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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맹자] 마음을 바르게 하면 왕도덕치의 맹자가 들린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6-1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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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맹자

맹자 저/박훈 역
탐나는책 | 2020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인은 모든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이고, 의는 모든 사람이 따라가야 할 바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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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의 성은 맹(孟)이며 이름은 가(軻)이다. 추(鄒)라는 지방 출신이다.추는 공자가 태어난 노(魯)나라에 속한 지방이라는 설도 있고 독립된 나라라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공자의 고향인 곡부(曲阜)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교육에 열심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아들의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이사를 세 번 했다는 일화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중도에 공부를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들에게 명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짜던 베를 잘랐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맹자는 인의(仁義)의 덕을 바탕으로 하는 왕도정치(王道政治)가 당시의 정치적 분열상태를 극복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왕도정치를 시행하라고 제후들에게 유세하고 다녔다. 기원전 320년경에 양(梁)나라(하남성 개봉시)에 가서 혜왕에게 왕도에 대해 유세했으나, 얼마 안 가 혜(惠)왕이 죽은 뒤, 아들인 양(襄)에게 실망해서 산동에 있는 제(齊)나라로 옮겼다. 그곳에서 제나라의 선(宣)왕에게 기대를 걸고 칠팔 년을 머물렀으나, 역시 자신의 이론이 채용되지 않자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맹자는 혼란한 춘추전국시대를 끝낼 수 있는, 즉 하나로 통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요순하은주의 왕도덕치를 주장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으로 낙향하여 제자들과 토론한 내용을 책으로 저술한 것이 도서가 『맹자』다.

이 책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맹자』는 이러한 맹자의 사상을 담은 <맹자> 14편을 이해하기 쉽도록

저자의 의역이 추가된 해설을 먼저 싣고, 원문을 독음과 함께 실었다.

맹자는 오직 정심(正心)을 요점으로 하고, 존심(存心)과 양성(養性)을 가르치고, 또 방심(放心)을 수습하기를 주장하고, 더 나아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논함에 있어서는 측은(惻隱)·수오(羞惡)·사양(辭讓)·시비(是非)의 마음을 사단(四端)이라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맹자의 근본 사상인 인의예지에 대해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인의효제의 실천

“인(仁)의 실천사항은 바로 부모를 사랑으로 섬기는 일, 즉 효(孝)다. 의(義)의 실천사항은 바로 형을 공경하고 따르는 일, 즉 제(悌)이다. 지(智)의 알찬 실천은 곧 이 두 가지, 즉 인과 의의 도리를 바르게 알고 행하고 이탈하지 않는 것이다. 예(禮)의 알찬 실천은 곧 인과 의 두 가지를 절도에 따르고, 또 문화적으로 실천하고 행하는 것이다.

음악의 알찬 실천은 곧 즐겁고 온화한 마음으로 인과 의를 실천하게 함이다.

즐거우면 인의효제(仁義孝悌)를 실천하려는 마음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난다. 생생하게 살아나니,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는가? 그만둘 수 없으니 자기도 모르게 손발을 놀리면서 춤을 추게 된다.”





#세상의 다섯 가지 불효

맹자의 제자 공도자가 물었다.

“제(齊)나라의 대부 광장(匡章)은 전국의 사람들이 불효(不孝)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와 사귀시고, 또 교유하실 때에는 예의를 갖추시니 어째서인지 감히 묻고자 합니다.”

맹자가 대답했다.

“세상에서 말하는 불효에 다섯 가지가 있다. 사지를 놀리고 일하는데 게을러 부모에 대한 공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 첫째 불효이다.

노름을 하고 음주를 좋아해서 부모에 대한 공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 둘째 불효이다.

돈이나 재물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자기 처자만을 사랑하고, 부모에 대한 공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 셋째 불효이다.

귀나 눈의 욕구, 즉 관능적 쾌락을 마냥 누리고 향락만을 일삼고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 넷째 불효이다.

만용(蠻勇)을 좋아하고 싸움을 심하게 하여 부모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다섯째 불효이다. 광장은 그 다섯 가지 중 어느 한 가지가 있느냐? 해당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왕이 되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그 속에 들지 않는다.”

