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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리뷰글을..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제이미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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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결혼식(Les noces rouges 73년) 불륜 치정극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09-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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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결혼식

원제 : Les noces rouges

제작 : 1973년 프랑스

감독 : 클로드 샤브롤

장르 : 범죄, 스릴러, 로맨스

출연 : 스테판느 오드랑, 미셀 피콜리, 클로드 피에플르

       엘리아나 드 산티스

 

베를린 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 수상

 

 

"병약해보이는 아내와 뭔가 언쟁을 벌이고 집을 나서는 남자,  그는 어딘가 차를 몰고 갑니다. 도심지를 벗어나 호수가 있는 어느 숲속,  거기에는 먼저 와서 기다리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둘은 만나자마자 격정적으로 뜨거워집니다."

 

'누벨바그의 히치콕'이라고 할 수 있는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붉은 결혼식'은 불륜극이며 범죄 치정극입니다.   클로드 샤브롤의 작품들이 아슬아슬 감질나게 전개되는 범죄물이 많은데 이 영화도 역시 그런 스타일입니다.

 

17살에 미혼모가 되어 어렵게 딸을 키우다 정치인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 루시엔(스테판느 오드랑), 루시엔의 남편 폴은 시장으로 선출되고 부시장으로 진보성향의 이웃 피에르(미셀 피콜리)를 임명합니다. 피에르는 병약한 아내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중년남자인데 루시엔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피에르 몰래 수시로 불륜을 저지릅니다.  이들은 들키지 않고 치밀하게 은밀한 관계를 지속하는데 둘 사이를 의심하는 유일한 인물은 루시엔의 딸 헬렌뿐입니다.

 

 

 

 

자, 이렇게 전개되는 불륜극이라면 둘이 계속 무사히 관계를 지속할리가 없죠.  관객들은 과연 언제 이들의 금지된 사랑이 들키게 될지, 그리고 누구에게 들키게 될지 숨죽이며 영화를 바라보게 됩니다.  특별히 긴박감있게 내용을 전개하지 않아도 둘이 만나는 장면 자체가 스스럼없이 긴장이 넘치게 되고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위험한 사랑'을 하는 불륜영화 소재는 매력적인 재미를 주기 마련입니다.  특히 클로드 샤브롤의 연출은 특별히 기교 없이도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묘미가 있습니다.

 

불륜극으로 시작한 영화는 결국 '치정살인'이 벌어지면서 범죄영화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억제하기 어려운 감정에 휘말려서 사랑을 나누던 남녀 주인공은 어느덧 양심을 팔아먹은 듯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특별히 사악해보이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남녀 주인공이 어느새 슬그머니 범죄에 휘발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중배상'같은 전형적인 불륜범죄극처럼 치밀한 계획이나 사악한 마음이 함께 동반되는 '계획범죄'도 아니고 클로드 샤브롤의 유사범죄극인 '더러운 손'의 로미 슈나이더 처럼 팜므파탈적인 주인공의 모습도 아닙니다.  미셀 피콜리와 스테판느 오드랑이 연기하는 남녀 주인공은 특별히 위험해 보이지도 사악해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영화는 시작부터 유부남의 불륜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95분간의 상영시간 내내 계속 위험합니다.  들키지 말아야 하는 몰래사랑,  그것도 자신을 신임하고 키워주는 상급자에 대한 배신적인 사랑,  그리고 범죄의 발생....숨쉴틈없이 계속 '위기와 스릴'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관객은 주인공의 편이 될 수도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절묘한 연출입니다.

 

'붉은 결혼식'은 73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암사슴' '도살자'등의 샤브롤 스타일의 대표적 영화보다 후기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꽤 흥미진진한 영화이고 히치콕식 스릴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충분히 지닌 작품이지만 평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클로드 샤브롤의 영화를 '순서없이'  본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꽤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더러운 손'도 그렇고 70년대의 클로드 샤브롤은 여전히 매력적인 스릴러를 만들었으니까요.   클로드 샤브롤의 감질나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영화입니다.

 

클로드 샤브롤 감독도 2000년대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한 인물이지만 주연배우들이 미셀 피콜리나 스테판느 오드랑도 나이가 들면서도 꾸준히 영화에 출연한 인물입니다.  미셀 피콜리는 '누드모델'을 통해서 스테판느 오드랑은 '바베트의 만찬'으로 비교적 인지도 있는 영화에 나이들어서 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두 사람은 중년의 격정적이고 후회없는 사랑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붉은 결혼식의 결말은 약간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반전같은
것과는 다르고 다소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은
아닙니다.  일종의 '조용한 파멸'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불륜 범죄극'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평점 : ★★★ (4개 만점)

 

ps1 : 프랑스의 선거기간게 발표되어 한달여간 상영금지되었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와 묘하게 맞물렸나 봅니다.

 

ps2 : 실제 프랑스에서 발생했고 신문에 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였다고도 합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 수 없지만.

