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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런던을 속삭여 줄게

정혜윤 저
푸른숲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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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세헤라자데를 만나다

 

 

  어렸을 적 난 뽀뽀뽀 광팬이었다. 유치원을 다니던 여섯 살 일곱 살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내내, 내 아침 시간은 늘 뽀뽀뽀와 함께였다. 뽀미언니와 함께하는 노래와 율동, 아침체조도 즐거웠지만 내 어린 두 눈을 화면에 고정한 채 반짝이게 했던 것은 프로가 끝나기 전 제일 마지막에 해주던 인형극이었다. 바보같지만 너무 착하고 효자였던 달봉이 이야기도 있었고 재미난 게 많았었지만, 그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고 눈을 반짝이게 했던 건 ‘아라비안 나이트’였다. 왕에게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났던 것이었다. 엄마가 매일 아침 바르던 빨간 립스틱보다도 더 붉고 화사한 빛깔의 치렁거리는 옷을 입고 고혹적인 자태로 왕의 곁에 앉은 세헤라자데가 너무 아름다웠다. 그녀가 매일 아침 들려주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살리아르 왕을 사로잡았고 어린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동경하게 되었다. 나중에 커서 무언가가 된다면 세헤라자데처럼 흥미진진하고 신비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금 자라서 ‘천일야화’란 제목으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책으로 만난 세헤라자데는 내게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도대체 그녀는 이런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어떻게 아는 걸까? 문득 그녀의 정체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유년기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희미해졌지만 그 이야기들만은 내 가슴에 남아 따뜻한 촛불이 되어주었는데, 오늘 난 또 한 명의 세헤라자데를 만났다. “언젠가 떠날 너에게 런던을 속삭여줄게…….” 그녀는 살리아르 왕 대신 내 귀에 대고 고조곤히 와 속삭였는데, 그녀는 어린 날 보았던 세헤라자데처럼 붉고 화사한 옷도, 치렁거리는 옷도 입지 않았지만 그녀의 목소리만큼은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난 그 목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그녀의 신비로운 이야기 속에 퐁당 잠기었다.

 

  그녀는 런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국의 많은 왕들과 문인들의 무덤이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세인트 폴 대성당, 대영박물관, 자연사박물관, 트라팔가르 광장,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런던탑, 그리니치 천문대…… 런던에 간다면 꼭 한 번씩은 방문하게 될 곳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어린 내가 그랬듯 내 눈을 다시 반짝이게 만든 것은 그녀의 이야기가 단지 런던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런던 대신에 파란색을 들려주기도 하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갖은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꿈을 말해주고 희망과 기억 사이에 벌어졌던 어떤 일들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오래된 삶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지상의 아스팔트 위에 우리만의 뜨거운 별자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들려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나일 강처럼 길고 태평양처럼 풍요로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득한 꿈을 꾸는 것처럼 눈이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 온다. 사막 하늘에 뜬 북극성을 바라볼 때처럼 마음이 밝아진다. 오래되어 퇴색해버린 꿈 조각을 다시 제자리에 끼워 맞춘 것처럼 설레고 가슴이 부푼다.

 

  그녀의 말처럼 언젠간…… 나도 런던을 가게 될 거다. 그녀가 소개해준 곳들을 둘러보고 그녀의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들도 떠올려 보고, 그리고 그녀가 모르는 나만의 이야기들도 생겨날 것이다. 그녀가 비밀로 간직하고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18세기 망원경으로 보면 무엇이 보이는지 그 정체(?)도 밝혀질 것이다.

  이야기들은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고 추억은 또 다른 추억을, 여행은 또 다른 여행을 품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날 두근거리게 했다. 여행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저자의 말이 날 따뜻하고 포근하게 했다. 세상을 보는 그녀의 시선이 어떤 예술작품보다도 아름답다 느껴졌다.

  어린 날에도, 지금도 난 세헤라자데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하지만 <언젠가 떠날 너에게 런던을 속삭여줄게>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욕심이 생겼다.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나도 누군가에게 신비롭고 즐겁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것. 세상 그 자체가 이야기 덩어리 아닌가. 모든 사람이, 모든 자연과 사물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너무나 큰 욕심일까? 이야기는 많고 생은 짧고.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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