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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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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옥수수 | 2021년 2021-07-29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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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먹는 옥수수는 맛있다.

맛있기는 하지만,  어쩌다 한 봉지 사다 먹거나 어쩌다 한 번 뉴슈가와 설탕을 쏟아부은 다음, 달큰하게 삶아 먹곤했는데...말그대로 어쩌다. 그런데 어째, 올해는 옥수수에 환장한 것 같다. 

나의 구입처는 쿠팡 프레쉬, 이마트 그리고 시장 난전에서 파는 옥수수들.

찰옥수수, 초당 옥수수, 흑찰옥수수, 알록이 옥수수....

여기 저기서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5개씩 주문해서 먹었는데, 

어디서 구입한 어떤 옥수수가 제일 맛있냐면.....

그냥 운빨인 것 같다. 

맛있다고 한 번 더 시키면 맛없는 옥수수가 오고, 주문한 5개 중에 3개가 맛있는데 2개는 맛이없기도 하였고...가격과 비례해서 더 찰지거나 달거나 쫀득거리는 것도 아니였다.

그냥 때에 따라 옥수수 맛은 제각각. 

그래도 꿋꿋하게 뉴슈가는 넣지 않고, 쪄먹었더니.... 옥수수 고유의 그맛을 알겠다. 

아마 그동안 길거리나 시장에서 쪄서 파는 옥수수(보통 3개 2천원 정도)들은 중국산이였고, 뉴슈가와 설탕을 퍼부어서 잘  삶아낸 인공적인 맛이였으리라. 

돌고 돌아 세월이 흐르고 또 흐른 다음에... 드디어 옥수수 맛을 알아버린 듯한 문학적(?) 감수성마저 느껴지는데. 옥수수를 언제까지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질리기 전까지는 더 삶아 먹어야지. 

요즘은 마라샹궈같은 자극적인 음식 보다는 고구마를 쪄먹거나, 옥수수를 쪄먹거나, 콩국수를 말아먹거나...그렇게 퓨어(?)하고 클린한 느낌의 식품들에 손이 간다. 

늙어가거나, 미쳐가거나, 더위에 살짝 맛이 가고 있는 중인데... 옥수수는 조금 뜬금없다.

뭐 그러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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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옥수수 | 2021년 2021-07-2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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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새해가 밝았고, 코로나는 여전하더니, 상반기가 지났고, 또 한달이 지나간다. 지난 달에는 개 병원비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였고, 이번 달은 내병원비. 다음달 부터는 전기세와 차 보험료로 내 지갑은 헐렁해지겠지. 

아등바등한 삶을 지양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름 실천을 하고 있는데, 

뭐, 물론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은 되지만, 

여전히 먹고 사는 일에 소소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월급은 제자리이고, 물가는 많이 올랐으며...나는 여전히 갚아야할 대출금도 있으니. 

 

아마, 매일 매일 매년 매년 비슷한 생각들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다 조금 개선이 되기는 했겠지만...또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습관인지라, 나는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것들이 내 마음 어느 한 구석에서 튀어나올 순간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살짝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나이가 먹어서 다행인건, 이미 내 추정 수명보다는 넘어서 살고 있으니, 손해볼 것도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리라. 

 

아마 지금 키우고 있는 개와 고양이를 저세상으로 보내고 나면 나는 한결 더 가벼워지리라.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뭣하지만, 아마 내가 키우게 되는 마지막 개와 고양이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조금 더 세심하게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특히, 만세만 보면 종종 개가 겪어왔던 일들이 생각나 마음이 짠~해지곤한다. 사람도 풍파를 겪으면 힘든 법인데...개도 힘든건 마찬가지겠지. 거듭된 파양으로 마음을 닫을만도 한데, 여전히 순둥 순둥 사람좋아하는 모습이 더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성질 더러운 개를 키웠다면 부담이 덜 했으려나?

 

여하튼, 결정된 것은 없고...내일 어찌될지 모르는 날들을 살아가다보니, 또 그런 말들이 이젠 현실로 다가오다보니, 하루 하루에 이런 저런 의미를 더하게 된다. 뭐, 그렇더라고. 

 

2. 

요즘 초당옥수수가 인기란다. 생으로 씹어먹어도 달큰하고, 쪄먹어도 당도가 높다지.

그래서 몇 개 주문해서 삶아먹어보았더니, 내 취향은 아니였다. 

말이 좋아 아삭 아삭한 식감이지 서걱 서걱하는 식감이 별로여서, 다시 찰옥수수를 주문해서 쪄먹어봤더니, 내가 딱 원하는 식감과 맛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내가 옥수수를 삶지 않고 쪄먹었다는 것이다. 

