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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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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냉국 | ☆소중한 기억 2010-06-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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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하루 휴가였다.

 

오늘을 대비하여, 뭣 좀 만들어 먹어야겠다 싶어서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쇠고기에 갖은 양념을 한후에 어제 재워놓고 잤는데...아침겸 점심으로 그거나 좀 구워먹을 요량이였다. 

 

그 찰나, 내가 휴가인줄 알고 있는 친구가 지금 서울 올라오는 중인데, 잠시 얼굴을 좀 볼 수 있겠냐는 전화가 왔고, 나는 나가기도 귀찮으니 그냥 집에와서 밥이나 먹고 가라고 했다.

 

막상 찾아온 친구는 혼자가 아니고, 새로 사귄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대충 식탁에서 간단히 먹으려고 했는데, 친구의 여친까지 대동하고 나타나니..어쩔 수 없이 큰 상을 펴게 되었다.

 

상이 크니, 불고기 재워놓은 것에 국물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집에 굴러다니는 오이로 오이 냉국을 만들고 주말에 뽑아놓은 이런 저런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고...냉장고 한 켠에 나 혼자 먹으려고 얼마전에 사두었던 제주 은갈치까지 굽게 되었다.

 

 '차린 것은 별로 없지만~' 하고 말하다보니...이건 너무 많이 차려낸 것이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에 친구보단 그 여자친구가 더 고맙고 송구스러워했다.

 

 셋이 앉아서 밥숟가락을 들려던 찰나에...

 이 여자가...갑자기 '어흑~'하고 울어버렸다.(왜???)

 

 나와 친구는 눈이 똥그랗게 되어 넋놓고 그녀를 바라보다가는 내가 먼저 티슈를 집어주며,

 "왜그래요? 식사에 무슨 문제 있어요??"

 라고 이야기했더니, 그녀가 휴지를 눈물로 닦으며 하는 말이...

 먼저 "죄송합니다"였고, 그 다음이...

 계속 울먹 울먹하며, "오이냉국 맛을 보니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요"라고 이야기를 했다.--;;

 

 살짝 당황스러웠다.

 

 처음 남의 집에와  오이냉국 쳐먹으면서..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렸다는 것도 당혹스러웠고..내가 무신 시골 어디 난전에서 국밥집이라도 하는 여편네라도 된 것처럼...식사 한끼에 혐오감이 확~~ 느껴졌다.

 

 그 순간을 빼고는 괜찮았다.

 

 나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친구는 네이티브 강원도라서 일단 공기는 싹 비웠고, 이 여자도 갈치뼈까지 씹어먹을 정도로의 식성도 좋았고, 불고기 양념을 밥그릇에 담더니 썩썩 비워먹는게 보기 좋았다.

 

 그리고 차를 한 잔 먹이고, 보내버렸다.

 

 보내면서 설거지를 하는데, 나의 음식솜씨와 나의 남성性과 나의 휴가가 뒤죽 박죽이되어..영 심기가 불편하더니, 끝내는 오후 시간을 계속 툴툴 거린 상태로 있게 되었다.

 

 서울 일을 다 마치고, 이 녀석이 또 우리집에 들렀다.

 

 아까 빈손으로 왔던 것이 미안했는지..과일을 여러 봉지 사들고 왔는데,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마찬가지로 차를 한잔 먹여서 빨리 보내버려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녀석이 계속 싱글벙글했다.

 

 

 "아까 너무 감동적이였어. 어떻게 밥상을 그렇게 차려낼 수가 있지? 우와..특히, 엄마의 오이냉국을 떠올릴때..내가 그녀를 콱 안아주고 싶었어. 잘 해볼까봐. 그래서 올 가을에 그녀와 결혼했으면 좋겠어"

 

 나는 담배를 태우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음식맛이 돌아가신 엄마 맛이랑 너무 똑같더래. 서울 가면서 계속 그 이야기만 하더라구... 내가 다 뿌듯하더라. 니네 집에 들려보길 잘한거지."

