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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생각은 기술이다》 참신한 학습법의 지침서 | Basic 2015-12-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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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참여

[도서]생각은 기술이다

이승호 저
인간사랑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회학적이고도 정치, 문화적이며 실생활에 적용해 보게끔 한다. 새로운 실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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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생각의 기술을 연마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게 시공을 초월하고, 추상적이고, 끊임없이 개방적인 인간사고 영역과 실제로 눈에 보이는 현실을 연결시키는데 생각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 31p)

 

생각의 메타인지는, 어떤 문제에 당면할 때 단순하고 표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문제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사실과 정보를 알고나서 비슷한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 261p)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인문서는 일본 쪽 책을 많이 읽었다.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포인트를 콕 집어주고 문체가 어렵지 않는 게 메리트였다. 생각은 기술이다는 생각에도 기술이 필요함을 전제로 사유(思惟)의 방법을 알려주는 학습서에 속한다. 감성적이지 않지만 지나치게 설명조도 아닌 이승호 저자의 글들이 무척 알차고 유익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생각을 생각하고 연구하여 주로 청소년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공부법을 계발하게 하는 실용서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메타인지라 정의하며 저자는 3대 인지의 메카니즘을 설파한다. 1.긍정의 메타인지, 2. 생각의 메타인지, 3. 판단의 메타인지가 그것. 긍정 메타인지는 창조성의 영역이고 생각 메타인지는 지식’, 판단 메타인지는 논리유연성을 기르는 방법들이다.

 

미국에서 오래 살아온 저자는 한국교포 자녀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은 해도 동일한 과정을 거친 현지인들보다 창의적이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오랜 고심과 탐구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공부 즉 생각의 방법과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제대로 진단한 후에 처방을 올바로 내렸다면 이에 대처하여 교육을 교정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긍정의 메타인지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마음밭을 일구어 공유, 공감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고, 생각의 메타인지는 학생들의 정보/지식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과정을 거쳐 판단의 메타인지는 관점을 세우고, 주장을 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해가는 학생 개개인의 설득력을 위한 단계이다.

 

즉 메타인지 학습은 생각의 프레임을 정하고 생각의 도구들을 점검하여 사고력을 만드는 기술이다.

 

<생각은 기술이다>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은 예시를 제시하면서 저자가 고안한 이론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기 보다는 적어도 1년 이상의 꾸준한 적용을 통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장점들이 많이 느껴졌다.

 

본서가 더욱 알찼던 건 단순한 생각의 기술, 학습법을 넘어 성인들도 살면서 겪는 고민들을 해결하는 도구로 메타인지가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 이상 개인들이 외따로 존재할 수는 없는 긴밀한 관계로 맺어있다. 굵직한 이슈들의 경우 지구촌 공동의 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계층간 나라간 세대간 서로 불가피하게 대결하고 경쟁하게 되는 여러 대치들 속에서 생각과 판단의 논리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발전시켜 서로 협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승호의 생각의 기술들, 메타인지를 토대로 만들어내는 의사표현과 소통은 매우 유용하고 귀 기울만하다고 느꼈다.

 

기성세대가 되고 주류에 편입해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떤 고정관념을 가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며 그것을 규범화하고 결국 이 모든 게 섞여서 한 집단의 문화가 된다. 여기엔 위험성이 잠재해있다.

자신의 생각을 면밀하게 돌보지 않고 누구 유명한 사람이 주장한 것, 대세의 영향력, 트렌드 따위를 따르다보면 의도치않게 편견을 갖게 되고 만다. 편견들이 막무가내로 방치되면 다른 주장을 하는 이들을 만났을 때 충돌과 갈등을 피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가치들을 어떻게 화해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다. 서로의 가치를 포기하거나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기능적 상황에 따라 서로의 가치가 만나는 접점을 찾는 것이 관점의 생각도구 사용의 핵심이다.’(6단계에서)

 

이 책을 읽고나면 우리나라의 입시교육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아무리 그것 외엔 대안이 없어 선택한 제도라 해도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과연 앞으로도 이런 교육이 효과가 있을까 깊게 고민하게 된다.

물론 저자의 이론이 완벽한 건 아니며 한국 교육계에 당장 대입하기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에게 수업해본 경험을 토대로 한 메타인지 학습법은 참신하며 주목할 만한 지점들이 많았다.

