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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 영화일기 2019-01-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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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언더독

오성윤
한국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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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7년이 지난 올해, 드디어 오성윤, 이춘백 감독님의 차기작 <언더독>이 개봉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깬 <마당을 나온 암탉>은 무려 220만 관객을 모았지만, 그 이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은 더 척박해진 것 같습니다. 주목받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지요.


 <언더독> 역시 <마당을 나온 암탉>과 같이 동물이 주인공인데, 특이하게도 유기견이 주인공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뭉치가 주인에게 산에서 버려지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유기견들의 사연, 개 공장의 현실, 로드킬 등 유기견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동물 유기 현황은 정말 심각한데요, 2017년 유기동물 숫자가 10만 마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하니, 아마 작년엔 더 높았겠지요. 이들의 절반 가량이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는데, 2017년에는 무려 20,768마리가 안락사됐다고 합니다. <언더독>은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을 동물의 시선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림이 정말 아름답고 시나리오도 탄탄하며,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라서 아이도 어른도 함께 보기에 정말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는 오성윤 감독님과 이춘백 감독님이 "오돌또기"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무려 6년 동안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시나리오에만 2년을 투자하셨을 정도로 이야기 자체에도 공을 많이 들였고,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관객들은 메이저 영화사의 수입 애니메이션만 찾고,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는 아이들용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척박한 현실 안에서 감독님과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생하셨을지가 눈에 선하고, 실제로 투자 과정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 내적으로는 3D 구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들이셨고, 아름다운 배경 작화를 위해서 연필로 스케치한 후 스캔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네요. 실제로 영화의 관람객 평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현재 영화 성적은 처참한 수준으로, 누적 관객이 20만 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고 이후에 다른 대작 영화가 많이 개봉해서 상영관도 거의 빠진 상황입니다.


 감독님들은 <언더독2>에 대한 생각도 이미 다 해두셨고, 다른 애니메이션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히시며 <언더독>이 꼭 성공해 픽사나 지브리 같은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 꿈이 빨리 이뤄져 또 아름다운 국내 애니메이션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훌륭한 스탭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 날이 언제쯤 올까요? 영화 관객 수는 점점 줄어들고 관객들의 눈은 높아지며, 다양한 환경적 변화를 겪고 있는 국내 영화 시장에서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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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환경주의 | 독서일기 2019-01-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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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장환경주의

카트린 하르트만 저/이미옥 역
에코리브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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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나가기 두려운 날이 많습니다. 마스크를 써도 이게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을지 의심이 가기도 하고, 마스크 자체도 너무 비싸고, 또 실내에 들어가면 보통 마스크를 벗는데 실내도 미세먼지 수치가 밖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해서 점점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이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중국을 욕하곤 합니다. 인구도 많고 환경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는 중국이 우리나라에 피해만 준다면서요.


 하지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중국의 그 많은 미세먼지의 원인입니다. 물론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난방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수많은 물건들을 생산하는 공장들을 매일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수많은 값싼 물건들은 전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공장들을 전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으로 옮겨 물건들을 생산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도 그곳에 외주화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노동 환경도 그렇지만 여러 폐기물들과 대기오염 및 수질오염 등의 환경 문제도 그렇습니다. 심지어 자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수출해 눈앞에서 치워 버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중국이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하자 큰 문제가 일어났죠. 우리나라는 비교적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여서 다들 그렇게 배출하면 재활용이 잘 될 줄로 알고 있었을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정말 미미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고 전부 다른 나라로 치워 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과연 중국의 환경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은 다 밀어 놓고서 이제와서 환경 문제는 그들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 걸까요?


 서구의 소비 사회 구성원은 모든 게 지금처럼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듣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린워싱이 잘 작동한다. 마음껏 소비하면서 살고 있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한몫할 것이라는 말을 듣기 좋아하는 까닭이다. (...) 뮌헨 루트비히-막스밀리안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슈테판 레세니히 교수는 저서 《우리 옆에 노아의 홍수》에서 외향화 사회라는 개념으로, 서구의 복지는 근본적으로 못사는 다른 나라를 희생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경제 성장과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생태적이고 사회적인 비용을 못사는 나라들에 전가해야 하는 까닭이다. 달리 얘기하면 "우리는 우리의 조건으로 살지 않고, 다른 나라의 조건대로 산다. 우리 서구인은 잘 사는데,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못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난과 부당함의 원인을 그것이 크든 작든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한다". (p.27-28)


