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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 준다 | 나의리뷰 2016-03-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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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안도현 저
창비 | 2004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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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외 62편의 시가 담겨있는 안도현( 1961년생.경북 예천 출생)시집이다.

그의 시 세계는 삶과 사랑을 실체와 형식으로 보고 그것을 삶을 지탱 해 주는 주체라고 말 한다.

특히 성근것, 비어 있는것, 그늘을 드리운것. 구멍을 찾는것. 나란히 선것들을 주제로 택한다.


 

염소의 저녁(14p)


할머니가 말뚝에 매어놓은 염소를 모시러 간다.

햇빛이 염소 꼬랑지에 매달려

짧아지는 저녁

제 뿔로 하루종일 들이 받아서 화늘이 붉게 멍든 거라고

염소는 앞다리에 한번 더 힘을 준다.

그러자 등 굽은 할머니 아랫배 쪽에

어둠의  주름이 깊어진다

할머니가 잡고 있는 따뜻한 줄이 식기전에

뿔 없는 할머니를 모시고 어서 집으로 가야겠다고

염소는 생각한다.


제뿔로 하루종일 들이 받아서 하늘이 붉게 물든것이라고 생각하는 허세.

그래서 앞다리에 한번 더 힘을 주는 객기.

할머니는 뿔이 없어서 자기가 모시고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착각.

그런것들은 어쩌면 다수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속성이 아닐까?


사실은 천방지축이라 말뚝에 매어놓을 수 밖에 없는 염소

그런 염소지만 햇빛이 꼬랑지에 매달려 짧아지는 저녁이면 모시러 가는 할머니.

염소가  앞다리에 한 번 더 힘을 주며 객기를 부릴때마다  등굽은 할머니의  주름은 더  깊어 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줄을 건네는 할머니

그는  그런 남자의 아내일것이다.


그러나 다행한것은

그 객기쟁이 남자들도 알고 있다.

할머니의 따뜻한 줄이 식기 전에 그를 따라 집으로 가야 된다는것을...




겨울 아침 (84p)


눈 위에 콕콕 찍어놓은 새 발자국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간 새 발자국

한 글자도 자기 이름을 남겨두지 않은 새 발자국


없어졌다, 한순간에

새는 간명하게 자신을 정리했다.


내가 질질 끌고 온 긴 발자국을 보았다

엉킨, 검은 호스 같았다.


날아오르지 못하고,

나는 두리번거렸다.



비틀거리지 않고 눈 위에 콕콕 찍고 걸어간 새 발자국.

한 글자도 자기 이름을 남겨두지  않고 한 순간에 사라진 새.

새는 간명하게 자신을 정리한다.

그 새를 보며 시인은 말한다.

자기의 질질 끌고온 긴 발자국이 엉킨 검은 호스와 같다고.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하잘것 없는 이름과  재산을 남기려고 두리번 거리는 모습.

그 어쩔 수 없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옆모습 (88p)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 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적당한 간격을 두고 ,

그렇게 앞모습과 뒷모습의 반반씩의 옆모습만 보는 나무의 사랑을 시인은 노래한다.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상처들을 주고 받는지.

너무 마주보아 집착이 되고, 등돌려서 배신이 되고

그러나 진정한 사랑이란

나란히 걷되

때로는 알고도 속아주고 모르고도 속아주며

놓아줄때는  놓아줄 수도 있는.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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