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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 : 삶의 무게앞에 힘겨운 가장의 모습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2-04-2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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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

원작 :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연출 : 김명곤

프로듀서 : 류상록

공연장소 :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내 '동숭홀'

출연 : 이순재, 전무송(각 아버지 역)

         차유경(어머니)

         문영수(형)

         이원재(아들 동욱)

         정선아(딸 동숙)

         고동업,계미경, 김신용, 권태진, 설현석

 

 

'연극' 아버지는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현대의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각색해서 무대에 올린 작품입니다.   문화부장관을 지냈던 배우출신 김명곤이 연출을
하였고,  베테랑 배우 이순재, 전무송이 번갈아가면서 주인공 '아버지'역할을 연기했습니다.
그 외 다수의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극작가 아서 밀러는 '테네시 윌리암스' '유진 오닐'과 함께 20세기 중엽의 미국의 3대 대표
희곡작가였습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테네시 윌리암스는 영화로도 많은 작품이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지도가 있었고 유진 오닐은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한 가정의 비극을 다루었고, 아서 밀러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서
몰락한 남자의 비극을 그려냈습니다.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은 1949년에 초연된 작품으로 2년뒤인 1951년 영화로 만들어져서
라즐로 베네딕 연출에 프레드릭 마치가 주인공을 연기했습니다.  다시 1985년 독일의 거장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 더스틴 호프만 주연으로 TV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프레드릭 마치와 더스틴 호프만이라는 세기의 명배우가 출연했던 '세일즈맨의 죽음'
과연 한국의 무대극에서의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공연이 열린 동숭아트센터 무대는 제법 큰 '중형극장'입니다.  최근에 본 연극은 대부분
'소극장 공연'이었기 때문에 중형극장 공연은 다소 오랜만입니다.  더구나 중대형극장
무대에서 보았던 연극공연은 대부분 '뮤지컬 연극'이었는데 정통 연극을 큰 무대에서
보는 것은 약간 생소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평일인데도 넓직한 동숭아트센터에
관객들이 꽉 메워졌습니다.   요즘 가볍고 코믹한 소극장 연극이 대세같은 느낌을 받곤
했는데 이런 '진지한 정통 연극'에 생각외로 많은 관객들이 몰린 것입니다. 

그리고 소극장 코믹연극들과는 달리 관객들의 연령층도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10대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아버지'를 관람하러 온 관객들의 폭은 꽤 넓었습니다.

 

주인공 아버지역을 이순재, 전무송 두 배우가 번갈아 하고 있는데 제가 본 공연은
이순재 타임입니다.  '대발이 아버지'의 이미지가 강한 이순재씨는 70대 중반을 넘어선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유의 거칠고 강한 목소리가 건재했으며 많은 대사를
암기하고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연극무대에서 거침없이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대는 40년대 미국이 아니라 2012년 현재의 우리나라입니다.  주인공 장재민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전국 방방곡곡을 운전하고 다니며 생활용품을 파는 외판원입니다.
장재민에게는 아들과 딸이 1남1녀가 있습니다.  아들 동욱은 제 2의 차범근, 박지성을
꿈꾸는 축구에 재능있는 고교생이었으나 패싸움에 휘말려서 학교를 그만둔 뒤 대학을
포기하고 막일을 하면서 겨우 살아가는 실패한 30대 청년입니다.  역시 30대에 접어든
딸 동숙은 계약직 점원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식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60대 노인 장재민은 여전히 돈을 벌어서 집 할부금을 비롯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신세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뼈빠지게 물건을 팔아온 그는
이제 나이를 많이 먹고 판매실적도 점점 저조해집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회사를
물려받는 젊은 사장을 장재민의 존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평생 뼈빠지게 회사를
위해서 일해온 장재민은 성공하지도 못한 채 떨려날 위기를 맞이합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어느 정도 요즘 시대에서 뻔한 느낌입니다.  IMF이후로 실직가장에
대한 소재가 많이 다루어지고 있고,  특히 최근 들어서 '오륙도' '사오정' '삼팔육' 등
조기 실직과 관련된 단어들이 생겨나고 있고, '88만원 세대'와 같은 청년 실업, 청년
취업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나라 우리시대의 상황에서
63년전에 만들어진 바다건너 미국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마치 수십년뒤의 우리나라
상황을 예견하듯, 꽤 현실적인 '연극'이 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 생활고에 지친 아버지,  아들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잉기대가 오히려
아들의 실패를 부추키게 된 원인,  힘들고 외롭지만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불평도 고민도 털어놓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험한 세상과 싸워야 하는 아버지라는
존재. 

 

연극 아버지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가장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대도시에서 치열한 생존경쟁과 높은 물가고와
싸우고 있는 많은 가장들이 이 연극속에서의 모습처럼 막막한 삶의 무게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과절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연극이 더욱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일까요?

