은 창조성과 관련된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인문학을 통해 탄탄한 지식과 지혜를 얻는다면, 현재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적확하게 분석하여 앞으로의 행동에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인문학의 가장 큰 효용이라 생각합니다.』


강상중은 【일하는 이유】 장에서 자신이 일하는 이유를 어떻게 찾았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답변부터 말하면 ‘나를 잃지 않기 위하여’가 강상중이 일을 찾고 해온 이유였다.

저자가 20대와 30대를 보낸 1970년대와 80년대. 이 시기는 자이니치에 차별이 노골적으로 극심하던 때였다. 강상중을 비롯해서 이 때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은 재일 2세들은 모두 다 똑같은 벽을 마주하고 있었다.
공직이나 버젓한 기업에 자이니치는 진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이니치들이 활동할 수 있는 직종은 음식점, 유흥업소, 같은 동포가 운영하는 소규모 회사들 뿐이었다.
그리고 나머지가 대학원이었고 그래서 강상중은 어쩔 수 없이 대학원으로 진학했다고 한다.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같은 학력의 일본인들과 달리 30대 중반까지 강사직을 얻을 수가 없었다. 학계 역시 차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의 부당한 형편을 안타깝게 여기고 도운 은사의 도움을 통해서 간신히 서른일곱에 교원이 될 수 있었다. 정규 교수가 된 것은 그로부터도 또 한참 후에야 가능했다.

강상중은 자신이 자이니치여서 겪었던 피치 못할 장벽을 통해서 보편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생을 말하는 것은 자이니치만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20대를 통과하면서 구직을 하는 일본의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이러한 특수한 경험은, 불확실한 경제의 현 일본에 절묘하게 적용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설득력이 있었고 커다란 교훈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일본 독자라면 강상중의 조언이 특수한 게 아니라 공감대가 있음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한편으로 이 글을 읽는 한국의 독자인 나로서는, 짠함의 연속이었다.
70년대와 80년대, 일본이 초고속 성장을 하던 때 강상중처럼 와세다대학을 나왔다면 다른 이들은 평탄하게 살았을 것을, 그렇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살았던 작가의 초상이 그려졌다.
구구절절히 그 설움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다른 이야기를 접한 리뷰어로서는 글의 이면에서 슬픔과 투쟁의 흔적을 느꼈다.

그리고 존경심이 한층 더해졌다. 자이니치로서의 특수한 차별과 설움이 지금은 승화되어서, 불안한 시대에 직업의 의미를 묻는 일본인에게 지혜를 전해줄 수 있게 하였다.

독일어에는 ‘Beruf’라는 말이 있는데 ‘천직’이라고 번역된다. 영어 calling 과 유사한 단어이다. 이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을 행함’이란 뜻으로, 일이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것만은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영어와 독일어에서처럼 일은 생계를 위함을 넘어, 그 일을 수행하여 어떤 미션을 성취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일에는 어느 정도의 윤리 의식이 따르기 마련이다.
강상중은 정치학자가 된 것이 처음에는 떠밀리듯이 시작했지만, 차츰 사명으로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파견직 노동자 청년이 무차별 살인사건을 저지른 적이 있었다.
강상중은 이 사건을 단순히 흉악범이나 일탈 행위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인 병리 현상으로 진단한다.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살던 20대가 얼만큼 소외감을 느꼈는지를 정치와 사회문제의 범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

부의 편중, 불안정한 고용, 「위험의 외주화」 이런 것들은 단순한 경제의 관점만으로 볼 게 아니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그 속에 놓인 당사자들에게는 정신을 무기력하게 하고, 결국에는 황폐화시킬 수 있음을 저자는 경고한다.

강상중은 이어서 이러한 제안을 한다. ‘하나에 전부를 바치지 말라.’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라도 다른 분야에서도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다.
자신이 역점을 두는 대상을 몇 가지로 분산시켜 두면 좋다. 이러면 일의 위기를 맞았을 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일을 하면서 받은 상처 또한 일이 아닌 다른 종류의 보람으로 치유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예전의 일본에서라면 회사형 인간이 칭송을 받았다. 대부분 종신 고용이었기에 한 직장에서, 한 업무를 하고 은퇴한다는 것은 자랑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그런 시기는 아니라고 작가는 단언한다.
기업을 위해 억척스럽게 자신을 희생하며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가 아니라고 한다.
이제는 일 이외의 시간에 얼마나 다른 가치를 발견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내 안에 몇 가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채널을 갖는 것이 어떨지 한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해 본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구애받지 않고 나에게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여, 내면에서 솟아나는 동기와 사명감이 이끄는 일과 마주하는 것.
이것이 이 책에서 강상중이 일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었다.