 

ps3 : 범죄 영화의 남녀 주인공중에서 가장 '신사'답고 '숙녀'다운 예의바른 인물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랑이 가져다준 파멸이라고 봐야 하겠죠. 

 

ps4 : 클로드 샤브롤과 스테판느 오드랑은 당시 부부였는데 감독의 아내와 뜨거운

      러브씬을 여러차례 연기해야 했던 미셀 피콜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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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자(2010년) 열악한 시나리오에 놀아간 배우,감독 | 한국영화 2010-09-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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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자

제작 : 2010년 한국

배급 : CJ 엔터테인먼트

감독 : 송해성

음악 : 이재진

원전 : 영웅본색

개봉 : 2010년 9월 16일

출연 :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이경영

       김지영, 김해곤

 

 

무적자를 보고 원전인 영웅본색과 비교하면서 부족함을 마구 비난한다면 사실 그건 좀 치사한 행동이겠죠.  송승헌 자신도 스스로 밝혔듯이 '잘해야 욕먹는'역할을 감수한 것이니까요. 무적자를 보러 극장에 간 관객들이 오리지날인 영웅본색을 뛰어넘을 걸작을 기대하고 표를 산 것은 절대 아닐테니까요.  그런 이유때문에 사실 맘놓고 비난하기도 미안한 영화가 바로 '무적자'입니다.

 

그렇다고 무적자가 가지고 있는 많은 단점과 문제점을 그냥 '리메이크 영화니까 뭐.....'그렇게 그냥 넘어가기도 상당히 불만스럽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사실 네이버 영화평점의 한줄평에 '송승헌 연기 과연 최고'라는 글을 발견할때는 실소조차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부터인가 TV에서 교양프로나 제대로 된 완성형 드라마대신 몇 몇 방송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장난치는 프로들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지금 방송은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으면서 '문화에 대한 기호'도 변하고 있으니 단지 좋아하는 송승헌이 등장해서 어설픈 주윤발흉내를 내도 '최고의 연기'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무슨 논리적 반론을 펼 수 있을까요?

 

이런 현상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래전에 '최고 가창력의 가수'를 설문한 결과 H.O.T의 강타가 3위를 했던 적도 있으니까요.  방송출연 90%이상이 립싱크인 아이돌그룹 가수가 앨범 한장 한장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수많은 진짜 음악인들을 제치고 '대한민국 가창력 3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설문'이란 말 그대로 특정 한 두 명의 의견이 아닌 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니 더욱 그렇죠.

 

 

 

 

 

무적자는 80년대 우리나라 영화계를 감성의 바다로 뒤흔든 '영웅본색'의 리메이크 였으니 당연히 위험이 따르고 아무리 잘 만들어도 원작과 비교하여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그런 것은 한 수가 아니라 두 세수 접어주어야 하는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의 '당연한 아량' 입니다.  저 역시 그럴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이 영화를 본 것도 단지 '영웅본색'의 자그마한 추억이나마 되살릴 수 있는 것 정도만 기대한 것이니까요.

 

무적자의 가장 큰 문제는 때아닌 '신파극'으로 흘렀다는 점입니다.  강한 남자들의 뜨거운 의리와 비정함을 다룬 영화인데 왠 70-80년대도 아닌데 '신파극으로 영화가 흘러가는지 보는 내내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암흑가에 자리잡은 냉혹한 킬러였습니다.  신파의 선봉은 당연히 '주진모'입니다.  시작부터 울고 또 울고 계속 울고. 결국 김강우도 웁니다. 

 

아무리 기억을 되살려 보아도 여러번 보았던 영웅본색에서 '신파적 부분'이 있었던가요? 주윤발이나 적룡이나 장국영이 '울면서' 관객을 감동시켰던가요?

영웅본색은 '관객을 울린영화'였다면 무적자는 '배우들이 운 영화'입니다.  핵심은 결정적으로 이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고질적 문제였던 '신파적 지루함'은 90년대가 되어 거의 '옛 시대의 유물'로 폐기처분되어 가고 있는데 (물론 '애자'나 '하모니' 같은 정통 신파영화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왠 영웅본색 리메이크가 신파로 돌아왔을가요? 그런 감상적인 울보가 무슨 사람을 죽이고 범죄를 계획합니까?

 

송승헌의 연기에 대해서는 사실 이 배우 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어울리지 않게 주어졌으니까요.  이 역할을 송승헌이 맡겠다고 자청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는 절대 '암흑가의 킬러'로 보일 수 가 없는 인상입니다.  그가 아무리 박박 인상을 써도 비정함이나 냉혹함을 찾아보기 힘든 얼굴입니다.  연기의 탓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의 억양은 '대사의 힘'이 느껴질 수 도 없습니다.  더구나 상대가 '주윤발'이었으니 여기서 송승헌을 몰아부치고 탓하는 것은 일종의 반칙이 되겠죠.