옥수수를 삶을 때에는 사카린과 설탕을 적절히 배합하여 삶아 먹으면 달큰한 것이 좋은데, 괜히 올해부터는 그렇게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옥수수의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물에 닿지 않게 하고 쪄먹어보았더니...더 찰지고 쫄깃 쫄깃하며 은은한 단맛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나는 요즘 뭔가 클린한 느낌으로 살고 싶다. 뭔가 인공적인 것은 그닥 내키지 않고...

옥수수의 식감에 집중하듯, 내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갔으면 한다. 

 

늙어서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일수도 있겠고...강산이 변했으니, 또 한 번 내 인생의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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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타일, 중딩의 나날 | 2021년 2021-07-2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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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체중이 고무줄 마냥 오락 가락 하고, 또 작년대비 약 8~10kg을 감량 하여서 그런지...

입을 옷이 별로 없었다. 아니, 그건 거짓말. 

정확히 말하면 소시적에 입던 근사한 옷들의 사용 기한이 이젠 다하여, 유니클로나 지오다노같은 중저가 브랜드로 대충 걸치고만 다녔더니...뭐 이건, 그냥 옷장을 열면 미니멀~한 냄새가 풍기는게 아니라...추리~하고 허접한 옷들만 가득.  

내게 필요한 것은 여름용 긴바지와 반바지였다. 

어느날을 택하여, 파주 아울렛에 갔더니...막상 사고 싶은 반바지는 세일해서 약 22만원

뭐...돈은 그렇게 쓰라고 있는 것은 아니지. 살짝 망살였지만...디자인이  must have한 아이템도 아니고, 또, 나는 다리가 예쁜 편이라서 크게 상관없지 싶어 저가 의류 코너에 가서 여름 한 철 날 옷들을 몇개 주워왔다. 그냥 허리에 맞고 기장이 맞으면 충분했다. 어차피 출근할 때만 입을테니까. 

 

그리고 곧바로 돌아왔어야 했는데...

나는 다른 매장에 들러서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다. 

평소 같았으면 누가 거저 줘도 안입을 것 같은 정신사나운 무늬의 셔츠를 몇 벌 장만하였다. 

뭐 양심에 찔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잘 입지 않는 옷은 처분한 상태이고, 또 처분을 기다리는 옷들도 있는데...

그것은 비즈니스 캐쥬얼에서 완전 캐쥬얼로 변경된 출근복장 규정탓에 어쩔 수 없는 결과였고, 그러니 없애고 또 사들인다기보다는 그냥 여름을 위한 시원한 옷을 조금 더 구비해야할 필요성에 따른 것.

보통 미니멀 라이프의 의상은 무채색이나 밋밋한 디자인을 권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심히 공감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패션 센스가 조금 더 있는 편이고, 또 어차피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지금 아니면 언제 화려한 셔츠를 입어보겠나.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이 생각나는 시뻘건 셔츠도 한 장 샀지만, 사진을 안찍어둔 관계로 패스. 

 

또 생각해보니 그렇다. 

남들이 그렇게 산다고 해도 나도 그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지. 

이미 많이 버리고 비우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어차피 내 스타일대로 하면 되는거다.  

출근이 기다려진다. 

어차피 우리나라에는 파티가 없다보니, 집밖만 나가면 그냥 다 스테이지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난 여전히 멋지지만 더 멋지게 늙어갈테다.  


 

2.

주말에 누나네 집에 들렀었다. 

화려한 티셔츠는 매형 줄라고 한 장 더 사서 가져다 주었고(놀러다니실때 입으시라고),

조카들한테는 책상에 꽂혀있던 도라메몽이랑 건담 액션 볼펜을 가져다 주었다.

매형은 무척 좋아했고, 조카들은 잠깐 고마워했다. 

 

식사를 하고, 조카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큰 조카가 고민이 있댄다. 

학교 친구들 중에서 " XX 아파트 자가에 살고, 벤트 정도는 집에 있고...뭐 그게 기본 아니야?"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지.  XX 아파트는 그 동네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니....중학교 1학년 밖에 안된 애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또 그런 것에 살짝 주눅이 든다는 조카를 보니...괜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걔는 옷도 발렌시아가나 프라다 입고 다녀요"

"그치...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지. 내가  내세울 것이 없으니...명품이나 자랑질하고, 뭐 손에 든거 자랑하고 싶은...그랬던 시절"

"여하튼...가끔 주눅들기는 해요. 우리는 아파트도 오래 되었고, 저는 명품도 없고, 아이패드도 없고."