 

연극에서는 '60대 아버지'의 모습을 다루고 있고, 아이들도 30세가 넘도록 사실상 다
키운 상황이었지만 현실의 모습을 더욱 냉혹합니다.  빠르면 40대 초반, 보통은
50대에 접어들면서 대략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실직과 실업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나이에 회사에서 밀려나면 사실상 '외판'이나 '아웃바운드 영업'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자존심 때문에 섣불리 사업체를 차리거나
먹고나 살자고 자영업판에 뛰어드는 경우는 그마나 모아두었던 자금마저 홀라당
단기간에 까먹어버리는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 실제 현실과 비교했을 때 연극속의
아버지는 오히려 '살만한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처럼 '아버지'에서도 주인공은 보험금을 위해서 사고를 가장한
자살을 합니다.   연극속의 상황에서 자살을 한다면 아마 우리나라에는 더 막막한 상황을
맞이한 중년 가장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삶은 오히려 연극보다 훨씬 험난하죠.

연극 '아버지'는 꽤 진지한 고급 정통연극입니다.  소극장 연극처럼 중간에 관객속으로
뛰어들거나 관객과 소통을 유도하는 장면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진지한 진짜
연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소 진지한 소재의 소극장 연극에서도 수시로 이루어지는
'코믹코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합니다. 

 

연극 '아버지'는 절망적으로 끝나는 이야기속에서 오히려 위안과 희망을 찾도록 하는
작품입니다.  '우리 모두 어렵다.  하지만 힘을 내자'라는 의미가 느껴집니다.  허황된
해피엔딩 대신에 어깨에 드리워진 '가장의 무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고
나이든 부모에 대한 숭고함과 감사함을,  잊고 지냈던 가족애와 혹은 가족간의 갈등에
대해서 화합과 화해를 제기하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역의 이순재는 원래 카리스마가
강하고 단단한 느낌의 배우라서 완고하고 자존심 강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심어 주었는데
아마도 전무송 타임에서는 좀 더 나약하고 어깨가 내려간 아버지의 모습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4월 13일 부터 29일까지 불과 보름여 동안의 기간동안을 정해놓고 하는 공연입니다.
하지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기 때문에 아마도 후속공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공연을 할 경우 과연 어떤 베테랑 배우들이 아버지역을 맡게 될까요? 이순재,
전무송 외에도 제 생각에는 '양택조' '명계남' '박인환' '변희봉' 이런 분들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예전에 노인들의 아픈 사랑을 다룬 감동적인 수작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 이순재의 모습이 '아버지'에서도 다시 인상깊에 다가왔습니다.
외국에 비해서 원로 배우들이, 베테랑 배우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  한 때 최고의 청순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지인' '이영하' '이보희'같은
배우들이 굉장히 하찮은 역할로 출연하는 상황을 볼 때 이순재라는 배우는 '70대
배우'의 노익장을 톡톡히 과시하고 있는 대표인물입니다.  그의 열정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며 삶의 무게에 지친 우리시대의 많은 '아버지'들에게 더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s1 : 예전에 유진 오닐의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을 역시 중형극장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 테네시 윌리암스 원작의 공연만 보면 대표적 3대 극작가의 '번안공연'을 다
        보는 셈이군요.  하지만 테네시 윌리암스 원작은 영화로 워낙 많이 봐서 특별히
        연극공연으로 볼 욕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ps2 : 연출을 한 김명곤은 예전에 A+삶 이라는 영화에서 아들을 위해서 거룩한 희생을
        하는 아버지역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김명곤의 역할은 감동적이었지만 그 영화는
        정말 별 하나 주기조차 아까운 최악의 졸작이었습니다. 

 

ps3 : 원작자 아서 밀러는 마릴린 먼로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물론 그들의
         결혼 생활은 '빛의 속도'처럼 짧았지만.

 

ps4 : 공연장인 동숭아트센터에서 팜플렛을 판매했는데 소극장 연극도 이렇게 팜플렛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배우나 탤런트에 비해서 훨씬 무명인
        연극배우들이 팜플렛을 통해서 그나마 알려질 기회가 있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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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Intouchables 2011년) 두 남자의 우정 실화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4-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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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원제 : Intouchables

