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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니콜 크라우스] | 완전 좋은 책★★★★★ 2017-04-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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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저/한은경 역
민음사 | 200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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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으면 그 여운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읽는 내내 지겨워, 책장을 덮는 순간 감동은 고사하고, 줄거리마저 깡그리 잊어먹는 책들에 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좋은 책, 재미있는 책, 여운이 남는 책을 일년에 몇 권이나 만날 수 있을까?

​이삼십대에는 참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이 감동을 했고, 책이 인생의 전부였다고 생각할만큼,

독서를 좋아했는데, 마흔이 넘어간 후부터 더 이상 책을 읽어도 감동이 없는건,

이건 작가의 탓인지, 나이가 들어 더이상 놀랄 것도 없는 내 탓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꾸준히 책을 읽으며 지내왔더니, ​운이 좋게도 이렇게 짜임새가 촘촘하게 잘 쓰여진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첫 챕터부터 마음을 사로 잡는다.

​늙은 열쇠 수리공 레오와 윗층에 사는 부르노와의 일상,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의 열쇠 수리 하러가는 에피소드, 

그리고, 어쩌다 누드모델도 하고, 그러다 그 '사랑의 역사'의 서문을 열게 되는데,

이야기들은 잔잔하지만 그 디테일이 살아있어...이런 저런 편견이나 선입관 없이 책에 살포시 빠져들 수 있었다.

심지어, 과연 이것은 번역을 잘 한 것인지, 원문이 이런 감정들을 담고 있는지 내심 궁금해지기까지 하였다.  

​그 이후로는 논스톱이다. 

각자의 이야기들이 지그재그로 나열되다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순간이 오니...나는 참 먹먹하였다.

'사랑의 역사'라는 매개체가 있긴 하였지만, 각자 모두 '사랑의 역사'를 갖고 있음이...

그리고 그 '사랑의 역사'를 내가 읽고 있다는 것이 묘한 느낌이였고, 

소설은 현실로 나오고, 나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이한 생각마저. 

 

​삶을 살아가면서 당장 계란값이랑 고등어 값을 고민할 수 밖에는 없겠으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닐텐데, 왜 나는 이런 기억들이 없었을까?

단지 이건 소설이라서? 내 삶은 그저 단조로운 현실이고? 


​봄날에 읽기 딱 좋은 글이다.

​지저분하게 사랑타령하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좋았고,

짜여진 얼개와 전반적인 분위기도 만족스럽고,

읽고 난 후의 이 깊은 여운은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본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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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산보-타니구치 지로] | 그저 그런 책★★★ 2017-04-1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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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우연한 산보

쿠스미 마사유키 글/타니구치 지로 그림
미우(대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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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읽었던 작품에 비하면...솔직히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단조로웠고...심심했다고 해야할까.


이래서, 특별히 드라마틱한 사건이 없는 글쓰기, 아니 이건 만화니까...드마가 없는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잘못 가면...팍~ 가버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이 책이고 뭐고 잘 읽히지 않는 이 시기에 이 작가를 알게되고,

만화라는 장르에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뭔가를 읽는 것에 아주 큰 어려움을 느꼈을테니 말이다. 


역사와 정치 이런 관계를 모두 떠나서, 일본 만화는 어쨌거나 우리 나라보다 한 수 위가 아닐까 한다. 

그냥 내 생각이다. 


5권 정도 되는 장편 만화를 나중에 마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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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 -다니구치 지로] | 살짝 좋은 책★★★★ 2017-04-1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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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창공

다니구치 지로 글,그림/심선지 역
이숲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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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이 작가의 만화를 보고 있다. 

제목이 '창공'이라서 조종사나 공군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딴 이야기다. 

사실 내용은 조금 식상한듯 싶기도 했다.


영혼이 바뀌는 것은 식상하고,  정확히 말하면 바뀌다 못해 한 몸 안에 두 영혼이 들어간 꼴이지만,

또 만화에서 표현해 내는 것의 한계가 있다보니, 한 몸속의 두 영혼의 대화는....

그 즈음에는 센세이셔널했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당황스럽기도했다.


하지만, 이 책을 덮고 나니, 나는 또 한 번의 마음의 여유를 얻은 것  같다. 


처음 '개를 기르다'를 보면서 그 투박함에  담겨 있는 일상 생활속의 세심한 관찰을 보았고,

'아버지'를 보면서 질척거리지 않은 가족간의 갈등과 

'산책'을 보면서...무료해보이기까지 하는 일상에서의 힐링을...

그리고 이 책에서 다시금 가족간의 못다한 말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나름 따뜻했다.


