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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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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순간들... | ☞2019년 2019-04-2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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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1.

아빠의 항암치료 종료.

작년여름에 진단을 받고 난 후, 처음에는 많이 놀라고 그다음에는 한동안 익숙해지기까지 하더니,

이제는 정말 죽음이라는 것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느낌이다. 


의사의 가족 면담이 있어서, 휴가를 하루 내어 고향 병원에 갔었더니, 의사가 너무 자주 오지 않았다고 뭐라고 했다. 아울러 의사가 아빠에게 2차 항암을 권했을 때, 말도끝나기 전에 "자리를 박차고" 진료실을 나갔다며 서운한 기색을 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는 의사라서...참 인정머리 없게, 그리고 무척 짧게 이야기하였다. "원래 말기 이후 1년이에요. 그나마 1차 항암으로 연장되었던거죠"라는 말은...참 얄미웠다. 


일단 가족회의를 통해서 2차 항암대신 민간요법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향후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행정적인 처리 부분에 대한 것도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엄마랑 아빠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차로 태워오고 데려가고하는 것이 생각보다 조금 피곤...그리고는 별다른 슬픔같은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고...그냥 그랬다. 막상 닥치면 의외로 의연해지고, 침착해지는 성격탓일 수도 있겠지. 


2.

개 한 마리는 엄마한테 일단 맡기고 오고, 큰 놈은 그냥 데리고 왔다. 

아무래도 내가 출장나가 있을때...얘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지 싶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정한 마지막 일주일은 가급적 알뜰히 보살피고 싶었다. 


그런데, 개가 상태가 너무 안좋아졌다. 장거리 여행탓인지...어제부터 걷는 것도 시원치 않고, 졸도하고 깨어나서 컨디션도 예전같지 않다. 비틀거리고...졸도하고...그러면서도 순대나 닭튀김 혹은 개간식은 잘 먹었다. 이렇게 엎치고 덮친 상황에서 눈물이라도 펑펑 나왔으면 좋으련만...그렇지는 않았다. 

개가 자면 옆에서 안아주고, 맛있는 것을 주고, 개가 졸도하면 침착하게 뒷처리를 했다. 


개가 떠나면 나는 슬플 것이다. 

살면서 이런 저런 많은 사람을 겪어왔지만, 내 개만큼 나를 조건없이 사랑한 존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개한테는 나도 마지막까지 잘 해주고 싶다. 


3.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죽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냥 그 미지의 세계를 가는 것에 순번이 정해져있지 않고, 의외로 가까운 저편에 있다고 생각하니,

사소한 일 따위에 감정이나 시간을 빼앗기는 것에 거의 신경질적으로 거부반응이 생긴다. 


제일 싫은게 누구든 나에게 헛소리를 하는 것은 정말 못참겠다. 

특히 듣고 싶지 않은 그들의 과거 이야기와 본인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느냐는 하소연은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대충 이해는 한다. 외롭거나...살고보니 억울한(?) 인생에 대해서 뭐라 뭐라 지껄이고 싶은 마음....그런데 어쩌라구요?? 내가 대나무 숲인가요? 그냥 일기를 쓰세요,라고 만만한 인간들에게는 쏘아붙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는 들으면서 딴 생각을 한다. 집에가서 뭐해먹을까, 하반기에 뭐 배워볼 것좀 없나...뭐 그런 것들. 


5월은 연중 핫한 달인데, 나는 한국에는 없을 예정이다. 

그렇게 가기 싫은 출장이였는데, 어차피 이렇게 된거...뭐, 출장도 70%는 여행의 개념이라고하니까. 

출장지에 가서도 시간은 흐르겠지. 



그냥 살아가는거다. 살아내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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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체크,이방인 | ☞2019년 2019-04-2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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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 개월전 동료가 퇴사를 했는데, 오늘 그 친구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를 하겠다며 헤드헌팅 회사에서 전화가 왔었다.
아는대로..하지만, 그 동료에 조금 유리하게 답변을 해줬는데, 괜히 전화를 끊고 나니 우쭐했다.
남을 평가하는 재미가 이런거구나...

남을 평가하는 재미가 이런 거고, 남을 부리는 재미는 또 얼마나 있을까.

직장동료는 타인들에게 평판이 엉망 진창이였지만, 나에게는 나름 정말 잘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막상 그가 나갈 때에는 나도 싸잡아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그다지 잘 챙기지 못했다.

여하튼 누군가의 기억에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것은 나쁘진 않은듯...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 감상에 젖어 있기는 뭣하고.

2.
나는 요즘 자꾸 뫼르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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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간들... | ☞2019년 2019-04-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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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오후에 있었고,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보고서는 이미 지난 주에 다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첨부가 부족하지 않은지, 오타가 있지는 않은지...

보고 또 보고 하려니...토가 날 지경이였다.