탄생때부터 다민족이 모여 시작된 미국에서 실효성을 거둔 학습법들이 아시아와 우리나라 입장에서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며 다문화 사회로 향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꼭 한번 유념해야 할 기준들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후반부에는 에세이를 쓸 때 적용하는 생각법, 강연을 할 때 필요한 이야기들이 집중적으로 실려있어서 당장 절실한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표현하고 주장하는 글과 말은 개념을 드러내는 관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관점은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걸 확실하게 알게 한 책이었다.

그만큼 사람의 생각이란 참으로 중요하며 무한한 가치를 지님을 <생각은 기술이다>는 일깨운.

생각을 신중하게 다루고, 생각의 형성을 전략적으로 할 때 공부와 여러 난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배웠다.

 

판단의 메타인지를 통해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상대방이 진정 말하려고 하는 것이 어떤 함축적인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는데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어떤 가치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더라도 그 확신에 배치되는 증거들이 나오면 보다 객관적으로 그 확신에 대한 재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다른 사람의 가치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자세로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262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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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6년 한국영화 개봉기대작 10편 | 샤론의 꽃 영화 이야기 2015-12-3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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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


감독 : 이한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
장르 : 전쟁 드라마
출연 :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 이준혁, 정준원, 이레
내용 :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이야기



▲7년의 밤


감독 : 추창민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왕이 된 남자)
장르 : 드라마, 스릴러
출연 : 장동건, 류승룡, 송새벽, 고경표, 문정희
내용 :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하고 그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7년 간 범행을 계획하는 남자의 이야기



▲살인자의 기억법


감독 : 원신연 (구타유발자들, 세븐데이즈)
장르 : 범죄
출연 : 설경구, 김남길, 설현
내용 :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싸우며 딸을 지키기 위해 일생일대의 살인을 계획하는 이야기



▲아가씨


감독 : 박찬욱 (친절한 금자씨, 설국열차)
장르 : 스릴러, 드라마
출연 :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
내용 :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영화화한 작품.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를 둘러싼 이야기



▲부산행


감독 : 연상호 (돼지의 왕, 사이비)
장르 : 재난, 드라마
출연 : 공유, 마동석, 정유미, 최우식, 안소희, 김수안, 김의성, 김창환
내용 :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재난 상황 속,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곡성


감독 : 나홍진 (추격자, 황해)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출연 : 황정민, 곽도원, 천우희, 조한철, 장소연
내용 : 전남 곡성의 마을에 한 일본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



▲터널


감독 : 김성훈 (끝까지 간다)
장르 : 드라마
출연 :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내용 : 매일 지나던 터널이 한 순간에 무너지면서 그 안에 갇히게 된 남자와 그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수라


감독 : 김성수 (비트, 태양은 없다)
장르 : 범죄, 액션
출연 :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내용 : 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남자들의 이야기



▲밀정


감독 : 김지운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장르 : 액션
출연 : 송강호, 공유, 한지민, 서영주
내용 :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위너브라더스가 제작하는 첫 한국 영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단체 의열단과 그를 둘러싼 투사들의 치밀한 전략, 배신과 음모를 그린 이야기



▲고산자, 대동여지도


감독 : 강우석 (실미도, 이끼)
장르 : 드라마
출연 :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 신동미, 공형진, 태인호, 남경읍
내용 : 조선 후기, 오로지 조선 팔도의 진짜 모습을 지도 속에 담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국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까지 권력과 맞섰던 ‘고산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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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결산] 겸손한 영웅들이 있던 시절을 추적한 책 | Basic 2015-12-2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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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참여

[도서]인간의 품격

데이비드 브룩스 저/김희정 역
부키 | 2015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성품, 인격, 성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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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만이 행동하도록 만든다. 교육은 사랑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학교에 갔을 때, 그곳에서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것은 새로 사랑할 대상이어야 한다.’ (376p.)

 

죄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일을 해내는 방법이다. 그 일이 명망 있는 일이건 아니건 간에 말이다.’ (117p)

 

비범한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영웅심 없이 냉철한 열정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영적 개척자들이다’ (172p)

 

사려 깊은 사람은 고통받는 사람이 스스로 존엄성을 잃지 않고 그 과정을 거쳐 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187p)

 

 

연말의 독서는 아무래도 무게감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뭔가 한 해를 정리할 만한, 비장해도 괜찮은 공기가 연말엔 있다. 그러한 요즘 이 책을 읽게 된 건 감사하고 뜻깊은 일이었다.