2011년 프랑스 고몽영화사 작품

감독 :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 : 프랑수와 클루제, 오마 사이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극장가의 흥행은 헐리웃 오락물과 한국영화가 아니면 도저히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것이 정설처럼 굳어졌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도, 칸 영화제
대상을 받은 영화도 흥행성공은 커녕 몇십만명 동원하기도 벅찬 상황이고,  몇만명도 못
동원하고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100백만 관객'을 손쉽게 동원한 프랑스 영화가 있으니 이거 참 보기 드문 현상
입니다.  그 영화는 바로 '언터처블 1%의 우정'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개봉될 때 두가지 점에서 망할 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영화의 제목
두 번째는 포스터,  망할 제목과 망할 포스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비 한국
비 헐리웃 영화중에서는 보기 드물게100만명을 넘었습니다.  꽃미남 꽃미녀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익히 잘 알려진 빅스타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굵직한 국제
영화제 수상기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은 '아티스트'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철의 여인'  그리고
화제의 스웨덴 영화 '밀레니엄 시리즈' 그리고 썩 괜찮은 완성도의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  그리고 베를린 영화제 대상에 이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까지 받고 재개봉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조지 클루니의 연기가 매우 호평을 받은 '디센던트' 등의 고급 외국
영화들이 받아든 흥행성적표는 정말 처참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흥행성공은 커녕 20만
관객을 넘는 것 조차 매우 버거웠으니까요.  이들의 최종 흥행성적을 다 합산해도 언처처블
1%의 우정이 개봉 첫주말에 세운 기록에 못 미칩니다.   심지어는 올해 북미흥행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헝거게임'조차도 우리나라에서는 개봉 첫주 성적이 언터처블에 못 미칩니다.

 

 

 

 

즉 언터처블 1%의 우정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세우고 있는 흥행기록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변중의 이변'이지요.  가끔 이런 경우도 생겨야 극장 흥행집계에 재미가
있지요. 

 

언터처블 1%의 우정은 과거 액션 영화였던 케빈 코스트너와 숀 코네리가 출연한 갱스터
무비 '언터처블'과는 제목이 유사해도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1%의 우정이라는 부제를
굳이 붙인 이유는 아마도 그 오리지날 '언터처블'과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 같습니다.

 

억만장자 전신마비 장애인과 몸튼튼한 무일푼 백수건달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어려운 장애인을 수호천사같은 인물이 나타나서 구원해주는 설정이
더 많겠지만 이 영화의 설정은 꽤 흥미롭습니다.  완전히 대조적인 두 사람이 나옵니다.
흑인과 백인,  건장한 남자와 전신마비 장애인,  무일푼 백수와 상위 1% 부자,  건달과
엘리트 신사.  서로 섞으면 완변한 조건이 될 것 같은 장단점이 분명한 두 사람, 그들이
만났습니다.  양부모 밑에서 자랐고 먹여살려야 할 동생이 주룩 있는 삶의 별 대책이
없는 흑인 백수 드리스는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휠체어에서 남의 도움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억만장자 필립의 수발을 하는 역할로 취직이 됩니다.  2주도 못 버틸거라던
필립의 예상과는 달리 드리스는 거침없는 행동과 재미난 익살로 삶의 무료함속에 갇혀
살던 필립에게 새로운 호기심과 활력소가 됩니다.  그렇게 두 전혀 어울리지 않고 닮지도
않은 두 사람의 동거가 벌어지고 둘간의 우정이 싹틉니다.

 

 

예상밖의 스토리입니다.  망나니였던 드리스가 장애인 체험을 하면서 개과천선을 하여
좋은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드리스가 장애인을
위해서 엄청 감동적인 헌신과 희생봉사를 하여 눈물샘과 감성을 자극하는 고루한 내용도
아닙니다.  영화의 처음에 등장한 드리스는 끝날때까지 여전한 드리스입니다.  필립도
여전한 필립이고요.   단지 두 사람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결합합니다.
필립은 틀에박힌 범생이 도우미와는 전혀 다른 이 엉뚱한 청년에 호기심을 느끼면서
그를 필요로 하게 되고 드리스는 난생 처음 겪어보는 고급스런 욕실과 호화로운 저택을
경험합니다.  완전히 서로 다르고 상반된 사람이 오히려 서로의 다른점과 단점을 이해하고
채워주며 어울려 나가는 설정이 신선합니다. 

 

영화는 구구절절 많은 나열을 하지 않고 별로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관객들은 과연 이
망나니같은 드리스가 어떻게 개화하느냐를 지켜보거나 혹은 괴팍한(괴팍할 거라고 지레
예상한) 필립이 어떻게 드리스에게 마음을 여느냐의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려고 일찌감치
마음을 먹고 영화를 접하겠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도 않고 또 두 사람은 누가 누구를
감동시키거나 개화시키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둘은 만나고 솔직하게 행동하고
그렇게 겪고 대하는 두 사람도 서로 흥미를 느끼고 관객도 흥미를 느낍니다.