“양친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들이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이 첫째 즐거움이다.”

“우러러보아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모든 사람에게 창피하지 않으니, 이것이 둘째 즐거움이다.”

“천하의 영재들을 모아서 교육하는 일이, 셋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왕으로서 천하를 통치하는 것은 그 속에 들지 않는다.”

이 가운데 두번째 항목은 유독 더 관심이 간다.

'우러러보아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모든 사람에게 창피하지 않는 것'은 어디서 많이 들은 느낌이다.

바로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나오는 대목과도 일치한다. 일제강점기 때 지식인으로서 아무 힘도 없는 점을 부끄럽게 느낀 것이다.

하늘과 세상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산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 삶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인생의 절반 쯤 왔을 때'라는 문구는 출판사가 동양고전을 시리즈로 내면서 붙인 이름이다.

인생의 절반이라는 말은 그 말 자체가 주는 요즘 얘기로 짐작한다면 40~50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시리즈의 일곱번째 책이다. 기다리던 '맹자'가 나와 반갑다.

'인(仁)'과 의(義)를 강조하며 인(仁)은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이고 의(義)는 모든 사람이

따라가야 할 바른 길이다라고 말하는 맹자의 가르침의 세계로 들어간다.





맹자는 직접 스승은 아니지만 공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켰다는 의미에서 공자의 제자로 알려진다.

스승 공자처럼 현실 정치에 맹자의 이상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결국 '덕치'를 주장하던 맹자는 어디를 가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낙향한다. 공자가 그랬던 것처럼.

맹자는 장수 오획의 예를 들며 자신이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라고 한다. 아무리 힘이 좋은 장사라 할지라도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양식만 축내면 그는 약한 사람이며, 조금의 힘밖에 없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모든 일에 임하면 그가 바로 힘이 센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 가르침은 23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권력과 힘에 의지하여 행세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적절한 말이다.





맹자는 또 군자의 길을 하나 제시한다. '군자가 신의를 지키지 않으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孟子 曰 君子不亮 惡乎執)다. 여기서 오호집(惡乎執)은 '모든 일이 구차하여 무엇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의미이다. 군자의 도리가 '인과 예'이기에 군자에게 있어 신의(信義)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특히나 요즘 신의를 밥 먹듯이 저버리는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이 책은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떤 삶을 살든 인간으로서 양심을 부각시키는 귀절이다.

책의 묵직한 부피감이 지혜를 내게 건네듯 책장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곱씹고 되새기며 읽었다.

독자로서는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각오와 다짐을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각인됐다.

나이가 들면 더 인자해지고 물 흐르듯이 순리에 맞게 살아갈 것 같지만 그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반드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올곧게 살아가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계기가 된 책이다.





저자 : 맹자

주나라 때(BC 372 ~ BC 289 추정) 사람이다. 맹자는 공자시대 이후 유가에서 가장 큰 학파를 이룬 사람으로, 제나라, 위나라, 등나라 등을 다니면서 제후들에게 인의(仁義)의 덕을 바탕으로 하는 왕도정치(王道政治)가 춘추전국시대의 정치적 분열 상태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의하고 다니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70세 가량으로 추정된다.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과 함께 『시경』과 『서경』, 공자의 뜻에 대해 토론했으며, 그때 만들어진 책이 오늘날 전해지는 『맹자』 7편이다. 후한의 조기가 『맹자장구』를 지으면서 각 편을 상하로 나누어 현재의 14편이 된 것이다.

역자 : 박훈

경향신문사와 웅진출판사에서 다년간 근무하고 인문학 강의를 통하여 현대인들의 일상생활과 문화는 동양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동양의 정신과 철학 사상을 연구하고 학습하며 다양한 독자들에게 정기간행물을 통해 소개하였다. 최근 복잡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마음의 안식과 즐거움, 평화와 행복을 위한 동양 철학의 대표적인 철학가들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옮김으로써 지금 세대들의 삶의 휴식처 역할을 적극 자처하고 나서며 열성적熱誠的 활동으로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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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강상중★『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 메이지 이후의 일본』 | 기본 카테고리 2020-06-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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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강상중 저/노수경 역
사계절 | 2020년 06월

 

신청 기간 : 617일 까지

모집 인원 : 10

발표 : 618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전 도서를 받아 보실  기본주소를 꼭 확인해주세요.


