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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 리뷰 2022-01-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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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 저/이병서 역
F(에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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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은 미하엘 엔데의 책이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끝없는 이야기를 만난 후 나의 최애 작가로 등극한 미하엘 엔데. 이번 읽은 책은 기존의 모모나 끝없는 이야기와는 달리 좀 더 어른을 위한 단편모음집이었다. 미하엘 엔데가 만들어내는 환상세계는 늘 나를 가슴 뛰게 한다. 그가 만들어 내는 환상은 마냥 환상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있는 환상세계이기에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자유의 감옥 단편집에 나오는 8가지의 이야기는 모두 무언가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거나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나온다. ‘모든 바람은 그것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그 진정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긴 여행의 목표도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도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도 ‘그것’을 찾기 위한 여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그것’을 찾는 것은 이루어 지지 않아야 비로소 기다림과 여행의 목표가 완성된다.



스스로 ‘탐색 여행’이라 이름 붙인 그 방랑은 아주 자연스러운 그의 존재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그것을, 언젠가는, 그리고 어디에선가는 진짜로 찾을 수 있으리라던 소년 시절의 순진한 희망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오히려 이제는 자신에게 커다란 괴로움만 안겨 주는 그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공식화했다.
‘여행의 길이는 목표 성취의 가능성에 반비례한다.’ 이런 그의 생각에는 모든 안간적인 노력에 대한 빈정거림이 담겨 있었다. 모든 바람은 그것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그 진정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 긴 여행의 목표 p.37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단편도 있지만, 미하엘 엔데 소설 속에 나오는 익살스럽고 신비스러운 공간이 잘 표현된 것은 조금 작지만 괜찮아라는 단편이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아주 작은 자동차에 여러 개의 방과 차고까지 갖추고 다니는 사람의 이야기. 한 편의 코미디를 본 듯한 단편이었다.

미스라임의 카타콤이라는 단편도 인상이 깊다. 고대 로마시대 핍박받던 기독교인들이 몰래 숨어 지내던 카타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속에 살아가는 그림자들은 자유의지없이 베히모트의 지시대로 일을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끊임없이 목적없는 행위를 지속한다. 그림자 중 이브리는 우연히 카타콤 너머의 기억을 한 조각 찾게되고 베히모트와 지하 카타콤의 비밀을 밝히고 모든 그림자를 구원하고자 마음 먹는다. 흔한 소설이라면 이런 플로우라면 이브리가 영웅이 되어 그림자들을 해방하는 결론이거나 비운의 혁명가로 몰려서 처형당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여기서는 열린 결말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자유의지를 누군가 불어넣어줄 수는 있지만, 스스로 고뇌하며 찾은 것이 아니면 그저 선동당함에 지나지 않는다. 늘 의심하게 되고 끊임없이 유혹하는 목소리 속에서 내가 진짜로 강력하게 믿지 못하면, 나의 믿음이 진실이란 것도 거짓이 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의 감옥은 중동의 먼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인간의 자유의지란 과연 언제나 선하고 옳은 것인지, 신의 섭리와 자유의지의 충돌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묘하게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유에대한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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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가 읽어주는 내 마음 | 리뷰 2022-01-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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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린 왕자가 읽어주는 내 마음

스테판 가르니에 글/홍정인 역
더모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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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라는 말에 덜컥 서평단에 신청한 책.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이 담긴 책이다. 나의 삶, 모습, 생활태도 등 다시금 나를 사랑하는 법을 어린왕자를 통해 비추어보고 있다.

 

 

 

사람은 시간이 흐른 만큼이 아니라 “영혼이 자란 크기만큼 자란다.”

개념과 지식의 갯수를 늘린다고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게 아니다.

삶에 대한 예민하고 내밀한 지식은 지독히 더디게 자란다.

P.21

 

 

 

순수한 어린왕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잊고 있던 아주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모자안의 보아뱀을 보는 순간 우리의 세상은 더 커지고, 우리의 영혼은 더 자란다.

 


어렸을 때 읽었던 논술책처럼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저자는 독자의 생각을 묻는다. ‘너는 어때?’하고 말이다.

 

이별에의 연습도 중요함을 어린왕자는 이야기한다. 만남, 친구가 되는 법,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의심없이 바라보는 법, 그리고 외로움을 이해하는 법까지… 사실 어린왕자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시절말이다. 다시 한번 어린왕자를 들춰보며 내 안에 어린왕자를 살펴보고 싶어졌다.

 

 

 

 

*출판사 제공으로 쓰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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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하의 여성사 특강 | 리뷰 2022-01-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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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임하의 여성사 특강

이임하 저
철수와영희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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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책이라지만 성인에게도 도움되는 책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혐오,문명, 정치,결혼, 전쟁, 호명, 규범, 운동, 노동 등 9가지 주제를 통해 역사에서 소외된 여성의 역사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여성들의 역사는 망각되고, 남성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 역사는 선택적으로 기억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는 말처럼 기억이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기억한 것, 의미 있다고 강조한 것, 과거에 빠뜨린 것은 우리의 현재를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p.6

 

망각된 역사도 우리를 구성하는 한 부분임을 강조하는 저자의 머릿말을 보고 깊이 공감했다. 그동안 우리는 남자의 역사, 승자의 역사만을 배우며 자라왔다. 여성, 노동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의 역사는 곁다리로 잠시 취급되거나 이름을 찾지 못한 채 지워진지 오래다. 우리는 그동안 반쪽짜리 역사만을 배우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만성적인 실업, 높은 물가고, 낮은 임금이라는 현실은 여성 노동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했습니다.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물러나기가 어려운 현실임에도 가정으로의 복귀를 강조한 것은 여성 노동을 일시적이고 보조적인 것으로 여기려는 태도 때문입니다. 이는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한 남성들의 두려움의 표시였습니다. p.31 여성혐오는 언제부터 일어났는가?