작가의 표현들은 일본어 특유의 정갈함과 보편적인 주장들이 많았다. 그래서 쉽게 읽히고 편안하게 이해된다. 보편적이라고 해서 뻔하다는 것은 아니다.

일 (시고토)의 의미와 가치를 말하기에 철학적이고 윤리적이다.
동시에 정치와 경제를 아울러서 사회적인 해석도 담고 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지만, 강상중의 말이기에 내게는 특별했다.

가끔은 진짜 ‘어른’이 건네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깨달음을 배우는 것이 내게는 필요했다. 그래서 유익하게 감사하게 읽을 수 있었다.

후반부에는 구체적으로 권하는 책들과 작가들,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을 통해서 교훈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혀 몰랐던 일본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새롭게 읽을 수 있었다.

NHK방송 강좌의 형식에 알맞은 입말의 글도, 편안하게 읽으며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

요즘 새로 나오는 저자의 책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_^


『자연스럽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적 동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들 하니 학습하는 모방 단계를 넘어 (그 일이) 나만의 동기와 사명감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목적의식과 뜻이 바탕에 없다면 아무리 다방면에 재능이 있다 해도 일을 통해 진정한 만족을 느끼지 못할 것이며, 또 진정한 의미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지도 못할 것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부족함을 안다’, ‘자족한다’는 말과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스러움을 알고 그에 꼭 맞는 삶의 방식이나 일의 방식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역경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일에 정진하면서도 나를 잃지 않고 ‘나다운’ 인생을 누리기 위한 제 나름의 작은 시나리오입니다.
부자연스러운 자아실현 따위에 신경을 갉아 먹히는 일 없이 좋은 모습으로 일을 지속하기 위한 마음가짐이 바로 자연스러움입니다.』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것과 무익한 것. 유해한 것과 무해한 것. 낡아도 가치가 있는 것과 낡으면 쓸모없어지는 것. 그리고 일회용과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
그런 것들로 가득한 현실이 언젠가부터 제 안에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는 너무 눈부시고 또 너무 떠들썩했으며, 그런 도쿄에 저는 주눅 들기 일쑤였습니다.』

『일본으로 돌아온 저는 일본 이름 ‘나가노 데쓰오’를 버리고 한국 이름 ‘강상중’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이는 앞에서 언급한 ‘자연스러움’에 가까운 마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저 이제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척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고 싶었습니다.
이로써 저는 이른바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심을 때가 있고, 태어날 때가 있으며, 죽을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웃을 때가 있고, 슬플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 ‘여기’를 열심히 살아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더욱 지금, 여기를 열심히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의 본질은 현대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라는 시대에 대한 통절한 문제의식과 질문이 없다면 역사는 단순한 기록의 집적에 지나지 않으며, 암기해야 할 사건들의 연대기일 뿐이지요.

그저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여 하루하루의 일과에 매몰되거나 반대로 현재 상황에 불만을 품는 것만으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실마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역사든, 개인과 기업 혹은 조직의 역사든 배우는 이의 자세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양과 깊이가 달라질 것입니다.』


『비즈니스 퍼슨이 더욱 실천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고전’ 읽기입니다.
즉 막스 베버나 마르크스, 루소, 케인스, 슘페터, 문학에서라면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괴테 같은, 그러니까 오랫동안 살아남아 계속해서 널리 읽히는 책을 읽는 것이지요.

저는 이러한 것들을 ‘말린 것’이라 부르고, 사람들에게 ‘말린 것’을 추천합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5        
[한줄평]잊지 않았다 | Basic 2018-12-26 21:53
http://blog.yes24.com/document/1094127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평점

당신도 그들을 잊지 말아 주기를. 북한에 억류 됐었던 735일의 기록.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