“일본인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가?”

메이지라는 이름의 야만 세계를 고발하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메이지 이후의 일본』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교도통신이 주관하고, 전국 30여 개 일간지에 동시 연재된 화제의 기행문 「강상중 사색의 여행 1868년부터」를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2018년 메이지 150주년을 앞두고 과거에 대한 찬사와 만세 구호가 휘몰아치고 전 국가적 성대한 기념식을 준비하며 애국심을 고취하던 그때, 강상중은 메이지가 남긴 야만적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그로 인해 비참에 빠진 국민을 보듬는 작업을 시도했다. 모두가 과거의 영광에 취해 곧 완성될 완전한 국가 일본, 완전한 국민 일본인에 열광하고 있을 때, “아니오, 일본은 영광스럽지 않습니다”라고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나가사키현 군함도와 구마모토현 구마무라, 효고현 고베시, 후쿠시마현 원자력 발전소 등을 거쳐 최북단 홋카이도 노쓰케반도에 이르기까지, 그가 방문한 일본 열도 전역은 떠오르는 국가에 짓눌리고 버림받은 국민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강상중은 그들을 만나 대화하며, 메이지 이후 일본의 역사는 국민을 버리는(기민棄民) 정책들로 가득했음을 밝힌다.


일본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자 영원한 디아스포라라고 할 수 있는 강상중이 이 책에서 드러낸 역사의 그늘은 단지 일본 근대에, 그리고 전후의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야만의 기록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150년간 계속되고 있는 헐벗은 백성의 현장에서 강상중은 메이지가 남긴 야만의 정체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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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이스탄불] 갇힌 현실에서 상상은 더 힘차고 자유롭게 날갯짓을 한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6-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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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스탄불 이스탄불

부르한 쇤메즈 저/고현석 역
황소자리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욕망과 기억의 도시 이스탄불에 바쳐진 비가(悲歌) 혹은 현대 도시인들의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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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우리나라와는 6.25 UN군 파병과 월드컵 4강(3, 4위전)을 함께 거치며 우호가 돈독한 나라이다.

이슬람 국가이지만 경제적 이유 아니고 친교를 맺은 몇 되지 않은 나라 중 한 나라다.

옛날 오스만 투르크는 막강한 국력으로 아시아와 유럽 일대를 장악한 적도 있다. 화려한 문화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영토도 큰 나라다.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곳에 위치해 두 문명을 복합적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독특한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탄불은 터키의 수도이면서 동로마시대 수도, 콘스탄티노플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우리나라는 1990대 들어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가장 많이 찾는 나라 중 한 곳이다.

문학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아 노벨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몇몇만 알려져 있다.(이것은 필시 독자의 과문 탓이리라)

이 책 『이스탄불 이스탄불Istanbul Istanbul』은 물론 작가 부르한 쇤메즈도 독자로서는 생소하다.

그러나 작품의 내용은 몹시 재밌다. 문학성도 높고 상상력도 기발하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의 상견례도 멋진 셈이다. 그를 좋아하게 됐으니까. 기발한 상상력이란 것은 한 작품 안에 도스토옙스키와 《데카메론》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현실의 고통을 잘 표현하는 도스토옙스키, 신비로운 이야기를 재미 있게 풀어낸 《데카메론》, 모두 이 작품 안에서 발견된다.





“여기가 이스탄불인가?”

“예, 아저씨. 스스로 신이라 믿는 남자들의 도시, 가출한 소녀의 꿈이 통곡하는 도시, 흰고래를 찾아 바다를 떠도는 늙은 어부의 도시, 평생을 살아도 그리운 도시 이스탄불이에요. 먼 길을 돌아 이 도시에 온 아저씨는 이스탄불에서 그 무엇을 찿으셨나요?”

