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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내일

김난도 저/이재혁 저
오우아 | 2013년 07월

 

시린 겨울 눈 내리던 합격자 발표날에 부둥켜 안으면서 이제는 끝이다 어른이다 다시 시작이다 그 땐 그랬지’. 제가 20대의 푸릇푸릇한 인생을 경험하던 시기에 유행했던 가요의 한 대목입니다. 스무살에는 조숙한 문학청년답게 열아홉으로부터 불과 1년사이에 참 많이도 늙어버린 것 같다는 건방진 생각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더 해나갈수 있음에 희열감을 맛보며 보냈던 대학 때를 거쳐, 스물다섯 무렵에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 이른바 필드의 현장감을 온 몸으로 느끼며 생애 처음 조직의 쓴 맛이란 것도 겪어야만 했습니다.

20살에는 10대를, 회사원일 때는 대학시절을 그리워하던 고질적인 과거 지향 습관을 간신히 고쳤던 것은 본격적으로 공부가 하고 싶어 들어간 대학원 생활 덕분이었지요. 어찌 됐든 좋아하는 열정을 가진 분야의 학문 세계로 첨벙 뛰어들 수 있었다는 것에, 비록 학자금 대출을 받아 나중에 갚느라 고생했어도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후회는 별로 안 남습니다.

 

서른 아홉인 지금에도 다시 스물 아홉 때 꾸었던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있을까?’란 질문앞에서 머뭇거리지 않기란 힘이 든 게 사실이에요. 모험심에 의문을 던지는 건 둘째 치고, 이루고 싶은, 바라는 일을 새롭게 꿈꾸고 욕망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더 근원적인 화두와 마주치고 만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 주변의 또래 분들을 둘러봐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더군요.

 

20,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의 국민 멘토인 김난도 교수의 새 책을 펼쳐들면서 마음 한 구석에 오만한 선입견 하나가 스멀스멀 피어 올랐었다는 것을 먼저 고백합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 유럽으로부터 촉발돼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경제 불황의 이 시대에도 청년만의 패기로 자기 길을 과감히 헤쳐나가며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존재하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몇 몇 성공 인물 사례를 가지고 특별히 심각한 취업전쟁과 비정규직 문화가 팽배해진 한국 사회에 적용한다한들 임시 처방은 돼도 실제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까,하는 의심스런 매의 눈이 또 작동된 거죠.

그런데 그 동안 유지하던 온도에서 1도가 상승한 즉시 물이 끓고 불이 붙는 발화점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희망적인 기대를 확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건 밑져야 본전같이 책에 대해 대책없이 무의미한 자세로 독서를 시작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고, 창의적이면서 쉽지만은 않았을 영역을 개척하였을 동시대 사람들의 삶을, 최대한 마음을 열고 바라보자는 의식의 전환을 제 스스로 가졌기 때문이에요.

 

그간 여러 책들 중에 보면 통계학적, 계량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추적, 수집해서 이론화하여 학문적인 성과물을 발표하거나, 교양의 하나로 제시하는 서적들이 꽤 있었는데요. 그것도 나쁘지 않고 유의미하지만 어쩐지 인간의 삶과 생애를 그런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내게 유익한 게 뭔가 찾아본다는 게 석연치 않았던 것 같아요. <김난도의 내:>에서 KBS 다큐멘터리 제작과 연계하여 학제적이면서 실용적인 리서치를 한 부분이 우선 마음에 들었고, 교수님의 전작들을 떠올렸을 때 조사 연구(study) 말고도 플러스 알파의 그 무엇을 얻을 수 있으리란 믿음도 있었습니다.