 

 나는 담배를 비벼 끄면서 심드렁하게 물었다.

 

 "음식...다 맛있더래?"

 

 "응"

 

 "그럼...결혼하지마"

 

 친구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왜그러냐고...그녀의 무슨 나쁜 모습이라도봤냐고.

 

나는 담배에 다시 불을 붙이며 이야기했다.

 

 "나는 내 친구가, 평생...

  빙초산,미원,쇠고기 다시다 같은 것으로 범벅된 음식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해먹는 양념 반찬은...조미료 덩어리거든. 

  갸네 엄마도 음식 솜씨 어지간히 없었나부다. 오이냉국에 들어간 빙초산과 조미료가 한 국자거든. 결혼해서 조미료에 밥말아 먹든 말든..그건 니 알아서 해!! 사랑의 힘으로 조미료..극복하면 되는거 아니겠어?

  갸는 조미료만 한 봉지 안겨주면, 엄마 생각하면서 눈물 뚝뚝 흘릴 아이더구만.

  알아서해라...난 모르겠다."

 

사랑한다 친구야...

하지만, 니가 조미료 범벅녀와 결혼하는 것에까지 찬성할 생각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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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 3권] | 완전 좋은 책★★★★★ 2010-06-2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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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토지 3 (1부 3권)

박경리 저
나남 | 200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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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알겄어라우. 이 서방이 그러는 거 알지라우. 사램이 변한 게 아니고 변해보고 저버서 그런다고. 사램이 그리 허무하게 변할 것이요? 곰보 목수는 아까운 놈 버렸다고 한탄을 하쌌더마는 나는 안 그렇다고 장담을 혔인께로." -141쪽-


 최치수 살인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죄다 죽는다.

 평산이도, 칠성이도 죽고...옥바라지를 하던 강포수의 진심에 끝내는 후회하고 울면서 몸부림 치던 귀녀도 죽는다. 한 순간의 그릇된 생각이 어떻게 끝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하겠다.

 

 월선이 떠나가고, 용이는 방황하다가 임이네와 눈이 맞는다.

 유명한 소설 '토지'인데...사실 용이네,임이네,강청댁,월선이의 관계를 보면..한 마디로 아침 불륜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그래서 이들이 세트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하게 된다.--;;

 

 3권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동네에 창궐한 역병이겠다.

 박경리는 정말 대단한 작가다.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울트라 장편소설(?)의 경우 쓸데없이 축축 처지는 경우를 종종 만나고는 하는데, 이 책에는 그런게 없다. 역병의 묘사는 눈에 실핏줄이 생길 정도로 호흡이 빠르게 진행된다. 은근 핵심 인물이였던 윤씨부인이나 봉순네가 죽는건..단 몇줄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거침없이 서내려 간 글이 있음이 놀랍고...그걸 이제야 보는 내가 슬그머니 한심스럽게 생각이 된다.

 

 혼자남은 서희는 조준구와 그의 와이프때문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엄마가 바람나서 도망갔고, 아빠가 살해 당했으니..그녀가 평범한 여성이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일 수도 있겠다. 사정이 있겠지만..종종 보여지는 서희의...살짝 맛이 간듯한... 히스테리컬한 모습은 은근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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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 2권] | 살짝 좋은 책★★★★ 2010-06-2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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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토지 2 (1부 2권)

박경리 저
나남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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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하지 말라. 억만중생이 다 그렇느니라. 원망하지 아니하면 고통은 기쁨이 되느니라' 295쪽


 

  1권을 시작할 때, 낯선 사투리와 처음 읽어보는 박경리의 문체가 많이 거슬렸다.

  그런데, 2권 정도 접어드니, 그 문체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포스는 마치 갓 뽑아 낸 돼지피처럼 강렬하고 생생하며 섬뜩하다.

