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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것들의 비밀 | 독서일기 2018-11-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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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끌리는 것들의 비밀

윤정원 저
라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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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연말이 되면 서점에 『20XX년 XX분야 트렌드』와 같은 제목의 책들이 쫙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를 되짚어보고, 다음 해에는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고객들을 끌어당길지,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에 끌려 결국 무엇에 돈을 쓸지 예측하고 알려주는 책들이지요. 이번에 읽은 『끌리는 것들의 비밀』은 제목과 표지의 설명만 보면 사람들을 매혹시킨 제품이나 서비스의 비밀에 대해서 깊게 알아보는 책인 것 같은데, 제 생각엔 앞서 말한 트렌드를 다루는 책들과 같은 종류의 책으로 보입니다.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들은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정보가 이곳저곳 다양한 매체에 흩어져 있는 세상에서는 이 정보들을 한데 모아 정리한 것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책들을 읽지 않는데요, 저와는 잘 맞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매일매일 SNS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타트업, IT, 비즈니스 등 다양한 뉴스를 접하다 보니 그러한 책들에 나오는 내용이 이미 어디선가 다 읽은 내용이더군요.


 알고리즘을 이용한 추천 서비스로 유명한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스포티파이, 스티치픽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만드는 것 같은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해주는 MOOC의 시대를 이끈 코세라나 칸 아카데미, 그리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챗봇, 로봇, 3D프린팅, 자율주행차,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널리 알린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가성비와 소확행을 추구하고,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며, 음식을 먹으러 가면 사진부터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죠. 이러한 기업과 트렌드들에 대한 내용은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책을 읽다가 기업 이름만 딱 나오면 읽지 않아도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줄줄이 읊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 영화 제목과 내용까지도요. 제가 인공지능을 설명하면서 영화 <Her>를 언급한 뉴스 기사와 단행본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저도 이젠 모르겠습니다. 10번 이상?


 요즘은 그야말로 정보가 넘쳐 흐르는 시대이기 때문에, 독특하거나 정말로 새롭거나 통찰력이 있지 않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읽기 전에는 내용이 어떤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제목만 보고 글이나 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제 같은 내용을 읽는 것이 미치도록 지겨워서 이런 책을 아예 그만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관점일 뿐입니다. 평소에 이런 내용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가 이제 알기로 결심하신 분이라면 편집 디자인이 보기 좋게 잘 되어있고 책에 실린 사진들도 공들여 고른 티가 나는 『끌리는 것들의 비밀』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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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 독서일기 2018-11-2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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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친코 2

이민진 저/이미정 역
문학사상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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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친코』를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2권은 1권보다 읽는 데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사실 중간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책의 내용이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니지만,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읽는 데 감정 소모도 큰 편이었고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 읽었고, 읽고나니 끝까지 다 읽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2권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사람들의 의식 변화였습니다. 조선에서 태어나 조선에서 죽은 훈이와 나중에 딸인 순자를 보러 일본으로 건너가는 양진, 조선에서 살다가 결혼과 동시에 일본으로 간 순자와 이삭, 그리고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노아와 모자수,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까지의 4대가 이 책의 핵심 인물들인데, 세대가 변하면서 이들의 조선과 일본에 대한 생각이 변하는 것이 소설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선에 우호적인 일본인, 조선을 싫어하는 일본인,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조선인,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남한이나 북한으로 건너간 조선인 등 엄청나게 다양한 처지와 상황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사고방식을 드러냅니다.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역시 순자, 그리고 노아와 모자수 형제입니다. 순자의 삶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턱턱 막히는데요, 이 책에 몇 번 등장하는 표현처럼 고생길로 가득한 삶이었습니다. 노아와 모자수의 경우에는, 결국 와세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데 성공한 노아와 학교에서 제대로 지내지 못하는 모자수를 보며 제 나름대로 그들의 앞에 놓여진 삶을 짐작했다가 반전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노아의 선택에 대해서 처음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끝까지 다 읽은 후 작품 해설과 옮긴이의 말을 읽으니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요.


 이 책을 읽다보면 역사, 민족, 차별 이런 단어들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됩니다. 대체 그런 것들이 다 무엇이길래 그들은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했던 것일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형체조차 알 수 없는 그것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고 있나요? 일본인들은 대체 왜 그렇게 차별을 했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들은 또 왜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미워하고 혐오하고 있을까요?