 

제가 앞으로(in future)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무얼지, 진짜 바라는 내 일(my job)의 정체란 무엇일지, 해답을 찾겠다는 구체적인 퀘스천마크를 머릿속에 넣고, 은밀한 흥분을 안은채 설레임으로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노트에 메모하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갖가지 색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다 읽은 후에는 정말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치밀한 연구자료와 실제의 살아 숨쉬는 젊은이들과의 만남, 인터뷰를 통하여 저자가 주장하는 이야기들에 공감한 페이지들이 많았고, 그 동안 막연히 알고 있던 명제들을 참된 진리에 가깝게 재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시대는 잘 하는 것, 스마트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것은 결국 일을 즐겁게 하는 게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아직까지도 떨쳐버리지 못한 일에 대한 생각 중에 그래도 치열하게 남들 놀 때도 회사 나가서 일하면 그만한 보상은 주어진다는 관념이 있었는데요. <:>을 읽어가면서 그건 어쩌면 구시대의 유물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사람들의 직업관에 귀기울이고 나서는 폐기해야 할 의식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비롯한 우리의 대부분은 너무 일(직업)에 대해 전투적으로 여겨왔던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됐어요. 청년실업률이 높아만 가고, 대기업에 입사해도 몇 년 안에 이직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간다는 요즈음, 그저 일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기에 그랬던 거죠.

네덜란드 기술직 젊은이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 이탈리아에서 가업을 잇거나 수백년된 수작업 장인의 길을 걷는 청년들, 구글을 비롯한 미국 벤쳐기업 직원들의 자유분방함을 하나하나 접하면서 새로운 가치관을 배우며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사회적 기업의 창시인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자세한 탄생 스토리를 읽으면서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얼마 안되는 돈을 고리대금업자에 빌린 빈민 여성들이 그것을 갚느라 허덕이는 걸 보면서 20달러를 빌려주면서 시작된 소액 대출 은행이, 많은 관련 산업을 파생시켰고, MIT 교수의 아이디어로 빈민가에 그라민폰을 대여하면서 정보통신 양극화를 해결해나갔던 일들에 뒤늦게 벅찬 감동과 전율을 느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제가 모르는 동안 따뜻하고도 실제적인 사회적 기업들이 계속 확장해 가며 지역과 나라를 변화시켜 갔다는 얘기에 부끄러워지기도 했구요. 일회적이고 즉흥적인 자선은 가난한 이들에게 의존감을 키워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에너지와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무하마드 유누스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 있었어요.

 

일본 도쿄와 영국 런던에서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Co-working’ 센터는 처음 들어봤는데 무척 관심이 가는 최신 트렌드였답니다. 프리타족과 프리랜서, 이 랜서(E-lancer:인터넷 기반의 프리랜서)들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서로 커뮤니티도 형성하며 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인 코워킹 플레이스의 미래가 몹시 궁금합니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유럽의 선진적인 직업 문화에서 기술, 전문 교육이 대학 진학의 차선책인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취업과 배움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해 왔는데,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교육기관에서 알 수 있듯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기업의 견습 현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배움과 노동을 동시에 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프리랜서가 정규직 직원을 이탈한 자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한 길인 것만은 결코 아니란 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전문직 분야에서 프리랜서가 단순한 대체 인력으로 폄하되는 개념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네덜란드에서 말 발굽을 다루는 여성중에서 최초로 정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로테의 당찬 포부, 의사의 길을 과감히 뒤로 하고 나무를 만지는 일이 진짜 자신에게 맞다며 행복해하는 청년, 이탈리아 포도농장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와인 전문 사업을 펼치는 지오바니의 살아있는 눈빛. 그들의 목소리가 책 너머로 들려오는 듯 했고, 단지 해외 청년들의 성공 사례라거나 이색적인 라이프 스타일로만 다가오지 않더군요.

 

이들이 용기있는 선택을 하고, 결단을 내린 후에 그 일에 빠져들고 세상 흐름이나 유행과 동떨어져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눈부셨습니다. 거만하지 않지만 확고한 자부심이 있는 청춘들에게서 진짜 품격있으면서도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삶의 많은 부분에서 자율과 책임은 가장 고민하게 되는 요소들인데, 직업에서 역시 마찬가지이겠죠. 책 속의 등장인물들도 자신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 것과, 수입을 얻고 스스로를 책임진다는 양자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부단한 노력을 했을 거라 여겨졌어요.

