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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실과 날실,『총보다 강한 실』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윌북 출판사 | 기본 카테고리 2020-02-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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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총보다 강한 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저/안진이 역
윌북(willbook)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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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씨실과 날실안에서 우리가 엮어온 시간을 보고 앞으로 풀어갈 가닥들을 한 올 한 올 들춰보고 싶다. 씨실을 가로 놓았으면, 날실을 세로 놓는 거죠.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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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까슬까슬합니다. 한시바삐 일을 마무리하고 구아바향이 나는 바디워시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의 이불과 뜨끈한 아랫목 사이에 몸을 욱여넣고 싶은 마음이다.


피부가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겨울엔 유독 건조해진 피부에 와 닿는 감촉들이 유난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잦다. 아담과 이브의 사건 이후로 우리는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좋든 싫든(웬만해선 기호에 따른) 섬유를 걸치고 있다. 지금은 거대한 공장단지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는 섬유지만, 3만 년 전 우리의 조상들은 옷을 짓기 위해 날실과 씨실을 한 올 한 올 손으로 엮었다. 


[ 거미줄의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여 누에가 뽑아낸 실. CREDIT KRAIG BIOCRAFT LABORATORIES ]




우리가 실을 잣기 시작한 역사는 겨우 3만 년 정도에 이를 뿐이지만, 거미는 이미 3억 8천만 년 전에 지구에 출현하여 실을 잣기 시작했다. 고작 3만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인류의 섬유 역사를 비비기에는 어마어마한 세월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 중에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직물은 34,000년 전에 아마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 천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보금자리를 떠나 더 덥거나 더 추운 지방을 여행하며 새로운 거주지를 찾을 수 있었던 까닭은 거미의 그것을 모방할 수 있었던 덕분일 것이다. 


사실 『총보다 강한 실』의 영어 원제는 『The Golden Thread』이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중대하게 다룰 일이 많지 않은 실의 역사에 관해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 중 흥미로운 점은 인류가 거미줄에서 영감을 얻어 섬유에서 실을 뽑아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더불어 20세기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거미줄을 방직에 이용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과 3년 전인 2017년에 열린 파리의 패션교에서 영국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거미줄 편물(씨실과 날실을 교차하여 만들어내는 직물과 달리, 고리를 이용해 실을 연결)로 만든 보디수트와 바지를 선보였으며, 그녀가 디자인한 또 다른 거미줄 의상인 황금색 드레스는 현재 MoMA에 소장되어있다고 한다.


[ Design. Stella Mccartney / Photo. Bolt Threads ]


너는 거미가 사람의 손으로는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고운 거미줄을 짜는 것을 못 봤느냐? 그건 타고난 기술이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 루실리우스에게 보낸 도덕적인 편지, 121년

@unsplash


영어 단어(text)와 직물(textile)은 같은 조상에서 태어났다.

평론가들도 옷감 짜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뭔가를 풀어내고, 엮어내고, 조각들을 맞추고, 뜯어내는 일을 한다. 다만 그들의 재료는 실이 아니라. 주장과 인물, 시와 줄거리일 따름이다.

이 겨울을 떠나보내고,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게 되면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멍하니 거미줄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가늘고 강인한 씨실과 날실안에서 우리가 엮어온 시간을 보고 앞으로 풀어갈 가닥들을 한 올 한 올 들춰보고 싶다. 씨실을 가로 놓았으면, 날실을 세로 놓는 거죠.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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