 

세계2차대전 후 사회활동에 나섰던 여성들을 억압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낸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남성 부재 시에는 여성의 노동력을 빌려왔지만, 다시 가부장제 사회를 유지하고 기득권을 얻기위해 여성의 노동력, 목소리를 억압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여성을 성녀와 창녀 이분법으로 규정지어 '말 잘듣는 여성'화하는 사업에 몰두했다.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전후 질서를 안정시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전쟁 피해자를 모른 체하면서 특정 대상 곧 여성에게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환향녀가 '화냥년'이 된 것처럼,한국 사회에서 '위안부'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쓰인 것처럼,정절을 지키지 못했고, 행실이 바르지 못했고, 사치하고 방탕하다고 비난하면 되니까요.일본군'위안부'가 전후 45년이 지난 뒤에야 생존자 증언이 처음 나오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은 전후 재건과 질서 그리고 희생양 찾기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p.114 '환향녀'는 어떻게 '화냥년'이 되었는가?

 

이 또한 여성을 성녀와 창녀로 구분지어 본질흐리기화 하는 것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시기 제도적으로 보완하여 고칠생각은 하지 않고 특정 집단을 차별하여 논점을 흐리는 것은 현재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차별과 혐오와 맞물려있다는 것을 늘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그러다 1909년 여성도 호적에 이름을 올려야 했습니다. 이름이 없는 여성이 많았기 떄문에 세례명을 가진 여성들은 세례명을 이름으로 신고했습니다.그래서 유독 이 시기에 서양식 이름을 가진 여성이 많았던 것이지요.개화기에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고 여성 교육이 행해지면서 남녀ㅕㅇ등의 한 방법으로 여성도 이름을 가졌습니다. 1920~1930년대의 신문을 읽으면 이성녀, 김성녀, 임성녀 따위로 '성녀'라는 이름이 많이 나옵니다.(중략)임성녀의 한자는 林姓女로 '임씨 성의 여자'라는 뜻입니다.'언년','자근애기','간난'으로 호적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성녀'라고 불리는 여성은 여전히 이름이 없었던 것입니다.

p.119-120 일제강점기에는 왜 '성녀'라는 이름이 많은가?

 

제일 인상깊었던 챕터의 내용 중 하나이다. 김마리에, 박에스더 등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중에서 유독 서양식 이름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뿌리깊은 여성 차별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름이라는 것은 별것 아닌 것같지만, 참으로 별것인 것이다. 내게로 와서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비로소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호명한다는 것은 한 존재를 인정하고, 그가 그답게 있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돈을 들여서라도 철학원에 가서 좋은 뜻의 이름을 지어오지 않는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름을 갖지 못하고 자아를 갖지 못한 채 살아왔을까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저려온다. 학습의 기회가 생기고, 자기 자신의 이름을 갖게될 기회를 가진 여성들은 그때 비로소 새롭게 태어남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단발은 여성이 남성화되거나 여성의 본분을 지키지 않는 행위로 비쳤고,단발한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투사적 의지이건,여성 억업에 대한 반발이건, 정절의 증명이건, 생활의 편리함을 꾀하기 위해서이건 단발은 당시 여성들에게는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사회에 대한 도전이요 반항이었으며 여성해방의 표상이었습니다.

p. 156  금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저 문장에서 단발이라는 단어를 숏컷이라고 바꾸면 2022년 현 세대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아이러니하다. 여성은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열을 받는다. 심지어 패션을 위해서이건 아니면 의지의 표현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든 내가 내 맘대로 할 자유가 없다. 머리 모양을 하나 하더라도 하나하나 검열을 받는다.

 

혹자는 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불온서적으로 낙인찍으려 할 수도 있다. 여성사는 누구를 차별하자는 것이 아닌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치를 배우는 과정이다. 반쪽의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다양하고 넓은 시각으로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다. 불편하다하지말고 배우려는 노력이 있을 때 평등하고 발전적인 미래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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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졌어, 너에게 | 리뷰 2022-01-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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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빠졌어, 너에게

와야마 야마 글,그림/김진희 역
문학동네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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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책이 없을까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장바구니에 넣게된 책. 결론은 ‘구매하길 잘했다.’
너무 일본스럽지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된것이 그 이유인 것같다. 청량한 청춘물같은,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는 에피소드 여러 개가 모인 단편집이다. 보통 대부분의 만화에 나오는 악역과 피해자, 확연한 이분법으로 갈리는 인물구성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스럽다. 첫 챕터 ‘귀여운 애’를 볼땐 BL물인가 싶었는데, 청소년들의 우정을 그린 내용이었다.(아님 라이트해서 내가 눈치못 챈 것일수도…)사랑과 우정사이같은 느낌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어 가볍게, 기분좋게 보기 좋은 책이다. 큰 사건이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나오는 것은 아닌데, 뭔가 특별함을 느끼게하는 만화이다. 은은하게 웃음을 주는 웃음포인트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도, 다시 십대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내용도 모두 작가의 역량인 것같다. (왜 상을 받았는지 이해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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