 

송승헌에 대한 아쉬움은 김강우에 대한 활용으로 약간이 답이 나옵니다. 김강우는 장국영과 전혀 다른 사실상의 '고유의 캐릭터'입니다.   그는 장국영의 흉내를 전혀 내고 있지 않습니다. 귀공자같은 엘리트 경찰 장국영 대신에 파란만장하고 악에 받친 탈북자출신 강력계 경찰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송승헌의 캐릭터를 바꾸기는 어려운 것이 영웅본색=주윤발이 등식인데 어쩔 수 없이 송승헌은 주윤발의 흉내를 싫든 좋든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송승헌이 맡은 영춘의 캐릭터에 힘이 실리지 않은 것을 그의 탓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화를 이끌어갈 메인역이 주어진 주진모의 문제일까요? 물론 그도 역시 대본대로 충실히 했겠죠.  적룡이 보여준 따스하고 믿음직한 '맏형이미지'대신 주진모가 연기한 김혁은 걸핏하면 질질짜고 멍한 표정을 짓는,  믿음대신 '불안불안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입니다.

 

영웅본색과 비교할 때 부쩍 커진 캐릭터는 조한선입니다.  무적자는 사실상 주진모와 조한선의 대립과 대결이 주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한선역시 '독립적 캐릭터'입니다. 말수가 적고 '폼'으로 연기한 이자웅과는 달리 조한선은 꽤 능글능글하고 수다스러운 튀는 캐릭터입니다. 결국 정리하면 조한선과 김강우는 독립캐릭터,  주진모는 변종캐릭터,  송승헌은 어설픈 주윤발 흉내가 된 작품입니다.  가장 안된것이 송승헌이죠.  그의 연기를 펼칠 기회조차 없는 대본이니까요. 영웅본색과 비교해서 가장 유사한 장면이 많았던 것도 거의 '송승헌'의 역할입니다. 송승헌이
대단한 연기파도 아니고 나름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아주어야 하는 '미남 스타일 배우'인데 주윤발의 흉내만 시키고 있으니 뭐가 나올게 있을까요?  대신 김강우와 조한선은 마음껏 자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밑질게 없는 출연이었습니다. 

 

자, 본질적인 무적자의 문제는 뭘까요? 제가 보기엔 '시나리오'입니다. 4명이 공동집필했다고 올라온 시나리오는 거의 배우들에겐 최악이고 감독에게도 별로 좋은 재료가 아니었습니다. 기억에 남을만한 기발한 대사도 없고, 영웅본색에 대한 경의로움도 없습니다.  주요 장면을 차용한 것들은 있지만 꼭 넣어야 할 '명장면의 오마쥬'같은 장면은 상실되고 있습니다. 어떤 영화를 리메이크 할 때 '기초'만 가져오고 싹 바꾸거나 그대로 따라하거나 둘 중 하나로 하면서 자기 스타일을 가져가야 하는데 무적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습니다.  여러차례 만들어진 영화의 리메이크를 시도했던 '스캔들 조선남녀 상열지사'같은 경우는 좋은 모범사례 입니다.

 

영웅본색의 '두가지 핵심'이 무적자에서 지워졌습니다.  우선 영웅본색의 초반부에 적룡이 체포당한 것은 '이자웅'을 도피시키고 혼자서 뒤집쓰면서 조직의 부하를 살린 '의미있는 자수' 였습니다.  두 번째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의 죽음은 장국영과 적룡을 살리면서 그들을 화해시켜 주는 '의미있는 희생'이었습니다.   이 중요한 두 가지 핵심이 무적자에서는 완전히 무시되고 주진모는 그냥 쫓기다 궁지에 몰려 자수한 것이고 송승헌은 그냥 영웅본색을 따라 하며 무의미한 죽음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핵심'을 버렸다면 무적자에서 고유한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없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참으로 사람을 무책임하고 죽이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느껴집니다. 가족이야기를 하는 형사를 죽음으로 몰고,  영웅본색과는 달리 세 주인공이 모두 죽습니다. 도대체 핵심이 뭐고 주제가 뭘까요? 원작을 제대로 살린 리메이크도, 새롭게 변형시킨 고유의 작품도 아닌 어설픈 비빔밥이 되어 버렸습니다. 무적자는 그래서 배우탓이나 감독탓을 너무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안되는 시나리오
였으니까요.  영웅본색에서 주보의의 역할을 아예 빼버리고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게 줄인것은 잘한 것입니다.  그런데 왜 더 이야기가 심플하지 않고 산만해 보일까요?

 

 

영웅본색은 초반부에 핵심배우를 부각시킬 시간을 단시간에 충분히 할당해주고 있습니다. 무적자는 그걸 못하고 있습니다.  기껏 한다는 것이 송승헌이 총을 입에 넣고 쏘는 장면인데 이 유치한 장면을 통해서 그가 호탕하고 용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시나리오는 정말 누구의 아이디어 일까요? 이런 호들갑스러운 유치한 '쇼'를 연기해야 하는 송승헌은 성냥개비 하나 씹어대고 위조지폐 하나 태우는 단순한 연기로 한껏 폼을 잴 수 있었던 주윤발이 아마도 많이 부러웠을 수 있습니다.