 

아마 헐리웃이나 한국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훨씬 극적이고 훨씬 감성코드를 자아냈을
것이겠죠.  하지만 프랑스 영화인 언터처블 1%의 우정은 그냥 별 기교나 억지감성 없이
두 사람의 엉뚱한 동거와 모습을 별 꾸밈없이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서로 다른 세상, 다른 삶, 다른 상황의 사람이 만났을때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일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의 삶에서도 그런 경우는 많이 발생합니다.
노인과 청년이 만나서 어울릴때는 청년이 노인을 깎듯이 대하고 공경하는 것보다 편안하게
대하고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훨씬 더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잘난사람과 못난사람이 함께
어울릴때는 동정과 편애보다는 그냥 구박도 하고 그러면서 열린 친구같이 대해줄 때 더
가까와질 수 있습니다.  장애인인 필립을 만나서 그를 대한 드리스가 보여준 모습은 모범적인
도우미가 아니라 자유로움과 솔직한 모습, 거침없는 태도와 엉뚱함, 벗어남 이었고, 그러한
드리스의 모습에 필립은 흥미로움을 느낀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공경과 떠받듬이 아닌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친구관계, 편안한 관계, 솔직한 관계가 더 이끌리게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드리스는 필립에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좋은 비서'나 '좋은 도우미'는
될 수 없고 소질도 없었지만 좋은 동료, 좋은 친구는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가 영화속 내용과
비교해서 얼마나 사실적일지는 모르나 보기 드물게 닮은 점이 없는 두 사람의 우정이 실제
발생한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세상의 반쪽만 갖고 살아온 두 사람이 진정 서로의 부족함을
잘 채워준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우리의 인간관계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허물보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모습을 찾아본다면 훨씬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매우 소박하고 단순한 영화지만 그만큼 꽉 찬
부분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ps1 :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이 날 하루쯤은
        가져보도록 하는게 좋겠습니다.

 

ps2 :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중에서는 우울함이나 어두운 장면이 거의 없이 밝고 경쾌한
         진행이 마음에 드는 영화입니다.

 

ps3 : 드리스 역의 오마 사이는 세자르 영화제 남주우연상을 받았는데 흑인 배우가 프랑스
         에서 상을 수상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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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블링블링 : 좌충우돌 코믹 연극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2-04-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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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목 : 블링블링

장르 : 코미디

제작 : 극단 광대

장소 : 대학로 키득키득 아트홀

 


연극 블링블링인 '명품 코믹연극'을 기치로 한 작품입니다.  당연히 코믹 연극이죠.

바람둥이 의사 '오남근'이 비서로 채용하기 위해서 면접을 본 김태희라는 젊은 여성을
'진료'를 빌미로 옷을 벗기다가 그만 갑자기 들이닥친 부인때문에 부랴부랴 김태희를
옷을 벗긴 상태에서 진료실에 숨깁니다.  하필 그날 병원의 감사관도 들이닥치고
전날 부인과 바람을 핀 호텔보이 건달 천지호도 병원에 오게 됩니다.  천지호의 범죄를
발견하고 체포하러 온 경찰까지 6명이 병원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우왕좌왕, 시끌시끌
난리법석, 동분서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정신과 병원 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6명이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바람둥이 의시가 주인공인 '코믹 성인연극'이기도 합니다.  성인연극이라고 해서 무슨
대단히 야한 장면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옷을 일부 벗는 장면도 있지만 그건
매우 웃기고 안쓰러운 장면입니다.  남자가 여장, 여자가 남장.  그리고 옷을 바꿔입기도
하고.   경찰역의 배우와 호텔보이역의 배우의 키차이가 꽤 나서 옷이 꽉 끼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극단 광대가 제작한 공연인데 극단 광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학로 키득키득 아트홀에서
공연됩니다.  공연장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키득키득 아트홀이라는 이름은 기억에
콱 남을 독특한 이름입니다.  공연장의 이름이 이러니 여긴 코믹연극만 주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 공연장의 무대는 객석보다 조금 위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맨
앞줄에서 연극을 봐도 배우에게 갑작스런 '수난(?)'을 당한 위험은 약간 덜하겠죠.

소극장 공연에서는 공연도중 수시로 배우가 맨 앞줄 관객에게 장난을 치는 묘미가
있는데.  물론 이 블링블링에서도 예외없이 관객에게 농을 거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평면극장처럼 민망하게 배우가 바짝 다가오는 위험(?)은 덜하겠죠.
대신 공연하는 무대의 시야가 높으니 앞 사람에 가리지 않아서 좋더군요.

 

키득키득 아트홀은 4호선 혜화역 2번출구로 나와서 5분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가는 도중에 유명한 '이원승 피자집'도

지나가게 되지요. 

 

 

 최근 코믹연극은 아마도 '바람피는 남자 이야기'가 대세인가 봅니다.  번안연극인
라이어, 보잉보잉도 그랬는데 이번 블링블링 역시 그렇습니다.   그런데 블링블링의
주인공 바람둥이 의사 오남근은 좀 안되었습니다.  라이어나 보잉보잉에서는 제대로
바람을 피우기라도 했는데 여기서는 비서의 옷을 막 벗기고 있는데 부인이 들이닥쳐서
아무것도 못 해보고 수난만 당하니까요.

