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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이브 Live 16화 리뷰 | my saviour God to THEE 2018-04-3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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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부작 드라마

라이브 16

 

등장인물

오양촌 경위 (배성우)

한정오 시보순경 (정유미)

염상수 시보순경 (이광수)

안장미 경감 (배종옥)

기한솔 경정/지구대장 (성동일)

은경모 경감 (장현성)

이삼보 경위 (이얼)

송해리 시보순경 (이주영)

강남일 경사 (이시언)

최명호 경장 (신동욱)

 

 

첫회부터 정말 기대를 충족시켰던 tvN드라마 라이브. 어느덧 16화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난 1516화도 정말 재밌고 감동 만땅이었다.

어느덧 그 이전까지 홍일 지구대에 정이 들었기에 내가 마치 신입순경이 된 기분으로 보았다.

 

노희경 작가가 대단하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팬덤에 깊숙이 들어가 본적은 없는데. 이번에는 매회 감탄하면서 엄지 척을 했다. 이러한 드라마 작가가 우리 방송계에 존재한다는 것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3화 이후에 매화 감상을 끝내고 글을 올리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는데 매번 짬을 못냈다.

그런데 이번 주면 벌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도 하고 16화가 감동 끝판왕 이었어서

덕분에 귀차니즘을 떨쳤다.

 

 

그동안 회차들에서 홍일지구대의 활약상은 흥미롭고도 짠하게 펼쳐졌다.

드라마이기에 각종 사건사고가 이 지구대에 몰리는 것이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약간의 비현실성은 감안하고 본다면 18부작 드라마로서 경찰 지구대를 이만큼 극화하는 작품은 전무후무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했을 게 여실히 느껴지는 매회의 사건들. 리얼하고 현실적이기에 푹 빠져들며 보았다. 탄탄한 각본을 맡은 연기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더도 덜도 없이 재현하면서 정말 인생작 드라마의 탄생을 목격하게 된다.

 

드라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은 거의 없었는데 <라이브>는 드라마라는 게 얼마나 멋질 수 있는지, 그 모범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기도 했다.

 

노희경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라이브>는 깨알같은 대사들이 늘 포진해 있다.

히트를 친 영화라면 시그니처 대사가 있기 마련이다. 영화의 작품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친밀함을 선사하는 명대사들.

 

<라이브>에서도 매회 명대사 열전이다.

가벼운 농담부터 시작해서, 홍일 지구대원들의 애환과 의리를 드러내는 대사들 까지.

 

16화에서는 기한솔 대장에게서 찾았다. 경찰 일을 하다가 독직폭행을 했다고 고발당해서 해직당한 전직 경찰. 그분은 경찰 일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다리 장애를 입었고 막대한 소송비로 빚더미에 앉았다. 그 전직 경찰이 자신의 승용차에서 자해를 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홍일지구대가 출동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 대원들은 그 분의 안타까운 사연을 잘 알았기에 자신의 일처럼 여기면서 현장으로 갔다.

경찰차를 타고 가면서 기한솔 대장은 가까스로 그 사람과 전화가 닿았다. 비관하고 유언을 남기는 남자에게 기한솔이 외치던 말. “우리 인생 아직 안 끝났어!!!”

이번 드라마에서 성동일의 부활이라 할 만큼 멋진 캐릭터였는데 이번 화에서 정점을 찍으셨다.

 

 

 

 

 

사실 이 리뷰를 쓰게 한 가장 큰 동기는 가장 막내인 시보순경의 연기 한 컷에 있었다. 송해리 시보순경. 그 동안 한정오, 염상수에 가려져 감초같은 역으로만 비춰졌었다.

그런데 이번에 눈 앞에서 선배이자 은퇴를 일주일 앞둔 경찰이 총기를 든 흉악한 사내에게 총을 맞고 만다. 대낮에 도심에서, 자기 동료,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이마에 총을 맞으며 쓰러진 베테랑 경찰.

 

이삼보 경위와 오양촌 경위가 태저건을 정확히 가격하고, 상수가 격투 끝에 범인을 무사히 검거했다.

범인이 사제로 만든 총을 들고 무차별로 경찰에게 총을 겨누자 홍일지구대 대원들은 두려운 가운데 맞 사격을 했다.

이 때 약간 슬로우 모션이 되면서 각 대원들의 표정을 하나씩 잡아주는 연출이 있었는데.

 

한 장면 한 장면, 배우들이 어찌나 혼신의 모습이던지 진짜 뭉클했다.

지금도 생각하면서 떠올리면 뭉클 뭉클 하다.

   그 전까지 발랄하게만 나왔던 해리가 현장이 종결되고 두려움과 안타까움과 슬픔을 담은 표정이 있었는데 그 전에는 주목하지 못한 배우여서 더욱 찡했다.

