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라는 힘든 시기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우린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담담히 돌아보는 수필집이다.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여름까지 1년이란 기간 동안 코로나 어려움을 경험했던 대구지역에서의 삶을 기록하고 있어 공간을 공유했던 나로서는 쉽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대면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건너가는 코로나 시기라는 징검다리에 서서 우리에게 안부를 묻느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에게 행복하라고, 그리고 힘을 내라고, 사랑한다는 작은 하트를 던진다. 코로나 시기에는 나의 삶이 우리의 삶이며, 나의 건강은 우리의 건강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란 낯선 말이 개인의 자유를 옥죄이기도 하고,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 빠른 대응을 통해 이익을 보는 부문과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곳과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전문 작가가 아니다. 우리 블로거처럼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즐기는 일반인이다. 그러기에 코로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이 저자의 삶에 대한 자세와 생활태도에 투영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비록 초보 작가이지만 삶의 현장과 우리 주변의 모습을 그려내는 재주, 그리고 거기에서 생각의 단초를 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도 느껴진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에 뿌리를 두고, 작을 것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책을 읽으면서 일반인이 책을 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책에는 무엇을 담으면 좋을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개인적으로도 책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는 문제를 고민해 보지만 어줍찌 않게 민폐 끼치는 것은 아니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저어되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진솔한 생각과 담담한 삶의 모습을 담아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거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면 족하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함께 작은 변화를 일으키자는 교훈과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