 

이런 코믹연극의 묘미는 위기의 상황에서 벌이는 즉석 '임기응변 탈출법'입니다.
라이어, 보잉보잉도 마찬가지였지만 오남근은 여러 번 닥치는 위기를 순간적 임기응변을
발취하여 겨우 겨우 모면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위기를 모면하다보니 더 큰 위기를
자초하고 그러면서 이야기는 점점 겉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드는데 이걸 일컬어
'갈수록 태산'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쿠키 TV에서 홍보했던 자료 영상

 

 작년 6월부터 시작된 공연은 벌써 1년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니
올해 5월말까지 예정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스케줄이 정말 장난 아닙니다.

평일과 일요일은 2시 3시반, 5시 등 3회씩하고 화요일은 6시 40분, 8시 10분 등 2회를
추가하여 무려 5회의 강행군을 펼칩니다.  토요일은 1시 30분, 3시, 4시 30분이고요.

1시간 반의 연극이 거의 쉴틈없이 빡빡하게 돌아가는데 블루팀과 레드팀 단 두 팀만으로
번갈아 공연을 하더군요.  코믹연극의 특성상 많은 대사와 오버액션이 나오기 때문에
배우분들의 체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일날 저녁 공연 스케줄을
화요일 외에도 넣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극 공연을 볼 때마다 배우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운데 블링블링의 공연배우에
대한 정보는 다행이 나와 있더군요.  제가 본 시간은 레드팀의 공연이었습니다.
레드팀 배우들의 프로필을 올려드립니다. 

 

 


바람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일이 꼬이면서 수난을 겪은 의사분
마치 뺑덕어멈을 연상케 하는 분장과 사투리로 열연한 의사부인
옷이 벗긴채 갇혀서 수난을 겪은 비서 김태희
몸에 안 맞는 경찰복과 여자옷까지 입으면서 고생한 호텔보이
난장판인 병원에 와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감사관
그리고 범인 잡으러 와서 얼떨결에 여자옷을 입게 되었던 순경

 

각각의 배우들이 열심히 열연을 한 작품이었습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부담없이 볼 수 있었던 코믹연극이었는데 요즘 코믹연극에 자꾸 맛을
들이게 되네요.  이러다 진지한 연극이 낯설어 질까봐 약간의 걱정도......
 
ps1 : 의사이름은 오남근,  비서면접 보러온 여성은 김태희,  그리고 순경이름은
        강철중,  익히 '의미'가 있는 이름들입니다.

 

ps2 ; 키득키득 아트홀은 소극장이지만 보기 드물게 '2층'까지 있는 공연장입니다.
        무대가 약간 높은 것도 2층 좌석을 고려한 구도 같습니다.

 

ps3 : 화요일에는 5회공연, 한 팀은 3회를 공연한다는 것인데 대단한 체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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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제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Män som hatar kvinnor 2009년)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4-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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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원제 :  Män som hatar kvinnor

2009년 스웨덴영화

원작 : 스티그 라르손

감독 :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출연 : 미카엘 뉘키비스트, 누미 라파스, 스벤 베르틸 토베

         레나 엔드레, 피터 안데르손

 


'밀레니엄 시리즈'는 스웨덴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작품입니다.  총 3부작으로 되어 있으며
밀레니엄이라는 명칭은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일하는 곳에서 발간하는 시사잡지의
이름입니다. 

 

3부작이라는 표현보다는 총 3편의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작가가 2004년에
불과 50세의 나이로 갑자기 사망하지 않았다면 이건 007류와 같이 꽤 흥미로운 소재의
서스펜스 추리소설로 계속 나왔을수도 있으니까요.

 

이 소설이 작가가 사망한지 5년뒤인 2009년에 스웨덴에서 영화화되었고, 1, 2, 3 편이
모두 2009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주목받게 된 원인은 2년뒤인 2011년에
헐리웃에서 인기스타 다니엘 크레이그를 내세워서 재빠르게 리메이크했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헐리웃 리메이크판은 대대적인 선전을 하면서 개봉을 했고 전국 4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여 나름 인기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이러다보니 오리지날 원작에까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마치 최근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화차의 일본판 원작에 대한 관심처럼. 

 

그런데 이 오리지날 3부작에 대한 것은 영화광들이 샅샅이 정보를 뒤져서 찾아냈다기
보다는 헐리웃 리메이크판이 개봉되기 직전 오리지날 1편이 슬쩍 소리소문없이 개봉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연이어서 2, 3편이 개봉을 했습니다.   뭐 개봉을 했느냐 안했느냐에
굳이 의미를 두어야 할 뿐,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밀레니엄 하면 다니엘 크레이그의
영화를 기억하지 이 스웨덴의 원작 3부작이 개봉되었는지조차 모를 것입니다.  몇개의
극장에서 소규모로 개봉하고 광고도 거의 안했고 동원한 관객도 1, 2편 모두 합쳐봐야
몇천명에 불과하거든요.  4월 5일에 개봉한 3편의 관객까지 다 합친다고 해도 총 1만명이
안될 것입니다.

