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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컬러 개정판)/ 김용규 | 나의리뷰 2020-01-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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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숲에게 길을 묻다

김용규 저
비아북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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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 존재의 발견

숲의 철학자 김용규의 아포리즘 집 같은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을 읽으면 당장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어진다. 가서 다시 한 번 숲을, 나무를, 풀을, 꽃을, 다람쥐를, 새를, 지렁이를, 쌓인 낙엽을, 가시덤불을…. 찬찬히 훑어보고 싶다. 그 곳에 길이 있고, 철학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 깨닫게 된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나로서 살고, 돌아가는. 수많은 인생의 물음에 대한 답이 있었다.

선택할 수 없는 삶으로 태어나서 내 모양의 삶을 만들며 성장하고 나를 실현하는 삶을 살고, 그리고 돌아간다는 것, 그것은 다시 태어남과 ‘이음동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숲에게서, 나무에게서 배울 수 있다.

 


 

1막 태어나다/선택할 수 없는 삶.

모든 생명은 하나의 주체로서 살 권리와 능력을 이미 그 씨앗 안에 부여받고 태어난다.

인간 또한 나무처럼 부모의 몸을 빌려 어느 시간대에 태어나 그곳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시작해야 한다. 그 환경이 비옥하든 척박하든 태어난 자리에서 그의 삶은 시작되는 것이다. 힘겨운 자리에 태어난 억울함이 있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즉 ‘본래의 명’ ‘숙명’이다. (탄생의 불가역성)

다행히 숙명은 생명체 스스로 선택하고 운영할 수 있는 운명이라는 장치와 맞물리며 생을 구성한다. ‘명命’을 운運영하는‘운명’이란 것이다.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자율과 자기 통제의 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숲의 천이’는 초목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공간을 점유하고 변화시켜가는 숲의 현상이다. 숲 전체가 이렇게 흘러갈 때 숲에 사는 개별 종 또한 이런 시공간의 역동 속에서 자신의 삶을 운영해 가게 된다. 자기 씨앗에 담겨 있는 본원을 확인하고 그 힘을 믿는 일이며, 자신이 살아가야 할 ‘시대와 공간’을 아는 일이다. 나를 아는 것, 내가 태어난 때와 그 여건을 아는 것, 수용 하는 것, 그리고 생명체로서 내게 주어진 놀라운 힘을 믿고 끝까지 힘차게 살아내는 것! 이것이 생명을 부여받은 자들이 할 일이다. p.59

 

2막 성장하다/ 내 모양을 만드는 삶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잃기도 하고 버리기도 해야 한다. 또한 경쟁도 해야 한다. 경쟁이 하나의 자연법칙이라고 《주역》에서는 역설한다. 그러나 그 방법이 정정당당해야 함은 물론이다. 모든 생명의 삶은 모색과 자기 조정과 상실을 누적하며 경쟁함으로 성장하고 완성된다. 떡잎을 버리지 않고 결실의 계절을 만날 수 있는 들풀이 있었던가? 묵은 가지를 떨어뜨리지 않고 제 하늘을 열 수 있는 나무가 있었던가?

그러나 숲의 경계 영역, 즉 ‘임연부’가 있음으로써 숲 전체가 더욱 풍요로워지듯이 모두가 중심이 되기를 원하기보다는 그저 저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저답게 자라나고 저다운 꽃을 피우면 족하다.

질경이는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일궈낸 풀이다. 질경이처럼 외로움과 고난과 위험을 삶의 안주로 삼을 줄 아는 사람, 육신은 고달픔을 택할지언정 영혼은 결코 꺾지 않는 사람이 되자. p.141

 

3막 나로서 살다/나를 실현하는 삶

사랑은 서로를 위해 각자의 욕망을 덜어내어 완성된다. 나도 있으면서 그도 있는 것이 사랑이다. 혼인목과 연리목처럼.

나무들의 노동과 휴식은, 깨달은 이들의 모습을 꼭 닮았다. 미래를 걱정하여 밤을 지새우지도 않고,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불면하지도 않으며, 부질없는 욕망에 휘둘려 늦은 밤을 배회하지도 않는다. 오직 순간에 순간을 더하여 지금에 충실할 뿐이다.