 

어떤 용어가 됐던 하나의 고유명사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능력자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 리뷰하려는 <인간의 품격>의 데이비드 브룩스는 보보스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작가이다. 그가 올해초에 <The Road to character>(원제)를 발표했고 본서는 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올해에 발간된 책을 그 해에 번역되어 읽는 따끈따끈함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개인의 성격은 길러짐에서 드러나는 산물이다. 가장(假裝)이 아닌 우러나오는 것이다. 인격은 편의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서둘러 습득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 가치 있지만 공존하기 힘든 특징들이 서로 투쟁하며 형성되는 것(135p)이 성격이다.

<인간의 품격>은 인품, 성격, 인격을 말하는 에세이다.

 

서문과 1장부터가 밑줄을 무수하게 긋게 했다. 이거 무슨 이야기를 펼쳐놓으려고 앞부분부터 이렇게 공을 들이나 부담(?)이 될만치였다. 그런데 <인간의 품격>은 기대감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기도 하지만 대중적인 저널리스트인 작가의 문장들은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 얄팍하지 않은 이야기를 솜씨좋게 펼쳐놓는다.

작가도 처음부터 말하듯 앞부분의 많은 인물들은 현대의 관점에서 볼 때는 고리타분한 흘러간 이야기로 들릴 위험도 있었다. 1920년대 사람들부터 4세기 사람, 1980년대 사람들까지 정신없이 변해가는 요즘에 보면 고루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 지점에 이 책의 차별성이 있었다.

 

<인간의 품격>은 일종의 전기(傳記)이다. 실존했던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기록했다. 자기를 PR하는 게 미덕으로 평가받는 현대는 빅 미(big me)의 시대이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그런 시대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슬러 과거에서 어떤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그 이룩이면에 어떤 인생의 자세를 가졌는지를 탐구한다.

브룩스가 선별한 8명의 사람들은 치열한 내면의 투쟁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았고 그것으로 타인들에게 헌신한 이들이다. 시대와 일한 분야가 모두 다르지만 그들의 인생이 얼마나 고되었는지를 추적하고, 눈물겨운 고생을 통해 소위 성공을 이루었으나 그것이 현대의 관점과는 사뭇 다름을 증명해보인다.

 

역사 속에서 굵직한 자취를 남긴 이들의 측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은 사람들, 젊은 날의 치기와 반항과 타락을 훌쩍 끊고 남은 생을 자신의 천직에 뛰어들어 소임을 다한 사람들, 인기와 칭송을 한 몸에 받은 순간 조용히 물러나 자기만의 생을 가꾼 사람들. 8명은 개성이 다르지만 모두 그런 이들이었다.

 

루즈벨트의 노동부 장관 프랜시스 퍼킨스,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빈민운동가 도러시 데이, 마셜 플랜의 주역 조지 캐틀렛 마셜, 인권운동가 필립 랜돌프와 베이어드 러스틴, 여성 소설가 조지 앨리엇, 주교 아우구스티누스, 장애를 딛고 불굴의 작품을 쓴 새뮤얼 존슨.

 

아는 이들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은 모르는 인물들이었다. 잘 알고 있다 여긴 사람의 일화도 추상적인 부분이 많았기에, 미처 몰랐던 인생의 깊은 내막과 속사정을 찾아내 들려주었다.

 

미국, 영국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시절이 예전이어서 읽고 나서는 잊혀지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모두 뜨겁게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이들이었다. 앞으로 어떤 계기로 떠오르면 다시 펼쳐볼 만한 인물들이었다.

 

작가의 주장에 많은 부분 설득되었다. 요즘은 어떤 일을 하거나 생각을 했을 때 즉시 즉시 알리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버렸다. 그렇게 내면에서 영글어지지 않은 생각과 일을 즉각적이고 즉흥적으로 알리면서 사는 것만이 삶을 멋지게 사는 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침묵과 일정한 고뇌를 거치치 않은 일의 추구란 단편적이고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이걸 알면서도 요즘같은 시대에 실천하며 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트렌드를 벗어나서 자기만의 길을 고집스레 걸어가는 사람은 괴짜로 불리거나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인간의 품격>은 나답게,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방법은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생을 탐색함을 통해서다. 백과사전의 한 페이지로, 그들이 이룬 근사한 몇가지 업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어려운 시대에 고독함과 뚝심으로 뚫고간 분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다.