주인공 미카엘 역의 미카엘 뉘키비스트

 

매우 신비롭고 흥미로운 캐릭터인 여주인공 리스베트역의 누미 라파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에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의 양극화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보니 영화도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트랜스포머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는 개봉하면 관객의 70%이상을
쓸어가면서 수백만명이 보는데 웬만한 유럽의 잘 만든 예술영화, 혹은 재미난 오락영화
라고 하더라도 헐리웃의 대형 메이저 배급사의 작품이 아니면 몇천명 동원하기도
힘겨운 상태입니다. 

 

80년대만 해도 나름 괜찮은 영화는 기본관객들이 들었고, 영화수입규제가 풀어진
80년대 후반에 많은 영화들이 난립을 했어도 '시네마천국' '양철북' '패왕별희' 같은
수준있는 영화들은 흥행에 크게 성공하곤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 그런 유형의 영화들이
개봉을 한다면 몇손가락에 꼽힐 예술영화 전문관에서 소규모로 개봉하며 몇천명의
관객도 겨우 동원하는 '뒷방신세'가 될 것입니다.  요즘은 헐리웃 영화가 개봉되어도
블록버스터급 아니면 뒷방신세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아무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역시 '뒷방개봉'을 한 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꽤 흥미로운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밀레니엄잡지의 편집자이자 유능한 기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어느날 재벌가의 회장 헨리크 방예르라는 80대 노인에게서 무려 40년전
16살의 나이로 실종된 조카딸의 실종사건을 의뢰받습니다.  40년이란 세월이면 강산이
변해도 몇 번 변했을 시기이며 더구나 주요 인물들의 상당수가 사망했을 시간입니다.

재벌가의 실종사건인 만큼 당연히 경찰력과 엔간한 탐정들이 다 동원해서 뒤졌을 사건인데
그걸 40년이 지난 후에 형사도 아닌, 유능하긴 하지만 일개 잡지사 기자에게 맡기다니요.

미카엘은 사건을 조사하러 재벌가에 와서 상주하는데 자신을 해킹하고 있던 의문의 여성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알게되고 그녀의 유능함을 활용하기 위해서 도움을 청하면서
남녀 2인조 조사단이 구성됩니다.  그후 전개는 뭐 일반 추리소설의 방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요.  두 남녀 주인공은 꽤 멋드러진 활약을 하고 기가막히게 단서를 찾아내서 사건을
좁혀하고 그러면서 죽을 고비도 넘기고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썸씽'도 당연히 벌어지고
(몰론 근사한 썸씽이 되기에는 남자가 다소 늙었지만) 그리고 '범인은 내부에 있는
가까운 인물'이라는 설정도 뭐 당연하지요.

 

 

변태남에게 처절하게 성폭행당하는 불편한 장면이 있는 영화

하지만 그 못지 않은 통쾌한 복수장면도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남녀 주인공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벌이는 천재적인 활약에 대한 비현실성을
지적하자면 끝도 한 도 없습니다.  셜록 홈즈도 아닌 이들은 능력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40년전에 벌어진 단서도 없는 사건을 정말 6개월도 안되는 시간에 해결해 나갑니다.

거기다 세상에 어느 재벌가가 이 사회적으로 대단치도 않은 두 남녀에게 자기네의 모든
자료를 '맘놓고 실컷 봐라'합니까? 더구나 리스베트는 정체도 불분명한 여성으로 후견인의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는 신분인데요.

 

이런 모든것을 일일이 따지면 영화가 재미없어 집니다.  이 영화를 보는 핵심은 이런
지극히 비현실적인 것은 그냥 무시하고 어떻게 이 미스터리가 흥미롭게 전개되는가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관객이 원하는 것 다 나오잖아요? 적당한 모험과, 적당한 로맨스와
적당한 감추어짐과 적당한 추리.  초반부에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듯 한 영화는 점점
중반부를 넘어서며서 흥미로움이 더해집니다.  많은 관객들이 어려움을 느낄 부분은
복잡하고 거대한 재벌가의 '인물구성도'일 것입니다.  더구나 스웨덴 이름이라서 익숙한
영어식 이름처런 쏙쏙 들어오지도 않고.  하지만 그런 재벌가의 복잡한 구성은 사실
별로 중요한 건 아닙니다.  어차피 실종된 여성이 있고, 범인이 있을 뿐 나머지 잡다한
인물들은 그냥 상을 벌려놓기 위한 곁가지 입니다.