 

 

 

310일에 시작하여 이번주말에 드디어 막을 내리는 라이브. 좋아하는 배우들과 믿보배들이 총출연하고 노희경 신작이라 기대를 하긴 했다.

그런데 근 5년여간 본 드라마 중에 최고 였다 !  인생드라마가 될 줄이야.

 

다시 보고 싶고, 자주 보고 싶다.

찰진 대사들과 기막힌 대사들을 기억하고 싶다.

각본이 책으로 나오면 좋겠다.

 

 written by Aslan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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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아리랑 |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2018-04-2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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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 삽입곡

 

하나 아리랑

 

 작사 김지석 / 작곡, 노래 /윤영랑

 

 

  내가 태어날 때부터

사랑하는 조국은 둘이었네

이 땅의 역사가 우리를 갈라도

마음은 서로 찾았네 불렀네

 

볼을 비빌까 껴안을까

꿈결에 설레만 가는 우리

처음 보아도 낯 익은 얼굴아

가슴아 맺힌 이 아픔  다 녹이자

 

함께 부르자 다 함께 부르자

이 기쁨을 누구에게 돌릴까

 

 이 노래를 이 꿈을 희망을

내일의 우리들에게

 

 

 

 

 

 

 

 

우리학교

한국 | 다큐멘터리 | 전체등급
2006년 제작 | 2007년 03월 개봉
출연 : 김명준, 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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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멕시코 영화 | 영화가 왔네 2018-04-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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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튜던트

로베르토 지라울트
멕시코 | 2012년 01월

영화     구매하기

 

 

 

 

무척 오랜만의 멕시코 영화다.

 

주인공은 6~70대 백발의 인상좋으신 ‘차노’ 할아버지. 그는 느즈막한 나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살라 대학교의 문학과에 들어갔다. 그래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적응하며 캠퍼스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차노는 문학에의 깊은 애정이 있었기에 대학까지 가서 배우고자 했는데, 처음에는 기대만큼 유쾌한 대학 생활이 되지 못했다.

교수들이 그를 학생이기 보다는 노인으로 보아 어려워하고, 동기들은 모두 노친네 취급하면서 수업만 같이 듣지 어울리지를 못한다.

 

그러나 매일 보다보면 나이, 신분의 벽도 허물어지는 걸까.

비교적 너그러운 젊은 학생들이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차노와 학생들의 우정이 시작된다.

 

 

 

 

 차노는 젊은 대학생들의 문화가 문제가 많다고 여긴다. 사랑은 일회적이며 속전속결이고, 문학에서 고전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청년들을 안타깝게 느낀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비트있는 요즘 노래를 싫어하는 노인들이 거리감이 있고, 남녀 애정에 진도가 너무 느린 올드한 연애를 답답해 한다.

<스튜던트>가 좋아지고, 급 빠져들며 마음이 열렸던 것은,

노인 학생 차노와 젊은 친구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친구 사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씬들 덕분이었다.

 

가끔 TV 다큐멘터리에서, 그리스 혹은 남미에서 젊은 손자들과 초로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격의없이 대화하고, 같이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여주면, 꽤 부럽고는 했다.

한국이 그리스와 남미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하지만 그러한 세대간의 살가운 친근함은 많이 상실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차노의 새 친구들의 이름은 마르셀로, 산티아고, 카르멘, 알레한드라이다.

앞의 둘은 남학생, 뒤의 둘은 여학생인데 마르셀로는 알레한드라를, 산티아고는 카르멘을 좋아하며 연인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각자의 사정과 고뇌들이 있다.

 

순진한 마르셀로는 지적이고 시크한 알레한드라의 마음을 갖지 못해 애타하고,

연애를 쉽게쉽게 생각하는 산티아고는 키스 하나에도 커다란 의미를 두는 카르멘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앞서도 얘기하였듯, 마르셀로,산티아고,카르멘,알레한드라에게 차노 할아버지는 더이상 어르신이 아니라 삶의 기쁨, 아픔 모두 나눌 친구로서의 존재가 되어 간다.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를 사랑하는 차노가 청년들에게 돈키호테 연극을 함께하면서 진정한 돈키호테의 가치를 일깨우는 에피소드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고루한 고전의 판에 박힌 글자들로만 인식하던 주인공 청년들에게 더이상 돈키호테는 수백년전의 지나간 과거에 박제된 게 아니었다. 자신이 처한 현재의 삶에, 사랑과 진로 고민을 먼저 앞서 하였던 선배로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돈 키호테를 알아가는 장면들에 차노가 미소짓듯 나 또한 흐믓해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스튜던트>에서 '멘토'와 '롤 모델'이란 개념에 대해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나보다 월등한, 저 멀리 앞서간, 이미 죽은 어떤 '위인'이 아니라, 그저 자신보다 먼저 인생을 살았던, 경험을 통해 배웠던 친근한 선배이자 스승이 멘토라는 것을...!

