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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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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장소-아니에르노] | 살짝 좋은 책★★★★ 2019-06-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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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정한 장소

아니 에르노,미셸 포르트 공저/신유진 역
1984Books(일구팔사북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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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읽지만, 글쓰기를 통한 어떤 해소(?)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서 읽혀지기 바라는 일기처럼,
무언가를 불특정 대상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인간 심리이고...그걸 업으로 삼은 사람이 작가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한 사람의 인생을 조망해 봤을 때,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어떻게든 각인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작가들은 대부분 이 시절의 어떤 강렬한 이미지를 가슴속에 담아두는 듯.

아니 에르노를 어떤 작가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모호한테,
그냥 그녀의 이야기가 나는 좋았다.
그런데, 이 인터뷰를 보니 의외로 사회나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그녀였고, 또 그런 식으로 읽히고 있었는데, 나만 모른 것은 아니였나 싶기도했고. 뭐 그러거나 말거나.

잘 읽기는 했는데, 사실 괜히 읽었다 싶은 생각도 든다.
작가에 대한 자잘한 정보들이 없는 상태에서 있는 독서가 의외로 상상력을 더 높여주는데, 이 인터뷰를 보니 괜히 편견이나 선입관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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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황정은] | 살짝 좋은 책★★★★ 2019-06-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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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저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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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라,나나,나기와 같이 인물들의 이름이 장난처럼 쓰여진 글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연이 기구하다고 하더라도 두 자매와 옆집 남자의 이름이 그런 식으로 지어졌다는 우연의 설정은 너무 작위적이고,
심지어, 이미 어딘가에서 몇번은 써먹은 방법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양귀자의 '모순'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도저히 깨어버릴 수 없는 무기력함이 만연하다.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도 없고, 그냥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소하다 못해 답답한 인물들 때문에, 읽는 동안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하였다. 아니.. 아예 꿈을 꾸지 않는, 후회도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그냥 그게 팔자인냥 그렇게 살아가는....꿈꿀 수 없게 되어 버린 인물들이 안타깝다. 아주 오랜 시간에 그 희안한 집에서 살고 있는 것도, 그리고 옆집 사람들과 마치 형제자매마냥 지내는 것도...사실 이것이 가능할까? 아무리 소설이라도?

공상과학 시리즈가 아니기때문에, 비슷한 형태의 삶이 이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뭐 이런 삶도 있나보다,하며 읽었다.

부모의 그저그런 삶이 대를 이어 펼쳐지는 모습을 보니, 새삼 부모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기의 가정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이건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 그게 없이, 그러고자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읽는 내내 답답할 수 밖에.

마지막 나기의 이야기는 조금 더 생뚱 맞다.
소라와 나나는 심리학적으로 보면 서로에 대한 애착으로 고착된 것 같은데,
아무리 동성애가 만연한다고 하더라도...뭐지 이건? 편모밑에서 자란 남자 아이가 동성애가 될 확률이 높다던데 뭐 그런건가?
여하튼 그의 숨겨진 이야기는 숨겨진 이야기였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주 오랜 기간동안의 기다림이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 다다미 방에서 얻어터지는 장면에서는 살짝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서처럼 느껴지는 통통 튀는 글쓰기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뼈대를 조금 더 가다듬고 살을 적당히 빼고 넣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황정은의 글읽기는 계속 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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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고백-미시마 유키오] | 완전 좋은 책★★★★★ 2019-06-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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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면의 고백

미시마 유키오 저/양윤옥 역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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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것이 마땅하지 않다면 문학동네 세계문학에서 골라 읽기로 했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재미나게 읽었어서 그냥 작가 이름만 보고 골랐는데, 읽다보니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떠오르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작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찾아보기 전까지지만.
어릴 때에는 아무래도 공부를 잘하는 친구보다는 몸이 좋고 운동을 잘하는 친구한테 묘한(?) 부러움 혹은 질투심이 생기곤한다. 뭐 나는 그랬다. 그런데 소설처럼 어떤 애정의 대상으로 보았다기 보다는...빼앗아 오고 싶은 그런 거였다.
내가 갖지 않은 무엇인가를 갖고 있는 대상은 동경과 부러움...그리고, 슬쩍 빼앗아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뭐 그런거.

그래서 책을 읽을 때에도 그런 내용이 아닌가 싶었는데, 읽다보니 그런 동성애적인 성향을 숨기고 아닌척 하는 모습, 심지어 여성과도 연애를 하는 모습을 보니...왜 제목이 '가면의 고백'이였는지 알겠다. 특히,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가 되어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던 것도 사실이다.

얼마전 김영하의 글을 읽고서는 책을 읽을 때, 내가 책속의 인물이 된 것처럼 상상하고 읽는 연습을 하는데, 그런 면에서 참으로 독특한 경험이였다. 그게 무엇이든 타인에게 나의 존재를 숨기고 다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일일 것이다. 또 그 부분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동성애 같은 부분이면, 그 시대에서는 더욱 감추고 또 감출 수 밖에 없었겠지.

책을 읽고나서 구글로 작가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더니, 거의 똘끼 충만한 사람이였다.
실제로 동성애적인 성향도 있었다는 후문도 있고, 45세의 나이에 할복했다니...소설보다 더 기가막힌 작가였음을 확인하니...
그냥 '금각사'를 읽었을 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 아무래도 평범한 삶 속의 작가보다는 또라이 작가들에게서 더 흥미있는 작품이 많이 나오곤하니 말이다.