 

무적자는 '스타일리스트한 영화'가 되지 못했습니다.  24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더 화려한 비주얼과 더 뛰어난 스타일리스트한 연출로 원작의 투박한 재미와 다르게 또 다른 장점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파이란'이나 '역도산'을 연출했던 송해성 감독은 스타일리스트한 인물이 아닌 '감성적, 인간적'영화를 만드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웅본색의 리메이크작은 '때아닌 신파극'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마나 아름다운 부산의 해변의 배경정도가 낭만적 화면연출에 도움이 된 정도였습니다.

 

개봉 첫주 흥행에서 예상대로 1위는 했지만 2, 3위와 거의 차이가 없는 박빙이었고, 오프닝의 스코어는 30만은 넘기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수기흥행임을 감안해도 초대박을 치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더구나 입소문이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영웅본색같은 영화를 최초로 '리메이크'했다는 자체를 높이 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선뜻 출연할 용기를 보여준 송승헌과 주진모를 비롯한 배우들의 용기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작업을 시도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만약 누군가 저에게 '한국판 영웅본색이 어떤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비트'라고 대답하고 싶군요. '정우성, 유오성, 임창정'의 완벽한 하모니는 영웅본색에 견줄 한국판 느와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으니까요.   무적자는 아쉽게도 '짝퉁'도 '업그레이드'도 아닌 '급조된 비빔밥'이 된 영화였습니다.  어쩌겠습니까?

 

평점 : ★★

 

ps1 : 이경영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부쩍 늙은 모습이더군요.  과거 청년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했던 그를 생각하며 세월의 무상을 느낍니다.

 

ps2 : 영웅본색에서 장국영이 불렀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잠깐 흐릅니다.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더군요.

 

ps3 : 적룡의 역할을 연기했던 주진모의 직업이 '택시기사'에서 대리운전으로 바뀌

      었습니다. 일종의 '신종업종'을 활용한 것입니다.

 

ps4 : 영화속에서 제대로 폼을 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이 영화

      를 보니 '악마를 보았다'나 '아저씨'같은 영화가 얼마나 세심하게 배우들을

      살려낸 작품인지 심히 존경스럽습니다.  '포화속으로'같은 영화도 영화는

      심하게 문제가 있었지만 T.O.P, 차승원, 권상우는 얼마나 잘 살려냈습니까?

 

ps5 : 송승헌이 적진에 침투해서 가져간 것이 '종이장부'였는데 영웅본색에서는

      '테잎'이었습니다.  24년뒤에 더 진화가 아니라 퇴보한 느낌입니다. 

      '디스크'정도로 발전되지 않고.  오히려 구출하러 온 주진모가 타고 온 것이

      오토바이가 아닌 자동차라는 것이 더 진부한 느낌이었습니다.  

 

ps6 :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의 비중은 적룡이나 장국영보다 사실 적었다고 할 수 있

      지만 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작품이니만큼 그의 캐릭터는 철저히'노터치'

      로 작정했나 봅니다.  그래서 송승헌은 주윤발 흉내내기만 주어진 것이 좀

      안되었습니다.

ps7 : 주진모, 김강우형제와 송승헌 모두 탈북자로 설정하는데 제발 우리나라 영화

      에서 여기 저기 북한좀 갖다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젠 지겹네요.
        
ps8 :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 전설같은 영웅본색이 수백만 관객이 본 영화인 줄 알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영웅본색은 우리나라 개봉된 1987년'마이너 개봉관'

      인 화양, 명화 대지극장 3관동시 개봉으로 48일간 총 9만4천명(서울관객

      기준)을 동원한 작품입니다. 메이저 10대 개봉관이 아닌 마이너 개봉관에서

      의 서울관객은 그정도면 꽤 선전한 셈입니다. 그 스코어는 중앙극장 단관

      개봉한 50년대 영화 재상영작 '기적'이나 프랑스 코미디 세남자와 아기

      바구니보다 못한 결과입니다.  물론 실베스타 스탈론의 코브라나 오버더톱, 

      아놀드 슈왈체네거의 '프레데터'같은 영화보다는 훨씬 적은 관객이었고.
      그럼에도 영웅본색이 '전설'이 된 이유는 서울개봉관 흥행이 아닌'재개봉

      관'에서 불이 붙은 것 때문입니다.  개봉관 상영이 끝난 뒤 입소문을 통하여

      영웅본색은 1년이상 우리나라의 '재상영관'을 먹여살린 영화였습니다.  재상

      영관, 소극장 그리고 불법비디오를 통해서 영웅본색의 '신화'는 뒤늦게 불붙

      었습니다. 천만관객동원 시대에 들으면 웃을만한 스코어지만 단관개봉시절과

      와이즈 릴리즈인 지금을 비교하긴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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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俠女 A Touch of Zen 69년) 무협영화의 전설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09-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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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원제 : 俠女