20대와 30대의 활력 넘치는 청춘답게, 그 무언가에 홀려서 그 일에 정신없이 빠져드는 주인공들에게서 꽂히다란 단어를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만 같았습니다. 열정의 존재 유무가 자신만의 일과 직장을 결정하는 데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이라는 진리를 <:>로부터 다시금 환기해 볼 수 있었어요.

 

무척 다양한 사람들의, 하나같이 다른 일(Job)의 로드맵과 청사진을 엿보았는데, 막상 독서 후에 남은 진리는 역시 몇가지의 심플한 깨달음이네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과 노동 조건의 차별이 전무한 네덜란드의 환경과, 세계에서 가장 휴가가 길면서도 시간 대비 생산효율성이 최고인 프랑스의 현실에는 더 이상 마냥 부러워하고 동경하기만 해선 안되겠다 싶어요. 현재를 만들기까지 근간이 되었을 그들의 역사와, 공동체가 지켜온 사회적 공감대를 하나씩 알아가야겠단 오기(!)가 불끈 샘솟았습니다.

 

곱씹어 볼수록 우리나라의 일 문화가 뼈아팠던 것은, 서구의 감탄스러운 정책과 직장 문화가 근원적으로는 인간을 향한 배려, 공동체에 대한 심도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전 총리가 학교를 막 벗어난 청년들에게 고용을 창출하는 건 기성 세대의 의무라고 말할 때,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약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닌 기본적 마인드라는 걸 전달받았거든요. 11년전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가 한국 축구를 맡아서 선후배간에 서로 이름을 부르게 하고, 주전멤버와 대기멤버가 같이 앉아 식사하게 하면서 기존의 구태적인 체질 자체를 바꿔놓았던 과거가 떠올랐어요. 네덜란드의 직업에 대한 평등한 사상이 모든 영역에 폭 넓게 작용해서 축구 감독인 히딩크도 그랬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면 제가 지나친 걸까요.

다시 빔 콕 총리로 돌아와서, 그가 김난도 교수에게 전한 이 말이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쉽게 잊혀지질 않습니다. “돈은 아주 중요하죠. 일도 아주 중요해요. 하지만 사람은 일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삶의 질이에요.”

 

<:>에 소개된 밝고, 진취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채로운 모든 직종의 종사자들을 유일하게 대변하는 건 물론 아닐 거에요. 그럼에도, 정말 소중하지 않은 직업이란 없구나, 라고 당신도 되뇌이시게 될 겁니다. 보람을 느끼고, 작은 도움이라도 세상에 줄 수 있다면 어떠한 일이든 고귀한 거구나 라고요.

 

제가 가능하다면 평생 하고 싶은 진짜 내 일(my job)은 글을 쓰는 것이고, 작년부터 두 편의 대중소설을 쓰고 있는데 내년 가을에 국내 문학상에 출품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가까운 장래의 목표로 삼고 독학으로 꾸준히 문학 수업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원대한 꿈을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죠. 그런데 얼마전 지인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가 그 분께서 본격적으로 작가 공부를 해서 도전하는 게 어떻겠냐고 격려의 한 마디를 툭 던지셨었는데, 신기하게 그 후부터 제 속에 그러한 모험에 진심으로 자신을 던져보자는 의욕이 생겨났어요. 전혀 안 해 본 생각은 아니지만 꿈의 모양에 실체가 없었는데 차츰 명확한 그림과 영상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꿈꾸는 내일(future)2년에서 4년 사이에 작가로 등단하여서 프로페셔널한 저술가가 되어 매체의 광대한 바다에서 소통의 통로가 되는 작업(work)을 하는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식으로 데뷔를 하게 된다면 이후에 방송교육원의 6개월 과정을 이수해서 드라마 대본을 꼭 한 편 완성해보고 싶기도 해요. 10부작, 20부작 미니시리즈 대본이 한번 쓴다고 해서 체택받아 제작, 방영되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로망인 걸요. <네 멋대로 해라>, <내 이름은 김삼순>, <베토벤 바이러스>처럼 풋풋하고 애틋하면서 훈훈한 작품을 단 한 편이라도 꼭 제작해보고 싶은 야무진 욕심을 버리고 싶지 않네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작가 생활을 유지하면서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서 언젠가 <8월의 크리스마스>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진한 여운을 오래도록 남기는 시나리오 한 편, 꼭 죽기 전에 써보고 싶다는 소망도 잃지 않았어요.