서양 사람들만 있었던 게 아쉬웠지만 진실되게 살다 간 사람들이었기에 진한 여운과 영감을 안겨주었다.

 

데이비드 브룩스 작가 덕분에 귀한 사람들의 생생하고 짜릿하며 심오하고 가치있는 인생들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읽을 때 푹 빠져들게 하고 필름이 촤라락 펼쳐지는 것처럼 실감난 묘사력을 지녔다. 수려한 표현력이 논픽션에 합쳐짐으로써 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여기며 부채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들은 세대 간에 전달되는 유산의 존재를 감지할 줄 안다.’ (230p)

고통과 아픔이란 불가피한 것이며 속죄와 구원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266p)

 

또 사랑은 자아를 세상의 중심에서 밀어낸다. 사랑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타고난 자기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사랑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더 선명히 보이게끔 만든다.’(306p)

 

겸손한 삶을 사는 영웅이 칭송받는 즐거움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그럴듯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고 해서 인간으로서의 본질적 가치가 실질적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영혼은 평등하다.’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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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묻어나지만 처연하지 않은 성숙한 독서기 | Basic 2015-12-0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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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편의 서가

신순옥 저
북바이북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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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에세이이며 서평집이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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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두고 떠나버린 사람에게 어쩌자고, 어쩌자고.” 하며 장탄식을 했지만, 결국 남편이 남긴 장서는 나의 밥벌이가 돼주고, 아빠를 잃은 아이들의 상실감을 덜어주고 있다. 가족들에게 살 길을 책에서 찾으란 의미로, 그는 이 많은 장서를 남기고 갔는지도 모르겠다.”(p.259)

 

<혼자 책 읽는 시간><리딩 프라미스>가 떠오르는 책이었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은 친언니를 암으로 잃고 동생이 1년간 매일 한권의 책을 읽고 쓴 글이고 <리딩 프라미스>는 부모가 이혼한 후 서먹해진 아빠와 어린 딸이 매일 15분 함께 책을 읽은 이야기다. 두 작품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후의 아픔을 극복하는 도구인 책 읽기, 부녀의 사이를 끈끈하게 이어준 계기로서의 독서가 독자를 감명시킨다. 신순옥 작가의 <남편의 서가>도 그러했다.

 

신순옥씨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최성일씨는 뇌종양을 앓다가 가족들의 곁을 훌쩍 떠났다. 40대의 아내 순옥씨와 여덟살, 네 살 남매는 갑작스런 아빠의 부재와 맞닥트리고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성일씨는 몇 권의 책을 낸 작가셨고 출판평론가셨기에 이분들의 집 서재에는 남들보다 많은 책이 있었다. <남편의 서가>는 신순옥씨가 남편을 떠나보내고 아이들을 씩씩하게 키우면서 남편이 남기고 간 책들을 읽고, 아픔과 공허함을 채우고자 읽어간 책들을 소개하는 일종의 서평집이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남편과 사별한 아내 분이 마음이 아픈 가운데도 묵묵히 책을 읽으며 남편과 나누었던 사랑을 회상하는 모습이 애잔했다. 자신의 충격을 추스르기도 힘겨울텐데 어린 딸과 아들을 꿋꿋이 돌보는 의연함에서 새삼 엄마라는 존재의 강인함에 저릿해진다. 모성애가 강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채우는 역할의 무게를 감히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남편의 서가>가 비슷한 애도의 에세이들과 다른 지점은 앞서 말한대로 책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펼쳐간다는 것. 처음에는 내가 겪지 못한 상실을 치른 분에 대한 막연한 연민으로 책장을 넘겨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읽어가면서 <남편의 서가>는 그런 동정심의 유발을 뛰어넘는 한 편의 뛰어난 서평집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 감탄하게 되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 남편과의 소중한 추억을 통해 시련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가꾸며 살아가는 작가의 내면이 커다란 울림을 주며 마음을 촉촉히 적셨다.

단순히 독서의 효용성이란 말로 모자란다. 남편/아빠와 공유했던 책들은 작가와 아이들에게 치유를 일으키는 약이었고 불투명한 미래를 당당히 걸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같은 매개체였음을 확인시키는 작품이었다. 