 

  윤씨부인의 비밀은 예상했던 바이고, 구천이와 별당아씨는 별로 등장하지도 않았지만 아련한 안개같은 느낌며...최치수가 찾아다니는 지리산 부근을 읽으면서..뭐랄까, 소설의 무대에 등장하는 그 공간을 나도 거닐지 않았었을까,하는 상상에 살짝 문학의 묘미를 느끼기도 했었다.

 

  (3권의 리뷰에 써야겠지만...)2권은 최치수 사망사건에 핵심인물인 귀녀가 엔딩을 장식한다.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까. 도덕이나 사회규범적인 잣대로 귀녀를 논하기는 뭣하고...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이 100% 그녀의 탓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책을 조금 재미있게 혹은 엉뚱하게 읽는다.

 잘난 척은 아니고...--;;  예를 들자면,  토지에서 악년 3총사 귀녀,임이네, (3부부터 등장하는)홍씨 부인 같은 여자들은 대부분 덜떨어지거나 나쁜년 취급을 받는다. 왜? 하는 짓이 얄밉고 싹퉁머리가 없어서??? 

 

 밥 한 그릇을 눈치 보며 아구 아구 쳐먹어야하는 빈농의 아낙으로 사는 길... 평생 종년으로 취급 받아야하는 삶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혹은 그 험란한 세상에 낳아놓은 아들이 곱사등이라면...

 

 날 때부터 성질이 대쪽같았던 '서희'도 대단하지만, 던져진 상황속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보고자...악착같이 살아내는 그 모습들이...실로 나에게는 아름다워 보인다.

아무도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는 남을 이해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지 않을까.

 

 

 아마, 토지는 20권까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아남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것 같다.

 그리고...이런 류의 이야기들이라면...살짝 기대를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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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 1권] | 살짝 좋은 책★★★★ 2010-06-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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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토지 1 (1부 1권)

박경리 저
나남 | 200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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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선의 손목을 끌고 방으로 들어온 용이는 갓을 벗어던지고 등잔불을 불어 껐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여자의 나머지 한 손을 꼭 잡아 방바닥에 주질러 앉는다

 "어느 시 어느 때, 니 생각 안 한 날이 없었다. 모두 다 내 죄다. 와 니는 원망이 없노!" <166p>


 사투리가 영 익지 않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마을 인물들 하나 하나의 캐릭터가 살아 있는 것은 바로 기나긴 장편소설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읽다보면 자꾸 20여년전에 봤던 드라마와 오버랩 된다. 그러다보니, 그때의 TV드라마 배역이 참 적절하게 선정된것 같다.(용이_임동진만 빼고--;;)

 

 잠깐 나왔다 사라진 구천이, 용이와 그의 여인들(얼선이,임이네,강청댁)의 이야기는 '거.. 참..'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다. 나머지 캐릭터는 아직 잘 모르겠고. 

 

 

 ps.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임동진이다.

    용이는 나름 괜찮은 캐릭터인데... "와,니는 원망이 없노"를 임동진이 했다는 상상을하면

    오,마이갓...완전 느끼하다.

    이 상황에서 내가 월선이라면 용이한테 "콱 !! 저리꺼져" 라고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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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 : 1~3부] | 완전 좋은 책★★★★★ 2010-06-1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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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쿠가와 이에야스 세트

야마오카 소하치 저/이길진 역
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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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여정이 끝이났다.

 

 작년가을에 너무 서정적인 프랑스 작품만 출장 읽어왔던 탓에, 조금 강한(?) 이야기를 읽고 싶었고...사전 내용 파악으로 짐작컨데, '인생 뭐 별거 있나, 즐기다 가는거지'하는 나의 은근 허무주의를 충족시키고픈 작품으로 이 세트를 골랐다.

 

 아마... 그래서 노부나가의 '덧없음'에 맞는 증거를 찾아내려고 용을 썼는지 모르겠다.

