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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내게 다시 말을 거네-류근] | 살짝 좋은 책★★★★ 2014-09-2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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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류근 저
곰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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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근 조근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을 꼽으라먼,

임태주의 '이 미친 그리움'과 이 책을 꼽겠다.

 

류근에 관심이 간건 베토벤님의 리뷰를 보고 나서였는데, 찾아보니...시집을 딱 한 권만낸 시인이란다.

 

일단 책만 놓고 본다면..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이런 시인이 존재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의 삶은...술과 뭔지 모를 게으름같은 느낌..자유로운 느낌...하지만 한편으로 진하게 깔려있는 외로움과 쓸쓸함의 냄새가 풍겨져나와 마치 봄날 이른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마주한 이슬이 미처 사라지지 않은 풀밭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그리움 같은 느낌이라서..읽는 내내 괜히 쓸쓸한 생각이들었다.

 

물론,  그의 글이 대놓고 쓸쓸하진 않다. 적절한 유머와 위트와 자조섞인 많은 말들은 시인같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왜 이리 쓸쓸함이 밀려오던지.

 

문제는, 책을 읽는 도중이였다.

이 작가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데, 이 작가가 은근 부자랜다.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수 없겠으나..그 이야기를 들으니, 책 읽는 도중 그 감흥이 감동이 반감되었다.

그럼 이 책들의 이야기들은 다 거짓이란 말인가?

 

하지만, 나의 배신감은 무엇이였을까...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가난해야 한다,는 나의 편견 아니였을까?

가난해야만 시인인가?

가난하고 배고파야만 좋은 글이 나오는가???

 

여하튼, 살아오는 동안에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내가 바란건 무엇이였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난하고 남루하지만 은근 순수한 삶에 대한 동경을 억지로 끼워맞췄던 것은 아닐까? 신경숙의 외딴방이나, 양귀자의 원미동에 열괄했던 나. 현재의 행복한 나를 위하여, 가난극복(?
) 혹은 가난 즐김(?)의 이미지같은 것을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니였을까?

 

 

책 제목과 내용이 좀 맞지 않는 것 빼곤,  전반적으로 글쓰기와 내용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신선해 보이던 가벼움이 나중에는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시집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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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차가운 심장-허수경] | 완전 좋은 책★★★★★ 2014-09-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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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저
문학동네 | 201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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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친구의 블로그에서 이 詩(수수께끼)를 처음 봤을때,는 그냥 '잘 썼네' 싶었다.

 심지어는 허수경이 그 허수경인줄 알고, '그녀는 재주도 좋군'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기도하고.

 

 긴 세월은 아니고...

 몇 년이 지나, 다시 우연하게 친구의 블로그에서 이 詩를 발견하고는

 숨이 콱 막히고,  목이 메여와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이제야, 드디어, 비로서...이 시의 단어 하나 하나가 눈에 들어왔고, 장면이 눈에 그려졌고, 그 상황이 이해되었으며...공감할 수 있다고 해야할까.

 

 미안하지만, 詩의 표면에 흐르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한 아픔은...솔직히 기억을 끄집어 내봤을때, 잘 모르겠다. 없었던 것 같다. '그때 우린 왜 헤어졌을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본적...그냥 헤어지면...뭐 헤어지면서 힘들어하긴 했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훨훨 털고나서 잘 살아왔던 것 같기 때문에 '나는 상관없어'라고 치부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詩가 마음이 아팠던 것은 내 젊은 날에는 이런 기억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일 친구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이 詩를 읽고 또 읽었다.

 너무 많이 읽어 이 시를 통째로 외울 즈음이 되니...

 어렴풋이 어렴풋이 어렴풋이...

 헤어졌음에도 헤어졌다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헤프닝일 뿐이였던 이런 저런 일들... 당신이라는 수수께끼,가 떠올랐다.

 

 더 이상 친구의 블로그를 방문하지 말아야지, 마음먹고는...

 이 시집을 그냥 구입해 버린다.

