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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 독서일기 2019-10-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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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살림출판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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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읽었습니다. 원서는 2018년 8월에, 한국어 번역서는 2019년 6월에 출간되었는데, 인기도 아주 많고 평도 좋습니다. 특히 아마존 주간 차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58주 동안 이 목록에 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거의 출간 직후 올라가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것이지요. 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걸까요? 그것도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소설인데 말이에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저자 델리아 오언스는 1949년생으로, 현재 70세입니다. 평생 동물을 관찰하고 공부했으며 아프리카에서 7년 동안 야생동물을 관찰하기도 했다고 하고요, 사실 소설은 처음이지만 이미 동물 관련 논픽션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고 하네요. 채널예스에서 저자 인터뷰 전문을 확인하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조금 걱정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좋은 평을 너무 많이 보아서 기대감이 커져 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이 짧지 않은 소설을 읽으며 저는 그 걱정을 조금씩 버릴 수 있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에 버려진 소녀 카야의 성장과 고난,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에 대한 묘사, 카야와 자연의 교감, 그리고 카야에게 다가오는 사람들과 사건들. 이 소설은 로맨스, 성장,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잘 어우러져 있어 독특한 재미가 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 빨리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저도 거의 사흘 만에 다 읽었는데, 여운도 컸고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때 한 줄기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쳐 수천 장의 노란 시카모어 낙엽이 생명줄을 놓치고 온 하늘에 흐드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의 낙엽은 추락하지 않는다. 비상한다. 시간을 타고 정처 없이 헤맨다. 잎사귀가 날아오를 단 한 번의 기회다. 낙엽은 빛을 반사하며 돌풍을 타고 소용돌이치고 미끄러지고 파닥거렸다.


 저는 다음 내용이 궁금해 빠르게 글자를 읽으며 책장을 넘기다가도, 때로는 이런 문장을 만나 몇 번씩 반복해 읽었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을 자연과 함께 보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특히 이 소설에는 카야가 평생을 지낸 공간, 카야를 키워낸 공간인 습지의 비현실적인 모습이 마치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는데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실제로 이 작품은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 묘사들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테이트가 떠나고 한 시간 후, 카야는 배낭에 책 한 권을 더 넣어가지고 점핑의 부두를 찾았다. 카야가 다가가며 보니 점핑은 낡은 가게 벽에 기대앉아 있었다. 점핑이 일어나서 손을 흔들었지만 카야는 손을 흔들어 답례하지 않았다.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눈치를 채고 점핑도 말없이 뱃줄을 묶는 카야를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 카야는 점핑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책을 놓아주었다. 점핑은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그래서 카야는 자기 이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나 괜찮아요, 점핑 아저씨.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까지 해주신 모든 것들 고맙다고 메이블 아주머니에게도 감사 인사 전해주세요.”

 점핑은 카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였다면 늙은 흑인과 젊은 백인 여자는 포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장소, 그 시간에는 안 될 말이었다. 카야는 양손으로 점핑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가 돌아서서 떠났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점핑의 모습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카야는 그 후로도 점핑의 가게에서 연료와 생필품을 샀지만 다시는 구호 물품을 받지 않았다. 점핑의 부두를 찾을 때마다 카야는 훤히 잘 보이는 창가에 자랑스럽게 자기 책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가 딸의 책을 자랑하듯이.


 제가 이 소설에서 카야 다음으로 좋아한 사람은 점핑입니다. 물론 테이트도 소중하지만, 그래도 카야에게 입힌 상처가 있잖아요. 점핑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카야를 믿고 돌봐준 사람이지요. 카야가 점핑에게 가서 자신의 책을 전해주는 저 순간, 그리고 점핑의 부두에 항상 책이 놓여 있었다는 저 대목에서 저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마치 제가 카야를 키운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고요. 아마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저처럼 느끼셨겠지요?


 "속도를 늦추고 자연을 중심으로 한 이 화려하고 풍요로운 소설이 절로 펼쳐지기를 기다려라. 미스터리가 읽기를 재촉하겠지만 천천히 머무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조수, 조개 수집품, 캐롤라이나 연안의 얼룩덜룩한 빛에 대한 묘사를 음미하라." - 「가든 앤 건」


 추천평을 읽다가 정말 공감되어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위에서도 제가 얘기하긴 했지만,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고 빨리 읽기만 하면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반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느껴온, 그리고 정성을 담아 풀어낸 아름다운 자연과 세상에 대한 묘사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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