 

 32권의 책을 쪼개어 읽으면서, 나에게도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

 엄청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즐겁기도했고, 화도 났고, 힘이 넘치기도 했으며, 지치기도 했다. 즉, 다른 사람의 그것과 약간 다를 뿐이지...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은 감정의 모험(?) 속에서 살아왔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갑자기 뭔가 뭉클한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처세술이나, 전략 같은 것은..별로 주의깊게 보지 않아서 그런지..그닥 남는 것도 없었고, 은근 비호감이였던 이에야스에 대해서도... 그의 평화메세지는 사실 조금 닭살이였으니까.

 

 16년간 쉴틈없이 글을 써댄 야마오카 소하치,의 필력에 감탄할 뿐이다.

 글이 길어서 대단한 것도 있지만...전반적으로 재미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32권에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았기 때문에 읽기는 권하고 싶고...따라서, 인생을 맛보고 싶은 사람은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일단, 32권의 기나긴 장편소설을 읽었다는 자부심이 또 하나 생겼다.

 그리고, 잘 모르고 있었던 일본 센코쿠시대라고 불리는 16세기 즈음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은 자세히 알게 되었고... 

 사건마다, 각 권마다 나오는 인물들의 감정과 행위를 관찰하면서, 나에게 필요한건 무엇보다도 나에게 더 관대하고 넉넉해져야 함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이왕이면..어차피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 더 자신감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고...뭐.

 

 

 

 

 


 

Season1.(대망:1~9권)

 

 1부 대망을 일고 나니, '도쿠가와' 보다는 '노부나가'가 더 기억에 남는다.

 

 혼노사의 변에서 노부나가가 자살 하는 장면까지 왔을 때, 나는 더 이상 남은 책에서  그를 볼 수 없음이 미리 마음이 아팠다.

 

 그의 기괴한 언행과..특히 '덧없다'라는 말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읽는 내내 흥미 진진하면서도, 그 답을 찾기위하여 나 역시 헤매였었나.

 

 그에 비하여 도쿠가와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학생으로 예를 든다면...공부도 잘 하는데, 영감같이 족족 맞는 말만 해서..조금 재수 없는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았다.  

 

 오프닝 부분에서 '도쿠가와'의 엄마인 '오다이'의 활약상이 크지만 1부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그다지 비중이 커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야기는 흐름을 이끌고 나가는 노부나가,히데요시,이에야스 중심으로 펼쳐지지만...그들 주변인들 역시 나름의 훌륭한 역활을 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중간에 비중이 낮아지면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든다.

 

 대신에, 처음의 기대와 달리 훌륭한 내조와 부부지간의 환상적 궁합을 이뤄내는 노부나가의 와이프 '노히메'라는 캐릭터가 차라리 멋져 보이고...

 

 그리고, 어느 시대나 존재하는 완전 미친년, 세나(=츠키야마)의 활약(?)을 보며... 어느 집이든 여자가 잘 들어와야 가문이 번창한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특히 이런 미친 여자가 도쿠가와의 와이프라는 것은...인생의 아이러니고 모순이고, 기가막힌 반전인 듯 싶다.   

 

 또..

 나는 무엇보다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도쿠가와와 노부나가의 많은 가신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그들의 '묻지마'식 충성이...도쿠가와를 만들었고, 노부나가를 만들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들의 우직한 신뢰와 눈물은 이 책의 드러나지 않는 다른 묘미일 것 같다.

 

 9권.일단, 발단은 노부나가 였지만...도쿠가와의 선택과...그것을 처음 제안한 노부나가.  " 대의를 위해서라면 ~~ 할 수 있을까? " 라는 자문을 해보면서, 너무 작은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내가 이 세트를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어렴풋이라도 인생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도입부의 '덧없다'가 어떻게 그려질지 내심 궁금해진다.

 

 

Season2.(승자와 패자:10~20권)

 

 나에게는 노부나가의 영향이 무척 컸었나보다.