 

2007년에 오두막이란 장편 소설 한 편을 탈고하여 조용히 발표해 주위 사람들에게 돌려보는 것으로 만족했던 미국의 평범한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창작법을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고 단지 진심을 담아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쓴 소설은 인터넷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만 부를 발행했고, 2009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라는 예상치 못한 열풍의 주인공이 되었죠. 윌리엄 폴 영 소설가의 놀라운 성공을 바라보며 나 또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거침없이 표현해 보리라는 다짐을 해보게 되었어요.

 

<김난도의 내:>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의 한걸음, 한 걸음을 뒤따라서 저도 나만의 일을 좇아 가 보겠습니다.

어쩌면 이 세계에는 우리가 간절히 찾아 헤매는 꿈의 직업, 꿈의 회사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이 없다면 스스로 그것을 만들어보려는 시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그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한다면 왜 두 번째 시도는 할 수 없단 말인가? 삶이라는 긴 여정 위에서 어김없이 매일 찾아오는 내일처럼, ‘내 일도 수없이 다른 모습을 띠고 매일 우리를 찾아오고 있는데 말이다.” (p.235)

 

김난도의 내일

김난도 저/이재혁 저
오우아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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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작 영화 2편 ^^ |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2013-07-2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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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도 벌써 22일이지만, 벌써 상반기가 훌쩍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는 다는게 잘 믿겨지지 않는 것 같다.^^

 

재간둥이 하정우 배우가 영화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고 해서 반갑다.

 

바로 중국의 베스트 셀러 <허삼관 매혈기>를 그 자신이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는다고 한다.

 

<베를린>에 이어 캐릭터 확실하고 작품성 높은, 게다가 중국에서까지 호평받을 것 같은 기대작인데, 올해 촬영해서 내년(2014년) 개봉 예정이라고.

 

 

허삼관 매혈기

한국 | | 미정
2014년 제작 | 2014년 가을월 개봉
출연 : 하정우

 

허삼관 매혈기

위화 저/최용만 역
푸른숲 | 2007년 06월

 

2번째는, 국내 개봉이 미정이지만, 초호화 캐스팅에, 무엇보다 너무 웃길 것 같은 영화,

<디스 이즈 디 엔드 This is the end>

 

 

세스 로건 감독, 제임스 프랑코, 요나 힐 출연이라는 것 밖에 아직 알려진 바 없지만,

무지무지 웃길 것 같은 이 예감은? ㅋ

 

내용은 세계 멸망을 앞 둔 세상에서 주인공 남자들의 좌충우돌이라고 하며, 원작 단편영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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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김혜자 [ 마더 ] (2009) | Basic 2013-07-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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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더

봉준호
한국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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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2006년)이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대중과 평단에서 찬사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던 점이 예술가 봉준호에겐 기쁨이자 부담으로 작용했던 걸로 보인다.

 

그래서 결국 3년만에 발표한 <마더>는 <괴물>의 정반대의 지점으로 향했는데, <괴물>이 희봉이 손녀를 위해 희생하고 - 강두의 딸 현서(고아성)가 괴물에게 잡혀 먹히긴 했어도 - 다른 가족 멤버들이 헌신적으로 합심한 끝에 국가도 보호해주지 못한 재앙의 사태를 막은 숨은 영웅의 스토리였는데 반해 <마더>의 환상적이면서 황당한 결말은 전작을 철저히 배반한 것에 다름아니다.