영어제목 : A Touch of Zen

제작 : 1969년 대만

감독 : 호금전

수상 : 1975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및 기술대상

DVD 출시제 : 협녀

장르 : 무협, 액션, 사극

 

 

오래전에 한 영화잡지에서 '호금전의 협녀나 스파이크 리의 똑바로 살아라 같은 영화를 본다면 더 이상 벤허나 바람과 함께 사리지다 같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것이다' 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물론 이건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그만큼 '협녀'라는 영화가 상징하는 '무협영화'로서의 역사적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 기사에서 '협녀'라는 영화에 대한 갈망을 이렇게 표현한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완성도에 대한 존중도 있겠지만 1967년 3월 호금전 감독의 '방랑의 결투(대취협)'가 개봉한 이후 우리나라에 '무협영화'가 봇물처럼 터지게 되었음에도 '협녀'는 개봉이 되지 않은 영화라는 아쉬움도 함께 묻어있었을 것입니다.  즉 60-70년대 극장에서 영화를 본 세대들도 왕우의 외팔이나 이소룡의 정무문이나 장철의 13인의 무사는 알아도 협녀는 사실 생소한 영화, 미지의 영화로 오랜기간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이 영화가 개봉이 안 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3시간이나 되는 긴 상영시간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협녀는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기간 '미지의 영화'였지만 서구에서는 오히려 꽤 많이 알려진 영화로 1975년 칸 영화제에 지각출품되어 경쟁부문에 올랐으며 기술대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서구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책'죽기전에 꼭 봐야할 1001편의 영화'에서 방랑의 결투와 함께 나란히 목록에 오른 호금전 감독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협녀는 굉장히 단순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입니다.  호금전 감독 스스로가 시나리오나 스토리에 의존하는 인물이 아니고 '플롯이 간단하면 스타일이 더 풍부해질 수 있다'라고 스스로 이야기를 할 만큼 비주얼에 더 신경을 쓰는 스타일리스트입니다.

 

벼슬에는 뜻이 없고 그림과 학문을 좋아하며 초상화를 그리는 직업을 가진 30세의 선비 고성제는 어느날 귀신이 나온다는 옆 폐가에서 늙은 유모와 함께 살고 있는 양낭자를 알게 됩니다. 고성제의 어머니는 나이가 꽉 찬 아들과 배필을 맺어주고 싶어하는데 사실 양낭자의 정체는 역적으로 몰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충신의 딸 양혜정으로 그곳에 은둔하며 숨어지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양혜정을 돕는 곽장군과 노장군 역시 신분을 위장하여 마을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쫓는 무리들에 의해서 결국 양혜정의 은신처가 발견되고 이들은 침입해 오는 관리들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양낭자의 사연을 알게 된 고성제는 얼떨결에 그들에게 합류하게 되고 병법을 이용해서 많은 적들을 유인하여 물리칠 계획을 세웁니다. 

 

신분을 숨기고 은둔해 살고 있는 몰락한 충신의 딸과 그녀를 돕는 무사, 그리고 얼떨결에 그들에게 합류하게 되는 청년,   이런 설정을 보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그 영화가 배우 개개인의 심리와 등장인물의 관계위주로 설정된 것과는 달리 협녀는 스토리의 활용은 아주 기초적으로만 이용하고 있을 뿐 철저한 스타일위주의 영화입니다. 


 

 

 

긴 영화인 만큼 1부와 2주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한 청년이 옆집에 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처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가는 일반적 드라마적 비중이 높고 간혹 맛뵈기 식의 검술이 등장하고 있는데 비해 2부는 현란한 검술과 격투 장면들이 주된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1시간여의 다소 느린 진행이 끝나고 양혜정의 정체가 드러날 즈음부터는 방랑의 결투에서 이미 실력을 보여주었던 '호금전식'의 정교하고 세심한 무협이 세계가 펼쳐집니다. 강하고 투박한 남성적 분위기의 장철과 대조적으로 비교되는 예리하고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여성적 분위기의 호금전식 영상이 중후반부에 꽤 많이 펼쳐집니다.

 

협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불교의 초월적 가치관'을 함께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주인공이 위기에 빠졌을 때 적시에 등장하여 돕는 신비의 대사를 활용,  물흐르듯 부르럽게 펼쳐지는 '비살생 무술' 그리고 마치 부처님의 승천을 연상케하는 장엄한 마지막 장면은 불교에의 '귀의'를 거대한 상징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호금전을 처음 알린 '방랑의 결투'에서 정패패가 연기한 금연자 라는 여걸이 등장하여 아름다운 무예실력을 보여주었는데,  협녀에서도 제목으로 이미 짐작이 가능하듯 뛰어난 무술실력을 가진 여주인공 서풍이 등장하여 여러 차례의 결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한 석준은 책만 읽고 머리만 쓸 줄 아는 인물입니다. 


