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12년을 배우고 나와도 기업이나 사회에서는 바로 써먹을 수 없다고 불평한다. 세상은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과 모호성 (Ambiguity)이 지배하는 뷰카(VUCA)시대이지만 우리의 교육은 진학에 촛점을 둔 전통적 학습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학교가 이제 ‘체인지 메이커’들의 ‘네트워크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가 세상과 유리된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리얼 월드 러닝(Real World Learning)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짜 세상을 향해 무엇을 배우고 성장할지, 그 구체적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일들을 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돌아본다.
핵심은 학교와 세상을 분리시키지 말고 동기화하자는 이야기이다. 변화하는 세상과 끊임없이 호흡하며 스스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역량을 키우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먼저 지금 나에게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 얻을지 계획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사람과 연결되는 방법을 찾아내는 활동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스스로 배움을 디자인한다’고 말한다.
옛말에도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동네가 나서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 보내고 끝이 아니라 마을이 학습공동체가 되어야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말로 해석된다. 과연 학교와 분리된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연결해 동기화시킬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그런 의사가 있고 교사들의 역량은 어떠할까? 어떤 방식을 통해 그런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책에서는 리얼 월드 러너들이 배우는 방식과 관련하여 탐색역량(내가 할 수 있는 것 찾기), 연결역량(주제를 실현하기 위해 사람을 연결해하기, 실행 역량(사용자가 있는 산출물 만들기) 등 3가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은 세상을 배우고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SNS를 통해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다. 이젠 노하우보다는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해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나면 실행방법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교육혁신 방법으로 '유쓰망고'라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여 망설이지 말고 Go'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한국의 교육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미국의 공교육 혁신 사례를 전하고, 학생 주도 배움의 환경을 만드는 교육 실험을 진행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보다 미국의 사례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 우리는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에 비해 우리가 강한 측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기초학력 수준이나 비대면 학습기반들이 앞서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량들을 활용하고 새로운 교육철학을 접목한다면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그런 인재들을 더 많이 길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