오르한 파묵 이후 터키가 배출한 가장 걸출한 문인으로 평가받는 소설가 부르한 쇤메즈가 마침내 우리나라 독자들과 만난다.

이 책 『이스탄불 이스탄불』 은 현재 활동하는 전 세계 작가들 중 가장 유니크한 소설가라 칭송받는 부르한 쇤메즈의 세 번째 소설이자 대표작이다.





잔인하리만큼 고혹적인 도시 이스탄불의 깊디깊은 지하감옥. 시멘트벽으로 구획된 좁디좁은 감방 안에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전혀 다른 네 남자가 함께 갇혔다.

아마도 혁명운동에 연루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네 남자는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를 고문의 두려움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낸다.

흰고래를 찾아 평생 먼바다를 떠돌다 패배한 늙은 어부, 해도(海圖) 위에 가상의 섬을 그린 후 자신이 사랑한 여인의 이름을 지어주는 해도 담당 선원, 기발한 수완으로 강간을 모면하는 수녀, 벽의 거짓말에 속는 외딴마을 사람들, 사람의 영혼을 가진 늑대, 딸의 딸이자 손녀이자 남편의 여동생인 아이와 둘이 살아가는 노파…. 여기에 에피소드 사이사이를 메우는 네 남자의 사적인 내러티브는 땅 위와 땅 아래, 이야기 안과 이야기 바깥, 수천년 시공간이 얽히고설키며 거대한 태피스트리로 완성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그들의 대화가 곧 현실의 우화가 되어 자유와 연민, 욕망과 기억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흡사 환상동화처럼 풀어내는 이 소설은 “머잖아 고전의 반열에 우뚝 설 위대한 작품”이라는 상찬 속에 전 세계 34개국으로 판권이 팔렸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14세기, 피렌체에 살던 한 무리의 귀족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냄새를 피해 시골 별장으로 은신했다.

두려움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들이 택한 것은 이야기였다. 음탕하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순진한 사랑 이야기, 기발한 복수 이야기….

인간의 본능과 악덕, 탐욕과 허영, 선량함과 예지를 유쾌하게 일깨우는 서사를 통해 그들은 폐허가 된 삶을 북돋울 용기와 지혜를 모색했다.

조반니 보카치오의 소설 『데카메론』이 이렇듯 역병을 피해 자가격리된 귀족들의 서사라면, 『이스탄불 이스탄불』은 타의에 의해 한순간 지하세계로 떨어진 네 남자의 서사이다.

자발적 격리와 강제 격리, 삶 쪽에 가까워진 현실과 죽음에 바짝 다가선 운명이라는 차이는 분명했지만, 이스탄불 지하감옥에 갇힌 그들 역시 천일야화처럼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통해 견디기 힘든 상처와 두려움을 치유하려 했다.

그렇게 열흘 동안, 삶과 죽음 사이에 가로놓인 연약한 문턱에 선 채 각자 체험하거나 듣거나 읽은 온갖 이야기를 변주하면서 시시각각 부옇게 흐려지는 땅 위의 삶, 한 줄기 꿈에 매달렸다.





“실은 긴 얘기지만 짧게 할게요, 이스탄불에 그렇게 눈이 많이 온 적은 없을 거예요. 한밤중에 수녀 두 명이 안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카라쾨이의 성 조지 병원을 출발해 파두아의 성 안토니오 성당으로 가고 있었어요. 그때는 4월이었는데, 유다나무 꽃들은 얼어서 갈라지고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바람 때문에 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은 추위에 진저리를 칠 정도였어요. 수녀들이 갈라타 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젊은 수녀가 같이 가던 나이든 수녀에게, 어떤 남자가 계속 자신들 뒤를 따라 언덕을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어요.”

- p. 7

보스포루스 해협을 휘감아 돌며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첨탑과 돔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오래된 도시 이스탄불. 그 아래, 죽은 자들의 묘지보다 깊고 음습한 지하감옥으로 던져진 네 남자가 가로 1m 세로 2m 좁은 감방에 함께 갇혔다.