회의실에 들어가서 동료들이랑 자료를 검토해보고 있는데...


누나가 전화가 왔다. 

안 받았다. 

그 다음엔 삼촌이 전화가 왔다. 

역시, 안 받았다.


어쩌면 사람에게는 은근 신기(神氣) 같은 것이있는지도 모른다. 요 며칠 괜히 더 불안하더니 말이다. 

잠깐 틈을 내어 누나한테 전화를 걸어보니, 아버지 검사 결과 나왔는데...그냥 앞으로 2~3개월. 

암은 그 사이 더 커졌고...퇴원하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뭐 그러랬다지. 

의사와 가족과의 면담이 있어 일정 잡는 것등을 더 이야기하고 끊었다. 


불안이라는게...

막연히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 때에는 정말 불안해서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데, 

커텐이 열리고 불안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내면...막상, 불안하지 않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오후에 보고는 적당히 잘 하였고, 쌓여있는 일들이랑 남은 일정이랑 체크하고 퇴근하면서

통근 버스에서 미친 듯이 곯아 떨어졌고, 수영장에 가면...회원들과 몇 마디 주고 받아야하는게 귀찮을 것 같아

그냥 곧장 집으로 왔으며, 집 앞에서 아빠와 엄마랑 잠깐 통화를 하였지만...드라마 같은 그런 것은 없었다. 

"결과가 안좋다면서요?" "다행이지뭐. 니네 고생 안시키고..." " 이그..별말씀을..."

뭐 이런식의 이야기들만. 


집에 들어와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밥을 지어먹고 운동을 하였다. 


요만큼이다. 

나의 막연했한 불안감은... 이제, 막연한 불안이 아닌, 그냥 살면서 누군가는 한 번씩 겪게되는 통과의례라는 이름으로 내 코앞에 닥쳐 있다. 5,6월이 가장 바쁜데...그 때까지는 아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나...그 이후의 행정적인 절차도 미리 알아봐둬야할 것 같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도 하였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생물학적 엄마 아빠는 한 명씩 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 일은 겪는 것이 다들 다소 경황이 없거나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지. 나도 그렇다. 하지만.."어떻게 어떻게 어떻게~~"를 연발하지 않은건, 그래...막상 어떤 순간이 닥쳐 겪어 내야하는 것을 마주치면...의외로 침착해 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나한테는 이런 면도 있었지...


물론, 이러다 어느 날 날을 잡아서, 온감 감정들이 죄다 몰려올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도, 회사 일도, 개도...내 인생의 어느 순간에 감당하고 겪어내야할 일들이라면....

기꺼이 겪어내야지. 


덧붙임. 

출장을 가려고 옷장을 보니...요즘 정장을 안입어서 너무 구식이거나 허리가 맞지 않거나...

이걸...소시적 마음을 되살려 비싼 브랜드에 가서 제대로 장만하느냐, 유니클로의 감탄 팬츠로 대충 때우느냐...뭐 이런 것도 결정해야한다. 아~~주 별개 다 걱정이지. 


덧붙임.

자판을 두드리다 발견한건데...내 손가락들에 모두 긴 손톱이 자랐다. 

나는 손톱을 이로 씹어 먹는 사람인데...나도 모르게 손톱을 씹어먹는 버릇은 없어진 것인가?

손톱으로 '드르륵 드르륵' 책상을 두들기는 소리는 근사하다.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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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불안, 죽순 | ☞2019년 2019-04-2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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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정말 주중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그래서 스페인어는 주중에는 감질맛나게 하고 주로 주말에 몰아서 하는 편인데, 지난 금요일에는 이게 삘 받아서 새벽 4시까지 공부하고...토요일에 일어나니, 아침11시였다. 

꺄~악!!, 썅!!!

좌절하고 절망하고 방바닥을 데굴 데굴 구르고 있었는데, 스페인어 선생님이 왜 결석 했냐며 문자가 왔다. 

그래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그냥 푹 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말.


비가 올것 같은 애매한 날씨. 하지만 선선하고...봄이 만연한 느낌. 

작정하고 이번 주에는 스페인어 공부를 하지않았다. 

하버드 대학의 벌레도 아니고...가끔 적당히 적당히 적당히 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2. 

나는 내친김에 들어앉아서 내 불안의 리스트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성해 보았다. 


먼저, 나는 내 차량의 타이어 공기압이 적당한지에 대해서 생각보다 큰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내차는 독일의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한 탓에 공기압이 적정한지를 알려주는 허접한 기능 따위를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별로 타지도 않은 차를 바꿔야겠다(?)는 요상한 바람을 항상갖고 있었는데...이게 이게 타이어 공기압때무에 차를 바꾼다는 소리는 듣도 보도 못한 소리라, 곧바로 오토어쩌구하는 곳에 가서 타이어 압을 더 높여서 왔다. 가는 김에 세차도 하고. 