 

<마더>를 파헤쳐 보는 평자가 한가지 힌트 키워드를 얻을 수 있는 감독의 인터뷰가 <괴물> 종영 직후 있었다. “다음 작품은 미학적인 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한다”는 발언으로, <마더>는 이제껏 10년간의 관객이 보아왔고 평단이 해석해 내놓았던 이른바 ‘봉테일’로 불리는 미학 세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제목이 나쁘게 말하자면 촌스럽고 긍정적으로는 심플한 <마더>는 감독 최초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면서도 사실 <플란다스의 개>를 만들던 초심으로 돌아간 영화이다. <플란다스의 개>가 그 전까지 어디서도 볼수 없었던 형식의 상황 심리극이라면 <마더>는 우스꽝스러움과 반전 트릭을 냉소주의에 담은 희비극적 공포 영화인 것이다.

 

흥행감독의 목록에 있었던 봉준호의 비상업적 영화로 기록되는 <마더>는 반드시 2번 감상해야 할 영화다. 처음 보고난 후 두 번째로 시청했을 때 가장 먼저 뒷통수를 치는 묘한 감정은 친구의 엄마, 아들의 친구 관계로만 여겼던 진태(진구)와 혜자(김혜자)가 성적인 친밀함이 있는 연인사이였었다는 추측을 하게 하는 요소들로부터 기인하는 정서다. 이는 영화의 도입부부터 암시되고 있는데, 엄마가 약재상 가게를 하느라 아들을 24시간 돌볼수 없는 처지에서 도준의 곁에 실질적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진태가 늘 따라다니며 여러가지 사고 뒷수습을 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우정과는 무척 달랐다.

 

그러한 혁신적인 <마더>의 주제와 편집양식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텔링 구조와 모호한 분위기는 타이틀 롤을 맡은 김혜자의 완숙한 연기를 통해 성취되고 있다. 가까운 현재까지 국민 탤런트로서 만인의 어머니 대접을 받으며 오랫동안 브라운관에서 활동해온 그녀의 스테레오타입을 <마더>가 깨트렸고, 계속해서 관습을 전복해 온 봉준호가 선택한 2009년작의 캐스팅 결과는 그 파격성으로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본작이 여태까지의 영화들과 가장 다른 점은 회상장면에서만 이해하기 쉽게 쓰였던 ‘플래쉬 백’ 기법이 자유분방하게 적재적소에 현란하게 삽입되어 살인사건의 전모를 예상 범인에 맞춰 재구성하고 있는 그 촬영 양식이다.

어찌 보면 이번 영화는 기대했던 것보다 봉준호의 날인이 강하게 엿보이는 작품은 아닐수도 있는데 재치있는 대사와 스타배우의 색다른 기용 방식을 빼고는 과거 세 편의 공통적인 트레이드마크나 개성넘치는 요소들을 절제했기 때문이다.

 

대중들을 아리송하게 했던 나머지 하나의 의문점은 원빈이 매끄럽게 소화한 윤도준의 실체에 관한 것이었다. 실제로 정신장애인을 만나 보면 사람들이 바보라고 규정해버리는 편견과 달리 상당수가 정상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해버리는 화법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문제는 살인사건이 터졌을때 공권력 즉 경찰이 증거물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서둘러 편파적인 종결을 짓는 것, 누명을 벗겨달라고 혜자가 고용한 변호사마저 자신의 실적을 위해 도준의 병력을 끌어들여 타협을 찾으려는 무사안일함같은 거라고 <마더>는 똑똑히 말한다.

 

 

 

결국 현남(<플란다스의 개>), 두만(<살인의 추억>), 강두(<괴물>)처럼 억울한 ‘마더’는 제도권을 이탈해서 자기 자신의 두 주먹과 맨 발로 고독한 탐정처럼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봉준호는 경악스런 결말을 마련해 놓았다.