단풍으로 빚어내는 잎사귀들의 색은 모두 제 본래의 빛을 되찾는 것이다. 욕망을 담보했던 엽록소를 지우고 남는 빛은 본래의 빛이다.

홀로이되 홀로이지 않는 삶, 그것은 숲의 삶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으로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곤충과 짐승 등, 종들이 멸종하고 있다. 소멸은 소멸을 낳고 소멸은 다시 더 빠른 소멸을 낳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멸의 법칙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간마저도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p.224

 

4막 돌아가다/다시 태어나는 삶

주검은 다시 숲의 다른 생명을 부양할 물질로 바뀌어 되먹임의 법칙을 따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생명의 관계망’이자 ‘물질순환’의 자연 질서이다.

초목이 그 시신을 통해 이끼를 키우고 애벌레를 키우고 새를 키우고, 마침내 흙으로 되돌아가서 산 생명의 영양분이 되듯이 우리 사람의 주겁도 미련 없는 흙이 되어 이 푸른 별의 생명을 부양해야 한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만 죽지 않고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수 없다. 순환이 멈춘 자리에서 생명도 멈춘다. 지구가 푸른빛의 별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찌 보면 죽음은 문 하나를 열고 닫는 사이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p.241.

 

 

정작 두려운 것은 살아있으되 삶을 헛되이 사는 것이다.

나무들은 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오늘 하루를 철저하게 살아라.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는 온전히 썩어라.

한 순간도 살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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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 나의리뷰 2020-01-0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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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저/심연희 역
다산책방 | 201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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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70세 생일을 맞는 생일 1주일 전에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이자 한 가문의 가장. 가족의 하느님이자 멕시칸의 최고신. 가족의 지도자. 가족의 시계 같은 사람.

그가 자식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2 가지. '시간을 잘 지켜라, 변명을 하지 마라.'였다.

그런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지각을 했다

"멕시코 사람은 이런 실수를 하는 법이 없는데…. 그가 중얼거렸다.

그는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다. 빌어먹을 자신의 장례식에는 기를 쓰고 일찍 가리라." p.14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는 한 달 후로 사형선고를 받은 골수암 환자다.

벌레나 병아리나 죽는 거지, 천사는 죽지 않는다고. 골수암? 지난 지난번에 약초와 미네랄을 발견했다고. 그걸 복용하면 산호초처럼 뼈가 다시 자라난다고! -중략- 나는 천하무적이야. p.91

내가 이집 어른이라고. 92

그의 할아버지 ‘세군도’ 그는 후에르타 장군과 싸우면서 살상 기술을 배웠고, 그 임무를 잘 해냈다. p.18

얼굴이 새빨갛다 못해 프르딩딩해질 때까지 칠리를 계속 먹는 아버지 돈, 안토이 오는 고통이야말로 그의 종교였다. p.103

그는 코뿔소였다. 그러니 죽음이란 놈을 들이받아 확 처박아버릴 것이다. 랄로는 문신이 있지 나도 하나 새겨보면 어떨까. 건강이 좋아지면 말이다. p. 103

그는 언제나 말했다.

"뭐든 해 내는 맥시칸(Mexi-Can)이 되어라. 우리는 능력 없는 맥시캔트(Mexi-Can’t)아니야.“ P.17

그를 아는 사람들은 말했다.

"빅 엔젤은 그냥 놔둬도 괜찮아. 자기 장례식에도 참석할 분이잖아."

그러나 그 도 죽음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낀다.

가문의 모든 역사와 이 세계, 태양계와 우주가 기묘한 침묵 속에서 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몸속 피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재깍재깍 흐르며 그의 존재를 갉아먹었다. p.19

후회가 밀려온다.

웃고 싶고, 좋은 책을 읽고 싶고, 모험을 떠나고 싶고, 아내가 만든 알본 다가스 수프를 한 번 더 먹고 싶고, 대학에 갔다면 좋았을 텐데, 파리에 가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카리브 해협을 일주하는 크루즈를 탈 걸 그랬어. 내심 스노클링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p.