일본이 한참 제국주의로 설치고 다니던 시절이라서, 작가나 작품에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는데, 또 걔네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덧붙임. 요즘 책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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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아니 에르노] | 살짝 좋은 책★★★★ 2019-06-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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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끄러움

아니 에르노 저/이재룡 역
비채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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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르노의 글은 '남자의 자리'서 부터 읽게 되었다. 

그 즈음에는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고, 회사일도 많이 바빴으며, 우울하였고, 모든게 잘 되지 않던 시기였다.  아버지는 전화해서 쌍욕을 했고, 엄마는 돈을 달라고 했으며, 회사 부서장은 '화'를 시도 때도 없이 내던 사람이였으며 덕분에 밥먹듯이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시절이였다. 

그래서 그  책을 읽으면서...나는 많이 먹먹하였다.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에피소드와 그에 대한 속내의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나도 그랬어요. 나도요...' 하고 작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 지경이였으니까.


'부끄러움'은 절판되었고 구하기도 어려워 아쉬워 했는데, 재출간되어 보자 마자 구입했다. 

'남자의 자리'와 다를 바 없게 그녀의 어린 시절, 정확히 1950년대 초반, 10대시절의 이야기였는데. 

비록 그 시절과 지역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얼추 감이 왔다.  정확히 말하면 그저그런 집안에서의 성장기는 안봐도 비디오처림 생생하다고나 할까. 


부끄러움은...무슨 부끄러움일까. 

그런 집안에서 그렇게 성장하여 그런 배경을 갖은 것이 부끄러운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생각했던 것 자체가 부끄러웠던 것일까. 

어린 시절의 환경은 이래 저래 평생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건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얼마나 사소한 것 하나에 열등감이 생기고, 질투가 생기고...좌절하게 되고, 마음에 독을 품게 되는지.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으니 그냥 지나왔음에 감사하게 된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그시절에 부끄러워 했음이, 그리고 그 그 부끄러움이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다같이 지혜롭지 못했고, 현명하지 못하였다... 뭐 그렇다. 지금은 그냥 단순한 열정으로 산다. 


아니 에르노를 다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흐믓하다. 


***

 

이 책의 구성은 조금 불만이다.  

책을 펴면, 처음부터 본문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신수정인가 하는 문학평론가의 작품소개가 있다. 

뭐, 의도가 나쁘진 않았으리라. 하지만, 이런 건 좀 글이 다 끝난 후에,  역자 후기 부분에 배치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국어 교과서의 문제 풀듯이, 주제는 뭐고, 작가의 의도는 이렇고 하는 식의 간섭에 치가 떨린다. 

작가가 글을 쓰면...그 이후의 책을 읽고 뭘 느끼든 그건 독자의 몫이다. 

필요하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면서 알아나가는거지. 사회상이 어떻고 저떻고...저나 그렇게 읽었지, 다른 사람이 읽기전에 편견을 주면 어떻한담. 차라리 평론집을 따로 하나 출간하든지(그래봤자 사 읽지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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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용도-아니 에르노,마크 마리] | 살짝 좋은 책★★★★ 2019-06-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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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진의 용도

아니 에르노,마크 마리 공저/신유진 역
1984Books(일구팔사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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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두고 글을 쓰는 것은 십여년전에 잠깐 유행 했었다.(뭐, 물론 요즘도 철지난 유행을 따라 유사한 기획의 책들을 볼 수는 있다)

참신하거나 하진 않았지만...일단, 성관계 직전(?) 벗어던진 옷들이나, 잠을 자고난 이후의 침대 모양 같은 것을 필름 카메라로 찍고, 작가와 작가의 연인이였던 마크 마리와 함께 그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특이하였다.

첫느낌은...일단 TMI(Too much information).

성관계나 불륜 혹은 동성애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성관계 같이 이야기를 위해서 그런 부분이 묘사되는 것은 이해 하겠는데,
굳이 그 광란(?)의 행위 직전의 어질러진 사진까지 보여줘야 했나 싶어서 보는 내가 민망했다.
이 민망함은 내가 보수적이라서가 아니라...
나는 그냥 어디에서든 남이 입다 벗어 놓은 브래지어나, 팬티, 양말 따위를 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가 벗어놓은 속옷을 비롯하여 옷들도 얼른 치워버리는데...굳이 저게 뭐라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까지 만들어 내는가.

하지만, 그녀와 그의 글들은 마음에 든다.
같은 사진을 두고,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의 고리를 갖고 있다는 것도 특이했고,
그 즈음의 사귐이 사랑이였는지 단순한 열정이였는지 알 길은 없지만, 그 즈음의 그들이 나누는 것은 성관계 이상이였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도 있었다. 덧붙여, 우리 글들에서 '사랑'을 보면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질척거리고 징징거리는 경향이있는데,
역시 프랑스의 그것은...어쨌거나 조금 더 예술적인 것 같기도하다.

사진은...그래, 언젠가는 나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었지.
그때는 사랑하는 피사체들이 있었다. 무엇을 남긴다고 심오한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도 재미난 일들이였고.
그런데, 이제는 사랑하는 무엇이 없다. 또 이제는 남기는 것 보다 잊혀지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
(말은 이렇게 해도, 돈만 있으면 라이카 카메라를 하나 질러버릴테야)

아니에르노의 책이 페이지 수는 적고, 책은 쬐그만하게 나오는 것에 비해서 책값이 비싼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그녀의 생각들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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