"그랬구나...그깟 명품이나 아이패트나...뭐 삼촌이 다 사줄 수도 있지만, 그건 이 상황의 솔루션이 아닐 거 같구나"

" 말씀은 맞지만...가끔 주눅들어요."

" 차라리 왕따를 당하지 그러니?  왕따 당하고, 조용히 공부하고 학원 다니는게 더 낫지 않아? 어차피 친구나 우정같은건...잠깐이고, 지나고나면 다 잊혀지는건데."

" 왕따를 당하라구요?????"

" 어차피 동네가 좋으니... 애들이 폭력적이진 않을테고, 또 그랬다가는 난리나는 동네니까...

  그냥 조용히 학교 다니는 것도 낫지 않을까?"

조카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웃었다.

" 조카야. 나는 조금 놀랍구나. 동네가 좋아서 애들 인성도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교양머리는 없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어야해. 물론, 친구가 치기어린 마음에 그랬을 수도 있지.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다음부터는 헛소리 하면 주먹으로 한대 쳐!!"

" 삼촌, 학교에서 때리면 안되요."

" 맞아, 학교에서 때리면 안되지.  그런데, 그 미친년이 말한 것도 폭력이야.  나는 조카가 주눅드는 것 보다는 한 대 때리고 맘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뭐, 여하튼 극단적으로 말하기는 했지만, 친하게 지내지마라.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것들은 미리 잘라내버려야해"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단하지 않은 말들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인가... 조카의 반 친구년이 대충 어떤 중딩인지 그려졌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보면...그런 개잡녀+ㄴ들은 처음부터 피하는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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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시간낭비, 배우처럼 살기 | 2021년 2021-07-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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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정말 에어컨 켤때마다 너무 무섭다.

몇년 전 정말 정말 더웠을때, 에어컨을 심하게 틀었더니 거의 30만원에 육박한 전기세가 나왔었다. 다행히 그 후에는 여름에  덜 덥기도 했고, 출장도 가고 해서 해결이 되었지만....요즘은 거의 집에 있는 시간은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다. 문제는 몇년 사이에 가전제품이 더 늘었다는 것.

나는 뉴스에서 혹은 유명 인사가 전기를 아끼자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지들은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쳐놀고 있고, 연비도 좋지 않은 비싼 차 몰고 다니면서...대중에게만 인내하라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딴건 몰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사는 것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아무래도 향후 몇개월간은 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심장이 멎어버리지는 않을런지.

 

2.

건강검진에 결과에 대해서 의사와 상담을 했다. 

요즘 내 몸에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니, 자세한 것은 담당의사한테 물어보라면서... "많이 심란하시겠어요" 혹은 "한방에 훅 갈 수도 있는거죠" 같은 조금 고깝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을 지껄였다. 

음...이건 神氣라고 할 수는 없는데,

마흔이 넘고나서는 한번 훓어보기만 해도...아니, 대화만 몇마디 나눠봐도 그 사람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줄 알겠고, 그 사람의 일상이 상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의사는 별로였다.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인지, 실력이 없는 것인지...아니면 교양머리가 없는 것인지... 점심먹고 나서 나른한 것인지...내가 궁금하여 밑줄 긋고 적어간 질문들에 대해서는 뭐 뚜렷하게 설명을 하지 못했다. 진료과목 의사한테 물어보라거나... 어느 어느 증상에 대해서는 "그거 별로 안 중요해요" 이 따위로 대답을 했다. 

 

요즘 심하게 쿨~해진 나는 시종일관 미소만 지었다

나는 이런 허접한 사람들과의 수준떨어지는 대화가 지겹다. 

그냥, 일주일 후 전담 의사와의 진료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아, 그건 제가 실수한 것 같네요.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아니네요. 정말 열심히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많이 힘들죠? 그래도 항상 신경 안쓰이게 잘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오늘 회사일을 하면서, 내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인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내 주특기인 직설적인 말하기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이야기했겠지만...귀찮았다. 어차피 그렇게 떠들어봤자, 나만손해지. 

나는 갑자기 전략을 바꿔서 서울 깍쟁이마냥 헛소리를 마구 마구 지껄이면서 살기로 했다. 

물론 며칠 이러다가 다시 마구 마구 클레임을 걸고 난리를 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코로나와 더운 날씨를 빙자하여...다 귀찮다. 

 

그래, 배우가 되지는 못했으니...생활 속에서 연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얼른 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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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 2021년 2021-07-2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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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 후반에는 휴가를 내고 입원하기 전날 코로나 검사를 받고, 그 다음날 늦은 오후에 병원에 입원을 하러 갔다. 