 막상 2부가 시작되고, 내가 너무 좋아했던 노부나가가 더이상 나오지 않으니, 사실 읽는 순간 재미가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대신에, 노부나가를 대신에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히데요시가 슬금 슬금 그 영역을 넓히고 지위를 올려 칸파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나는 엉뚱하게도 '최진실'이 생각이 났다. 노부나가도 이에야스도 어떻게 보면, 뼈대있는 집 자식이었음에 반해 히데요시는 출신에 상관없이 얼마나 노력하고 또 노력했었는가.

 

 그렇다고 그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고...

 죽음의 순간 앞에서, 드라마틱하다기 보다는 '정말 사는게 뭔가?'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칸파쿠의 지위에 어울리지 않게 어린 아들의 아비로서의 걱정과 근심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인간'적인 면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1부에서도 얼핏 보이지만, 2부 전반에보면...이에야스를 만든건 이에야스가 아니라, 그의 가신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든 소설이든, 나는 묵묵히 미련하게 충성을 다하고 신뢰를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일본이 아니라, 어디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를 캐먹고 살아도 아무런 욕심도 근심도 없을 것이다.

 

 season2를 읽으면서, 아쉽고 슬프게도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타계하셨다. 그 '무소유'란 제목만 들어도 clean 혹은 white 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궁극적으로 평화의 시대,를 그렸다는 이 책의 내용은 죄다 빼앗고 싸우기 위한 내용들만 태반이라서...살짝 책을 놓고 싶어지기도 했다.

 

 거기에다 그 뿐일까. 나는 더불어 지금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책의 어디에도,(다 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땅따먹기하면서 난세를 극복해 나간 사람이 행복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덧붙여>

 2부를 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이 책의 내용은 리더십, 지략, 처세 등등 담고 있는 것이 많아서,  무슨 무슨 CEO도 읽고, 정계에서도 읽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글들을 보았다. 지나가던 개도 웃고 소도 웃겠다.

 이 책은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32권에 걸쳐서 풀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책없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덧없음'을 알고 나서 내 삶의 1분 1초에 대한 attitude를 바꿔나가기 위하여 이런 책들이 읽혀야 하지 않나, 하는 뭐..단순한 생각. 아니면 말고.

 

 

Season3.(천하 통일:21~32권)   

 

이에야스가 좀 빨리 죽었으면...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만큼, 1~2부에 비해서 긴장감이 살짝 떨어졌다는 뜻이다.

 

3부에는 세키카하라 전투, 오사카 전투, 이에야스의 사망 사건이 주축을 이룬다. 이 세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이런 저런 인간군상들의 처세나 마음가짐, 행동들을 보면서..혀를 차게 되기도 하고, 다소 난감해 하기도 한다.

 

오사카 전투후에 히데요리와 요도부인이 죽을 때,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당사자와는 상관없는 '오해' 그리고 측근들이 만들어 내는 말들에 의해서 사건은 어떻게 결론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가막힌 사건이겠다.

 

오사카 전투 후에는 이에야스가 죽기 전에 이런 저런 것들을 마무리하는 작업이 나오는데, 나는 여기서 조금 빈정이 상했다. 한 마디로 너무 미화되었다는 것이다.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다분히 나오니..은근 거부감이 들었다.

 

나는 3부를 읽으면서도 종종 이름이라도 언급되는 '노부나가'에 많은 애정을 갖었었다.

그만큼 이에야스는..뭐랄까 노부나가와 히데요시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들고 덤벼든 꼴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왜 이 세트의 제목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일까--;;

 

우울증과 미친년 본좌의 요도부인과 그녀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히데요리, 신불의 뜻(?)이라는 미명하에 지 자식들한테 그다지 좋은 아버지는 아니였던것 같은 이에야스, 그리고 그들을 주축으로 차라리 더 현실적이였던 주변 인물들.

 

1,2부에 비해서 다소 약발이 떨어지지만, 어쨌든...결론적으로 3부까지 읽고 나니 이런 저런 정리할 수 없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랬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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