 

 

 

협녀에서 결투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는 곳은 '숲속입니다.  전반부가 끝나갈 무렵에 등장하는 '대나무 숲 결투 장면'을 비롯하여 후반부에 승려들과 현감이 펼치는 숲속의 대결은 자연미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검술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둠속의 흉가에서 수많은 적들을 유인하여 펼치는 결투는 병법과 요새를 잘 활용한 지략의 전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협녀는 후대에 많은 영향을 준 선구적 무협영화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의미있게 나이를 먹은 영화가 된 셈이죠.  서극의 촉산이나 이안의 와호장룡 같은 작품들도 협녀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무영검같은 영화에서 윤소이가 펼치던 현란하고 세련된 무술미학도 21세기라는 시대적인 장점때문에 훨씬 화려한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은 협녀 혹은 그 영향을 받는 작품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협녀는 너무 늦게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작품입니다.  1967년 방랑의 결투 이후 수많은 무협물과 무협스타들이 도래했고 사라져갔는데 2001년이 되어서야 부천영화제를 통해서 비로소 스크린 공개가 되었고, 이후 DVD 출시를 통하여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무협의 시대에서 선구적인 초기 작품을 우리는 후대에 과거로 돌아가서 보게 된 셈입니다. 좋은 영화를 꼭꼭 숨어있어도 결국 언젠가는 빛을 보고 알려지게 되는 것이 '영화'라는 깊은 바다의 세계가 주는 묘미일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국내에 들어온 협녀도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 들어오지 못했지마 세월이 흐르고 전설이 되어 알려진 것입니다.  

 

ps1 : 영어제목이 'A Touch of Zen'으로 제목에서 이미 '불교'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ps2 : 후반부에 잠시 검술이 아닌 '권격대결'이 맛뵈기처럼 펼쳐지는데 마치

      '권격영화'가 전성기를 맞는 것을 예고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ps3 : 쇼 브라더스 작품이 아니고 대만에서 만든 영화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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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2010년) 상상력의 만화가 보여준 소박한 행복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0-09-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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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제작 : 2010년 일본

개봉 : 2010년 9월 9일

기획, 제작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장르 : 가족드라마, 판타지

유형 : 애니메이션

 

 

"미야자키 하야오",  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설같은 이름을 우리나라 극장 개봉작으로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에 일본 영화 수입금지였던 시절에 이미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등의 영화로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이름이 되어 버린 인물,   미야지카 햐야오는 우리나라 시네마데끄가 먹고사는데 나름 일조를 한 인물이라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제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비로소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90년대에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것도 개봉이 아닌 어찌 어찌해서 강남의 시티극장인가를 대관해서 극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입니다.   이후 극장개봉을 통하여 그의 명실상부한 걸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았을 때 그는 이미 60세였습니다.

 

1941년생, 우리나라로 칠순을 맞이한 그가 여전히 '상상력을 갖춘 아이들의 동화'라고 할 수 있는 '마루밑 아리에티'를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물론 감독은 아니지만 기획과 제작을 한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리에티는 인간이 사는 집의 마루밑에 몰래 숨어사는 '10cm'크기의 소녀입니다.  14살된 아리에티는 멸종되어 가는 '소인'부족으로 부모님과 함께 3명이 마무밑에 그들만의 '비밀의 집'같은 공가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일반 인간처럼 먹고 말하고 옷을 입고 걷고 감정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다만 크기가 보통 사람의 손가락만한 '소인'일뿐.  아리에티 가족은 몰래 인간의 집에 침투하여 각설탕과 과자 등 필요한 것을 그들의 표현으로 하면 '빌려'옵니다.  인간에게 들키는 날에는 이사를 가야 합니다.


아리에티가 있는 곳에 사는 인간은 '쇼우'라는 병약한 소년이었습니다.  심장이 안 좋은 쇼우는 사실상 요양을 위하여 그 집에 왔는데 우연히 아리에티를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은 위험하다고 부모에게 들은 아리에티, 하지만 인간에 대한 호기심도 참을 수 없는데 어느날 몰래 쇼우의 창을 지켜보던 아리에티는 까마귀에게 공격을 받게 되고 쇼우의 도움으로 살아납니다.  아리에티는 쇼우와 교감하게 되고 그가 착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 편 쇼우의 어머니는 조상들에게 '소인'이 있다는 말을 전해들어왔고,  소인이 나올경우 살아갈 수 있는 예쁜 집의 모형을 가보처럼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인에게 '위험한 인간'일 수 있는 늙은 하녀도 소인을 찾기 위해서 혈안이 되는데......