 

영화는 굉장히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이 침묵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원작자가 아마도
양들의 침묵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과 그 도움을 주는 인물이 영화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를
지닌 일종의 '신비스런 인물'이란 점,  범인이 여자를 잡아다 죽이는 변태 사이코라는
점 등이 유사합니다.   다만 양들의 침묵에서의 한니발역의 안소니 홉킨스는 거의 조연급
존재였는데 밀레니엄에서의 미카엘을 돕는 리스베트는 실질적으로 주인공이며 본인의
별도의 이야기도 영화속에서 꽤 많이 나옵니다.

 

 

 

 

추리물에서 2인조가 주인공인 경우는 종종 있는데 보통은 한명이 주도하고 다른 한명은
기록자나 보조입니다.  그렇지만 밀레니엄에서는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비중이 동등합니다.
오히려 '사적인 부분'은 리스베트에게 비중이 더 큰 편입니다.  캐릭터로서의 패가 다
보이는 미카엘과 비교할 때 리스베트는 매우 흥미롭고 신비로운 인물입니다.  반쯤은
노출시키고 반쯤은 가리워진 인물이랄까요? 삐딱한 면이 있고 쿨한 면이 있고, 몸에 용의
문신을 심하게 하고 피어싱을 많이 한 독특한 인물이지요.  영화속에서 벌어지는 액션
형식의 장면도 미카엘이 아닌 리스베트의 몫입니다. 

 

밀레니엄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어느 정도 충분히 보여지는 영화입니다.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은 아직 30분이 더 남아있는 시간이고 사건이 해결된 이후에도 제법
긴 에필로그를 통하여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영화를 복기한 시간도 줍니다.
결말 부분도 양들의 침묵과 비슷합니다.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이 유유히 떠낫듯
여기서도 리스베트가 거액을 챙겨서 유유히 떠나지요.  확실히 양들이 침묵의 영향은
받은 작품임이 드러납니다.  영화내내 검은 가죽재킷과 바지를 입고 나오던 리스베트가
결말부분에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맛뵈기식으로만
보여지지만.

 

밀레니엄 1부는 2편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충분히 남겨두고 마무리된 작품입니다.
보통 2-3년 격차를 두고 만드는 헐리웃의 시리즈 전개방식과 달리 후딱 1, 2, 3편을
만들었다는 것도 관객들에게는 기다림의 목마름을 덜어준 부분이기도 하죠.
잉그마르 베르히만 정도로 알려진 스웨덴 영화를 이렇게 접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리메이크를 해준 헐리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군요.  

 

ps1 : 이 영화는 헐리웃에 제법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데이비드 핀처라는 유명감독이
        역시 유명스타인 다니엘 크레이그를 주연으로 리메이크한 것도 그렇지만
        남자주인공 미카엘 뉘키비스트(배우 이름이 극중 이름과 거의 유사하네요)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과 어브덕션에 연이어 악당으로 출연하였고
        여주인공 리스베트 역의 누미 라파스는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에서 초반부에
        사망하는 역의 레이첼 맥아담스를 대신해서 '홈즈 걸'인 집시여인으로 출연합니다.
        밀레니엄을 먼저 보고 셜록 홈즈를 봤다면 이 누미 라파스의 출연이 굉장히
        반가웠을 뻔 했습니다.

 

ps2 : 이 영화는 여성관객이 보기에 매우 불편한 장면과 통쾌한 장면이 모두 등장하고
        있습니다.  불편한 장면은 변태남성에게 심한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인데 그것도
        여주인공이 당합니다.  통쾌한 장면은 그걸 고스란히 되갚아 주는 장면입니다.
        변태남성에게 여성이 이렇게 제대로 '복수'하는 것이 나오는 영화도 드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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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보잉보잉 - 100만관객의 '국민연극'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2-04-0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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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보잉(일명 뉴 보잉보잉)

극단 두레 작품

번안극본 : 손남욱

공연장소 : 대학로 두레홀 4관

 


'국민배우' '국민가수'란 말이 있는데 만약 연극에도 '국민연극'이라는 말을 붙인다면 그건
바로 '보잉보잉'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잉보잉은 2002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벌써 10년째 장기 공연을 하고 있는 대박 연극입니다.
입장 누적 관객이 벌써 오래전에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영화도 100만명을 넘는 작품은
1년에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는데 소극장 공연연극이 100만관객을 넘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사건입니다.  누가 연극을 '배고픈 예술'이라고 더 이상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잖아도 최근에 본 몇 편의 연극은 대부분 객석점유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수시로
텅텅 비는 '영화'와는 사뭇 달랐던 것이죠.  사실 관객 앞에서 직접 배우가 공연을 하는
연극에서 텅빈 무대를 향해서 연기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빠질까요?  그래서 연극공연을
보러 갈 때면 늘 객석이 꽉 찾으면 하는 걱정을 하는데 다행히도 대부분 최소 70%
이상의 관객들은 찼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연극관람 인구가 제법 있다는 것입니다.

보잉보잉이 공연된 대학로 두레홀 4관,  모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운집했습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 관객의 폭이 매우 넓었습니다. 