고의든 우발적이든 여고생을 죽게 한 건 도준이었고 혜자는 유일한 목격자를 덜덜 떨면서 처치해버린 후 도준보다 열악한 환경의 더 아픈, ‘엄마가 없는’ 종팔을 희생양으로 삼고 마는데 영화적으로 그것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괴물>과 <마더>사이에는 정권교체라는 무시할수 없는 정치적 변화가 있었고, 그동안에 관객들에게 소구했던 스릴러 작품은 <추격자>같은 비관적인 영화들이었다. 영화 커뮤니티를 흥분시켰던 몇 편이 있었지만 크게 의미를 주는 영화들이 부족했고 그동안 <친구>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폭력의 세계와 국가적 비극에 어찌해볼수 없는 무력한 개인에 대한 아이러니를 형상화해 온 영화들의 계보를 <마더>가 잇고 있다고도 할수 있다.

 

희망적인 기적이 드문 지금 한국의 상황과 생활 안에서 봉준호의 새 영화로부터 긍정적인 카타르시스를 발견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터이다.

 

항상 봉준호에게선 통렬한 비판의식을 기대해온 관객들이긴 하지만 막상 가해자만 존재하고 일체의 낭만이 사라진 <마더>에 이르러선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마음들을 겪었을 것이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좋은 일만 한 현남이 해고됐을 때, <살인의 추억>에서 살인범이 내 옆에서 영화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오싹해 했을때, <괴물>에서 할아버지와 손녀가 숭고하게 죽어가서 서글펐던 그 때들도 왠지 모르게 피어올랐던 한줄기 소망의 빛이 전무(全無)한 <마더>를 외면하고만 싶어진다.

 

하지만 약자의 비루한 현실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목소리만큼은 여전히 영화계에도, 우리의 지금 속에서도, 유효한 하나의 예언적 전언으로 맴돌고 있다.

 

by은령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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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2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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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될 뻔한 가족의 모습을 가감없이 묘사한 처절한 영화 [ 도쿄 소나타 ] | 영화가 왔네 2013-07-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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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도쿄 소나타 SE (2디스크)


Eins M&M | 2009년 08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정말 건조하게 묘사해 나가는 '환상 제로'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 그런데 또 끝에 눈물 한 방도 흐르게 하는 일본 영화다운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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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제작된 일본의 가족 드라마 장르 <도쿄 소타나>를 감상했다. 본 작품은 뛰어난 작품성, 독특한 형식미를 인정받아 칸느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정말 독특한 느낌을 받은 일본 예술 영화였다. 몇개월전에 <굿'바이>를 보면서도 개성적인 영화의 형식미, 배우들의 내공깊은 연기에 펑펑 울었던 적이 있었다. <도쿄 소나타>는 후반부 직전까지 정말 드라이(dry)하게 가족들을 묘사한다. 그래서 아, 이 작품은 이런 건조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르포르타쥬 영화구나 라고 정리하려는 찰나, 마지막에 끝내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저력이 있었다.

 

 

동시대의 도쿄를 사는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있다. 아빠 사사키 류헤이(카가와 데루유키)는 불행하게도 얼마전 오랫동안 충성한 대기업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일단 스스로도 멘붕이 되었기에, 당연히 가족들에게는 알리지 않는다. 같이 해고된 직장 동료와 매일 양복 차림으로 집을 나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류헤이는 언젠가 직장을 잡으면 아내에게 알리려고 했던 거다. 하지만 불경기인 일본 도쿄에서 그가 쉽게 환영받는 직장, 특히 화이트 칼라 직종은 없었다.

 

 

카가와 데루유키가 일상적인 연기를 해 나가는데, 처음에는 여느 일드 배우나 영화배우처럼 평범해 보였지만, 정말 연기를 잘 하더라. 일본 영화들에서 종종 느끼는 점인데 그들은 튀려고 하지 않는다. 철저히 영화 속에, 캐릭터로 분하여서, 그 역할에 충실한다는 느낌이 강한데 <도쿄 소나타>의 배우들이 그러했고, 카가와 데루유키 연기도 정직하면서 군더더기 없었다.

 

류헤이(데루유키)의 아내 역할 배우도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공감이 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우연히 남편이 양복 차림으로 노숙자 무료 급식소에서 줄 지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찌감치 실직을 알았지만, 내조하는 아내가 다 그렇듯 몇개월을 묵묵히 참는다.