칼날 같은 추위가 찾아오는 초겨울 무렵이었다. 열아홉 살 대학생 데미르타이가 원한 건 단지 가난한 엄마가 밤마다 눈물 흘리지 않는 세상에 사는 거였다. 그런 세상을 만들자고 혁명운동을 하다 이곳까지 왔다. 고문 끝에 정신을 잃고 죽은 개처럼 축 늘어져 여기에 처박힌 그를 살려낸 건 의사 아저씨라고 불리는 남자였다.

동정과 연민, 완전성에 대한 믿음을 지닌 의사는 병든 도시를 구하겠다며 혁명집단에 들어간 의대생 아들이 폐결핵에 걸린 병자로 나타나자 다른 이의 이름으로 아들을 입원시킨 뒤, 아들 신분으로 여기에 끌려왔다.

그리고 이발사 카모. 고통만이 생의 유일한 스승이었던 그는 이 좁은 공간에서도 철저히 외로운 시인으로 존재하기를 택했다.





이곳은 항로에서 벗어난 배의 짐칸이었을까, 아니면 카모가 어떻게 탈출해야 하는지 몰랐던 위기의 바닥이었을까?

세 개의 벽, 하나의 문, 그리고 피를 뒤집어쓴 남자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카모는 눈을 감으면 다른 곳에서 깨어날 거라고, 한순간 장소가 바뀔 거라고 믿는 듯했다. 자신을 믿는 것과 자신을 잃는 것 사이에는 아주 미세한 경계가 있을 뿐이었다.

- p. 72





어느 날 피투성이 거구의 노인 퀴헤일란이 이 감방에 들어왔다. 멀고 먼 마을에서 평생토록 이스탄불을 동경하다 생의 끄트머리에 이 도시에 도착한 퀴헤일란은 무아지경의 시인, 무모한 탐험가, 격정에 사로잡힌 연인들처럼 이스탄불을 찬미했다.

현실과 상상이 따로 분리되지 않는 그에게 이곳 지하는 그래서 좋았다.

통제 불가능한 속도로 탐욕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이스탄불을 지상에서 보았다면 그는 절망했을 테니까.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는 몽상가들처럼, 퀴헤일란의 열정에 이끌린 세 사람은 이야기의 향연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흡사 꿈이 거세된 도시를 새롭게 설계하는 정복자들같이…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터키 문학을 접할 때면 당연히 떠오르는 작가가 바로 오르한 파묵이다. 꾸준히 이 작가의 번역을 도맡아 하다시피 한 번역가 님의 이름이 친숙할 정도로 터키 문학에서 차지하는 오르한 파묵의 절대적인 문학의 세계는 기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때마저도 비교하게 되는 확고한 고정팬을 갖고 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접한 터키의 새로운 신예라고도 할 수 있는, 나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만나 본 부르한 쇤메즈란 작가는 터키의 문학의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제목인 이스탄불이 주는 책의 화려한 표지도 그렇지만 내용 또한 동양적인 냄새와 서양적인 냄새가 은연중 혼합의 느낌으로 다가오게 한다.





터키 쿠르드인 마을에서 자란 쇤메즈는 이스탄불 대학교를 졸업한 뒤 인권변호사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던 중 정치적인 이유로 고문당했고 영국으로 망명해서 치료받은 이력의 소유자다.

자신의 투옥체험이 투영되었을 이 소설은 그럼에도 경쾌한 문장으로 삶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도시는 경제 교환 장소 이전에 말과 욕망과 기억의 교환 장소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말이다.

고전적인 플롯과 구전설화의 서사를 차용해 주제의식을 강화하는 이 작품은 도시의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건너는 우리에게 변하는 풍경과 변치 않는 가치들, 욕망하는 것과 기억해야 할 것들을 찬찬히 돌아보자고 다정하게 속삭인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이 녹아들었다고도 생각되는 구절들의 표현은 차세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는 소개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이스탄불에 대한 끝없는 찬미를 하던 노인 퀴헤일란처럼 세월의 흔적을 남기도고 여전히 자신의 모습을 통해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도시, 이스탄불에 대한 연가처럼 들리기도 한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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