 

피터팬 동화의 팅커벨처럼 작은 꼬마인간 '아리에티'를 소재로 한 상상력의 만화입니다. 아리에티와 쇼우의 교감과 만남, 그리고 작별까지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내용이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소인종족'이 등장하는 판타지이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전하려는 메세지는 그런 판타지적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리에티는 어떻게 보면 우리 현실의 '사회적인 약자' 를 대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쇼우의 어머니와 늙은 하녀는 전혀 대조적인 인물로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과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못된 인간을 각각 대변하는 듯 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물론 아리에티와 쇼우의 교감입니다.  마치 ET에서 외계인과 소년의 교감을 연상하게 하는.   쇼우는 병약한 소년이지만 아리에티입장에서 보면 크고 위험한 인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쇼우는 아리에티를 보호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그러면서 병약한 쇼우는 자신보다 훨씬 작고 보잘것 없는, 멸종되어가는 종족인 아리에티의 용기와 삶의 의지를 보고 본인도 삶에 대한 새로운 용기를 얻습니다.

 

가벼운 동화이고 그다지 큰 기복이 없이 흘러가는 만화입니다.  아리에티가족에게 한 두 번의 위험은 발생하지만 영화전체적 분위기는 매우 평화롭습니다.  영화라고 가정한다면 '소품' 인 셈이죠.  삶에 자신이 없거나 용기를 잃을 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열심히 자신의 현실에 부딫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듯한 영화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는 수많은 '아리에티'가 존재할 것입니다.  힘들고 어렵고 삶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려고 할 때 나보다 훨씬 약하고 힘든 '아리에티'들이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을 상기하면서 현실에 대한 불만보다 하루 하루 작은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루 밑 아리에티'   벌레가 나오고 퀴퀴한 마루 밑이 아니라 아리에티 가족에게는 정겹고 따뜻하고 행복을 꾸며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70세에 달한 원로 영화인이 만든 이 동화는 행복과 순수함에 대해서 다시금 상기시키는 소박한 만화였습니다. 아리에티가 예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눈을 피해서 다른 곳을 찾아 기약없이 떠나는 모습도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행복이란 '부족함과 소박함에 대한 감사'에서 더 크게 뻗어나는 줄기일 수 있을 것입니다.

 

ps1 : 너무 극적인 재미나 기승전결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크게 벌리는 영화는 아니니까요.

 

ps2 : 70세의 할아버지가 가진 이런 무한한 상상력은 너무 일찍 세파에 찌들어버린

      30-40대들에게 뼈있는 일침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ps3 : 개봉 2주 동안 60만 관객을 돌파하여 그럭저럭 순조로운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개봉 첫주에 6만명에 그친 그랑프리의 김태희를 머쓱하게

      만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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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왕(2010년) 여러 배우들이 펼치는 농담게임 | 한국영화 2010-09-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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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왕

개봉 : 2010년 9월 16일

장르 : 코미디

감독 : 장진

출연 : 한재석, 김수로, 송영창, 이지용, 류승룡, 장영남

       류덕환, 이해영, 심은경, 김병옥, 임원희, 장진

       정재영, 신하균

 

 

장진 감독은 척박한 한국영화계의 현실속에서 꾸준히 10년넘게 작품을 발표해온 감독입니다.   잘 나가다가 한 편의 영화가 쫄짝 망하면 투자받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 영화의 현실이라는 점은 감안하면 그는 용케도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98년 기막힌 사내들 이라는 코믹 수사극으로 데뷔한 그는 간첩 리철친, 킬러들의 수다 등으로 나름 기반을 잡아왔습니다. 지금 장진 감독은 '강우석'이나 '강제규'같은 대박히트작을 만드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드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관객이 드는 준히트작을 꾸준히 만들어온 중견감독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의 영화들에는 장진식 가벼운 농담과 해학이 들어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됩니다.

 

퀴즈왕은 무수한 배우들을 출동시켜서 만든 일종의 '배우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입니다. 특 A급 스타들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름만 대면 알만한 배우들과 감초같은 역할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장진의 '농담따먹기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퀴즈왕'이 아니라 사실 '퀴즈쇼'라고 해야 맞습니다.  제목이 퀴즈왕이라면 퀴즈를 잘 푸는 특정 인물의 이야기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아니고 거액의 삼금이 걸린 퀴즈쇼가 등장인물들이 참가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소위 '퀴즈왕'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퀴즈쇼'라는 영화가 있었기에 제목을 살짝 바꾼 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왕'이라는 어감이 강해서 흥행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을까요?

 

 

 

퀴즈왕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전반부는 많은 등장인물들에 대한 캐릭터 설명과 한 여자의 자살로 인하여 경찰서에 몰려든 사람들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후반부는 당연히 '퀴즈쇼'가 등장합니다.

김수로, 한재석, 송영창, 류승룡, 류덕환, 이지용 등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에 대한 각자의 직업이나 상황, 특징들을 차례로 보여주고 있고,  '퀴즈쇼'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들의 일상이 차례로 나열될 때 관객들은 다소의 산만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동차를 몰고 같은 도로에 나란히 '서열(?)'한 상황이 되자 어디선가 투신한 여자 그리고 이어지는 4중 추돌,  이들은 모두 경찰서에 몰려들게 되고,  이 갑작스런 교통사고에 대한 실랑이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추가로 합류하는 문제의 인물들.......