 

그런다 뜻밖의 사건을 겪게 되는데, 이 사건이 상당히 판타지적이다. 드라마 장르에서 갑자기 스릴러, 납치극이 쑥 끼어 든 기분이랄까. 더군다나 잠깐 등장하는 조연이 '야쿠쇼 코지'여서 더욱 임팩트있는 (이해는 잘 안 됨) 에피소드였다. 잠시의 일탈을 계기로 가정으로 돌아오는 아내. 그 내면은 역시 나로썬 완전한 해석이 어려웠지만, 무척 영화다운 깜짝 놀랄 사건이었다.

 

 

식탁 오른쪽에 있는 젊은이는 류헤이 가족의 첫째 아들인데, 그는 일찌감치 아버지에 반항을 하고 집을 나가 살고 있다가 갑자기 들어온다. 당시 미국의 중동 전쟁이 진행중이었는데, 외국인도 자발적으로 지원하면 입대할 수 있었고, 그는 아직 미성년이어서 부모의 싸인을 받으러 온 거였다.

이 이야기도 참 뭔가 생뚱맞은 면이 없지 않았지만, 아버지와 불화를 겪으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청년의 얘기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가장 류헤이는 자신도 실직하고, 대형마트의 용역 청소부로 일하는 실정이라, 아들이 갑자기 중동을 파견가겠다고 하니 결사 반대한다. 아내이자 엄마 메구미가 중간에서 중재를 해 보려고 하지만, 마초적인 류헤이는 막 아들내미를 때리기 까지 하며 강경하기만 하다. 결국 집을 또 나가는 첫째 아들.

 

 

막내 아들 '켄지' 요 녀석의 반항끼도 만만치 않다. 아빠 몰래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피아노 선생님이 '넌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니 예술 중학교에 응시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교사가 집으로 편지를 보내서 들통이 나자 당연히 아빠의 노발대발을 듣고, 욱하는 김에 집을 나온 켄지는 무전취식하고 시외버스에 무단승차 하다가 경찰에 잡혀 철창 신세까지 진다.

 

정말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고 불안감을 주는 영화였다. ㅠ 어쩜 저렇게 가족들의 일상이 불안 불안한지, 그것을 어찌나 직시하고 직면하며 카메라가 또 응시하던지.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물론 현실에 그런 일이 우리네 삶에도 있지만, 너무 적나라해서 외면하고 싶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정말 불행 중 다행히, 가족들 개개인이 크나큰 방황, 고통을 온 몸으로 겪은 후 (목숨의 위험도 겪는다 ㅠ) 그들은 다시 집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그리고 식탁에 예전처럼 다시 둘러 앉는다.

 

 

마지막은 평정을 되찾은 류헤이 부부가 음악 중학교 입시 실기 시험장에 가는 씬이다. 켄지가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를 리드미컬하게 연주하는데, 어디선가 들어본 아름다운 곡조여서 마음을 흔들었다. 별로 촬영이 멋을 부리지도 않고, 롱 테이크를 써가며, 멀리서, 그것도 별 조명도 없이 멋 부러지 않은 화면에, 피아노 소나타만이 강당에 울려퍼지는 엔딩은 정말 명 장면으로 기억 될 것 같다. 

 

그리고 잠잠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류헤이를 잡는 화면, 그 속에 아들의 연주를 보며 두 눈 가득 눈물이 차오르는 카가와 데루유키의 모습에 진짜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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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일본/네덜란드 합작)

<도쿄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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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함보다는 안전한 선택처럼 보인 설정들이 더 많았던 기획 영화, [ 미스터 고] | 영화가 왔네 2013-07-1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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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스터 고(디지털)

김용화
한국 | 2013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아버지에 의해 길러진 길림성의 소녀 웨이웨이(서교)는 할아버지가 꾸려 온 서커스 팀의 단원이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고릴라 ‘링링’과 붙어서 지낸 웨이웨이는 링링에게 두려움을 못 느꼈고 중국어를 가르치며 소녀로 자라났다. 그러나 빚을 남기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뒤이어 15세로 서커스단을 이끄는 단장이 된 그녀앞에 텐진 파이낸스의 사장이 끊임없이 10억을 갚으라고 독촉을 해 온다.