 

이별과 분리는 상실의 고통을 가져다주지만 아픈 만큼 성장하여 아이의 손을 떠난 도토리는 어엿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p.92)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신순옥씨가 그저 강한 모성애만을 강조하거나 아이들을 과보호하려는 모습에서 탈피한 면이었다.

작가의 시선은 종종 날카롭고 때로 쓸쓸하다.

말하고자 하는 점을 에두르는 법 없이 돌직구를 서슴치않고,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생각을 거르지 않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문체가 좋았다.

글 전체가 정제된 말투였다면 더 고상하고 문학적이었을진 모르지만, 정돈되지 않은 감정도 거칠게 드러내는 이 책이 난 그래서 더 애정이 갔다.

처음으로 책을 낸 사람답게 풋풋하고 뜨거우면서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이 느껴지는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름다운 가족의 앞날을 응원한다.

 

책에서

 

그러니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고 아까워하는 단계를 넘어서 이별과 관계 문제를 되돌아보게 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애도의 정서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덮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른 시기에 부모로부터 자녀를 분리시키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성장하는 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 때로 무지랄 수밖에 없는 맹목적인 사랑의 이름으로, 자녀에게 모진 단계를 넘어 잔인한 수준의 양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일이다.

 

 

독서란 책을 만지고 쓰다듬고 침을 발라가며 책장을 넘기면서 음미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독서는 자장가용으로 선호되기도 하지만 때론 잠들 시간을 늦춰보려는 의도에서 선택되기도 한다. 그럴 때 종이책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은 전자책으로 대신하지 못한다.

 

 

개인의 내면을 가감없이 고백하는 일기는 아무래도 행복한 사람보다 고통에 직면한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기록물이 아닐까. 그때의 일기는 절박한 데가 있다.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감정은 정화되고 어느 결에 마음은 평상심을 찾는다.

 

 

그림책은 상실을 체험한 사람의 좋은 반려자다. 삶에서 그 무엇도 의미가 돼주지 않고, 어떤 것으로도 위안을 삼을 수 없을 때 문득 그림책이 손을 내미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부모가 어린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갖기 힘든 것을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여긴다. 그것은 기능과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아이의 영혼과 관계를 맺는 일이다.

 

 

시대가 변하여 엄마라는 단어가 더 이상 따뜻한 밥기다림을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엄마는 자식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보내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대중매체와 덜 친해야 대중매체의 논리에 덜 놀아날 수 있다. 남의 잣대로 살아가기보다 나의 머리로 사고하며 나 자신으로 더 존재하고 싶은 까닭이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놀이니, 자기주도적이고 자발적인 놀이니 하는 것들을 그리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료함조차 놀이로 여길 줄 알고 자연이 주는 선물을 기꺼이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길거리에서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말을 붙일 줄 아는 용기와 아무렇지 않게 상대의 안부를 물을 줄 아는 배포와 능청스러움이 아이들에게는 있다. 모른 척 지나치고 말면 아무 상관없을 아이들이 친구 없는 외톨이 마음을 알아보고 친구하자고 손을 내미는 순간 거절의 두려움과 수락의 망설임이 조율되면서 낯선 존재들은 그렇게 친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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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려 본 슬픔 | Basic 2015-12-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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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슬픔의 위안

론 마라스코,브라이언 셔프 공저/김명숙 역
현암사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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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좋은 책! 살면서 겪는 슬픔을 무조건 외면하지 않고 통과하는 방법을 진실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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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나리오 작가들인 론 마라스코와 브라이언 셔프가 공동으로 집필한 에세이다.

원 제목이 <About Grief>로 슬픔에 대한 짧은 분량의 글들이 스물 아홉편 모여 있다.

상실에 대한 슬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이의 슬픔에 대해 집중적으로 말하는 산문집이다.

 

저자들은 여러 명의 실제 상실 경험자들을 만나 그들과 속깊은 대화를 나누어 이 책에 반영했는데, 그렇다고 아카데믹하게 통계를 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대부분은 여러 예술작품과 영화, 책들을 레퍼런스로 하여 집필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토록 프롤로그부터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도 오랜만이었다. <슬픔의 위안>은 딱 내가 바랐던, 그런 책이었다. 저자들도 밝히고 있듯, 의사와 심리학자, 상담가가 슬픈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하지 않는 점이 가장 와 닿았던 태도이다. 그들은 직업적 이유에서라도 슬픔을 치료할 상대방과 거리를 둔다. 마치 그런 관점이 감상적이지 않고 합리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듯이.