  

성기역의 허정민은 '문차일드'의 멤버였고, 여러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으며 특히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의 아역을 연기했다.

순성역의 김성훈은 190cm가 넘는 엄청난 키의 배우이다. 

 

 

공연이 열린 소극장 두레홀 4관의 무대

 

 

보잉보잉의 내용은 '바람피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성기는 세 명의 여자와
동시에 사귀는 바람둥이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 하면 3명의 여성의 직업이 모두
스튜어디스입니다.  각기 다른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승무원의 직업적 특성상 장거리
비행을 하면 며칠을 해외로 떠나곤 하는데 성기는 이 세 명의 여성의 항공스케줄을
수첩에 적어서 관리하면서 번갈아 가면서 만나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4차원의
가정부 '옥희'라는 아줌마의 협조가 매우 적절히 이루어지면서 이 불가능할 것 같은
'3각 연애'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성기의 친구인 다소 촌스런 인물 순성,  순진하면서도 다소 바보스러운 캐릭터입니다.
이 순성이 성기의 집으로 오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성기의 여성편력은 매우
꼬이게 됩니다.   악천후 등으로 항공 스케줄이 변경되면서 3명의 여자가 거의 같은
시기에 성기의 집으로 오게 되는 것이죠.   이때부터 바보스러워 보이던 순성의 놀라운
순발력이 발휘되면서 순성과 가정부 옥희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성기는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지만 정말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드디어 3명의 여자가 모두
한 집안에 모이면서 연극은 기상천외하고 배꼽잡는 클라이막스로 가게 됩니다.

 

 

 

 

 

보잉보잉은 전형적인 난장판 코믹연극입니다.  관객을 쉴틈없이 웃게 하고 배꼽을
잡게 합니다.  소극장 공연의 특성상 관객과의 호흡도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고, 배우들이
공연도중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보잉보잉과 함께 역시 큰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라이어'라는 작품은 서로 유사합니다.
바람둥이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이 비슷하며 매우 웃기는 코믹연극이라는 점도 비슷하고
바람둥이 남자가 친구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하는 내용도 비슷합니다.
다른점은 라이어는 두 여자를 사이에 두고 바람피는 남자인데 비해서 보잉보잉은
3명의 여자라는 점이 다릅니다.   물론 오리지날 외국원작은 보잉보잉이 먼저라고
하더군요.

 

총 6명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보잉보잉, 스튜어디스인 3명의 여성 캐릭터도 제각각의
특성이 있습니다.  예쁘면서 도도한 전형적인 콧대높은 여자 이수,  그리고 너무나 귀엽고
앙증스럽고 아담한 지수,  그리고 매우 정열적이면서 남성처럼 터프한 성격을 갖추고 있는
혜수.  이들 사이를 오가며 적당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성기,  성기의 친구로 등장한
순성은 가장 많은 활약을 하며 그야말로 좌충우돌식 코믹연기를 보여주는 역할입니다.
연극의 톡톡한 양념역할을 하는 가정부 '옥희'는 마치 과거 쓰리랑부부의 '지씨아줌마'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입니다.

 

작가와 배우들이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

 

 제가 본 날은 특별히 작가 선생님이 주관하여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습니다.  연극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풀렸는데,  무엇보다 한 편의 연극이 완성되기 위해서 매일
10시간이상 몇달을 쉴틈없이 연습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정말 연극배우들의
노고가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보잉보잉의 경우는 꽉 채운 2시간짜리 연극이라서 더욱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라이어와 비교하자면 똑같은 코믹극이면서도 라이어는 마치 자로 잰듯한 정교하고 딱딱
들어맞는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는데 비해서 보잉보잉은 마치 '애들립'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이 많고 바로바로 순발력과 관객과의 호흡과 함께 하기가 더 많은 특징이 있었습니다.
소극장 공연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리고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2시간이 지루한지 모르게 웃고 즐기다가 어느덧 끝나는 연극,  보잉보잉은 과연 얼마나
더 오래동안 관객들을 만날까요? 티켓에 써 있는 홍보 문구인 '초강력 웃음' '웃다가 기절'
'미친듯이 즐겨라' '스트레스 날려버려'  '배꼽 분실주의' 등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닌
작품입니다.  작가 선생님이 말했듯이 철저히 '재미'를 위해서 기획된 것이고 무슨 깊이나
내용을 신경쓴 작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제대로 '재미있게 '즐길 준비를 하고
관람하면 되는 작품입니다.

 

ps1 : 연극도 이왕이면 배우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안내팜플렛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는 달리 바로 눈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라서
         좀 더 친근감이 드는데.   아마 같은 배우를 다른 연극에서 또 만나게 되면 매우
         반가울 것 같습니다.

 

ps2 : 관객의 연령층이 다양하니 보기 좋더군요.  연령에 상관없이 문화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며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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