 

바로 평범한 이웃 할아버지 차노가 주인공들의 소중한 멘토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알았다.

 

 

 

 

더더욱 영화의 끝에 감동과 깊은 여운을 주었던 건, 친구 사이라는 게 일방적인 게 아니듯,

차노 할아버지에게도 젊은 친구들이 진심어린 도움을 주게 되는 사건을 통해서였다.

 

뜻밖에도 차노가 아내의 죽음을 겪고 깊은 실의에 빠져 학교를 안 나오고 집에 칩거할 때, 영화에 이런 장면들이 나온다.

슬픔에 잠겨 있는 차노, 거실 의자에 그가 앉아 있는데 매일 한통씩의 편지가 현관 문 아래로 쑥 들어오는 거다. 그것은 아픔을 알고 있는 마르셀로, 카르멘, 산티아고, 알레한드라가 보낸 편지들로써,  어떤 거창한 위로를 담고 있는 게 아니라 친구들에게 카카오톡 메세지 보내듯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담은 거였다.

그것들이 가장 큰 위로가 되었음을, 차노는 물론이고 나도 알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와의 감격적인 재회, 애타하던 상대가 마음을 받아주었던 일,

돈 키호테 연극을 무사히 마치고 느낀 점들, 졸업을 앞둔 심경같은.

 

 

마지막에 우수 졸업생으로 카르멘이 졸업 연설을 할 때 차노가 아픔을 털고 처음으로 강당에 모습을 드러내는 엔딩은, 정석적이고 전형적이었음에도  감동적이었다.

 

 2시간의 시간을 통해 알게된 차노와 그의 새 친구들의 벽을 허문 우정을 지켜본 제3자로서 찡하고 흐믓했다. 차노의 아내가 '알리시아'였는데, 차노가 졸업식장에서 알레한드라의 갓난아기에게 이름이 뭐냐고 묻자 '알리시아'라고 답하자 울컥하는 차노를 보며 나 또한 울컥하며.

 

 고전 문학이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의 치열한 삶에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차노가 대학 강의실에 와서 앉아서 신입생과 눈인사하는 마지막 장면 위로 흐르던 낯선 멕시코 가요가 더이상 거리감있게 느껴지지 않던,

삽시간에 정겨운 정서로 다가온 <스튜던트>였다.

 

 

 

주인공들이 주로 모이던 대학가 까페인데, 요기가 얼마나 근사하던지 가보고 싶었다! ㅎ

 

 로베르토 기라울트 감독의
<El estudiante> (2010년작)

 

 written by Aslan

27 apri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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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현암사 _ 감성과 예술을 향한 사유의 시선 | 예블 Don't try so hard 2018-04-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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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타노스는 왜 CG 캐릭터여야 했는가 |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2018-04-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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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 3>’)에 관해서는 이제 스포일러를 포함해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개봉 당일(4/25) 오전 7시까지 엠바고가 걸려 있었던 까닭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포일러를 피하면 쓸 만한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주연급의 슈퍼히어로가 스무 명 넘게 등장하기 때문에 149분의 러닝타임 동안 이야기를 깊이 끌고 가는 데 한계가 있고 온통 파괴 장면에 집중하고 있어 좋게 말해 눈 호강, 나쁘게 말해 ‘상상 그 이상’의 규모로 버티는 인상이 강하다. 그와 별개로 내가 흥미를 느낀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이를 중심으로 글을 풀어갈까 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앤트맨과 호크 아이는 등장하지 않는다!)한다고 해도 <어벤져스 3>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타노스(조쉬 브롤린)다. 타노스는 초인의 능력을 갖춘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모두 달라붙어도 웬만해서는 저지가 되지 않는 말 그대로 ‘슈퍼’ 빌런이다. 막강하기는 해도 물리적인 능력이라는 점에서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타노스의 진가는 감정 조절의 여부에 있다. 관련해 내가 주목한 건 죽음을 대하는 타노스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대응이다.

타노스는 막강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인피니티 스톤 6개를 손에 넣어 절대 파워까지 가지려 혈안이 된 상태다. 그중 한 행성에서 만난 <퍼스트 어벤져>(2011)의 레드 스컬에게 소울 스톤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맞바꿔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받는다. 그 대상은 타노스의 수양딸인 가모라(조 샐다나)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유사한 상황에 놓인다.