 

그러나 시나리오 작가들인 저자들은 그런 접근과는 확실하게 달랐다. 그렇다면 그런 슬픔에 대한 깊은 고찰이, 슬픔 속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책을 읽고서 진정코 된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물론 사랑하는 이를 잃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직업적 전문인들과의 접촉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작가들처럼 그저 마음을 헤아리고,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이해하며 다가가는 것으로부터도 회복은 시작됨을 알 수 있었다.

 

슬픔과 애도가 다르다는 출발점에서부터 눈이 확 트였다. 애도는 일정한 시간과 강도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당혹감과 고통으로 시달린다는 것. 우선, 가까운 이를 잃은 사람들이 슬픔과는 또 다른 당황함을 겪는다는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슬픔과 당황스러움은 조금 다른 개념인데, 자꾸만 일상 생활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건망증부터 해서, 기억상실증 증상까지 슬픈 이들은 겪게 되는데, 자신도 몰랐던 자기의 모습에 한심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자신 스스로 어이없어 다시 당황하는 이런 일은 지극히 일반적인 슬픔의 현상이라고 한다.

 

슬픔은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다른 면모를 일깨워준다. 사랑하는 이와의 사랑이 깊었다는 건, 사소한 것들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음에서도 나타난다는 대목이 놀라웠다.

곁에 있는 사람을 잃고 나서 그 사람의 습관과 소소한 추억들이 강렬하게 떠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았다. 오히려 거기에서 더 사랑은 깊게 되새겨질 수도 있음을.

 

슬픔에 관한 아픈 이야기들의 연속이지만, 작가들의 필력은 묘하게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았다.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대중적인 글을 써왔던 분들의 내공의 힘 덕분이다.

정말, 위로받았다

당신만 그런 일들을 겪었던 게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작가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소하고 남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 모를 대화 속 한 편린으로 슬픔이란 느낌은 확장된다. <슬픔의 위안>은 말해준다. 그런 게 결코 비정상이 아니고 숱한 슬픔의 체험자들이 거쳐온 과정이기도 하다고.

통째로 슬픔에 대해서 구구절절 얘기하는 책을 읽으면 밝기 보단 어둡고, 다운될 수 있다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슬픔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슬픔을 느끼며, 마침내 빠져나오는 그 한 단계, 한 단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를 배웠다.

어줍잖은 희망찬가나, 밑도끝도없는 무한 긍정주의보다는 훨씬 깊이있고, 풍성한 이야기와 공감되는 담론을 펼치는 책이었다.

 

삶은 한잔의 커피처럼 소소한 것들로 연결된다.

진정한 사랑은 큰 것들이 살짝 뒤섞이는 게 아니라 작은 것들이 마구 뒤섞이는 것이다.' p.32

 

사랑하는 이를 잃고 만나는 아름다움은 심장을 꿰뚫는 검과 같다. (p.66)

 

 

말은 병든 마음을 고치는 의사다. 슬픔만이 아니다. 정서적 건강을 되찾는 중요한 방법들은 모두 정직한 말하기와 관련이 있다. (p.87)

 

 

밧줄을 상자를 묶는 데만 사용한다면 밧줄의 튼튼함을 쉽게 믿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밧줄에 의지해 절벽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고 가정해보면 그 밧줄을 진정 얼마나 신뢰했는지 알게 되지 않겠는가? (p.113)

 

슬픔의 폭풍우 한가운데에 있을 때 반드시 떠올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다시 유머를 즐기게 되리라는 것, 삶은 계속되리라는 것, 시계는 다시 똑딱똑딱 가고, 별들이 다시 보고 싶어지리라는 것. (p.157)

 

일상은 저 깊은 곳에 슬픔이 아닌 다른 것이 있다고 속삭여준다. 그 가장 깊은 곳에서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p.212)

 

죽음은 삶을 끝내지만, 관계를 끝내지는 않는다.(p, 297)

 

분명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슬퍼하는 많은 이들은 이 암흑의 시간에도 내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있다고 전했다.

그건 바로 잊지 않은 한 그 사람은 당신의 사람이라는 깊은 감사의 마음이다.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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