 제가 이번에 읽은 『위장환경주의』는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네슬레, BP, 셸, 유니레버, H&M과 자라를 비롯한 다양한 패스트패션 기업들, 코카콜라 등 대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본인들을 의식 있는 기업으로 포장하면서 세상에 해를 끼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알려주는 책이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대기업들을 속으로 욕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겉과 속이 다른지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겉과 속이 다른 것은 저 자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값싸고 예쁜 옷과 물건들을 시도때도 없이 사고 버리며 편리함과 욕망은 누릴 대로 누리면서, 쓰레기 분리배출 좀 성실하게 하고 가끔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스스로를 의식 있는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온갖 문제는 다른 곳으로 떠넘겨 왔던 제 모습을 이 책을 읽으며 볼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들이 이 책에 묘사된 것처럼 못된 짓들을 하면서도 승승장구하는 것은 우리가 눈감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일의 피해가 당장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면, 특히 그 피해가 나와는 관계 없어 보이는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우리는 슬쩍 눈을 감고 좋은 면만 바라봅니다. 화려한 광고 속의 새롭고 뛰어난 제품들에 금세 홀딱 반해서 지갑을 열면서요.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대기업들의 잘못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이 모든 일들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올까 생각하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의 피해는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 속에서 숨을 쉬거나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넓은 우주 속에서 기적같은 삶을 살 수 있는 행운을 앞으로도 계속 물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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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에서 잡스까지 | 독서일기 2019-01-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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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스에서 잡스까지

신동흔 저
뜨인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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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우리의 삶은 놀랍도록 달라졌습니다. 이전의 휴대폰은 전화와 문자를 위해 주로 사용되었고 카메라, 음악, 계산기, 게임, 일정관리 등의 기능은 부수적이었죠. 제조사가 기본적으로 탑재한 프로그램을 이용자가 삭제한다거나 추가로 원하는 기능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주로 무엇을 하나요?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전 세대를 합쳐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라고 합니다. 그 뒤를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T전화가 이었다고 하네요. 이제 사람들은 손 안의 작은 단말기로 전화와 문자를 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보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웹툰을 보고, 게임을 합니다. 돈을 송금하거나 주식을 사고, 메일을 확인하거나 길을 찾고, 택시를 부르거나 책을 읽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발전이 스마트폰의 등장만으로 가능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이전에 많은 발견과 발명이 있었기에 스마트폰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모스에서 잡스까지』는 이 과정에서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모스의 전신에서부터 잡스의 아이폰까지요.


 모스의 전신, 벨의 전화기, 에디슨의 축음기, 마르코니의 무선전신, 디포리스트의 진공관과 라디오 등의 발명에 대한 이야기들은 물리 교과서에서, 혹은 여러 책들에서 한번쯤 본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발명 하나하나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꿨는지는 체감하기 힘들죠. 이젠 그 존재가 너무도 당연한 것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모스에서 잡스까지』를 통해서 저는 그 발명 하나하나에 얽힌 뒷이야기들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또 그것들이 차례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기자 출신이면서 정보통신 전문지식을 나중에 공부한 분이신데요, 그래서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 기술적 지식을 함께 녹여내어 정말 재미있는 책을 쓰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술은 발명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냐가 결국 핵심이죠. 기술을 둘러싼 특허 전쟁과 상용화를 위한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보는 것도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디포리스트는 진공관의 아버지이자 라디오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지만 당대에 기술을 과장해 팔려고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기까지 했고, 보석금 마련을 위해 '오디언'이라는 장치의 특허를 헐값에 AT&T에 넘겼다고 합니다. 이 오디언은 훗날 반도체와 트랜지스터 개발로 연결되었고요. 벨은 어떤가요? 벨은 전화기를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벨 이전에 전화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은 아주 많았고 기술도 이미 개발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수많은 특허 소송을 겪어야 했지만, 특허의 중요성을 잘 알고있던 덕분에 누구보다 먼저 특허권을 접수시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TV에 대한 기술을 잔뜩 개발해 무려 165건의 특허를 냈던 필로 판즈워스는 특허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공방을 끊임없이 겪어야 했으며 결국 은둔 생활을 하며 알코올에 빠져 살다가 불행한 삶을 마감합니다.


 이번엔 통신 기술이 세상과 사람들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볼까요? 오늘날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지만, 옛날엔 당연히 이런 일이 불가능했습니다. 전신의 등장 이전까지는 표준시라는 것도 없었는데, 전신과 철도가 등장한 이후에 지역마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의 문제를 깨달아 시간을 표준화했다고 합니다. 타이타닉호 사건에서는 배에 설치되어 있던 무선 송신기 덕분에 700명이나마 구할 수 있었고, 라디오의 등장은  재즈의 유행을 낳아 흑인 인권운동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디포리스트는 처음에 라디오를 개발할 때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를 통해 교향곡이나 오페라 같은 수준 높은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랐는데요, 당시 스피커로는 그런 음악을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재즈는 클래식과 달리 음폭이 크지 않고 소리의 종류도 덜 다양해서 라디오로도 비교적 원음에 가깝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디오 보급과 함께 재즈가 미국 전역에 퍼지게 되었고,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과 백인이 공감대를 형성한 문화적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음악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네요.


 이처럼 『모스에서 잡스까지』는 기술적 내용과 역사적, 사회적 내용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그 시기에 대해서, 그리고 해당 기술에 대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기술들이 다 지금도 쓰이는 기술들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책 내용만으로도 정말 흥미로워서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소설도 아닌데요! 이제 앞으로 인간은 어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고, 이것을 이용해 어떻게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될까요? 그렇게 바뀐 삶의 방식은 과연 우리에게 편리함만을 안겨줄까요? 이 책과 함께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면, 이 책에 등장한 많은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큰 부자가 될 수도 있겠죠! 저는 그 길을 한번 노려보겠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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