일본 작가들은 의외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감정들을 잡 잡아 내는 것 같다. 

우리의 만화가 많이 자극적인 부분이 많아, 부담스러운 반면 

일본 만화의 그 섬세함은 어지간한 문학작품 못지않은 듯 싶다. 


너무 유난 스러운 것을 하기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었지만,

이렇게 늙어간다 해도 나쁠 것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된다. 


조금은...운동을 해야한다, 공부를 해야한다, 일을 해야한다...같은 의무적인 삶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그렇게 살고자 갈등하고 있는 것 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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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다니구치 지로] | 완전 좋은 책★★★★★ 2017-04-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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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산책

다니구치 지로 글,그림
이숲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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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쩌구 저쩌구 말이 많은 것 보단, 대사가 적어 그 화면으로 모든 것을 유추해내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을 즐겨보는 편이다.

영화만 그런줄 알았더니, 만화도 대사가 별로 없이 충분히 영화못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보고 알았다.

 

'만화를 통한 명상이... 휴식이 가능하구나 ',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배경이 20~30여년 전 정도일 것 같은데, 그때 같았음연 일본이든 한국이든 산책하기에

적절했을 것 같다. 만화속이지만 아파트가 나오는 대신, 즐비한 단독주택과 놀이터와 공원과 호수와

골목이 나오는 것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우리는 아마, 저런 고즈넉한 공간들을 마음속에서 알게 모르게 그리워 하고 있었을게다.

마당에 개르 기르고, 개와 산책을 하고, 하늘을 쳐다보고, 새를 바라보고...

그 평범한 일상들이 요즘은 왜 그렇게 어려워졌을까.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 아침에 통근버스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고, 일을 하고, 통근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고, 종종 수영을 하기도 하지만...여유는 그닥 있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나 혼자 살고 있으니, 다른 기혼자 보다 덜 하긴 하겠으나.

 

작품 중에 '한 밤의 수영'이 참 인상적이였다.

문닫은 야외 수영장에 들어가 혼자 수영을 하는 모습에, 나도 저렇게 아무도 없는 야외공간에서 다 벗고 수영하고픈 생각도 들었다.

 

그외에 전반적으로 다 만족스럽다.

 

다만, 책 제목과 연관없는 '한반의 도쿄 여행'인지 하는...그림 모양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른 불륜막장 한 편은 좀 뜬금없었다. 그저 작가의 작품 하나를 서비스로 넣은듯한데...차라리 없는 것이 좋았을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라면, 나는 무조건 엄지 척!!!

 

다음 작품도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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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다니구치 지로] | 살짝 좋은 책★★★★ 2017-04-1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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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버지

다니구치 지로 글,그림/신준용 역
애니북스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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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책들을 다 읽지 못하고, 여기 저기 펼쳐 놓았다.

그 와중에 만화가 잘 읽히는 것은, 그림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고, 이 작가가 그려내는 평범한 일상속의 비범함 때문이리라. 


내 꼴값치는 성질로 판단을 하면, 나는 절대로 만화를 좋아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다.

그건, 영화 따위 보다는 연극을, 가요나 팝송 보다는 클래식을, 잡문 보다는 정통 문학을 좋아해야한다는 은근 강박관념비슷한 자존심인데, 나이가 먹으니...그냥, 이런 만화를 보고,  문학과 똑같이 여운이 남고..뭔가 내 마음속에 잔잔한 풍문이 이는 것은...그냥 이젠 뭔가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머물기 보다는 다양한 것에 대해 너그러워 지는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제목 때문에 이 만화를 카트에 넣을까 말까 몇 번 정도 망설였다.

20여년전 김정현의 '아버지'의 오글 오글 거리는 글들을 보토 질색할 뻔하여, 뻔한 내용의 이야기는 별로 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작가의 책을 죄다 구입하는데, 이것만 빼어 놓을 수는 없쟎아?


여하튼, 거의 뻔한 이야기. 그런데, 그것을 좇아가는 모양이 마음에 든다. 

이 만화 안의 이야기처럼, 모든 가정에 별의별일들이 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의 이야기들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은 좋았다. 


나는 아버지랑 연락을 하지 않은지가 이제 5년 정도 되어 간다.

그냥..이번 생에는 그렇구나,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 만화를 읽으면서 주인공이 더듬어 떠올리는 그런 기억들이 나에게도 있었음을 찾아보는 것은 좋았다. 그렇다고, 갑자기 마음이 확 바뀐 것은 아니고.


그냥 그러했구나...이번 삶에는 그러하구나, 이 정도로 끝내련다. 


다른 작품들도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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