동시에 참회를 한다.

빅 엔젤은 목록을 작성 중이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엑셀 시트가 펼쳐져 있었다. 그는 하루에 하나씩 죄를 참회한 다음, 그걸 ‘다 참회했음’ 열로 옮겼다. p.103

바다거북 수프를 좋아하지 않았던 걸 참회했다. p.103

그다음은

절친한 친구 데이브의 권유로 감사할 거리들을 적기 시작한다.

일단 해봐. 감사는 기도와 같은 거야. 기도란 하면 할수록 쓸모가 있어. p.105란

‘나의 멍청한 기도 제목들’ 망고, 결혼, 가족, 걷기, 일하기, 책, 먹기, 고수, 막냇동생, 비 온 뒤의 야생화. p.106

그다음 하느님과의 협상에 들어간다.

빅 엔젤은 하느님과 협상 중이었다. ‘생일을 한 번만 더 보내게 해주세요. 제가 그 생일을 잘 보낼게요. 누구도 잊지 못할 생일을 만들 거랍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죠. 하느님께서 베푸신 그 모든 기적을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렇죠? 저처럼요. 그러니 저에게 하루만 더 주십쇼. 들으셨죠, 하느님. 하실 수 있잖아요. p.116

다음 단계는 용서였다.

날 용서해주겠니?

미안하다

다 미안해

나는 네 아버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가 되었구나. 빅 엔젤은 훌쩍였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다. 309

 

드디어 무릎을 꿇는다.

하지만 이대로 죽어버린다면?

잘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때쯤엔 골로 가겠지. 그의 몸은 이 상태를 견딜 수 없었다.

심장은 이미 망치로 두드려 맞은 느낌이었다.

“하느님? 안 계세요?”

그러자 확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무릎을 꿇었잖아. 멍청아. 그럼 고해를 해야지.

하느님께서 이렇게 만드신 것이니, 해야 할 일을 마치기 전까지는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없을 터였다.

그래서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더러운 놈입니다. 정말로 더러워요.”

고해는 세 시간이 걸렸다.

이것은 어김없이 'kubler-ross의 죽음의 5단계'를 거치는 과정이다.

그 일주일 동안의 좌충 우돌, 복잡한 가족관계, 그들의 눈물과 웃음. 죽음앞에서도 유모어와 경외심과 의연함을 보이려고 애쓰는 빅엔젤. 얽히고설킨 이해하지 못할 불륜들. 그 가운데에서도 끝내 화합하고 사랑하는 가족애.

빅 엔젤은 죽어가면서도 거의 초능력을 발휘하여 자식을 총탄으로부터 지켜낸다

그러므로 결국 그는 평소 자식들에게 가르쳤던 ' 경외심을' 본 보인다.

빅 엔젤, 그는 과연 그의 소원대로 세상을 바꿨을까?

그의 친구 데이브는 말한다.

아주 넓은 해안이 있어. 우리는 모두 자그마한 호수야. 그런데 저 물 한가운데가 요동치면, 중심에서부터 퍼진 물결이 완벽한 원을 이루거든, 인생이 그건 거라고, 멍청아. 너 말이야. 물결은 처음에 세차게 시작하지만, 해안으로 갈수록 점점 약해지지. 그러다 다시 안으로 돌아오고, 돌아오는 물결은 눈에 보이지 않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해서 세상을 바꾸는 법이야. 그런데 너는 지금 본인이 뭔가 성취했는지 어쩐지 의심이나 하고 있잖아. 41

 

멕시코인의 국민성에 대해서 무지한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들이 많았다.

그들의 문화, 도덕관, 윤리관, 시대적 상황들….

마지막까지 새롭게 등장하는 무지하게 많은 등장인물들, 무지하게 많은 과거의 사건들. 얽히고설킨 가족 관계. 살인, 폭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잃지 않는 유모 감각. 작가의 유쾌한 어휘력. 그것들은 자칫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가끔은 가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게 하는 '사람 사는'이야기, 가족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인간 본연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최고의, 최선의 행복이며 최고의 추구라는 것.

이것만은 '모든 인간의 공통분모'라는 진리를 작가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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