 

타임 스톤을 보관 중인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를 뺏으러 온 타노스와 타이탄 행성에서 맞붙는다. 어떻게든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던 중 타임 스톤을 넘겨주는 결정적인 계기는 타노스에게서 죽어가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을 지켜보면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아이언맨을 살리는 조건으로 타임 스톤을 넘기는 데 동의한다. 타노스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입장에서라면 결코 가까운 사람을 살리려고 인피니티 스톤을 포기하는 일 따위는 없다. 이미 가모라의 죽음을 교환 대상으로 삼아 타임 스톤을 얻은 전력이 있다.

마치 신이 두 사람의 상황 판단을 보기 위해 마련한 시험에서 다르게 대처하는 결과에 선과 악을 가르는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과 악은 모두에게 내재하여 있는 감정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고는 한다. 감정은 가슴의 영역이라서 이성적으로 콘트롤 하기에는 제한적이다. 그래서 인간은 감정 앞에서 무너지고 그렇지 않은 존재는 감정마저도 이성의 판단으로 제어한다. 그럴 때 판단 기준의 하나는 표정의 여부다. 우리는 인간에게서 표정을 보지만, 그렇지 않은 존재에게서는 표정을 느끼지 못한다.

 

 

2.jpg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슈퍼히어로가 인간을 넘어선 능력이 있음에도 인간적인 건 우리처럼 흔들릴 때가 있어서다. 죽어가는 아이언맨을 보면서 닥터 스트레인저가 느끼는 감정은 동료의 죽음이 전달하는 고통과 이를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한 고뇌다. 타노스는 그런 감정까지도 조절한다. 감정에 맥을 못 추는 이성은 자연스러워도 이성에 포획된 감정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럴 때 쓰는 익숙한 용어가 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으로 불리는 ‘언캐니 밸리 Uncanny Valley’다.

 

인간과 거의 흡사하지만, 인간은 아닐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으로 인간 캐릭터를 CG로 구현했던 몇몇 애니메이션에서 언캐니 밸리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어벤져스 3>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타노스에게 적용한 언캐니 밸리였다. 극 중 슈퍼히어로의 대부분은 연기한 배우 그 자신의 모습으로 등장해 자연스러운 표정을 드러낸다. 그와 달리 모션 캡쳐로 구현된 타노스는 표정 변화가 없는 의도적으로 경직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타노스의 반대편에 있음에도 CG 캐릭터로 출연하는 로켓(브래들리 쿠퍼)과 그루트(빈 디젤)와 비교해도 확연하다.

 

감정 여부가 인피니스 스톤을 얻는 데 중요한 조건처럼 보이는 <어벤져스 3>에서 타노스는 그 어느 슈퍼히어로들보다 유리한 자격을 갖췄다. 안 그래도 타노스의 이름은 그리스신화에서 죽음을 의인화한 신 ‘타나토스 Thanatos’에서 나왔다. 타노스의 이름 앞에는 ‘죽음의 신’이라는 수식이 붙기도 한다. 아무렴 신이거나 최소 신의 능력에 버금가는 정도여야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법. 근데 짧은 순간, 타노스가 감정을 드러내는 때가 있다. 가모라의 죽음 이후 왼쪽 눈에서 흘리는 한줄기 눈물. 그리고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두 모아 엄지와 검지 한 번 튕기는 거로 세상의 절반 인구를 없앤 후 그의 눈에 비치는 허무의 감정이다.

 

원작 그래픽 노블에서 타노스가 세상에 존재하는 절반의 목숨을 앗아가는 이유는 죽음의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함이다. 영화에서는 늘어나는 인구 때문에 질서가 깨진 우주의 균형을 맞추려고 생명 절반을 줄이려는 목적임을 드러낸다. 타노스에게 파괴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일종의 땅 갈아엎기의 의미가 크다. 그 과정에서 생긴 가모라의 죽음은 타노스가 죽음의 신임을 증명하는 제의가 아니라 자기 딴에는 우주의 미래를 위해 거쳤어야 할 불가피한 희생이었던 셈이다. 신의 문턱까지 갔지만, 신이 되기에는 2% 부족했던 타노스에게도 일말의 감정이 존재했다! 이러려고 내가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았던 건가, 갑자기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타노스는 원작에서 농사를 짓는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타노스에게서 목격되는 두 차례 감정의 정체가 모두 ‘눈’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이다. CG 캐릭터에서 목격되는 언캐니 밸리는 눈에 감정을 반영하는 데 실패한 결과다. <아이언맨>(2008)부터 <어벤져스 3>까지,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물 10년 역사는 할리우드의 컴퓨터 그래픽 능력이 언캐니 밸리를 극복한 그 시간과 얼추 일치한다. 이제는 언캐니 밸리를 의도적으로 활용해 감정을 전달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어쩌면 그와 같은 기술이야말로 <어벤져스 3>와 같은 마블 영화의 신의 존재가 아닐까 한다. 우리는 지금 슈퍼히어로물의 새역사가 아니라 기술의 새역사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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