 다시 읽기는 힘든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제 생각이 조금 더 성숙해지고 제가 조금 더 아는 것이 많아졌을 때 다시 한 번 읽으면 또 다른 감상을 얻을 수 있겠지요. 그때까지 이 소설의 제목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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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독서일기 2018-11-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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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친코 1

이민진 저/이미정 역
문학사상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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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비문학보다는 소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소설을 항상 좋아해 왔지만, 원래 소설보다 비문학을 훨씬 많이 읽는 편입니다. 소설은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 기왕에 책을 읽을 거면 재미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다양한 경제·경영서와 교양서를 많이 읽었죠. 읽고싶은 소설이 정말 많았지만, 나중에 읽으면 된다며 계속 미뤄왔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장에 잔뜩 쌓인 "언젠가" 읽을 책들과 전자책으로 산 천 권에 달하는 책의 목록들을 보며 제가 죽기 전에 이것들의 반이나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위대한 소설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새로운 소설들, 이것들을 지금부터 읽지 않으면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요즘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 새삼 깨닫고 있는데, 백 마디의 설명보다 소설책 한 권이 훨씬 더 잘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자주 보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 한 번 볼 값으로 책을 사는 것이 낫다는 생각, 영화 볼 시간에 책을 읽어야 내게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 등에 의해서 영화관엔 아예 발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갑자기 영화 보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집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인 영화관을 거의 매일 들르고 있습니다. 매일 영화 상영 시간표를 확인하고, 한 번 영화관에 가면 두 편씩 연달아 관람하고…. 그래서 최근 2주동안 영화관에서 영화를 무려 10편이나 보았습니다. 제 잔고에도 크나큰 스크래치가 생겼지만 그래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나 싶더군요. 행복하면 된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요즘 영화도 열심히 보고 소설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파친코』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소설로, 재일교포들의 삶을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2017년에 출간된 이후 내셔널 북 어워드를 비롯해 다양한 문학상의 후보에 올랐고, 언론과 독자들의 찬사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알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애플이 이 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뉴스였습니다. 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애플이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하는지 궁금해서 읽게 된 셈이지요. 한국어로는 올해 초에 번역되었고 두 권으로 분권되어 출간되었습니다. 그 중에 저는 이제 1권을 읽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읽었을 때부터 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엄청난 책이라는 느낌을요. 이 소설의 큰 흐름은 일본에서 4대를 걸쳐 살아온 한국인의 서사입니다. 처음엔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는 훈의 이야기부터 펼쳐집니다. 언청이에 절름발이인 훈은 가난한 집의 막내딸 양진과 결혼하고 하숙집을 운영하며 삶을 꾸려 나가다가 딸 순자를 낳습니다. 이후 순자는 목사인 이삭과 결혼하고 이삭의 형인 요셉이 사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아들 노아와 모자수를 낳지요. 순자는 요셉의 아내인 경희와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돈을 벌며 삶을 살아갑니다. 방금 언급된 이 책의 모든 등장인물의 삶은 정말 고되고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조선에서 살든 일본에서 살든, 끝나지 않는 가난과 차별이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힘든 일은 계속 일어납니다.


 아직 1권밖에 읽지 않아서 2권을 마저 읽은 후에야 많은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책이 왜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들었는지는 지금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이런 소설을 한국말도 거의 잊어버린 재미교포 작가가 썼다는 사실도 독특한데요, 무려 30년 동안 구상하고 집필한 책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엔 이 소설 한 권 읽는 것이 관련된 역사책 수십 권을 읽는 것보다 이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1945년까지 일본에 살았던 한국인 236만 5263명 중 70% 이상은 광복 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이후에 계속 일본에 거주한 재일교포도 53만~69만 명이나 됩니다. (출처) 하지만 우리는 이들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이들의 삶에 대해서는 몇몇 단편적인 이야기로만 접할 뿐인데 이제 그나마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죠.


 이 책 덕분에, 그리고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드라마 덕분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될 텐데,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입니다. 요즘 제가 제대로 느끼고 있는 것이지요.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2권도 빨리 읽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드라마로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지,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벌써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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