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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 리뷰 2022-05-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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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북극 허풍담 1

요른 릴 저/지연리 역
열림원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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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이라는 제목에 홀려서 읽게 되었다. 나에게 북유럽은 눈의 여왕의 나라, 사계절 내내 시리고 추운 서릿발같은 눈이 내리는, 동화속 요정이 나올 것같은 이미지이다. 그런데 허풍담이라니!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일까 관심이 생겼다.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당신은 이 책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 -첫 페이지

 

 

 

작가 요른 릴의 자전 소설이라는 부가적 설명을 읽고나니 저 첫 마디가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그린란드에서 16년을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북극허풍담. 10가지의 단편은 극한 상황의 북극에서 사냥꾼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풍인지 알쏭달쏭하다. 블랙유머와 위트로 똘똘뭉친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 권을 뚝딱 읽어내려갔다. 다만 각 나라 마다 유머코드가 다르다보니 살짝 이해하기 난해한,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분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했었다.

 

 


 

배가 들어올 때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백야 시기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온기가 중요하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얼토당토 않는 의견을 들어도 일단 선입견을 갖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냥꾼들이라도 이런 부분은 배워야할 점인 것같다.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말할 수는 있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한 즐거운 장례식 편은 북극 사냥꾼들의 유머와 위트가 하나로 응축된 이야기이다. 예전에 미스터빈 시리즈 유머 프로그램을 본 듯한 기분이랄까? 이 책을 읽을지말지 고민하는 분들은 이 부분을 펼쳐들고 먼저 읽어봐도 재미있을 것같다. 어서 빨리 다음 2편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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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 리뷰 2022-05-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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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손상민 글/이재영 그림
나무와바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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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시라는 인물을 알게된 것은 이 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예전에 경향신문이었나? 어디 신문사에서 '나와 맞는 독립운동가 찾기' 테스트를 재미로 했다가 내가 김명시라는 독립운동가와 일치한다고 나온 뒤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무래도 공산주의활동을 했던터라 우리나라에 많은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고, 관련 도서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그녀에 대한 자료는 아주 한정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같았으면 나오기 힘든 책이었을텐데, 그래도 나름 열린세상이 되었는지 동화로 만들어진 그녀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어 기뻤다.

김명시와 가족들은 모두 독립운동을 했고, 오빠들도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 목숨 명(命) 때 시(時) 운명의 시간이라는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는 매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녀는 17살에 마산을 떠나 모스크바공산자노력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였다. 이후 러시아,중국,우리나라를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3.1운동, 조선의용군 활동 등...그녀가 실제로 백마를 타고 다닌 것은 아니었으나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을 때 총을 들고 직접 싸웠으며, 전투를 지휘하는 등 그녀가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백마탄 여장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뒤에서 보조하던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도 훌륭하지만, 직접 앞에서 맞서싸운 그녀에게 조금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은 내 성정때문인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의 반대를 민주주의로 잘못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었다. 공산주의의 반대는 자본주의이며 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정치이다. 당시 일제강점기하 대부분 어렵고 배곯는 서민층이었던 사람들은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새로운 이념에 희망을 품기도했고,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독립운동을 도와준다는 소리에 참여했던 사람도 있었다. 결국은 모두 독립을 이루어 우리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단지 이념하나로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이용 도서로 나와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 책이기도 하다. 이번 책을 발판으로 하나 둘 잊혀졌던 이름들을 재조명해보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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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 리뷰 2022-05-0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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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존 셀라스 저/신소희 역
복복서가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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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고통에 대처하는 철학의 지혜' 라는 부제에 이끌려 구매한 책이다. 불안함, 고통을 없애는 일은 나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것은 왜 이리 어렵고 힘든 것일까? 몇 천년 전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인간이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서구사회에서 에피쿠로스학파는 육체적 쾌락을 중시하며 퇴폐적인 방종을 일삼는 학파로 오해받고 수장당하다시피 했다. 이 책에서는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처방을 그에게서 구하고자 한다.

 

에피쿠로스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탐닉,부도덕,방종한 삶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정신적 평정'에 이르는 것을 지상 목표로 삼았다. (현재 나의 목표와도 같다. 그래서 내가 더 에피쿠로스에게 끌리는 것일수도 있다.) 에피쿠로스는 우리는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으며 이 사실을 깨닫기만하면 된다고 한다.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불안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실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에피쿠로스적 쾌락이란 탐식, 방종과 관계가 없으며 내가 가진 것에서 도달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상태, 아타락시아를 목표로하는 소박한 삶이다.

 

 

 

에피쿠로스주의는 쾌락에 몰두하는 삶의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셈이다.

'메노케이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에피쿠로스는 쾌락이란 

술판과 미식과 색욕을 좇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쾌락은) 오히려 맑은 정신으로 심사숙고한 결과라네.

모든 선택과 거부 행위의 동기를 분석하고,

정신적 동요의 주된 원인인 신과 죽음에 관한

거짓 관념을 버리는 것이지

p.43

 

 

에피쿠로스가 정신적 쾌락과 고통에 주목한 것은 '우리를 진정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의 결과이다. 다른 어떤 사상가보다 그에게 끌리는 것은 마냥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내 삶의 고통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행복을 위해, 평화로운 상태를 위해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언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 생존에 필요한 것은 음식, 물, 보금자리 이것이 전부이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뿐이며,그 외의 것은 사치이고 끝없는 공허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일뿐이다.

 

 

신을 두려워마라

죽음을 염려하지 마라

좋은 것은 구하기 어렵지 않으며

끔찍한 일은 견디기 어렵지 않다

테트라파르마코스 

p.77

 

에피쿠로스 철학의 핵심을 모두 담고 있는 말이다. 죽음은 인류가 오랜 시간 겪어온 불안의 근원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신을 창조했고 이것들은 또 다른 불안을 낳았다. 이에 대해 에피쿠로스는 자연탐구를 통해 만물의 진정한 원리를 알게되면 단순한 가정이나 편견에 빠져 불안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불경한 사람이란 대중이 생각하는 신들의 모습을

파괴하는 자가 아니라,

대중의 관념을 신들에게 부과하려는 자다

p.82

 

에피쿠로스는 신들은 존재하지만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그들만의 평정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생각했다.그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며 우리도 그저 우리의 세계에서 살아갈 뿐 이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고민할 시간에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진정한 원리를 아는데 노력하라고 말한다.

 

얇은 책 속에 에피쿠로스의 정수를 깔끔하게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과도하게 모든 것이 넘쳐나고 불안과 고통이 가득한 이 시대에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은 그가 말한 것처럼 아주 단순할지도 모르겠다. 우정, 필요최소한의 것에 만족하는 태도, 진실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 이것만 깨우쳐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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