그리고..차에대한 불안은 일단 사라졌다. 


이 불안감에서 내가 정말 내키지 않는 부분은 차가 아니라...정비소에 가는 것이다.

보통 타이어 공기는 무료로 넣어주고는 하는데, 나는 그게 불편한거다. 

차라리 돈을 얼마씩 받았다면 나는 떳떳하게 몇 번이고 타이어 공기를 채웠을텐데, 

무료로 뭘 하려니..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멋쩍기도하여...자주 가지 않게되고, 그러면...불안해지는 것.


일단 두 달 정도는 괜찮겠지만, 나는 또 불안해 지겠지. 


불로그 이웃님의 댓글을 참조하여 범불안 장애,에 대한 책을 주문했다. 뭐가 되었던...문제가 생기면 이제는 끙끙 앓기보다는 개선하는 방향으로 살아보고자하는 것은 정말 훌륭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럼 그렇고 말고...나는 잘 살아야하니까. 


3.

길건너편에 조금 큰 마트가 있다. 

나는 간단히 필요한 것들은 그 마트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거기에는 신기한 중국이나 동남아의 식재료가 많다. 마라 샹궈나 훠가 소스가 파는 것을 보고는 집에서 해 먹어볼까 하기도하지만...그냥 구경만 한다. 

그 슬그머니 촌빨 날리는 향기를 내 주방에서 뿜어내고 싶지는 않으니까. 


여하튼, 야채코너를 돌다보니, 죽순을 판매하고 있었다. 

야채코너의 직원한테 죽순을 어떻게 요리해 먹냐고 하니까, 머뭇 머뭇하더니 사실은 자신도 모른다고 하였다. 한국 요리로 죽순은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는데, 요즘은 중국 사람이 많이 와서 죽순이나 청경채, 양파를 잘 사간다고. 


조금 비쌌지만 봄반찬이 먹고 싶어 드룹을 샀고, 지삼선을 만들어 먹으려고 가지를 사서 돌아왔다. 

드룹은 알싸하게 향긋하고...지삼선은....뭐 굴소스가 다한 것 같다. 

뭣 좀 해볼것 없을까 고민 중인데...중국 요리를 배워보면 어떨까 싶기도하다. 

배우는 요리들을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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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프레드릭 배크만] | 완전 좋은 책★★★★★ 2019-04-2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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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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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베스트셀러인듯 싶어, 읽을까 말까 여러 번 망설였는데 읽기를 잘한 것 같다.
잘 팔린 책이기도 하지만, 잘 쓰여진 책인듯 싶기도하여.

1.
내가 계속 나의 고향에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세월이 지나니...비록 내 고향에 하키팀이 없어 베어타운 같지는 않지만, 이런 저런 혈연과 학연과 지연으로 똘똘 뭉쳐서 그들끼리 똘똘 뭉쳐 하나의 꼰대 집단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면... 고향이고 나발이고 그 쪽으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다. 그뿐인가, 특히 선거 기간이 되면 변함없이 어느 특정당만 줄구리 장창 뽑아대는 모습을 보면 토가 나올 지경이다.

어릴절 같이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교부터 각자의 최종 학력을 그 도시에서 마무리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키우며 사는 모습도
나쁘진 않을게다. 하지만, 거기에 외지인이 낄 틈은 없다. 또, 같은 무리라고 하더라도 힘이 있거나 돈이 없으면 대대손손 똘마니 집구석이 될 수 밖에없겠지.

그래서 '나는 곰이다' 이런 대사를 하면서 베어타운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그러하여 굳은 의지로 뭘 해나가는 모습에...나도 모르게 " 이런 개 썅!! " 하고 소리를 지를뻔 했다. 현실에도 저런 공간이 있다면...아니, 있지 당연히. 뭐, 서울 빼고 다 그렇지 않나?


2.
서양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청소년이 파티를 하고...그러다 둘이 눈이 맞아서 2층(?)으로 올라가면...
(공포영화에서는 살인마가 나타나서 난도질을 하기 마련이지만...)
뭐 대충 성관계를 하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 여자가 거절. 그런데 남자가 강압적으로 하게 되면 강간이 되고 성폭력이 된다.
100% 공감한다. 상대방이 싫다고 이야기했는데, 성관계를 맺는다면 그건 강간이다.
그런데..내가 그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되면...그건 무조건 가해자 탓일까? 당연히 가해자 탓이지.

하지만, 애초 그런 파티에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하지 않았을까?

가해자를 다 잡아죽이는 것도 맞지만,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적절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래서 내가 모험 정신따위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각각의 인물들이 참 적절하게 나온다. 보편적이지만 보편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무작정 해피엔딩도 아니고, 적절하게 현실적으로 마무리된 부분도 좋았다.
이 작가의 작품은 두어권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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