 가방속에 넣고는 어디든 틈만 나면 또 읽고 읽는다.  

 

 읽다보면, 읽다보면, 또 읽다보면...옛연인 뿐만 아니라...스쳐지나갔던 많은 인연들도 떠오른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번째는 아니 만나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기도하다.

 

덧붙임. 문학동에 시집들에 꽂혀보련다.

   


 

수수께끼/허수경
 
극장을 나와 우리는 밥집으로 갔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겼네
밥집을 나와 우리는 걸었네
서점은 다 문을 닫았고 맥줏집은 사람들로 가득해서 들어갈 수 없었네
 
안녕, 이제 우리 헤어져
바람처럼 그렇게 없어지자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북극곰을 도살하고 있는 거 같애
 
차비 있어?
차비는 없었지
이별은?
이별만 있었네
 
나는 그 후로 우리 가운데 하나를 다시 만나지 못했네
사랑했던 순간들의 영화와 밥은 기억나는데
그 얼굴은 봄 무순이 잊어버린 눈(雪)처럼
기억나지 않았네
 
얼음의 벽 속으로 들어와 기억이 집을 짓기 전에 얼른 지워버렸지
뒷모습이 기억나면 얼른 눈 위로 떨어지던 빛처럼 잠을 청했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당신이 만년 동안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들여다보고 있었네
내가 만년 동안 당신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붙들고 있었네
먼 여행 도중에 죽을 수도 있을 거야
나와 당신은 어린 꽃을 단 눈먼 동백처럼 중얼거렸네
 
노점에 나와 있던 강아지들이 낑낑거리는 세월이었네
폐지를 팔던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지하도를 건너가고 있는 세윌이었네
왜 그때 헤어졌지, 라고 우리는 만년 동안 물었던 것 같네
아직 실감 나지 않는 이별이었으나
이별은 이미 만년 전이었어
 
그때마다 별을 생각했네
그때마다 아침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던
다리 밑에 사는 거지를 생각했네
수수께기였어,
당신이라는 수수께끼, 그 살(肉) 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잊혀진 대륙들은
횟빛 산맥을 어린 안개처럼 안고 잠을 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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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레레-김안] | 살짝 좋은 책★★★★ 2014-09-0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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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제레레

김안 저
문예중앙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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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김안 시인의 싸인본을 갖게 되었다.

내 이름 밑에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라는 문구를 적어 주었는데,

사실 처음 보면서 " 뜬금없긴..." 뭐 이런 생각, 아니면 " 교회다녔었나??"뭐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난 8월에는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했는데,

이 책을 어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받았다.

처음 시집이였던 김안님의 '오빠 생각'이 이외로..파격적이였음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짐작은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지난 번 보다는 조금 더 성숙하고 깊어진듯하여, 시를 조심 조심 읽는 동안 많이 흐믓했다.

 

시집 안에서 내가 좋아했던 시는 '검은 목련''사람''이후의 방''선이 너무나 많지만'같은 시들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읽으면서 김기덕의 영화들이 떠올랐다.

내가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 거친 화면에서 던져지는 물음, 혹은 따뜻함...아니면, 관객으로 마구 마구 상상의 여지를 주기 때문인데,

 

김안의 시집에서도 이런 저런 많은 물음들..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뇌하거나 번뇌해야하는 인간의 모습이 느껴져...짠~ 하기도...또 한 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뭔가 포근한 느낌이 뒤죽 박죽이 되어 살짝 섬뜩함과 애잔함을 동시에 느끼는 기가막힌 경험을 하였다.

 

한 2주 걸리지 않았나 싶다.

소설은 이틀이면 읽는데, 수필은 하루면 읽는데...시는 분량은 훨씬 적은데, 느끼고 생각해 보기에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거의 분량의 1/3에 육박하는 해설은 읽지 않았다. 남의 생각에 묻어가기 보단, 온전히 내 마음대로 느끼고 싶었으니까. 

 

덧붙임. 표지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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