 

한편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야구 스카우터인 성충수(성동일)는 연변에 야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고릴라가 있음을 알고 스카우트하러 웨이웨이를 찾아간다. 거액의 빚으로 인해 계약을 수락한 웨이웨이 그리고 그녀를 지켜주며 동고동락해온 고릴라 링링은 마침내 국내 두산 팀의 선수가 된다.

 

고백하건데 나는 누가 뭐래도 김용화의 전작 <국가 대표>의 열혈 팬이었다. 극장에서 3번 보았고, 한 서양의 한국영화팬과 한국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국가 대표'는 '말도 안되는 영화'라고 얘기했을 때, 감독 편까지 들어줬었다. 그런 김용화 감독의 최신작이지만 개인적으로 <국가 대표>보다는 못하게 느껴졌다. 대중적인 상업영화이지만, 고릴라가 야구를 한다는 컨셉에 밀려 재미도 그저 그렇고 감동은 어정쩡한 전형적인 기획 영화가 되고 말았다.

 

 

필자 블로거의 최근의 개봉 한국영화 들 리뷰를 보면 상당히 우호적이었음을 아실 수 있을 것이다. 왠만한 옥의 티는 전체적인 재미+감동 이라는 맥락하에서 인정하고 용납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김용화의 <미스터 고>는  초반부터 디테일 따위는 안드로메다라는 듯 허술한 내러티브를 보여줘서 많이 놀랐다.

 

링링과 웨이웨이가 한국으로 가고 '텐진 파이낸스'의 직원들이 서커스단을 찾아오는 씨퀀스가 그러하다. 사상 초유의 고릴라 스카우트 사건이 벌어졌는데, 아무리 연변 자치구에 살지만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링링을 찾으러 와서는 서커스단원들에게 고릴라와 웨이웨이 어딨냐고 으름짱 놓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했던 설정은 링링과 소녀 서교의 애틋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잠실 야구장의 전광판 위에서 앉아서 노닥노닥하는 둘의 모습들은 헐리웃 영화 <킹콩>의 킹콩과 나오미 왓츠 못지 않았다.

 

 

스토리의 반전 역할 혹은 하이라이트에 해당해서 자세히 못 밝히지만, 초반부에 나왔던 링링에 대한 한 대목이 너무 전형적이어서, 결말부의 이야기가 쉽게 연상이 되기 때문에 중후반부 이후부터 진부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 대표>에서 이야기의 보편성과 통속성은 한국영화적인 미덕을 보여주는 장점에 속했었다. 하지만 <미스터 고>의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은 너무 뻔해서 최대한 마음을 열고 보는 필자 블로거같은 친(親) 한국영화 팬에게도 거슬리고 불편한 클리쉐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헐리웃에 필적하는, 아니 어떤 면에서는 능가하는 CG 기술력의 실현이라면 우리는 <괴물>(2006년)에서 충분히 보았다. 고릴라 링링의 성격이 순애보에 가까운 점은 무얼 노렸는지는 알겠는데 제작진이 의도한 실험적인 시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순수하고 조숙한 웨이웨이 서교의 진심어린 연기만이, 성충수의 과도한 희생정신과 희화화된 KBO와 야구 구단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움을 간신히 보충하고 있다. 

 

국가대표에서 이재학 음악감독이 보여준 빛나는 OST가 기억나서 음악이라도 기대해 봄직하지만, 장중하고 겉멋 잔뜩 든 스코어만을 들을 수 있었던 점도 많이 아쉬웠다.

 

 

카메오로,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구단주로 '오다기리 조'가 나오는데, 오히려 그의 코믹하고 조율된 연기만이 좋게 남았다는 게 역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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