 

여기까지 보게 되면 '도대체 퀴즈는 언제 등장하는거야? 이게 제목이 왜 퀴즈왕이지?' 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제법 긴 시간이 흘렀지만 퀴즈와 관련된 소재는 꼬리도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러다가 갑자기 발견된 USB속의 내용,  퀴즈의 마지막 30번 문제와 답이 발견되고 133억이라는 거액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  한달에 한 번 열리는 이 쇼의 마지막 문제의 답을 우연히 발견한 경찰서의 인물들은 그 때부터 퀴즈쇼에 참여하기 위하여 공부에 몰두합니다.

 

자, 이런 설정 자체는 참으로 말도 안됩니다. 우선 '공부'와는 거의 무관한 대부분의 인물들이 30문제중 '1문제'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머리싸매고 단기간에 공부를 하여 퀴즈쇼에 참가한다는 자체는 굉장히 설득력이 없습니다.   즉 이 영화는 논리적인 설득력을 가지고 볼 수는 없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장진 감독이 배우들을 이용하여 차례로 보여주는 '농담쇼'입니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영화라기보다는 '개그콘서트'같은 프로에서의 콩트 릴레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카메오 출연한 이수영

 

 

 

설정이 그런 만큼 영화 초중반에 꽤 의미있는 듯이 보여지는 장면들은 결국 영화의
조미료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김수로와 한재석이 살해하여 트렁크에 숨긴
인물이나 우울증 환자들의 모임이나 도박으로 사고친 부부의 부부싸움이나 결국
영화의 '스토리 구성'과는 무관한, 캐릭터 설정중에 보여주는 농담입니다.

 

영화의 상영시간은 꼬박 두 시간,  제법 영화가 길게 진행되는 이유는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난 꽁트를 위한 자기 차례에서 역할들을 하도록 할당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중이 좀 높은 한재석이나 김수로는 물론이고 단역배우들까지 모두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차례에서 콩트를 하나씩 보여줍니다.   거기에 퀴즈쇼가 들어가니 가볍고 머리식히는 코미디 영화인데도 시간이 다소 길어집니다. 

 

조금 아쉽게도 이 영화는 주제의식이나 감동을 삽입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런
중구난방식의 코미디영화들도 후반부에 뭔가 뭉클한 결말을 넣는 편인데 퀴즈왕은
끝까지 결국 콩트로 일관하다가 마무리됩니다.  기승전결이나 반전, 전환 같은 것이 없이 처음부터 그 때 그 때 콩트를 일관하다가 끝맺는 작품입니다.  결론적으로 퀴즈왕은 '스토리'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영화들이고 여러 배우들이 각자 영화의 감초같은 역할을 하면서 수시로 관객을 웃기고 썰렁한 농담과 행동을 주고 받는 영화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부자관계로 설정된 송영창과 이지용이 병환에 누워있는 아픈 엄마를 간호하고 결국 슬픈 죽음을 맞는 이야기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에피소드입니다.  영화내내 농담과 꽁트가 이어지는 작품에서 갑작스런 '신파'가 하나 슬며시 등장하니까요.


 

 

 

퀴즈왕의 완성을 위해서는 많은 배우들이 장진 감독을 위해서 헌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꽁트쇼에서 자신의 역할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고 하였으니까요.  주인공이 특별히 있는 영화가 아니고 줄거리의 흐름이 특별히 강조되지도 않으면서 다양한 배우들이 필요할 때 등장하여 기발한 혹은 썰렁한 농담을 한 마디씩 하고 물러섭니다.  특히 장진 감독과 각별한 관계에 있는 정재영의 깜짝등장은 굉장히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줍니다. 신하균도 특별출연하고 있고,  장진 감독 자신도 제법 비중있게 출연하여 꽤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임원희 같은 배우로 감독을 위해서 기꺼이 작은 역할을 한 것이고. 가수 이수영까지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퀴즈왕은 고급스럽거나 화려한 또는 깊이있는 영화가 아니라 병렬식으로 구성된 가볍고 푸짐한 간식거리 같은 영화입니다.  장진감독은 많은 농담과 배우들을 데리고 놀러가듯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가을에 가볍게 머리를 식힐 분들이 보기에 적절한 영화입니다. 절대 '깊이'나 주제의식을 따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ps1 : 조금 아쉬움도 있는 영화입니다.  중간 중간에 수시로 터지는 농담만으로

      영화가 완성도를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장진 감독도 제대로 한 번 점프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한 때 범람했던

      조폭코믹이나 어설픈 패로디영화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ps2 : 송영창의 아들로 등장한 이지용이란 배우는 김주혁과 너무 닮았더군요.  
      송영창은 갑자기 팍 늙어버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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