살면서 입원은 처음해보는 것이고, 또 혼자 가는 것이라 다소 긴장도 되었지만...막상 병원에 입원 수속을 받고 병동으로 올라가니 마치 리조트에 놀러간 것 마냥 처음에는 신기했다.  

빡세게 세탁해서 살짝 낡은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것은 코스프레 하는 것 같았고,  호텔 룸서비스를 신청하듯 저녁식사를 주문했더니 식사는....저염식에 얼마나 간이 심심하던지. 병원밥을 지속적으로 먹는다면 없던 병도 생기지 싶었다. 그런 내 상황과는 정반대로 옆 침대에서는 간병인들이 서로 반찬도 따로 준비해온 반찬도 나눠먹으며 아주 익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내 팔에 링겔을 꽂고 나니 비로서 입원을 했다는 것이 실감났다. 

하지만...밤은 왜 그리 시간은 더딘지.

환자복을 입은채로 옷걸이 같은 링겔 거치대를 질질 끌고 1층까지 내려가서 흡연도 하곤 했는데... 늦저녁이였지만 날은 덥고 습했다.  문득, 집에 두고온 만세와 찰스가 생각이 났다. 

날이 많이 더워 마실 물이랑 사료를 많이 담아두고 왔지만 혹시 너무 더워서 물을 다 먹었으면 어쩌나. 개를 밤에 혼자 재워본 적도 없는데..혹시 짖거나 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잔 걱정들...


 

2.

검사는 준비도 까다로웠고, 막상 진행 될 때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고, 숨쉬기가 어렵기도 했고....일단 하루 씻지를 않으니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  그 와중에도 조금 수치스럽기도 했지만, 침대에 실려서 여기 저기 왔다 갔다하는 것도 기분이 묘했다. 걷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침대로 옮기는 지는 의문이였지만...침대에 누워서 바라보는 복도의 천장이나...검사를 받기 위해서 이 침대에서 저 침대로 옮겨지는 과정도 조금 민망했고, 검사를 위해서 탈의를 하거나, 바늘로 찔리거나...뭐 여하튼 애매한 심정이였다. 

그래도...의사도 간호사들도 친절 친절...

아픈게 좋은건지, 돈이 좋은건지...

검사 결과는 별로....T.T 

안정을 취하다가 퇴원하는데 비용이 어마무지 하게 나왔다. 보험이나 뭐 그런 것으로 처리되겠지만 일단 1박 2일 입원에 검사한 것치고는...내 기준으로는 많이 비쌌다.

뭐, 그런데 돈이 문제겠어. 건강이 최고로 문제지.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은 "왜 쟤는 하루 만에 집에가지?"하는 심정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간단히 의미없는 인사를 가볍게 하고, 내려와서는 일단 빵집에 가서 호두파이와 크루와상을 사먹고, 주차 요금을 해결한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검사결과야 어쨌든...난 집에 가고 싶을 뿐. 뭐 그랬던 것 같다. 

 

3.

집에 돌아오니...

찰스는 제 몫의 밥을 다 먹어치웠고, 만세는 물이랑 사료를 일절 입에 대지 않고, 내가 미처 빨래통에 던져놓지 못하고 갔던 내 옷위에 고개를 쳐박고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개를 키우면... 고마움과 미안함과...그리고 그 거침없는 주인에 대한 애정이 살짝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밥먹고 물먹고 좀 편하게 기다리지.

나는 일단 부분적으로 좀 씻고, 에어컨을 이빠이 틀어놓은 다음에 낮잠을 좀 잤을 것이다. 

운동하러 가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으니, 쉬어야했고...사실 기력도 별로 없었으며, 극도의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주말 내내 조금 멍~ 한 상태로 있었을게다.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한 이유도 있었지만, 일단 내가 어딜 다닐 형편이 되지 않았고, 뭐 사달는 것은...요즘은 식료품 사는 것도 부담될 만큼, 집에 뭔가가 들어오는게 불편하다. 

대신에 나무 벤치 하나를 당근마켓에 팔아치웠고, 책을 조금 더 추려서 내다버렸고... 

개 발바닥의 털을 깎아주고, 귀청소를 해주었다.  


 

4.

모르는게 약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싶었다. 

알고나니....비록 며칠 멍때리기도 했지만, 하루 하루의 농도는 더 짙어진다. 

알고 싶지만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럴 리는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새삼 피부에 와 닿는다. 

그래서, 월요일 출근하는 날은 조금 덜 비굴했던 것 같다.  뭐...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나'말고 뭐가 있겠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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